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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92_아름다운꿈 님의 서재입니다.

신에게 죽창을 선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아름다운꿈
작품등록일 :
2018.01.04 14:16
최근연재일 :
2018.01.21 00:15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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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22
추천수 :
54
글자수 :
148,412

작성
18.01.0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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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9쪽

길을 세우다(2)

재밌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DUMMY

나머지 고기와 가죽은 가방 속에 넣고 제일 위험한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심호흡을 크게 하였다.

혹시 실수로라도 독주머니를 건드리다 잘라내기라도 해서 독에 닿기라도 한다면, 그 부분은 녹아 없어질지도 몰랐다.

독을 다루는 전용 장비들도 없기에 항상 조심해야 했다.

박정석은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고는 스트레칭을 통해 온몸의 긴장을 풀었다.

무타타이판은 두 종류의 독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강한 산성의 독으로 이것은 뿌려서 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했고, 두 번째의 독은 용혈독으로 독니를 통해 독이 신체로 주입되면 근육조직과 혈관벽, 신경조직을 파괴하여 내출혈을 일으키고, 독이 확산되면서 모든 세포조직들을 파괴해 죽게 만든다. 거기다가 혈액의 응고를 막는 성분도 있어서 과다출혈을 발생하게 할 수도 있었다.

우선 용혈독을 채취하기 위해 빈 가죽주머니를 꺼내어 독니에 대고 독을 짜내었다.

그리고 검날에 용혈독을 발랐다.

뱀의 크기가 커서인지 모인 독의 양이 꽤 되었다.

그리고는 무두질한 물소가죽을 잘라 가죽 끈을 만든 다음, 산성 독이 담긴 주머니의 입구 쪽을 새지 않도록 힘껏 묶었다. 그리고는 묶은 윗부분을 숏소드를 이용해 잘라냈다.


-지이이익


산성성분이 워낙 강해 약간 남아 있는 독으로도 숏소드의 일부가 녹아내렸다.

“젠장. 이건 이제 못쓰겠네.”

무타타이판의 머리에서 떼어낸 산성독이 담긴 독주머니를 닦기 위해 배낭에서 물주머니를 꺼내 물을 흘려내었다.

물에 씻긴 산성독이 흘러내리면서 주변의 풀들이 녹아내렸다.

박정석은 물로 충분히 씻어낸 독주머니를 배낭에 넣고 시계를 보았다.

어느덧 시간은 다섯 시간이 지나, 10시가 다되어 있었다.

‘이젠 뭘 해야 하나.’

5시까지 복귀한다고 가정 했을 때, 아직 8시간이나 남아 있었다.

자신은 아직 이 숲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마나가 풍부한 곳에 사는 그라미아도 있었고 마나충도 있었다.

그 얘기는 이곳은 희귀한 약재로 쓸 만한 동식물이 많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우선 이 숲을 좀 더 탐험해보자.’

마음을 다잡고는 숲을 파악하기 위해 발을 내딛었다.

박정석은 자신의 목숨이 귀한 것은 알았다.

숲 가장자리에서도 무타타이판을 만나서 겨우 살아났다.

아직은 숲속 깊숙이 들어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우선은 숲의 가장자리를 따라서 돌아보다가 나올 예정이었다.

“와. 여긴 진짜 노다지네.”

마족들은 약초에 대한 지식이 없는지, 기본적인 약초부터 희귀한 약초까지 다양하게 있었다.

“그라미아다.”

마계에 마나가 풍부하다니 환타지에 대한 지식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마기도 마나의 일종이니 마찬가지인건가?’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아무렴 어떤가.

채취할 수 있는 약초가 많으면 장땡이지.

이것들은 박정석이 곤란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저건 비타오도르? 심지여 꽃도 피었네.”

박정석의 시선의 끝에는 곧게 솟은 하얀 줄기 위로 순백의 꽃이 핀 식물이 있었다.

그 식물은 줄기부터 꽃까지 모든 것이 하얀 색이었다.

비타오도르가 갓 싹을 틔었을 때는 여느 식물처럼 녹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식물이 다른 식물과 차이점은 마나를 흡수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마나의 흡수가 많아지고 식물이 성장하면 녹색에서 점점 하얀색으로 변한다.

광합성으로 영양을 생성하는 기능이 점차 퇴화하고, 대신 마나를 흡수하고 농축하는 기능이 발전한다.

저 정도로 모든 부분이 순백의 하얀색을 이룰 정도라면, 저 식물이 지내온 시간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 된 것이 분명했다.

비타오도르는 자신의 존재를 뽐내기라도 하듯 청량한 향기를 뿜어냈다.

비타오도르의 뜻은 생명의 향기, 생명처럼 청량하고 성스러운 느낌을 주는 향기가 특징이다.

그로인하여 비타오도르의 꽃에서 나는 향기는 어떤 정신계 마법과 저주도 치료할 수 있으며 부정한 것들을 몰아내는 힘을 지닌다.

하지만 누구도 그러한 용도로 저 식물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아니 그러한 용도로 식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무식하다 비웃거나,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사치에 전율하거나 둘 중 하나의 태도를 보인다.

비타오도르는 무엇보다 순수하게 마나를 농축하기에 강인한 생명력을 품고 있다.

나이가 들어 죽기 진전의 사람도 저것을 먹으면 젊음을 되찾고, 깨진 마나 홀도 치료할 수 있기에 남획되어 보기가 어렵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아마도 마족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식물이기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살아왔을 것이다.

박정석은 조심스레 땅을 파내려갔다.

뿌리가 상하면 안 되기에 속도는 매우 더뎠다.

혹시라도 뿌리에 상처라도 입을까봐 뿌리에 뭍은 흙을 털어내지도 않았다.

연민인 것일까?

오랜 시간동안 살아왔을 비타오도르에게 미안한 감정을 느꼈다.

“생각도 할 수 없는 식물인데. 내가 이런 감상에 휩싸이다니. 신기하네.”

그런데 그러한 감정이 싫지가 않았다.

아마도 오랜만에 느끼는 강한 생명이어서 그럴 것이다.

비타오도르의 향기에게서 신부님을 떠올렸으니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 아! 아까워.”

박정석은 아까워 눈물을 흘리면서도 꽃의 가운데를 헤집어 씨방 속에서 씨앗 하나를 꺼냈다.

비타오도르는 하나의 꽃에서 하나의 씨앗만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그 씨앗을 먹으면 마나를 수련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왕 결심한 것 후회하지 말자.”

박정석은 눈물을 머금고 씨앗에 신부가 만든 성수를 한 방울 떨어트린 다음 땅에 심었다.

여기서 더 오래 머물다가는 다시 땅을 파서 씨앗을 먹고 싶은 욕망이 고개를 들지 몰랐다.

아니 지금 이순간도 씨앗에 대한 욕심이 가득했다.

신부에 대한 추억이 그 욕심을 억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빨리 떠나자.”

박정석은 아직도 많이 남은 희귀한 약초들을 포기하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떠나고 나서도 한동안은 머릿속에서 씨앗에 대한 생각만이 가득했다.

복잡한 생각 속에서 한참을 이동하다 문득 생각이 났다.

“지금 여기가 어디지?”

박정석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 생각 없이 한참을 숲속을 걸었기에 지금 여기가 어디쯤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씨발. 그냥 먹었어야 했어. 내가 언제부터 그렇게 착했다고.”

박정석은 대충 머릿속으로 기지의 위치와 이동한 거리를 계산해서 기지라고 짐작되는 곳을 향해 걸었다.

수 시간을 손도끼로 풀과 작은 나뭇가지들을 잘라내며 수풀을 뚫고 길을 만들었다.

“이정도면 대충 나와야 하는데.”

하지만 주변에는 처음 보는 생소한 풍경만이 가득했다.

숲속에서 길을 잃은 것이 분명했다.

“아 지도 작성하는 책이나, 오지를 탐험하는 책들을 먼저 읽었어야 했는데. 아! 짜증나.”

튜토리얼에서 이런 책들을 읽었으면, 대처 방법이라도 알았을지 모르지만 박정석은 이런 지식이 전혀 없는 현대인이었다.

나침반도 없고 지도도 없었다.

숲 한가운데에서 방향감각을 완전히 상실했다.

물론 군대에서 시계와 태양을 이용한 방향을 파악하는 방법을 배우기는 했다.

문제는 신교대조교도 아니고 전혀 사용하지도 않는 이런 방법들을 기억할리가 없었다.

“아. 이 돌대가리. 분명히 배우긴 했었는데. 전혀 생각이 안 나네.”

한국에서 이럴 때 배운 방법은 이동하지 않고 바로 119에 신고하는 것이었다.

GPS를 통해 위치를 파악하고, 소방대원들이 구조하러 와 준다.

하지만 이곳은 한국이 아니고 숲에는 도처에 각종 야수와 마수 그리고 독충 같은 위험이 즐비했다.

더 늦기 전에 빨리 기지로 돌아가야 했다.

이곳에서 어영부영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벌써 날이 오후를 지나 저녁을 향해 가고 있었다.

박정석은 서둘렀다.

가만히 있는다고 벌레를 위해 마족이 구해주러 오리라는 것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구해줄 가치라도 있었으면 식량이라도 줬겠지.’

자신의 힘으로 숲을 벗어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냥 한 방향으로 뚫자.’

박정석은 그렇게 숲의 깊숙한 방향을 향해 나아갔다.

나무와 수풀은 더욱 우거지고 빛은 들지 않아, 시간을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시계가 유일했다.

“씨발. 왠지 더 깊숙이 들어온 것 같은데.”


-으르릉


박정석이 만만해 보였는지 칼처럼 뾰족하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진 검은 스밀로돈이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스밀로돈은 어깨까지의 높이만도 2M는 되어 보였다.

앞다리와 어깨의 근육은 우락부락한 것이 매우 단단해 보였다.

“무슨 여기가 밀림의 왕국이냐. 각종 마수들은 다보네. 에휴.”

박정석은 올 것이 온 것임을 알고는 포기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내 팔자에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덤벼라 고양이새끼야.”

박정석은 검과 손도끼를 들고 각오를 다졌다.

스밀로돈은 다른 동물들처럼 달려들지 않고 여유 있게, 한걸음 한걸음씩 박정석에게 다가갔다.

“이거 완전히 무시당하네. 그편이 좋긴 한데 기분이 나쁘잖아.”

말을 마친 박정석은 손도끼를 스밀로돈을 향해 힘껏 던졌다.

스밀로돈은 놀라 옆으로 피하면서, 칼처럼 생긴 송곳니로 손도끼를 쳐냈다.

스밀로돈이 당황해 옆으로 피하는 모습에 통쾌함을 느꼈다.

“푸하하. 그래 쌤통이다. 그래도 송곳니가 단단한가보네. 잘 써줄게.”

박정석은 검을 두 손으로 강하게 쥐었다.

스밀로돈은 앞다리의 근육이 강한만큼 민첩성은 떨어졌다.

스밀로돈은 무타타이판보다 느렸고 공격거리도 짧았다.

무타타이판의 빠른 공격을 피해본적이 있는 만큼 스밀로돈은 상대할만했다.

박정석은 왼발을 앞으로 내밀면서 그 힘으로 강하게 스밀로돈의 얼굴을 향해 강하게 찔렀다.

스밀로돈의 송곳니에 걸려 얼굴에 작은 생체기만 남기고 검은 밀려났다.

박정석은 내밀었던 왼발을 뒤로 빼며, 허리힘을 이용해 횡으로 베어나갔다.

스밀로돈은 놀라 뒤로 피했으나, 느린 속도 덕분에 앞다리의 일부가 살짝 베여 피가 흘러나왔다.

절대 스밀로돈이 붙게 해서는 안 되었다.

스밀로돈의 앞발 휘두르기나, 송곳니에 박히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다.

스밀로돈도 긴장한 듯 섣부르게 다가가지 못했다.

둘은 긴 대치의 순간으로 접어들었다.

스밀로돈이 다가오면 박정석은 검을 찌르거나 베어 다가오지 못하게 막았다.

그때마다 스밀로돈의 몸에는 자잘한 상처들이 늘어났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밀로돈의 상태가 미묘하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앞다리를 절기도 했고, 잘 보이지 않는지 앞다리를 휘두르는 정확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럴수록 박정석은 스밀로돈을 상대하기가 편해졌다.

박정석은 보다 적극적으로 스밀로돈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거리를 좀 더 좁혀 휘두르는 앞다리를 피해 검으로 찌르고 피했다.

스밀로돈의 앞다리는 너덜해져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그래도 박정석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저번에 무타타이판에게 죽을 뻔 한 경험으로 족했다.

“독이 많이 퍼졌지? 얼마나 버티려나?”

무타타이판의 독은 마족에게도 위험한 독이다.

비록 검에 바른 독액의 양이 적긴 했지만, 그래도 무타타이판의 독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정도까지 버틴 것을 칭찬해 주어야 했다.

스밀로돈은 구토하기 시작했고, 그 구토물에는 피가 상당히 섞여 있었다.

그러다가 사지를 바르르 떨며 쓰러졌다.

괴로운 모습이 역력했다.

“이제 편하게 보내 줄게.”

박정석은 검으로 스밀로돈의 머리를 베어냈다.

베인 머리가 데구르르 굴렀고 피가 쏟아졌다.

박정석은 머리를 들고, 송곳니를 뽑아냈다.

그리고는 숏소드를 이용해 가죽을 벗기기 시작했다.

“빨리 단검이나 숏소드를 다시 구하던지 해야지 이거 힘드네.”

부식된 숏소드는 날이 잘 들지 않아, 스밀로돈의 가죽을 벗기는데 힘이 들었다.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이건 포기 못한다.”

낑낑대며 스밀로돈의 모피와 씨름을 하는 사이에 날이 어두워졌다.

박정석은 스밀로돈의 몸에서 벗긴 모피를 가방에 넣고 떨어진 도끼를 다시 주워들었다.

“씨발. 벌써 밤이야. 왜 꼭 이럴 때만 시간이 빨리 가는지.”

기지로 가는 것은 진작에 포기했다.

지금은 안전하게 밤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모닥불을 피울 장작들을 가방에 넣고는 오면서 봐두었던 동굴로 향했다.

동굴 앞에서 혹시 몰라 다시 검에 독을 발랐다.

동굴 안에 마수가 있다면, 사냥하고 자야 할지도 몰랐다.

숲에는 각종 마수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마수들의 본격적인 활동시간이 된 듯했다.

‘빨리 들어가자.’

밤은 마수들의 시간이고 공간이었다.

동굴 안에서는 노린내가 강하게 풍겨왔다.

어둑해져 잘 보이지 않는 눈에 힘을 주며 한걸음씩 동굴 안쪽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잡아먹힌 동물의 뼈가 가득했지만, 동굴의 주인은 보이지 않았다.

“떠난 건가? 아니면 사냥하러 나갔나?”

어쨌든 지금이 기회였다.

박정석은 빠르게 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주은 장작들을 쌓아 올리고, 마른 풀들을 불쏘시개로 삼아 불을 지폈다.

동굴 안이 환해지고 박정석은 동굴을 둘러보았다.

“아 여기 아까 그 스밀로돈이 살던 곳이군.”

뼈무더기 사이로 스밀로돈에게서 봤던 털들이 떨어져 있었다.

아마도 사냥을 위해 밤이 되기 전에 일찍 나온 듯 했다.

박정석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일찍 일어난 새는 벌레를 잡아먹지만, 일찍 일어난 벌레는 제일 먼저 잡아먹힌다.

부지런을 떨던 스밀로돈은 송곳니와 가죽, 그리고 안락한 안식처를 박정석에게 제공하고 삶을 마쳤다.

무타타이판의 고기로 허기진 배를 채운 박정석은 바로 잠을 청했다.

“아. 이 숲을 벗어날 수 있을까?”

불안함과 고민에 뒤척이던 박정석은 무척이나 피곤했는지 마수들의 하울링을 자장가 삼아 어느새 잠이 들었다.

날이 밝고 자리에서 일어난 박정석은 어제 먹다 남긴 고기로 요기를 때우고는 동굴을 벗어났다.

밤에 그렇게 울부짖던 마수들이 있던 숲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아침의 숲은 고요하고 정적만이 가득했다.

숲에서의 하룻밤과 평화로운 숲의 정경은 박정석에게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어차피 자신은 살거나 아니면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

자신의 선택으로 어차피 숲에 들어왔고, 숲에서 빠져나가는 기간은 아무리 짧다고 해도 며칠은 걸리는 일이었다.

성급하게 행동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안한 마음에 해야 할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은 미련했다.

당장 어제 동굴에서 약초를 이용해 간단한 해열제, 해독제, 외상약 등은 만들 수도 있었고 이러한 것들은 숲에서의 생존을 도와줄 수 있는 유용한 물건들이었다.

“그래 어제의 행동은 미련한 짓이었어.”

섣부르게 숲속 깊이 들어온 일, 빨리 숲을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약초들을 그냥 버려둔 일, 생존에 도움이 되는 약들을 만들지 못한 일, 이러한 것들에 대해 반성했다.

이것이 박정석의 최고의 장점이었다.

자신의 잘못은 빠르게 인정하고 수정하는 일.

말은 쉽지만 행동하기에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박정석은 무조건 빠르게 숲을 벗어나는 것에서 확실한 생존의 기반을 다지면서 숲을 안정적으로 벗어나는 것으로 목적을 바꿨다.

목적의 변경은 행동의 변화로 나타났다.

보이는 약초들을 안정적으로 채집하면서 한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100m 달리기에서 페이스 조절을 하는 마라톤으로 변경한 것이다.

적당히 이동하고 적당히 쉬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체력의 보존이었다.

식량은 충분했다.

튜토리얼에서 정신을 놓은 탓에 배낭에 담아두었던 빵과 물은 그대로였고, 무타타이판의 고기도 충분히 많이 있었다.

숲속에서 미아가 되면서 정신적으로 성장한 박정석이었다.

하지만 환경은 성장한 박정석에게 평안을 주지 못했다.

숲이 어느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

따뜻하고 포근한 숲은 어느새 어둡고 끈쩍한 기운을 풍기기 시작했다.

‘마계에 온 것이 이제야 실감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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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운수좋은 날(5) 18.01.05 313 3 19쪽
4 운수좋은 날(4) 18.01.05 371 4 16쪽
3 운수좋은 날(3) 18.01.04 430 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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