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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객 님의 서재입니다.

한스의 그림자에 리치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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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객
작품등록일 :
2024.08.27 07:33
최근연재일 :
2024.09.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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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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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
글자수 :
138,416

작성
24.09.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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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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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화. 진짜 유물3

DUMMY

한스는 한동안 멍청한 표정으로 일레인을 바라보다가 소리쳤다.


“좋아, 진짜 유물이 지하에 있다고 쳐. 그런데 우린 둘뿐이잖아. 둘이 무슨 수로 던전을 발굴하겠다는 거지?”

“둘? 둘이라니?”

“여, 여기 너와 나 외에 또 누가 있다는 거냐?”

“깔깔깔. 그러니까. 그러니 나 혼자인 거지. 네게 무슨 능력이 있다고?”


한스는 잠시 멍하니 일레인을 바라보다 버럭 소리쳤다.


“그래 니 팔뚝 굵다.”

“그건 무슨 소리지?”


엉겁결에 소리치고 보니 뜨끔하다. 괜히 성질 건드려 봐야 좋을 게 없는데 말이다.


“험, 몰라도 된다.”


무슨 말인지를 이해하지 못했는지 한스를 흘겨보다가 다시 계단을 살피는 그녀다.


‘휴, 니 팔뚝 굵다라니? 강한수의 기억이 동화되면서 말투가 자꾸 이상해지고 있어.’


어쨌든 나쁠 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나이 많은 한스였는데 강한수의 젊은 기억과 동화되자 실제로 젊어진 기분이라 좋았다.

잠시 생각하는데 일레인이 고개를 돌리더니 말했다.


“아래로 내려간다. 앞장서라.”


아래로 내려가는 나선형의 계단을 내려다본 후 일레인을 향해 말했다.


“으스스하네. 꼭 내가 앞장서야만 하는 거냐?”

“능력은 없는데 겁은 많아요.”

“그래 능력 없다. 그러니 네가 앞장서라.”

“킥킥, 걱정하지 마라. 죽지 않게 보호해 줄 테니까. 넌 죽으면 안 되거든. 살려서 오래 두고두고 괴롭혀야 하니까.”

“젠장.”


한스는 어쩔 수 없이 앞장서서 아래쪽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조심조심 걸었다. 언제 데스나이트가 나타날지 모르는 데다 아래쪽은 내려갈수록 처음 던전을 발견했을 때처럼 온전한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둘은 한동안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갔다.

지하 깊숙한 곳이었지만 어둡진 않았다. 계단엔 중간중간 빛을 내는 보석들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스의 눈이 밝아져 있었다.

처음엔 몰랐는데 수정관을 나온 후 이동을 계속하면서 어두운 데도 사물들이 잘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정관이 자기 몸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 한스였다.


마침내 바닥에 도착하자,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힘을 주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일레인이 나섰다.

한스는 문을 조사하는 그녀의 뒤에서 혹시나 모를 데스나이트의 출현을 경계하며 서 있었다. 잠시 후 그녀가 뭐라고 주문을 외었고 마나 파동이 퍼져나갔다.

문이 스르르 열렸다.


‘역시 빠져나가려면 그녀가 있어야 해.’


새삼 확신할 수 있었다.

문이 열리자, 마차 한 대는 거뜬히 지나갈 정도로 넓은 복도가 나타났다. 복도는 새것처럼 깨끗했는데 멀리 복도 중앙에 검은 기사가 서 있었다.

2m가 넘을 것 같은 덩치. 무시무시한 강철 갑옷, 기이한 어둠으로 일렁거리는 얼굴. 바로 데스나이트였다. 보는 것만으로 오금이 저린다.

일레인을 향해 말했다.


“문을 닫고 다른 길을 찾는 게 낫지 않을까?”

“겁쟁이. 물러나 있어라.”

“이길 수 있겠어? 지난번엔 당했었잖아?”


일레인이 홱 고개를 돌려 한스를 노려본다. 으스스한 표정이다. 한스가 움찔하고 물러서자 싸늘하게 말했다.


“그때는 독 때문에 정상이 아니었다.”

“험, 알았다.”


그녀가 한스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노려보다가 성큼성큼 복도 안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 순간 한스는 그녀가 들어선 문을 닫아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 한스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건지 일레인의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쓸데없는 짓을 하면 진짜 눈알을 뽑아줄 거다.”

“뭔 소리냐?”

“조용히 찌그러져 있으란 말이다.”


차갑게 소리친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데스나이트에게로 향했다.

뒷모습이 자신만만하다.


‘적어도 데스나이트에게 질 것 같진 않군.’


한스는 다소 여유를 갖고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녀의 손엔 어느새 푸른 빛의 전격이 타오르고 있었다. 데스나이트도 그녀의 출현을 인지하고 성큼성큼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저벅.


큰 걸음으로 걷더니 어느 순간 일레인을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무시무시한 모습이다. 거대한 대검이 데스오러로 일렁거리고 있었다.

갑자기 몰골이 송연해지는 소릴 토해냈다.


끼아악.


그 소릴 듣자, 온몸이 굳고 저릿해진다. 하지만 일레인은 이미 전신에 이글거리는 푸른빛 전격을 두르고 있었다. 데스나이트의 검이 그런 그녀의 몸통을 세로로 쪼갤 듯 내리찍었다. 거대한 덩치임에도 엄청난 속도였다.


땅.


금속이 깨지는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하얗게 이글거리는 일레인의 주먹이 떨어져 내리는 데스나이트의 검 옆면을 친 것이었다. 데스나이트의 검이 튕기듯 밀려났다. 동시에 일레인이 환상처럼 옆으로 미끄러졌다. 자신의 검이 밀리자, 곧바로 강철 손가락을 독수리 발톱처럼 만들어서 그녀를 따라잡으며 할퀸다.

데스나이트의 빠른 대응에 한스는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일레인은 멀쩡했다. 아니 여유 만만했다. 순식간에 데스나이트 반대쪽에서 불쑥 솟아난 것이었다.


‘블링크 마법이야.’


강력한 마법사는 짧은 거리를 주문도 없이 이동한다고 했다. 블링크 마법은 고위 마법사들이 전투 시 주로 쓰는 공간이동 기술이었다.

그녀가 사라지자, 데스나이트가 팽이처럼 회전하며 대검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리치가 길고 2m 될 것 같은 대검이었기에 보통 방법으론 피할 방법이 없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꺼지듯 사라진 일레인의 모습은 데스나이트의 머리 위에서 불쑥 나타났다. 데스나이트가 다급하게 한 손을 들어 머리 위를 할퀴었다. 그녀의 발이 데스나이트의 뒤통수를 즈려밟더니 뒤쪽으로 회전하며 떨어져 내렸다. 데스나이트의 움직임도 놀라웠다. 놈은 곧장 자기 팔꿈치를 떨어져 내리는 일레인을 향해 내 질렀다. 놈의 팔꿈치엔 날카로운 송곳이 비수처럼 길쭉하게 튀어나와 있었다.

한스는 침을 꿀꺽 삼키지 않을 수 없었다. 데스나이트의 공격이 너무나 시의적절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흐릿하게 사라진 일레인은 어느새 데스나이트의 앞에서 솟아나고 있었다. 그 순간 데스나이트는 들고 있던 대검까지 놓아버리더니 양 손아귀를 뻗어서 빠르게 할퀴려 했다.


‘마법 생명체인데 놀라울 정도로 빠른 반응 속도야.’


그야말로 고위 기사의 움직임 못하지 않는 동작들이었다. 어째서 데스나이트가 마법 생물 중 가장 강한 존재인지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데스나이트의 동작도 일레인에겐 무용지물이었다.

갑자기 자기 가슴으로 지쳐 드는 놈의 손이었지만 번갯불이 번쩍거리듯 점멸하며 피해내는 일레인이었다.

데스나이트가 양손으로 그녀를 할퀴고 잡으려 들었다. 대검을 버리자 훨씬 빨라진 놈이었다. 하지만 일레인은 그런 놈에게서 1m도 멀어지지 않고 번쩍거리며 피하고 있었다. 데스나이트의 손아귀가 점점 빨라졌다. 일레인의 움직임도 점점 더 빨라졌다. 어느 순간 그녀의 모습이 데스나이트 주변을 뒤덮은 것 같이 보였다.

그 순간 한스는 알 수 있었다.


‘이제 보니 놈을 상대로 연습하고 있어.’


그녀는 그야말로 새로운 경지에 오른 후 데스나이트를 상대로 자기 능력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놀라운 광경이었다.

한스가 감탄하는데 갑자기 그녀의 움직임에 변화가 일었다. 피하기만 하던 그녀가 마침내 공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꽝 꽝꽝꽝꽝.


폭음이 연속적으로 터져 나왔고 하얀빛이 폭발하듯 번쩍거린다.

데스나이트가 휘청거리며 밀려났다. 일레인은 그런 데스나이트의 몸통에 바짝 붙어서 일방적으로 주먹을 질러 넣고 있었다. 그녀가 주먹을 질러 넣을 때마다 데스나이트의 몸통에 구멍이 뻥뻥 뚫리고 있었다. 깨진 갑옷 사이로 검은 연기가 쉴 새 없이 뿜어진다. 연신 뒤로 밀리던 데스나이트가 갑자기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끼아아악.


그 비명과 함께 검은 연기로 화해 허공으로 흩어져버린 데스나이트였다. 한스는 입을 쩍 벌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예상보다 훨씬 강해진 것 같아.’


새로운 경지에 오르기 전 얼마나 강했는지 정확히 알진 못했지만, 지금 본 광경은 한스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다.


‘시발, 나 도망칠 수 있는 거겠지?’


솔직히 걱정된다.

일레인이 강해지면 던전에서 나가는 것엔 유리했지만 그녀에게서 도망치는 게 힘들 테니까.


한스가 잠시 생각하는 사이 일레인은 연기로 화해 사라지는 데스나이트를 바라보다가 자기 주먹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주먹은 여전히 새하얀 전격으로 번쩍거리고 있었다.


‘5 써클일 때와는 차원이 달라. 그야말로 생각하는 대로 마나가 흐르고 있어.’


심장을 감싸고 도는 여섯 개의 마나 고리가 강렬하게 회전하자 무엇이든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슴 속에서 강렬한 쾌감이 치솟고 있었다. 그것은 즐거움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그녀의 주먹 주변으로 번쩍거리는 전격이 약해지고 있었다. 곧 그녀의 주먹이 보통 사람의 주먹으로 돌아왔다. 동시에 그녀의 몸을 뒤덮고 있던 푸른 빛도 서서히 스러졌다.


일레인은 한동안 가슴을 채운 즐거움을 만끽하다가 방금 치른 전투를 잠시 복기했다.

전투를 시작하자 등뼈를 타고 흐르는 새로운 마나가 기이하게도 보호막을 만들어 몸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그 마나는 강력한 육체적인 힘을 제공했다. 덕분에 전엔 가지지 못했던 엄청난 동체시력과 강인한 힘을 얻었다. 그야말로 고위 기사와 같은 육체처럼 말이다. 기분 같아서는 순수하게 육체의 힘만으로도 데스나이트를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엔 이긴다고 장담하기 어려웠던 데스나이트였다. 그런데 전투가 이어질수록 더 많은 데스나이트가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는 한동안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기쁨을 만끽하며 전투 과정을 복기했다. 하지만 곧 우울해졌다. 문득 뒤쪽 죄수병의 존재를 느낀 순간이었다.


‘아무리 강해져도 놈을 죽일 수 없는 건 마찬가지야.’


기쁨이 컸던 만큼 분노가 커진다.

화를 삭이며 서 있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죄수병이 다가온 것이었다.

마나를 끌어올렸다. 그녀의 의지가 작용하자 마나가 반응하며 주먹에서 다시 전격이 피어났다.


‘죄수병 따위 데스나이트에 비하면 너무나도 보잘것없는 존재잖아. 이 주먹을 면상에 질러 넣으면 바로 죽고 말겠지···.’


살 심을 끌어 올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전격이 사그라들며 몸까지 굳어졌다. 어느새 척추를 타고 흐르는 마나가 그녀의 몸을 장악한 것이다. 억지로 살 심을 거두자 언제 그랬냐는 듯 척추로 돌아간 마나다.

우울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 그녀의 속도 모르고 다가온 죄수병이 말했다.


“와, 정말 강해졌구나. 정말 대단해.”


감탄하는 죄수병을 돌아본 후 차갑게 말했다.


“못생긴 얼굴 치워라.”


한스는 벌컥 성질이 났다. 자신은 그저 감탄한 것뿐인데 말이다. 하지만 참기로 했다. 따져봐야 결국, 자신만 괴로울 테니까. 그래도 억울한 건 억울한 것이었다.


“씨, 어릴 때부터 못생겼다는 소린 처음 듣는다.”

“닥쳐.”

“수염만 깎으면 나도 잘 생겼다는 소릴 듣는다.”

“주름 가득한 늙은이겠지.”

“아직 43살이야.”

“생각보다 더 늙었군.”

“젠장.”


한스는 입을 닫기로 했다. 말해봐야 자신만 손해였다. 한스가 찌그러지자, 일레인의 표정이 조금 밝아진다.


둘은 다시 이동했다. 복도는 생각보다 길었다. 한동안 걷는 데 앞쪽에 다시 데스나이트가 나타났다. 이번엔 두 놈이었다.

일레인이 꺼지듯 사라지더니 데스나이트의 코앞에서 불쑥 솟아났다. 곧바로 전투가 벌어졌다.

하얗게 이글거리는 전격이 그녀의 전신을 뒤덮었다.


번쩍번쩍.


어느새 두 데스나이트가 휘청거렸다. 일레인의 모습이 사방에서 번쩍거리며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꽝꽝 콰앙 쾅.


두 데스나이트의 몸통이 뻥뻥 뚫리기 시작했다. 번쩍거리는 일레인을 보니 어쩐지 신난 모습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데스나이트가 검은 연기로 화해 허공으로 사라졌다.


일레인은 두 데스나이트를 해치운 후 이어진 복도를 따라 걸었다. 한스는 얼른 그녀를 따랐다. 한참 이동하자 다시 나선형으로 굽어지는 계단이 나타났다. 그녀가 앞서서 아래로 내려갔다. 한스는 그녀를 따르며 생각했다.


‘정말 넓고 커. 이런 규모의 던전이라니? 맞아. 진짜 유물은 전함이라고 했었지? 전함이라니? 설마 어머니가 읽어 주셨던 동화 속에 등장하는 고대의 전함 같은 것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동화 속 등장하는 고대 마도 시대의 전함은 하늘을 날 뿐만 아니라 엄청난 무력을 가지고 있었다. 한 척이면 한 나라를 상대할 정도였다.


‘대륙의 모든 왕국이 찾는 유물이라면? 어쩌면 그런 것일지도···.’


생각할수록 궁금해졌지만 묻지 않을 생각이었다.


‘묻는다고 대답해 줄 리가 없을 테니까. 궁금하다고 덥석 물어보면 오히려 대답하지 않고 괴롭힐 그녀야.’


눈치껏 기회를 살피며 알아보는 게 나았다.

어느 순간 바닥에 도착했다. 그리고 역시 커다란 문이 있었다. 일레인이 앞으로 나가더니 마법으로 문을 열었다. 다시 곧게 뻗은 복도가 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가 곧바로 들어가지 않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스캔.]


그녀가 주문을 외자 손바닥에서 빛 덩어리가 만들어지더니 복도를 스캔하듯 앞으로 뻗어나갔다.


‘확실히 경지가 높아지니 주문도 짧아졌어. 헉, 뭐지?’


일레인의 마법에 감탄하다가 그녀가 만들어 낸 마법의 빛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가 만들어 낸 빛이 복도를 훑으며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 빛이 지나갈 때마다 복도의 벽들이 마치 엑스레이로 내부를 찍은 것처럼 숨겨진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놀랍게도 벽 내부엔 다양한 장치들이 숨어 있었다.

벌집처럼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 부분엔 화살이나 창이 삐죽하게 머릴 내밀고 있었고 다른 곳엔 알 수 없는 액체가 가득 든 공간도 있었다. 생각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면 화살이나 창이 비처럼 쏟아졌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독액이 비처럼 쏟아졌을 것이었다.

일레인이 만들어 낸 마법의 빛은 강렬한 서치라이트처럼 앞을 비추며 뻗어나갔는데 그야말로 트랩을 계속 스캔하고 있었다.

감탄하며 섰는데 일레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뭘 그렇게 멍청하게 서 있는 거냐니깐?”

“뭐라고?”


너무 감탄하는 바람에 방금 일레인이 뭐라고 했는데 정확히 듣지 못했다.

일레인이 말했다.


“업히라고 했잖아?”

“업히라고?”

“귓구멍이 막혔냐?”

“가, 갑자기 업히라니?”

“네 능력으로 앞쪽의 트랩을 뚫을 수 있어?”

“다, 당연히 없지.”

“그러니까 업히라고.”


짜증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다.


“험, 알았다.”


그녀는 정말로 업어주겠다는 듯 무릎을 구부리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잡고 있었다. 내려다보니 기가 막힌 힙라인이 눈에 들어온다. 미스릴이 섞인 은빛 갑옷을 입었지만, 가죽옷처럼 매끄럽게 그녀의 몸매를 드러내 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젠장, 지금 엉덩이나 감상하고 있을 때냐?’


한스는 스스로 한심하다고 생각하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잠시 망설였지만 과감하게 그녀의 목을 껴안고 업혔다.

막상 업히니 황송하단 생각이 든다. 그 순간 문득 의문이 들었다.


‘정말 살려두고 괴롭히기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고?’


자신이라면 이렇게까진 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냥 죽여버리지.


‘설마, 다른 뭔가가 있는 것인가?’


생각할수록 의문이 든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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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6화. 그림자 속의 리치2 NEW +4 11시간 전 153 15 14쪽
20 6화. 그림자 속의 리치1 +4 24.09.15 304 21 16쪽
19 5화. 흙더미 속에서2 +5 24.09.14 314 22 17쪽
18 5화. 흙더미 속에서1 +5 24.09.13 308 20 16쪽
17 4화. 강요된 정사4 +1 24.09.12 336 18 15쪽
16 4화. 강요된 정사3 +6 24.09.11 331 21 19쪽
15 4화. 강요된 정사2 +5 24.09.10 341 18 13쪽
14 4화. 강요된 정사1 +2 24.09.09 367 20 12쪽
13 3화. 진짜 유물5 +6 24.09.07 386 26 16쪽
12 3화. 진짜 유물4 +1 24.09.06 384 27 15쪽
» 3화. 진짜 유물3 +2 24.09.05 399 32 16쪽
10 3화. 진짜 유물2 +3 24.09.04 420 28 17쪽
9 3화. 진짜 유물1 +2 24.09.03 482 29 16쪽
8 2화. 어떤 복수4 +3 24.09.02 495 32 13쪽
7 2화. 어떤 복수3 +1 24.08.31 505 33 12쪽
6 2화. 어떤 복수2 +2 24.08.30 538 32 12쪽
5 2화. 어떤 복수1 +3 24.08.29 603 37 14쪽
4 1화. 던전4 +2 24.08.28 594 39 12쪽
3 1화. 던전3 +2 24.08.27 605 43 12쪽
2 1화. 던전2 +4 24.08.27 634 41 12쪽
1 1화. 던전1 +10 24.08.27 810 45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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