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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피자

무력서생 방필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TYT4305
작품등록일 :
2019.01.17 10:46
최근연재일 :
2019.08.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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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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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55. 개전 5

DUMMY

155. 개전 5


전장에는 두 개의 태양이 태어났다. 하나는 방필연의 몸에서 나오는 새하얀 빛으로 뭉쳐진 태양과 마교주의 주위를 맴도는 기의 칼날이 피가 묻어 은은하게 붉은빛을 내고 있었다. 마교도들은 연합군 쪽에서 새어나오는 빛을 보고 마치 벌레들이 빛에 이끌리듯 각자 무기를 들고 그곳으로 향하였다.


멍하니 빛을 향해 걷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정말 그들이 자신의 의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방필연을 지키는 그들은 점점 몰려오는 마교의 무인들을 바라보며 자신들의 무기를 바로잡았다. 그리고 그들의 가장 선두에는 주연혜가 서서 검을 휘둘렀다.


“흠....”


양전은 방필연을 바라보면서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는 많은 생각에 잠겼다. 지금 방필연을 돕지 않는 다면 아마 희박한 확률에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를 돕는다면 자신의 깨달음을 알려준다면 자신은 절대 그를 이기지 못할 것이다. 천하를 얻겠다는 그의 야욕이 무너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양전과 같이 빛을 내는 방필연을 멍하니 바라보는 인물이 있었다. 그는 검왕 무림맹의 맹주. 연합군의 수장이자 남궁세가의 가주, 검의 왕 등등 많은 수식어가 붙었지만 그의 많은 별호에는 단 한 번도 협(俠)이라는 의(義)라는 정(正)이라는 그 무엇 하나 붙지 않은 자였다.


정파인으로 의협심과 정의를 위해서 검을 들어야 했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이익 외에는 검을 든 적이 없는 자였다. 지금 또한 마찬가지이다. 눈앞의 보이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그의 머릿속에서는 자신의 이익과 손해를 계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를 욕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 무림에서 협(俠),의(義),정(正)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검왕과 양전은 서로 눈이 마주쳤다. 둘은 분명 다른 길을 걷는 자이고 원하는 것도 같은 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것은 나눠가질 수 없는 것이다. 둘 사이에는 잠시 침묵이 감돌았고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양전이었다.


“어떡할 것이오?”


“나는 믿지 않소.”


양전의 물음에 검왕은 다른 대답을 하였다. 하지만 양전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방필연이 한 말을 그리고 교주의 강함을 그리고 무인들이 한사람을 돕는 그에게 희망을 보는 다시 말하자면 영웅의 탄생을 그는 믿지 않고 부정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소?”


“........”


검왕은 양전의 말에 대답하지 못하였다.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다. 그리고 꾸준하게 교주의 기운에 반응하여 위험신호를 보내온다. 하지만 자신의 자존심은 믿지 못하는 것이다. ‘왜? 왜? 자신이 아닌가? 왜 저들의 지지를 얻고 마음을 얻는 자가 자신이 아닌가? 왜! 교주를 이길 자가 자신이 아닌가?’ 그는 진실을 외면하면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하는 모순에 빠져버린 것이다.


-스르릉


결국 검왕은 검을 꺼내어 들었다. 복잡한 머릿속 그것을 한 번에 정리하는 방법은 한 가지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다. 검왕이 검을 들고 방필연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의 앞을 방필연의 호법을 책임지는 황금질풍대와 임혁 그리고 악비가 검왕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미 그들은 검왕의 모습에서 이상한 것을 감지하고 눈여겨보고 있었던 것이다.


“멈추시오 검왕... 깨달음을 줄 것이 아니라면... 방해는 하지 마시오. 모든 무인들의 희망을 그대의 손으로 없애려는 것이오?”


“흥... 희망?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린가? 이것이 전부 자신이 천하제일인이 되기 위해 꾸민 일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그게 무슨 소리요!”


“저자가 무림에 나오면서 평화롭던 무림은 혼란 속에 던져졌다. 무림맹의 분열과 당가에서 시작된 정도문파들의 싸움 그리고 그 틈을 탄 흑천의 침략과 뒤이어 관의 손길과 마교의 침략 전부 저자가 자신의 무공을 대성할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천하제일인이 되어 지난날의 사문의 복수를 위한 것인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검왕은 허공에 검을 휘두르며 화를 내고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썩어빠진 정파인들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는 방필연을 탓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의 말을 듣던 주위에 무인들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검왕이라는 무림의 명숙 이름난 자의 말은 아무리 말 같지 않은 말이라도 큰 파장을 일으키기 마련이다.


방필연을 믿고 방필연에게 깨달음을 전해주고 호법을 서던 이들은 넘어가지 않았지만 검왕의 편에 서있던 자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검을 꺼내면서 검왕의 뒤에 서는 자들이 생겼다. 그 모습을 바라본 악비와 임혁은 침음을 내뱉었다.


검왕이 말한 그 모든 것을 계획하고 흘러가게 할 수 있는 인간이 있다면 이미 그는 인간이 아닐 것이다 신일 것이다. 그런 것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검왕은 망가져가고 있었고 전쟁에 지친 자들은 그의 말에 동조하기 시작했다.


“비켜라...”


검왕은 자신의 뒤에 모여든 무인들을 바라보고는 임혁과 악비를 향해 말하였다. 검왕 자신 혼자라면 그들 모두를 상대는 할 수 있겠지만 승리를 확신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신의 뒤에 있는 무인들과 함께라면 그는 손쉽게 승리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악비와 임혁 또한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절대 물러날 수가 없었다. 물러난다는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검왕의 말에 임혁과 악비는 오히려 더 검을 굳게 잡고 자세를 낮추었다. 언제든지 달려들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하는 군... 그것이 다 저놈 때문이니 나를 원망하지는 말아라.”


“누가...제정신이 아닌지 모르겠군... ‘검왕‘ 아니 ‘검귀(劍鬼)‘ 당신이나 정신을 차리는 게 좋겠소.”


악비는 검왕에게 그의 예전 별호를 부르며 말하였다. 검왕의 젊은 시절 남궁세가의 소가주이자 강한 무공을 얻은 그는 자신의 뜻대로 무림을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산적을 만나면 전부 죽였고 지나가는 무인들과는 강제로 비무를 하여 그들을 불구로 만들기 일 수였기에 사람들은 그를 검귀라 불렀다.


정파의 인물로서 귀(鬼)라는 명호가 붙는 것은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니었다. 사실 그의 행동으로 보아 악(惡), 마(魔)가 붙어도 이상할 것이 없었지만 그의 배경이 남궁세가 무림을 아우르는 대 가문이었기에 사람들은 검귀라 부른 것이었다.


검왕은 악비의 말에 싸늘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도 없이 그저 검을 휘둘렀다. 남궁세가의 검기는 그들의 내공심법 창궁을 품는 그 심법에 따라 깨끗한 푸른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지금 휘두르는 검왕의 검은 푸른빛 보다는 검은 빛이 돌았다. 깨끗해야할 하늘이 자신의 욕심에 의하여 검게 물들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검을 약하게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하게 만들어졌다. 검법이라는 것은 사람을 더 잘 해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정파는 의와 협, 정의 정신으로 상대를 해치지 않고 제압하는 활(活)검의 묘리가 들어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검왕의 검은 그러 점이 모두 사라졌다. 검게 물든 그의 마음처럼 검법 또한 패도의 기운으로 바뀌어 위력은 강해졌지만 정파의 검법이라 부를 수는 없었다.


“크윽...”


악비는 검왕의 검을 막아내며 자신도 모르게 고통 섞인 신음을 내뱉었다. 같은 화경의 경지지만 화경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는 악비고 또한 그의 검은 검왕의 검처럼 패도적이지 않았다.


그 둘의 격돌을 시작으로 방필연을 해치기 위한 자들과 그것을 막으려는 자들의 전투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양전은 자신의 앞과 뒤에서 벌어지는 싸움과 앞과 뒤에서 점점 떠오르는 두 개의 태양사이에서 갈등을 빚고 있었다.


그는 검왕처럼 미치지는 않았지만 결단을 내리지도 못하였다. 지금까지 어디도 속하지 않았고 계속 이곳저곳 붙어 다닌 그였기에 정말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지금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우두커니 서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는 그를 따르던 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었다. 괴마를 포함하여 양전을 따르던 이들은 하나 둘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이 되자 단풍산이 양전의 옆에 서서 물었다.


“아직 결정하지 못하셨습니까?”


양전은 단풍산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양전에게 말을 거는 단풍산의 목소리는 침착하고 여유롭고 따뜻함이 있었다. 마교를 나와 강호행을 하며 언제나 자신의 옆에서 어떨 때는 하인으로 어떨 때는 선생으로 어떨 때는 할아버지와 같이 따뜻하게 자신을 팽겨준 그였다.


“정답을 찾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게 무슨 소리오..”


“세상에는 정답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적어도 인간의 생각으로는 말이지요. 어떠한 일의 정답을 찾기 위해서는 그곳에서 일어날 가능한 모든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것을 알 수가 없지요. 가령 이 씨앗하나가 자라서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습니까?”


단풍산은 주머니에서 꺼낸 씨앗을 들고 양전에게 말을 하였다. 양전은 가만히 그의 말을 들었다.


“씨앗이 자라서 나무가 될지 아니면 자라지 못할지 혹은 자라다가 부러질지 아니면 누군가 나무를 잘라서 검을 만드는 곳에 사용할지 농기구를 만들지 혹은 가구를 만들지 그것도 아니면 땔감으로 써버릴지 예상 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소? 내가 어떡해야한다는 말이오? 아무것도 알 수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지 않소.”


양전은 답답한 마음에 단풍산에게 소리쳤다. 단풍산은 그런 양전을 보며 손에 들고 있던 씨앗을 입에 넣으면서 말하였다.


“씨앗이 나무가 될지 무엇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씨앗을 심어야 알지 않겠습니까? 씨앗을 심지 않는 다면 영원히 알지 못하겠지요. 지금까지 소교주님의 삶은 마치 제 손에 있던 씨앗처럼 중요할 때는 결정을 남에게 미루었지요. 그러다가 제 배속에 들어간 씨앗처럼 살 것 입니까? 실패를 하면 후회하고 고통스럽겠지요. 성공을 하면 기쁘고 즐겁겠지요. 하지만 시작을 하지 않으면 실패도 성공도 그 무엇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양전은 단풍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검을 들고 걸어 나갔다. 그가 향한 걸음의 방향은 기의 칼날에 둘러싸여있는 자신의 아버지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의 뒤로 단풍산과 소교주를 따르는 자들이 뒤따랐다. 양전은 입을 열었다.


“나는 나의 목숨을 다른 이에게 맡기지 않겠다. 나의 목표를 다른 이에게 맡기지 않겠다. 내 손으로 이룰 것이고 끝낼 것이다. 설사 그것이 죽음이라 하여도...”


양전은 천천히 붉은빛을 비추는 기의 칼날 속으로 자신의 아버지에로 향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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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143. 격돌 3 +2 19.08.03 2,901 38 11쪽
141 142. 격돌 2 +2 19.08.01 2,855 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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