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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피자

무력서생 방필연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TYT4305
작품등록일 :
2019.01.17 10:46
최근연재일 :
2019.08.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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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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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9. 전야

DUMMY

139. 전야


흑천과 풍혼대가 전장에 들어선 다음날 마교에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천명에 달하는 마교의 무인들이 붉은 물결을 일으키며 무림맹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것은 보는 입장에서 심리적인 압박이 되었다. 정파의 무인들이 더 많이 모여 있었지만 마교의 무인들은 그런 것에 전혀 기죽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며 여유롭게 나아오는 모습에 두 집단의 긴장감이 고조되어갔다.


“멈춰라!”


무림맹에서는 검왕이 앞에 나서며 마교의 무인들에게 소리쳤다. 강한 내력을 담아 외친 외침은 붉은 물결을 멈추기에 충분하였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한 남자가 걸어나왔다.


“그대가 검왕인가?"


“그렇다. 그대는 누구인가?”


“나는 마교의 사장로이자 파천마래대주 차렴이라 한다.”


“파천마라대?..”


검왕은 처음 듣는 마교의 부대의 이름에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파천(破天) 하늘을 깨뜨린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표현한 말이었다. 하지만 검왕은 물러서지 않고 말하였다.


“그대들은 도대체 무슨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인가? 무림의 패권을 쥐는 것은 무성왕이라는 것을 동의하지 않았나? 이렇게 기습적으로 공격을 감행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흥... 위선자 놈들 너희들이 나눈 밀담을 우리가 모를 줄 알았느냐? 그렇게 함정을 파놓고 함정에 걸리지 않자 성을 내다니 크크큭 웃기지 않은가?”


-우! 우!


차렴의 말에 마교도들이 일제히 발을 구르며 소리를 내었다. 그들이 구르는 발소리는 천둥이 치는 것 같았고 그들의 목소리는 거대한 북에서 소리가 나듯 평원에 울려 퍼졌다. 정파 무인들은 그 소리에 인상을 찌푸리고 기가 약한 일반 무사들은 속이 진탕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너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무림이냐? 아니면 하늘인가?”


검왕은 그들에게 물었다. 그리고 속으로는 그들이 하늘이라 말해주길 바랬다. 무림이라면 무림안에서의 일이 되겠지만 하늘이라면 천자인 황제를 뜻하는 것으로 무림만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황군과 어림군들이 그들을 역적으로 선포 1~2천의 무사들이 아닌 수만의 병사들이 신강으로 진격할 것이다.


“하하하하하..”


하지만 검왕의 물음에 차렴의 대답대신 마교의 무리들 가운데 큰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 웃음소리는 조금 전 마교인 모두가 내었던 소리보다 더 강력한 힘을 품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단지 유희다.”


그 웃음소리에 주인공은 바로 마교의 교주였다. 그는 의자에 앉은 채로 검왕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면서도 그의 눈은 무료하고 공허해 보였다. 검왕은 그의 공허한 눈을 보며 물었다.


“유희? 이것이 그대에게는 그저 유희란 말인가?”


“그렇다. 아니지... 아직은 유희거리도 되지 않나?”


그의 유희 그의 즐거움 때문에 공동파와 종남파 그리고 그 사이에 있던 모든 문파의 사람들이 몰살을 당하였다. 그것은 사파와 정파를 구분하지 않았다. 그들이 지나가는 길에는 그저 피의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것조차도 그에게는 아무런 감흥이 없었나 보다. 그의 목소리에는 공허함 많이 가득했다.


“정말 제정신이 아니군...”


“제정신이라... 재미있는 소리를 하는 군.”


“...?”


“무림에 제정신인 사람이 어디 있지?”


“그게 무슨 말이냐?”


마교의 교주는 검왕과 그의 뒤에 있는 정파 무림인들을 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다.


“너희는 제정신인 자들이 검을 든다고 생각하나? 무공을 배우고 그것을 익혀나가는 이상 제정신인 자는 없다. 모두 무공에 미친 자들만 있을 뿐이다.”


“뭐...뭐라!”


교주의 말에 검왕을 비롯하여 많은 이들이 의문을 담아내었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교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자들도 있었다.


검을 든다는 것 무공를 익힌다는 것은 결국에 그들이 무공에 미친자라는 뜻이었다. 강해지고 싶었다. 남을 지켜주고 싶다. 부당한 것을 참을 수 없다. 무슨 말을 갖다 붙여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강해지고 싶다. 보통사람들이라면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아무리 강해지고 싶어도 남을 죽이기 위해 검을 배우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 전제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또한 남을 지켜주고 싶다. 부당한 것을 참을 수 없다. 의와 협 정파 무림의 근간을 이루는 말이다. 하지만 누가 그것을 지키는가? 자신보다 강해 보이면 피하고 자신보다 약한 자 앞에는 강한 것이 지금의 정파 무림이다.

또한 무공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라면 무엇도 가리지 않는다. 서로를 죽고 죽이는 혈투도 영약과 비급을 얻기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무덤을 파헤치는 것 또한 거리끼지 않는다.


과연 그런 자들이 제정신이라 할 수 있을까? 마교의 교주는 정파 무인들이 무시하며 살아가는 그것을 꺼낸 것이다.


“맞아... 이런 짓을 하는 우리는 전부 미쳤어...”


“무슨 소리야! 저런 피에 미친 마인들과 우리들은 달라! 미치지 않았다고!”


“하지만...사람을 죽이는데 거리낌이 없어진 우리는 정말 미친 것이 아닐까?”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잖아! 그럼 저들이 휘두르는 검에 가서 맞아 줄 셈이야!?”


“애초에 검을 들지 않았다면...”


정파무림의 무인들은 마교 교주의 말에 동화되어 가는 자와 그것을 부정하는 자들로 나뉘어 서로가 서로에게 심한 말을 하고 점점 분열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교주는 웃고 있었고 검왕은 사색이 되어 교주를 바라보았다.


“여전하군요. 아버지...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천마섭령술(天魔囁靈)을 쓰고도 안색조차 바뀌지 않는다니요.”


점점 분열되던 정파인들을 보다 못해 자신의 내공을 담아 소리쳤다. 양전의 소리를 들은 그들은 자신이 사술에 걸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자신에게 사술을 건 마교의 교주를 보았다. 교주는 그 모습이 재미있는지 웃고 있었다.


“하하하 그래.. 그렇다고 치자 아들아 그런데 언제까지 그곳에 있을 생각이냐?”


사실 양전이 말한 천마섭령술 같은 것은 없었다. 다만 정파무림이 분열되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일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될까 수를 낸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의 대화를 들은 자들은 양전을 바라보았다. 마교의 교주의 아들이 흑천의 천주? 그들의 입장에서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마교만으로도 막기 힘든데 만약 양전이 이곳에서 그들을 배신한다면? 그것으로 무림은 그들 부자의 손으로 들어갈 것이었다. 정파 무인들은 흑천의 무리에게서 조금씩 떨어져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전은 그런 정파 무인들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신의 아버지인 마교의 교주와 대화를 하였다.


“아버지가 죽을 때 까지는 이곳에 있을 생각입니다.”


“크크크 자식을 잘 키운 것인지 아니면 잘못 키운 것인지 모르겠군, 이렇게 성장하여 나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으니 잘 키운 것이겠지...”


“누구의 기쁨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하하 그래 그래.”


양전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는 마교의 교주의 웃음소리는 마치 하늘을 뒤흔드는 것 같았다. 그런 교주의 의자로 날아가는 무언가가 있었다. 교주는 그것에 위협을 느끼지 못하였기에 무시하였고 의자의 등받이에 그 물체가 박혔다.


“호오...”


그가 본 것은 반으로 잘린 검이었다. 반으로 잘린 검은 교주의 등박이에 꽂혀 교주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교주는 그 검이 날라 온 곳을 보았다.


“역시 아저씨가 마교의 교주셨군요...”


교주의 시선이 닿은 곳은 풍혼대가 있는 곳이었고 그 검을 날린 것은 다름 아닌 방필연이었다. 방필연은 자신의 이마에서 눈으로 이어진 상처가 쑤시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그의 눈빛을 받아내었다.


“크크크 역시 전기문이야... 그 얼마 되지 않는 시간에 이런 자를 키워 내다니... 너의 스승은 실패였지만 너를 키웠으니 살려둔 보람이 있군.”


교주는 자신의 등받이에 꽂힌 반으로 잘린 검을 뽑아 들며 이리저리 보며 말하였다. 그런 교주의 모습에 양전 또한 놀란 눈으로 자신의 아버지와 방필연을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양전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물었다. 교주는 양전의 물음에 다시 검을 보는 그의 눈이 몽롱해져갔다. 마치 과거로 돌아가는 듯 보였다.


“오랜만에 아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어야 되겠군.”


“오랜만이 아니라 처음 아닙니까?”


“그랬나? 뭐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네가 열 살 때였나? 너의 할아버지 그러니 나의 아버지가 죽으면서 나는 그동안 아버지에게 말로만 들었던 전기문을 찾아 나서기로 하였다. 언제나 너의 할아버지는 전기문을 아니 방천이라는 자를 두려워했으니 말이다.”


양전은 교주의 말에 자신의 할아버지가 떠올랐다. 아버지와는 다르게 자신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던 할아버지에게 언뜻 방천이라는 이름을 들은 기억은 있었다.

그가 들었을 때 방천이라는 인물에 대한 소개는 한가지였다. 죽지 않는 자. 그리고 전기문의 시초가 되는 자였다.


“그자를 만난 것입니까?”


“아니 이미 그는 100년도 전에 전기문을 떠났다고 하더군, 하지만 그의 핏줄인 방구문이라는 자를 만날 수가 있었지... 어설프고 조잡한 무공을 익힌 자였다. 그때도 역시 나의 무료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저 아이가 이 검을 들고 나에게 휘둘렀지...”


교주는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반도 안 되는 아이가 휘두르는 검 물론 상처조차 입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은 그 아이에게 검을 휘둘렀다. 그 아이의 검을 베어내고 또한 그의 얼굴을 가로지르는 상처를 내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신음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그때의 아이를 보고 너무나 즐거웠다. 이 아이라면!


“그래서 나는 한 번의 기회를 주었고 이렇게 나의 앞에 나타났군. 그것도 그때의 나를 바라보던 그 눈 그대로 말이야.”


방필연 또한 그때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사부님이 죽는 다는 것에 대한 공포감에 무작정 휘두른 검은 자신의 죽음을 보여주었다. 눈앞이 붉게 물들며 찾아온 타는 듯한 고통에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었다. 하지만 물러 설 수도 없었다. 자신의 사부는 자신에게 유일하게 정을 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때의 인연이 여기까지 자신을 나아오게 만들었다.


마교의 교주는 그런 방필연의 모습을 보고는 자신이 들고 있던 반으로 잘린 칼을 던졌다. 마치 한줄기의 빛과 같이 쏘아져 나간 칼은 방필연의 검에 의해 막혔다. 그리고 검과 검이 부딪힌 충격이 주위에 흙먼지를 만들어내었다. 방필연은 풍혼의 초식으로 그 흙먼지를 한 번에 걷어내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서있었다.


교주는 그런 방필연의 모습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교주의 옆에 그림자가 솟아오르며 나타난 자가 교주의 귓가에 무어라 말했다. 그의 말을 들은 교주는 양전과 방필연 그리고 검왕을 보며 말하였다.


“더 큰 즐거움을 위해 기다리지..크크크”


그의 말에 바로 코앞까지 몰려왔던 마교의 무인들은 썰물 빠지듯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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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148. 증원군 +3 19.08.12 2,672 45 10쪽
146 147. 귀환 +3 19.08.09 2,757 4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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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142. 격돌 2 +2 19.08.01 2,853 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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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9. 전야 +3 19.07.29 2,931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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