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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객 님의 서재입니다.

한스의 그림자에 리치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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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객
작품등록일 :
2024.08.2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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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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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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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화. 강요된 정사1

DUMMY

4화. 강요된 정사



한스는 인드라퓨리로 접근할수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인드라퓨리호는 정말 컸다.


‘대충 아파트 5층 높이는 되겠어.’


멀리 있을 땐 몰랐는데 가까이 다가갈수록 상대적으로 거대해졌다.

길이도 100m는 넘을 것 같았다.

마침내 배에 도착했다. 그리고 바닥과 닿은 배의 아래쪽을 따라서 걸었다. 마법의 배답게 인드라퓨리는 나무로 건조되어 있지 않았다. 현대적인 배처럼 모두가 금속으로 건조되어 있었다.


‘설마 미스릴은 아니겠지?’


미스릴은 마법 금속이다. 마나를 이용해 모양을 바꾸거나 강도를 바꾸는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금보다도 훨씬 비싸다.


‘아무리 전설의 마도 시대의 전함이라고 해도 모두가 미스릴 덩어리일 수는 없어.’


한스는 호기심과 경탄을 터뜨리며 배를 살폈다.


‘그나저나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갑판 위에 있겠지···?’


어떤 배든 흘수선 아래에 탑승구가 있진 않을 것이었다.


‘마법의 배라도 구조는 보통의 배와 비슷할 거야.’


한스는 걸음을 멈추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정말 높네.’


올라가 보고 싶은데 배의 표면이 너무 매끄러웠다.


‘내 능력으론 기어오르지도 못하는데 과연 일레인을 속이고 조종실을 장악할 수 있을까?’


막상 일레인을 떠올리니 암담했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일단은 배 아래를 따라 계속 이동했다. 그런데 선미 끝에 이르러서 돌아나가자, 뒤쪽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보인다.


‘음, 문이 있을 것 같은 구조인데?’


사각형 구조로 된 그것은 전체적이 구조가 입구처럼 보였다. 다가가서 보니 매끄러운 금속 표면에 묘한 문양이 있었다.


‘마법진이야. 설마 문을 여는 버튼인가?’


다시 생각해 보니 인드라퓨리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배였다. 입구가 꼭 갑판 위에 있으리란 법은 없었다. 땅에 내려앉으면 바닥에서도 탑승할 수 있어야 할 테니 말이다.


‘땅에 착륙했을 때 짐도 실어야 하고 말이야.’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 문양을 밀어 보았다. 놀랍게도 벽이 스르르 갈라진다.


‘헉, 진짜 문이었어.’


저항이 없이 문이 열려서 놀라웠지만 중요한 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마치 날 기다렸다는 듯 열렸어?’


이유가 궁금했지만, 당장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안을 들여다보니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잠시 주저했지만, 과감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모험하지 않고는 얻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희미하게 빛을 내는 복도였는데 문득 와본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그것은 강한수의 기억 때문이었다. 강한수의 기억엔 온갖 내용이 있었는데 물속을 다니는 잠수함이란 배를 견학 같던 적이 있었다. 현재 한스가 들어온 인드라퓨리의 내부는 그 잠수함의 복도와 비슷했다.

조심스럽게 복도를 따라서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들어온 입구는 닫혀 있었다. 한동안 복도를 따라 이동했다.


‘한참을 걸었어. 조종실은 앞쪽에 있겠지?’


다시 생각해 보니 꼭 앞쪽에 있을 것 같진 않았다. 중세의 범선과 같은 배는 뒤쪽 고물에 있었고 강한수의 기억 속 현대적인 배라도 뒤쪽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위로 올라가는 길을 찾아야 해.’


지금까지 걸은 거리를 생각하면 이미 배의 중간은 지나친 느낌이었다.

마침 앞쪽의 문 모양의 문양이 보였다. 다가가서 손바닥을 가져다 대자 이번에도 문이 스르르 열린다.


‘음, 또 그냥 열리는군. 다행이긴 하지만 이상한 것도 사실이야.’


일반적이라면 누군가 침입할 것에 대비하는 게 맞다. 그렇다면 문이 열리지 않아야 하는데 말이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 문이 열리니 오히려 찝찝하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천 년의 시간이 지났잖아? 그렇다면 모든 게 초기화되었을 수도? 마치 스마트폰을 산 후 처음 패스워드를 설정해야 하는 그런 상태로 말이야?’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린다. 만약 진짜로 그런 상태라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었으니까.


‘빨리 조종실을 찾아야 해. 나도 등록하기만 하면 인드라퓨리의 주인이 될 수 있을 테니까.’


물론 가능성일 뿐이었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었다.

일레인보다 더 빨리 조종실을 찾기만 한다면 정말로 먼저 패스워드를 설정할 수 있을 테니까.

생각할수록 가슴이 두근거린다. 한스는 냉정한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날아서 갑판으로 올라간 일레인보다 빠를 순 없겠지만 끝날 때까진 모를 일이잖아.’


결국 복도를 따라 뛰었다.

얼마나 달렸을까. 또 다른 문이 나타났다. 역사나 문이 쉽게 열린다.


‘이렇게 문이 열린다는 건 아직 조종실을 장악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야.’


안으로 들어가니 농구장 크기의 커다란 홀이다.

사방으로 은은하게 마법 등이 켜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거대한 것들이 늘어서 있었다.

입을 쩍 벌리지 않을 수 없었다.

홀의 벽을 따라 늘어선 거대한 로봇 모양의 골렘들이 무려 여덟 기나 서 있었다.


“광장으로 들어오기 직전 밖에 서 있던 것보다 더 정교해 보여.”


특히 통로 끝의 두 골렘은 크기가 10m를 넘을 만큼 컸다.

인드라퓨리의 무력이 한 나라의 무력과 맞먹는다는 이야기가 결코 전설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저런 거대한 것들이 전장을 누빈다면?’


생각하는 것만으로 얼마나 강할지 상상이 된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저런 골렘만 내려놔도 웬만한 나라는 항복할 것이잖아.’


이런 배만 있다면 남 대륙 7 왕국을 통일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었다.


‘과거엔 이런 배를 타고 전쟁을 벌였다니. 진짜 상상도 안 되는군.’


골렘을 보자 더욱더 흥분되었다. 골렘 격납고를 통과하자 다시 복도가 나타났다.


‘젠장, 올라가는 길을 찾아야 해. 어떻게 해야 올라가는 길을 찾지?’


어떻게든 빨리 갑판으로 가야 하는데 거의 달리듯 한참을 뛰었는데도 올라가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다급한 마음에 속으로 욕을 하면서 내달리는데 마침내 복도 끝에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였다. 과연 계단은 나선형을 그리며 위로 연결되어 있었다. 한스는 빠르게 계단을 올랐다. 마침내 위쪽으로 밖이 보인다. 드디어 갑판이었다. 그런데 갑판 바로 아래 도착하는 순간 뭔가 강렬한 소리가 연속해서 들려왔다.


꽝 쾅쾅쾅 펑 펑펑 탕 텅텅텅.


공기가 폭발하고 금속과 거대한 것들이 부딪히는 소리 같았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 데, 데스나이트가 나타난 건가?’


걱정도 되었지만, 오히려 반가웠다.


‘일레인이 싸우고 있는 거야. 그래서 아직 조종실을 차지하지 못했던 것이고.’


그야말로 기회였다.

한스는 조심스럽게 계단의 마지막 부분까지 올랐다.

갑판 바로 아래서 고개만 빼고 밖을 확인했다. 과연 일레인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상대는 데스나이트가 아니었다.


‘헉, 누구지? 엄청나게 강하잖아.’


데스나이트라면 일방적으로 가지고 노는 수준이었는데 막상막하로 싸우고 있었다.

상대는 붉은 머리카락의 여인이었다. 일레인 보다 키가 훤칠했고 황금색 갑옷에 보라색 망토, 긴 장검을 들고 있었는데 일레인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오러가 저렇게 선명하다니.’


한스로서는 처음 보는 선명함이었다.

둘의 전투력은 무시무시했다.

붉은 머리의 여인이 오러가 타오르는 검으로 무지막지한 공격을 퍼부으면 일레인은 블링크 마법으로 피하면서 전격 마법을 난사했다. 하지만 붉은 머리 여인은 그것을 검으로 모조리 쳐냈다. 어마어마한 동체시력과 반사신경이었다.

일레인은 반짝이처럼 점멸했는데 붉은 머리 여인을 사방으로 포위한 듯 나타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하고 있었다. 데스나이트와 싸울 때보다 몇 배나 빠른 움직임이었다. 게다가 하얀 번개를 마구 쏘아댔다. 한스는 그녀가 데스나이트들과 싸울 때와는 달리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검은 든 여인은 그런 일레인의 공격을 검으로 쳐냈다. 번뜩이는 번개조차 검으로 쳐내는 그녀의 검술에 감탄조차 잊을 정도였다.

둘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한스로서는 두 눈을 부릅뜨고도 쫓아갈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둘은 허공과 바닥을 자유롭게 오가며 싸우고 있었다.


‘정말 무시무시하네. 싸우는데 바닥과 허공의 경계가 없어. 허공인데도 마치 평지에서 움직이는 것처럼 자유로워.’


넋을 놓고 보고 있는데 어느 순간 강렬한 충돌음이 들렸고 둘은 삼십 미터 이상 거리를 벌렸다. 둘 다 상당한 충격을 받았는지 주춤한다.

모두 아름다운 얼굴이 잔뜩 일그러지고 눈이 충혈되어 있었다.

어느 순간 일레인이 붉은 머리 여인을 향해 소리쳤다.


“헤스티나, 쥐새끼처럼 기어들어 올 줄은 몰랐네. 왕녀면 신분에 걸맞게 행동해야지.”

“흥, 그대야말로 교활하게 던전을 무너뜨리는 잔머릴 굴렸더군요.”

“잔머리라니. 그런 걸 작전이라고 하는 거야.”

“포장하지 마세요. 당신의 잔머리가 얼마나 대단한지 과거 숱하게 경험했으니까.”

“킥킥, 아직도 원한이 가득하네. 뭐, 솔직히 나도 마찬가지야. 난 네가 무조건 싫어.”

“내가 할 소릴 하는군요.”

“그만하자. 지난 얘기 따위에 시간을 허비할 생각 없으니까.”

“또 내가 할 소릴 하네요. 제압하면 그뿐인데 말이에요.”

“큭큭, 헤스티나. 지금의 난 과거의 내가 아니니까. 난 강해졌어.”

“확실히 그래 보이네요. 하지만 나도 어제의 내가 아니거든요. 무엇보다 마법사 나부랭이에겐 절대로 지지 않아요.”

“이익, 입으로만 싸우겠다는 거냐? 이거나 먹어라.”


일레인이 다시 점멸하듯 공간을 건너뛰며 이글거리는 전격 줄기를 쏘아댔다. 하지만 헤스티나는 그것을 모조리 쳐내고 있었다. 일레인이 어느새 헤스티나 바로 뒤에서 솟아나며 하얀빛으로 이글거리는 주먹을 내질렀다. 데스나이트의 몸통을 뻥뻥 뚫어버리던 바로 그 주먹이었다. 하지만 헤스티나에겐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금빛 오러가 가득한 검이 주먹이든 뭐든 가르고 지나갔다. 일레인은 감히 그것을 받아내지 못하고 점멸하며 거리를 벌렸다. 헤스티나가 엄청난 속도로 일레인을 따라잡았다. 다급하게 물러나던 일레인의 신형이 꺼지듯 사라졌다가 어느새 헤스티나의 등에서 불쑥 솟아났다. 그러나 헤스티나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일레인의 가슴을 검으로 찔러 들어가고 있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겨드랑이 사이로 검을 찔러넣은 것이었다.

일레인의 신형이 연기처럼 꺼졌다가 헤스티나의 옆을 따라 점멸하며 돌아나갔다. 그 와중에 전격 마법을 쏘아댔지만 헤스티나의 검이 그런 그녀의 속도를 따라잡으며 베어갔다. 일레인이 검의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하얗게 빛나는 손으로 검을 쳐냈다.


꽝.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둘이 동시에 튕겨 나가듯 거리가 벌어졌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달라붙는 그녀들이었다.

치열한 전투가 계속 이어졌다.


한스는 입을 쩍 벌리고 둘을 바라보았다.


‘시발, 인간이 아냐. 인간 수준을 벗어났어.’


정말이지 감탄을 넘어 경악스러운 그녀들이었다.

한스는 일레인이 헤스티나라고 부르는 것을 듣자 곧바로 붉은 머리카락의 여인이 누군지 떠올렸다.


‘코림트의 왕녀 헤스티나가 직접 나타나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헤스티나 왕녀. 옆 나라 코림트의 왕 아마드 2세의 하나뿐인 동생이자. 전쟁 신 타르탄의 딸 발키리로 불린다. 엄청난 검술 실력으로 차기 소드마스터를 예약한 천제라는 소문이 남 대륙 전체에 파다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백성을 사랑하는 어진 왕녀로 알려져 있었다.


‘미모까지 엄청나다더니···. 그래, 이왕이면 코림트의 발키리인 헤스티나 왕녀가 이겨라.’


어진 왕녀가 이긴다면 인드라퓨리를 차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살아서 던전을 벗어날 수 있을 테니까.

한스는 한동안 넋을 놓고 그녀들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


‘멍청이. 뭘 하는 거야? 천재일우의 기회잖아.’


둘이 정신없이 싸우고 있었다. 그야말로 자신이 조종실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인데 말이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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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의 그림자에 리치가 산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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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6화. 그림자 속의 리치2 NEW +4 11시간 전 153 1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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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5화. 흙더미 속에서2 +5 24.09.14 314 22 17쪽
18 5화. 흙더미 속에서1 +5 24.09.13 308 20 16쪽
17 4화. 강요된 정사4 +1 24.09.12 335 18 15쪽
16 4화. 강요된 정사3 +6 24.09.11 331 21 19쪽
15 4화. 강요된 정사2 +5 24.09.10 340 18 13쪽
» 4화. 강요된 정사1 +2 24.09.09 367 20 12쪽
13 3화. 진짜 유물5 +6 24.09.07 385 26 16쪽
12 3화. 진짜 유물4 +1 24.09.06 383 26 15쪽
11 3화. 진짜 유물3 +2 24.09.05 398 32 16쪽
10 3화. 진짜 유물2 +3 24.09.04 420 28 17쪽
9 3화. 진짜 유물1 +2 24.09.03 482 29 16쪽
8 2화. 어떤 복수4 +3 24.09.02 494 32 13쪽
7 2화. 어떤 복수3 +1 24.08.31 503 33 12쪽
6 2화. 어떤 복수2 +2 24.08.30 537 32 12쪽
5 2화. 어떤 복수1 +3 24.08.29 602 37 14쪽
4 1화. 던전4 +2 24.08.28 593 39 12쪽
3 1화. 던전3 +2 24.08.27 604 43 12쪽
2 1화. 던전2 +4 24.08.27 633 41 12쪽
1 1화. 던전1 +10 24.08.27 810 4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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