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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292_아름다운꿈 님의 서재입니다.

신에게 죽창을 선사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현대판타지

아름다운꿈
작품등록일 :
2018.01.04 14:16
최근연재일 :
2018.01.21 00:1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5,817
추천수 :
54
글자수 :
148,412

작성
18.01.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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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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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20쪽

길을 세우다.(1)

재밌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DUMMY

********************


“형 도대체 무슨 생각을 그리 해?”

박정석이 흔들자 이세진은 현실로 돌아왔다.

“꼭 알아야겠니?”

이세진은 걱정스러운 눈빛을 하고는 말했다.

박정석이 더 이상의 상처를 받는 모습을 보기는 싫었다.

“응. 그래야 내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겨내지. 모두들 그날 이후로 날 싫어해. 그래서 더욱 힘들어.”

“외상 후 성장이라고 해야 하나. 많이 강해졌구나. PTSD를 극복하는 것도 불가능한 건데.”

이세진은 박정석이 대견했다.

“무슨 소리야?”

이세진은 박정석에게 최소한의 내용을 설명해줬다.

PTSD로 인해 무기력하게 있었던 사실부터, 각종 전투 그리고 식량이 떨어져 모두의 원망이 몰렸던 것까지 이야기를 들은 박정석은 이제야 모든 것을 납득했다는 듯 해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랬구나. 민폐를 많이 끼쳤네,”

“PTSD는 그 상황이라면 누구든지 걸릴 수 있는 거야. 충분히 그럴만한 상황이니까.”

이세진은 박정석을 위로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안 그랬잖아.”

“아니. 내가 보기에는 PTSD에 걸린 사람이 많아. 단지 너와 같은 증상이 아닐 뿐이지.”

“그래도. 내가 민폐를 끼친 사실이 변하지는 않잖아.”

박정석은 의기소침했다.

“PTSD는 불치병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아. 그것을 극복한 것이 대단한 거야.”

“극복한 것도 모르겠어. 아예 기억이 나질 않는걸.”

“애써 떠올리려 하지마. 괴로운 것을 잊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야.”

이세진은 박정석을 위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응. 알았어. 그리고 챙겨줘서 고마워. 형.”

박정석은 어려운 상황에서 끝까지 자신을 챙겨준 것이 이세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니가 내 생명을 구했으니까. 내가 너의 생명을 구하는 것은 당연한 거야. 그런데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야?”

이세진의 물음에 박정석은 각오를 다진 듯 말했다.

“이제 확실하게 마음을 정했어. 이곳을 벗어 날거야. 그리고 날 여기로 부른 이곳의 신이랑 지구의 신에게 한방을 먹일 거야. 이대로 당하기만하기엔 너무 억울해.”

“그래. 그래야 박정석 답지. 혹시라도 나한테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기운을 차리고 나아갈 길을 정한 박정석이 너무 고마운 이세진이었다.

“나 갈게.”

박정석은 모든 고민은 던져 버리고, 새 출발을 위한 각오를 다지며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의 아침은 어제까지의 아침과는 다를 것이라 다짐했다.

박정석이 숙소라고 도착한 곳은 숙소라기보다는 버려진 헛간에 가까웠다.

벽은 군데군데 무너지고 바닥은 맨 땅이었다.

그나마 천장이 있어 비는 피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배고픔과 노동에 지친 이들은 남녀구분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고달픈 삶속에서 희망을 잃은 이들은 기본적인 성욕조차 일어나지 않았다.

날이 밝자마자 박정석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

노동이 있는 날 점심식사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식사조차 주어지지 않기에 박정석은 장비를 갖추고 먹을 것을 찾아 숙소근처의 숲으로 들어갔다.

훨씬 더 강하고 흉포한 마수들이 가득했기에 마계의 숲은 위험했다.

그나마 마계근거지 근처는 마족의 사냥과 토벌로 인해 비교적 안전했지만, 그것은 마족의 얘기지 박정석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보통은 숙소 근처에서 벌레를 잡아먹고 살았지만, 각오를 다진 지금은 변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지식을 활용해야 했다.

그리고 자신은 지금 도움이 되는 동식물에 대한 지식이 있었다.

튜토리얼 과정에서 제약에 관련된 책을 읽은 것은 행운이었다.

박정석은 다양한 약초와 독초들을 채취했다.

“이것은 상처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고, 이것은 소화를 도와주는 구나. 어라 이건 그라미아네.”

그라미아는 강력한 수면효과를 지닌 식물로, 양에 따라서는 그대로 신체기능이 정지되어 죽을 수도 있는 강력한 독을 지니고 있었다.

마족들은 약초와 독에는 관심이 없는 듯 진귀한 재료들이 널려 있었다.

‘오늘은 이만 할까?’

마계의 숲에서 밤을 맞이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기에, 적당히 멈추고 채집한 약초와 독초들을 분류하고 손질했다.

숲이 아무리 위험해도 공개된 숙소에서 이런 작업을 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마족들은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행위라 생각해서, 인간들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을 빼앗지는 않았지만 같은 인간들이 문제였다.

아니 지금 벌레라 불리는 인간은 인간이라 불리기에도 민망할 정도였다.

가방 속에는 튜토리얼에서 챙긴 도구들이 다양하게 있었다.

갈무리를 하고 숲에서 떠나기 위해 가방을 다시 메었을 때, 박정석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무타타이판이라 불리는 거대한 뱀이었다.

무타타이판은 10M~15M 정도 크기의 뱀으로 등 쪽의 비늘은 매우 단단하고, 가지고 있는 강한 산성 독을 뿜어 어지간한 것들은 그대로 녹여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물릴 경우는 강한 용혈독이 혈관에 작용하여 그대로 생명을 끊어버렸다.

“아! 씨발. 만나도 이런 놈을 만나냐.”

무타타이판은 마족이라도 불시에 독을 맞는 다면, 위험할 수도 있기에 보이는 대로 사냥을 하여 숲 깊숙이 들어가야 볼 수 있는 종이었다.

아마도 새로 독립했거나, 영역다툼에서 져서 밀려나온 듯 했다.

박정석은 왼손에 손도끼를 들고 오른손에는 바스터드소드를 쥐었다.

이세진의 충고대로 왼손으로도 손도끼를 다룰 수 있을 정도로 훈련을 하였기에 가능했다.

무타타이판은 배가 고픈 듯 몸을 곧추 세우고 독액을 뿌렸다.

박정석은 독액을 피해 바닥에 몸을 날려 뒹굴었다.

독액이 뿌려진 땅에 있는 식물들은 연기를 흘리며 타들어갔다.

“씨발. 독액을 맞으면 골로 가겠구나. 이거나 맞아라.”

박정석은 손도끼를 곧추 세운 뱀의 몸을 향해 던졌다.

도끼는 그대로 날아가 무타타이판의 몸에 박혔고 뱀은 뒤로 몸을 휘청했다.

하지만 큰 타격은 주지 못한 듯 무타타이판은 더욱 분노하여 몸을 흔들어댔고, 박힌 도끼는 쉽게 빠져 떨어졌다.

“그치. 니가 그렇게 쉽게 죽으면 악명이 높을 리가 없지.”

박정석은 마음을 다잡으며 양손으로 검을 강하게 쥐었다.

무타타이판은 입을 벌리고 곧추 세운 몸 그대로 박정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박정석은 무타타이판의 입을 피해 몸을 날려 구르고는, 일어나는 탄력을 검에 실어 아래에서 위로 베었다.

비늘이 갈라지며 피가 박정석의 몸 위로 쏟아졌다.

“아. 이제 피는 정말 지겹다. 가장 약하다는 배 쪽이 이정도 강도면, 등 쪽의 비늘은 도대체 얼마나 단단하다는 거야.”

손의 감각으로는 살만 갈랐지 깊숙이까지는 검이 들어가지 못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무타타이판은 고통과 분노에 몸을 휘두르며 발광을 하였다.

박정석은 맞지 않기 위해 피하며 최대한 멀리 떨어졌다.

무타타이판은 처음 느끼는 고통인 듯 계속 몸부림을 쳤다.

‘기회는 이때다.’

박정석은 그라미아의 뿌리와 줄기로 즙을 낸 것을 검과 도끼에 뿌렸다.

다른 재료들과 같이 정제하면 위력을 더 높이고, 양도 늘릴 수도 있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지금 살아남는 것이다.

“씨발. 그라미아가 얼마나 희귀한 약초인데, 이걸 여기다가 다 쓰게 만드냐. 이 차전 시작이다.”

박정석은 고통에 괴로워하는 무타타이판을 향해 독을 바른 손도끼를 날렸다.

“스트라이크.”

무타타이판은 연이은 공격을 허용하며 괴로워했다.

무타타이판의 배 쪽은 흘린 피로 흥건했다.

‘충분히 독은 들어갔을 거고, 이제는 독이 퍼지길 기다리자.’

저 거대한 무타타이판과 죽을 때 까지 싸우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피를 꽤 흘리기는 했지만, 자신은 무타타이판에게 치명타를 먹이지는 못했다.

박정석은 무타타이판의 공격을 피하며 간간히 유효타를 먹이면서 시간을 끌었다.

“아. 진짜 지랄 맞네. 이제 좀 잠들어라. 그라미아 한 포기를 다 먹어 쳤으면 잠들 때도 된 거자나.”

박정석은 쉽게 잠들지 않는 무타타이판을 향해 짜증을 부렸다.

한 시간 가량을 무타타이판과 사투를 벌이자 그때서야 조금씩 행동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는 무타타이판은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잠이 쏟아질 것이다.

그라미아는 그만큼 강력한 효과를 자랑하는 마취제이자 독약이었다.

지금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박정석도 충분히 무리하였고 육체는 지쳤다.

박정석이 지쳐 쓰러지는 것이 먼저냐, 아니면 무타타이판이 잠에 취해 쓰러지는 것이 먼저냐 둘 중 하나였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그냥 포기하고 잡아먹힐까 하는 유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쿵


곧추 세운 무타타이판의 거대한 육체가 바닥에 떨어지며 큰 소리가 났다.

“휴. 그냥 포기할 뻔 했는데 다행이다.”

박정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 숨을 고른 박정석은 조심스럽게 쓰러져 나뒹군 무타타이판에게 다가갔다.

충분히 잠든 후에 접근하고 싶었으나, 시간은 박정석의 편이 아니었다.

지금 이시간도 밤이 더욱 깊어가고 있었다.

무타타이판은 성격이 더럽고 집요하여 이대로 두었다가 깨어난다면 숙소로 쳐들어올 확률이 농후했다.

마족들이 숙소로 쳐들어온 무타타이판을 잡긴 하겠지만, 그전에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다.

죽일 수 있을 때 죽여야 한다.

무타타이판에게 검을 휘두르기 위해 높이 치켜들었을 때, 무타타이판의 눈이 떠지며 박정석을 향해 몸을 움직여 똬리를 틀어 조이기 시작했다.

약에 취해 덩치가 가진 힘에 비해 조이는 힘이 줄기는 했지만, 박정석에게는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니미럴. 어쩐지 불안 하더라.’

박정석이 벗어나기 위해 몸을 비틀어봤지만 거대한 무타타이판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씨발. 이대로 죽기에는 너무 억울하잖아.”

그때 박정석의 눈에 검에 베이고 도끼에 찍혀 너덜해진 배가 보였다.

“그래. 내가 죽던지 니가 죽던지 누가 이기나 해보자.”

박정석은 너덜해진 부위를 향해 바스타드 소드를 계속 휘둘렀다.

무타타이판의 살은 계속 깎여나갔고, 박정석의 온몸이 무타타이판의 피로 덮어쓰고 절반쯤 베었을 때 박정석을 조이던 몸은 풀어졌다.

그것도 인지하지 못하고 박정석은 계속해서 무타타이판을 베고 찔렀다.

박정석이 정신을 차렸을 때, 무타타이판은 이미 죽어 있었다.

“아나. 또 정신 줄 놨구만. 빨리 가자. 내일 최대한 일찍 와야지.”

무타타이판의 시체를 갈무리하지 못하는 것은 아까웠지만 갈무리하기 위해 목숨을 걸 수는 없었다.

마계의 숲은 낮보다 밤이 훨씬 더 위험했다.

서둘러 기지에 도착했을 때는 밤이 깊어 어둑해진 다음이었다.

기지 입구 앞에 피워진 횃불에 이세진의 얼굴이 보였다.

“형. 나에요 문 좀 열어줘요.”

“정석이니? 왜 이렇게 늦었어? 밤은 위험하단 말이야.”

이세진은 문을 열고, 박정석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 피는 도대체 뭐야? 다친 곳은 없어?”

횃불로 인해 박정석의 몸이 비쳐지자 온몸이 피로 물든 것을 확인하고, 이세진이 놀라서 물어봤다.

“지치긴 했는데 내피는 아니에요. 걱정 안 해도 되요.”

박정석은 걱정하는 이세진을 안심시켰다.

“다행이네. 밤늦게 다니지 마. 경비들이야 나랑 너의 관계를 아니까 그냥 넘어 갈 수도 있지만 마족들은 죽일지도 몰라.”

“예. 조심할게요.”

“먹은 것은 좀 있어?”

벌레라 불리는 이들은 어떤 식량도 배급받지 못하는 것을 알기에 이세진은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아니요. 숙소 근처에서 찾아 봐야죠.”

“이리와. 이것 받아.”

이세진은 근무를 서면서 먹기 위해 몰래 챙긴 말린 고기 몇 덩이를 박정석에게 내밀었다.

“아니에요. 형. 형이 먹으려고 준비한 거잖아요. 난 괜찮아요.”

박정석은 미안한 마음에 사양하였으나, 이세진은 막무가내로 내밀었다.

“야. 너도 알다시피 내가 경비수석이야. 나는 보급도 잘나와. 이거는 경비서면서 먹으려고 챙긴 것뿐이고, 이거 안 먹는다고 굶주리거나 하지는 않아. 그러니까 그냥 받아.”

“고마워요. 형.”

자신을 챙겨주는 이세진의 마음에 박정석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울지 말고 누가 보겠다. 빨리 이것 가지고 가서 몰래 먹어. 자기 전에 꼭 씻고 자.”

이세진은 혹시라도 마족이 볼까봐 박정석의 등을 떠밀었다.

박정석은 말린 고기를 가방에 챙기고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순찰을 도는 마족이 혹시라도 이 모습을 본다면, 이세진이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

박정석은 기지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길어 피로 물든 몸과 장비들을 씻었다.

그리고는 구석에 숨어 말린 고기를 먹으며,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씨발. 진짜 처량하네. 이등병 때 화장실에서 몰래 먹던 초코파이보다 더 맛있다.”

주린 배가 채워지고, 마음에 여유가 생기자 헛웃음이 나왔다.

‘크크. 인간은 항상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더니 딱 그 짝이네.’

군대에서 맛없는 짬밥을 먹으며,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고는, 전역하면 음식을 소중히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전역과 동시에 그 결심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을 지금 다시 느꼈다.

모두가 잠든 숙소는 매우 고요했다.

박정석은 손도끼 하나를 제외한 장비들을 가방에 넣고는 로브를 꺼내 입었다.

자신은 그나마 로브가 있어 괜찮지만, 다른 이들은 땅에서 올라오는 한기에 몸을 떨면서 자고 있었다.

이들 중 아무도 자신이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손도끼를 손에 꼭 쥐고, 가방을 끌어안고는, 구석에 자리 잡고 누워 잠을 청했다.

‘어떻게 해서든 꼭 이곳을 벗어나고 말겠어.’

이른 새벽에 일어난 박정석은 장비를 착용하고는 가방을 메고 숙소를 나왔다.

기지의 입구에는 인간 경비병이 지키고 있었다.

저들은 나와 같은 튜토리얼을 지나왔지만, 시험에서 괴물들과 맞서 싸움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경비병님. 저 좀 나가봐도 될까요?”

“이른 새벽부터 무슨 일로 나가려는 건데?”

“먹을 것을 구해야 해서요.”

경비병의 눈빛에는 안쓰러움과 연민이 가득했다.

벌레라고 칭해진 이들은 말 그대로 살기 위해, 벌레를 잡아먹고 산다는 것을 경비병도 알고 있었다.

“조심히 다녀와.”

박정석은 경비병이 열어준 문을 나가 바로 어제 잡은 무타타이판이 있는 곳으로 갔다.

‘제발 그대로 있어라.’

무타타이판의 독주머니도 매우 유용할 뿐 아니라, 고기와 가죽까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었다.

단지 밤에 그것들을 취하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놓고 왔을 뿐이었다.

다행이 무타타이판은 그대로 있었다.

‘응? 근데 왜 부피가 줄어든 것 같지? 마수가 와서 일부를 먹은 건가?’

가까이 다가가 살펴본 박정석은 무타타이판의 뱃속에 벌레가 가득한 것을 보고 놀랐다.

“씨발. 자꾸 입에서 욕만 나오네. 나도 못 먹어본 고기를 벌레가 먹고 있다니.”

짜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벌레라고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곳에는 맹독을 가진 벌레들의 종류가 아주 많았다.

그래서 혹시라도 그 벌레들이 독충일지도 몰라 벌레의 겉모습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이제는 자신의 운을 믿지 않는 박정석은 자세히 벌레들을 관찰했다.

“진짜야? 마계가 마나가 풍족한 거야? 아니면 이 기지 근처가 마나가 풍족한 거야?”

어제의 그라미아도 그렇고, 지금 보이는 벌레도 그렇고, 마나가 풍족하지 않은 곳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워 희귀종으로 분류된 것들이었다.

이곳을 제외하고는 어떤 곳도 가본 적이 없었기에, 박정석은 마나가 풍족한 곳이라는 기준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벌레는 마나충이라는 벌레로 땅속에 살면서 흙이나 돌에 잔류하는 마나를 먹고 사는 벌레로, 동물이나 특히 마나가 풍부한 마수나 신수들이 죽으면 땅속에서 나와 이러한 동물들의 살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마나충은 땅속 깊은 곳에 살기 때문에, 지금처럼 기어 나오지 않는 이상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박정석은 조심히 다가가 한 마리의 마나충을 잡아 입속에 넣고, 우적우적 씹어 먹었다.

마나충은 이름 그대로 순수한 마나를 머금고 있기에, 마나를 수련하는 이에게 유익했고, 영양가도 높아 건강식으로도 아주 좋은 약재였다.

그렇게 배가 부를 때까지 마나충으로 식사를 하였다.

어느새 마나충들은 다시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이거 잘만하면 아주 좋은 텃밭이 될 수도 있겠는 걸?’

박정석에게 이 공간을 활용할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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