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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구 님의 서재입니다.

폐교에서 다시 시작하는 신혼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공모전참가작 새글

페이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3 12:46
최근연재일 :
2024.07.04 18:06
연재수 :
5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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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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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36,834

작성
24.07.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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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45. 말복

DUMMY

핵핵···


혀를 빼고 복도 바닥에 벌러덩 누워있는 또랑이의 모습을 도진이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요새 또랑이가 기운이 별로 없는 것 같지 않아?”

“응... 아무래도 더워서 그런 거 같아. 요즘에는 산책하러 가자고 해도 못 들은 척 하더라구”


도진의 말에 도희가 한숨 쉬듯 말했다.

그녀 또한 도진과 마찬가지로 또랑이를 걱정하고 있었다.


늘 투덕거리긴 하지만 도진 다음으로 그녀가 또랑이를 챙겨서 그런지 평소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다.


도진이 시선을 돌려 고양이 놀이방을 바라봤다.

그 안에는 또랑이와 비슷한 자세로 바닥에 누워 있는 보리가 보였다.


미요미요···

미요미요···


“...소리가 왜 저래요?”


도진이 이번에는 승완에게 물었다.

또랑이를 도희가 보살피듯 보리들을 보살피는 건 그녀의 담당이었기 때문이었다.


담당이라고 하기도 뭐한 게, 그냥 그녀들이 본인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신경 쓸 뿐이었지만


“고양이들마다 힘들 때 내는 소리가 달라요. 사람도 특이한 소리 내는 사람들 많잖아요”

‘그래도 저건 너무 특이한 거 아닌가?’


고개를 갸웃한 도진이 다시 한번 보리를 보았다.


미요미요···


숨차하는 소리라고 하니까 처음 들었을 때보다는 이질감이 줄어들었다.

오히려 약간 안쓰럽게 느껴진달까?


‘익숙해지면 중독될지도 모르겠네’


사실 가장 좋은 건 저 소리가 날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또랑이든 보리든 크게 앓았던 아이들이라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하는 게 최고였으니까


그래서 도진들도 당연히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놀이방도 그렇고, 복도도 제법 시원하지 않나?”


놀이방은 애초에 에어컨으로 온도를 조절 중이고 복도 또한 학교 건물 특성상 온도가 꽤 선선했다.

사람이 많다면 체온으로 온도가 오르겠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본관의 사람이라고는 고작 셋이 끝이었으니까


‘가끔 보안 팀원들이 돌아다니긴 하지만 그 정도로는 온도 변화가 없으니까’


오히려 오가면서 문을 여닫는 게 더 온도에 치명적이다.

시원한 실내 공기가 빠져나가고 더운 공기가 들어오니까


“또랑이에게는 이것도 더운 게 아닐까?.”

“보리는 삼색이들 낳고 체력이 많이 떨어진 거 같아요”

“음...”


두 사람의 말에 또랑이와 보리를 번갈아 살펴보던 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두 사람의 말이 일리가 있었다.


‘또랑이가 털갈이를 안 하긴 하지만 털은 두꺼우니까’


또랑이의 종은 골든두들

털갈이를 줄이기 위해 골든레트리버와 푸들을 교배한 품종인 만큼 털은 빠지지 않지만, 수도 많고 두꺼웠다.


그것만 해도 더위에 약할 수밖에 없었다.


‘새끼를 낳자마자 병에 걸렸던 보리도 마찬가지고’


출산 직후에 몸이 약해지는 것은 모든 동물의 공통점

특히 보리의 경우 길냥이 출신으로 출산 직후 온갖 질병으로 죽음 직전까지 갔던 아이였다.


작은 변화에도 컨디션이 영향을 받을 수 있었다.


“놀이방 온도를 1~2도 정도 더 낮춰보죠. 또랑이는 내 작업실로 데려가서 에어컨 온도 20도로 맞춰줘”

“네”

“응, 알겠어”


도진의 말에 두 사람이 알겠다는 듯이 흩어졌다.

그 틈에 도진은 앞으로의 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온도 내리는 거야 그렇다 치고, 좀 더 좋은 방법이 없나’


에어컨은 한시적인 방법일 뿐이었다.

오히려 너무 틀면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기에 또랑이와 보리의 컨디션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영양제도 이미 주고 있고. 찬물로 수영이라도 시킬까”


잠시 고민하던 도진은 고개를 저었다.

목욕이나 수영은 이미 4~5일에 한 번씩 하고 있었다.


아직 운동장에는 각종 놀이기구가 세워져 있었고 그중에는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워터 바운스도 있었으니까.


도진은 그곳을 보안팀의 복지와 또랑이의 목욕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털 말리는데 엄청나게 고생했는데··· ”


물놀이에 3시간

털 말리는 데 2시간이 걸리는 기적의 놀이시간이었다.


그런데도 또랑이가 좋아해서 도희와 번갈아 가면서 놀아줬는데 오늘 보니 큰 도움은 안 된 모양이었다.


"어차피 보리는 물도 별로 안 좋아하니까. 목욕은 제외“


보리는 일반적인 고양이처럼 물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나마 도진이 안아서 목욕시키면 얌전히 있기에 7~10일에 한 번씩 도진이 씻기고 있었다.


미야앙


“응?”


한참 수영과 목욕을 떠올리고 있어서였을까?

뭔가 불길함을 느꼈는지 바닥에 늘어져 있던 보리가 고개를 들어 도진을 불안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니까 쉬어”


미양?


마치 ‘정말? 믿어도 돼?’라는 듯한 울음이었다.

도진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안심했다는 듯이 고개를 떨구는 보리였다.


“이래서 고양이가 영물이라고 하는 거구먼”


단순히 생각만 했을 뿐인데 불안해하다니 

괜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주인이 아니라 집사가 되어가는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때 외부 문이 열리며 익숙한 인물이 도진에게 다가왔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여사님”


고개를 숙이는 여성에게 도진도 같이 고개를 숙였다.

세끼 하우스에서 근무하는 모든 이들에게 예의를 잃지 않는 도진이었지만 앞에 있는 사람에게는 특히 더 깍듯했다.


그도 그럴 게, 눈앞의 여인이 급식실을 총관리 감독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괜히 허 여사님에게 밉보였다가는 반찬 수가 줄어드니까’


허미영, 통칭 허 여사라고 불리는 그녀의 파워는 막강했다.

얼마 전 교육이 끝나 퇴소한 정신 교육자 중에 한 놈이 그녀에게 밥투정을 했었다.


“반찬이 왜 이래? 그렇게 힘들게 굴렀는데 고기나 하다못해 소시지라도 있어야지. 죄다 나물이네. 고아원보다 못해”


제일 어리면서 악질이었던 녀석이었다.

그때 허 여사가 콧방귀와 함께 이렇게 말했다.


“내가 준 밥이 맛이 없으면 먹지 마. 우리도 너 같은 놈에게 먹이려고 몇시간씩이나 불 앞에서 요리한 거 아니니까!”


이 말 한마디로 녀석의 처우가 결정됐다.

그놈은 2일, 총 6끼를 밥과 국 김치만 먹어야 했으니까


그 일 이후, 원래도 무소불위의 지위를 누리던 허 여사는 언터쳐블이 되었다.


‘내게도 그러지는 않으시겠지만 그래도 알아서 조심해야지’


어느 곳이든 주걱을 쥔 사람에게 밉보여서 좋을 게 없었다.

특히 밥을 엄청나게 맛있게 해주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런데 여사님께서 여기까지는 무슨 일로 오셨나요?”


도진의 물음에 허 여사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내일이 말복이잖아요. 초복과 중복은 대표님이 캐오신 버섯들이랑 추어탕으로 넘기긴 했는데, 날씨를 보니 말복은 적당히 넘기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제대로 해볼까 하는데 어떤 게 좋으세요? 삼계탕? 장어? 전복?”


허 여사의 말에 도진이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복날을 꼬박꼬박 챙겨본 적이 없어서인지 이런 쪽으로는 무딘 도진이었다.


하지만 그런 도진도 허 여사의 말은 동감했다.

대충 넘기기에는 요즘 날씨가 너무 살인적이었다.


실내에 있는 자신들과 달리 보안팀과 불 앞에서 조리하는 조리사들을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보양식은 필요했다.


‘다 무난하긴 하네. 그나마 좀 괜찮은 건 장어랑 전복인가?’


삼계탕은 가장 잘 알려진 보양식이었지만 그만큼 너무 익숙했기에 제대로 된 보양식의 느낌은 조금 약했다.

그때 도진의 머릿속으로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냥 그거 다 넣어서 만들어볼까요?”

“닭이랑 장어, 전복을요?”

“네. 해신탕이라고 있다면서요. 그게 보양식으로는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맞나요?”

“해신탕이 보양식 최고봉이긴 하죠. 흠, 그럼 이렇게 할게요 해신탕에 장어는 안 들어가니까 낙지로 바꾸고 얼마 전에 캐오신 도라지로 튀김을 만들면 한상차림이 될 거 같네요”

“오, 도라지튀김! 좋네요. 그럼 그렇게 부탁...”


말을 도진이 갑자기 멈췄다.

도라지튀김을 생각하며 입맛을 다시던 중에 좋은 생각이 머리를 뒤흔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도진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낀 허 여사가 도진을 불렀다.


“대표님?”

“...아? 아, 그렇게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운동장에서 따로 닭을 삶을 건데 이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닭을... 따로요?”


도진의 말에 허 여사의 고개가 기울어졌다.

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어차피 닭을 삶을 거라면 조리도구가 다 갖춰진 급식실에서 하면 될 텐데 굳이 운동장에서 삶겠다니?

그것도 삼계탕보다 더 좋은 해신탕을 준비하면서?


그런 허 여사의 모습에 도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동물들 주려고요. 요새 애들도 기운이 없는 게 보양이 필요할 거 같거든요. 근데 동물들이 먹는 걸 사람이 먹는 거랑 같이하긴 기분이 그렇잖아요. 간도 따로 해야 하고”

“아···네. 그런 이유라면 알겠습니다”


도진의 설명에 이해했다는 듯이 허 여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반려동물이라고 하지만 사람이 먹는 것과 동물이 먹는 것을 같은 솥에 끓일 수는 없는 법이었으니까


혹시나 자신의 요리 솜씨를 믿지 못하는 건가 속상할뻔한 마음이 순식간에 편안해진 건 덤이었다.


“그러면 보안 팀원들에게 말해서 취사도구를 준비해둘까요?”


허 여사의 말에 도진이 손을 휘저었다.

도진이 따로 닭을 삶으려는 이유가 또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니에요. 겸사겸사 촬영도 할 거라서 제가 직접 할게요”

“아”


도진의 말에 허 여사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따로 촬영하지 않아서 자꾸 잊지만, 도진은 너튜버였다.


이제까지는 세끼 하우스에 있는 CCTV와 액션캠으로만 영상을 찍었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각 잡고 촬영할 모양이었다.


“네, 그럼 저희는 일단 해신탕이랑 도라지튀김 준비 들어갈게요”

“네, 늘 감사합니다”

“호호, 저희야말로 늘 맛있게 드셔서 감사하죠”


덕담을 끝으로 허 여사가 조리실로 돌아가자 도진도 사무실로 돌아가 차 키를 챙겼다.

식자재를 대량으로 주문해야 하는 조리실과 달리 그가 필요한 건 고작 닭 몇 마리니 직접 사러 갈 생각이었다.


물론, 계획은 두 사람에 즉시 공유한 상태였다.


“오, 보양식? 그거 좋다. 안 그래도 애가 점점 힘들어해서 걱정이었는데”

“콘텐츠 적으로도 좋아요. 이제까지의 영상은 너무 브이로그 형식이라 다소 심심했거든요. 이번에 찍는 영상 반응이 좋으면 애들을 위한 특식 시리즈 영상을 만들어도 좋겠어요”


두 사람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기에 도진은 그 길로 시내로 나갔다.

이 근처는 편의점도 찾기 힘든 곳이라 제대로 된 음식 재료를 사려거든 어쩔 수 없이 시내로 나가야 했다.


10분 정도 운전하던 도진이 흘긋 가슴에 달린 카메라를 보며 말했다.


“저는 지금 또랑이와 보리들 보양식을 만들기 위해 시내로 향하고 있습니다. 세끼 하우스에는 당장 저희 먹을 보양식 재료도 지금 없거든요”


냥?


갑작스러운 도진의 혼잣말에 삼색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모습이 마치 ‘너 뭐하냐?’는 듯한 느낌이라 도진의 얼굴이 살짝 뜨거워졌다.


하지만 그도 나름 경력이 있는 너튜버

고작 이 정도의 부끄러움은 극복할 수 있었다.


“옆에는 보시다시피 삼색이가···아니, 근데 너 진짜 언제부터 여기 있었니?”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가던 도진이 결국 평정심이 깨졌다.

분명 사무실로 가기 전까지만 해도 고양이 놀이방에 있는 걸 확인했었다.


그런데 차에 타니 어느샌가 보조석에 앉아 있는 게 아닌가?

삼색이가 아니라 사람이었다면 귀신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흐암~


도진의 놀라건 말건 삼색이는 고양이 자세로 기지개를 켜며 하품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소파 꾹꾹이


뽀득뽀득

골골골


말 그대로 배부른 고양이 표정

거기에 눈까지 감고 있으니 더는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운전 후 도착한 곳은 시내의 하나로 마트

이곳이 이 근처에서 가장 큰 마트였기에 차를 주차한 도진이 차에서 내리려 할 때였다.


냥!


이제까지 얌전히 조수석에서 빵을 굽고 있던 삼색이가 갑자기 도진에게로 다가왔다.


“너 안 잤어?”


차에서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길래 잠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그래, 어차피 차에 두고 가는 것도 걱정이었는데 잘됐네”


날씨가 너무 더우니 조금만 있어도 찜통이 될 게 뻔했다.

삼색이를 들어 어깨 위로 올린 도진이 마트에 들어가 정육 코너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뭐 드릴까요?”


도진이 다가오자 50대쯤 되는 사장이 친근하게 말했다.

얼굴의 선도 굵고 호남형인 게 젊었을 때 꽤 인기가 많았을 듯한 인상이었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닭 있죠?”

“아휴, 내일이 말복인데 당연히 있죠. 몇호로 드릴까요? 삼계탕으로 하실 거면 10호나 11호가 적당해요.”

“음, 몇호까지 있어요?”

“국물용이나 볶음용으로 나온 건 16호까지 있긴 한데 저희 매장에는 14호까지밖에 없어요. 그나마 12호가 넘어가면 고기가 아주 질겨서 별로 추천은 안 하고 있고요”

“음...”


주인의 말에 도진이 잠시 고민했다.

사실 동물이 먹을 거니 질겨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그래도 너무 크면 잡내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에 12호 닭으로 세 마리를 구매했다.

그 외 삼계탕에 들어가는 각종 부자재를 산 도진이 고개를 돌렸을 때였다.


“어? 이장님?”

“어? 도진군? 도진군이 여기까지는 웬일인가?”


세끼 하우스가 포함된 마을의 이장이자 얼마 전에 말벌에 쏘여 도진이 병원까지 모시고 갔던 홍 이장이 도진을 보며 반갑게 웃었다.


하지만 도진은 봤다.

자신을 확인한 순간 이장이 들고 있던 물건을 등 뒤로 감추는 것을


‘분명 레토르트 삼계탕이었지’


내일이 말복이니 먹으려고 산 모양이었다.

아내도 일찍 죽고 키우던 아이들은 모두 독립해 혼자 사는 그로서는 이게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런 이장을 보며 짐짓 도진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물었다.


“하하, 내일 말복이잖아요. 원래는 그냥 넘기려고 했는데 너무 더워서 안 되겠더라고요”

“허허... 그렇군...”


도진의 말에 홍 이장의 얼굴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자기 집과 달리 세끼 하우스는 늘 사람이 복작복작하던 걸 떠올린 모양이었다.


그런 이장에도 도진이 슬쩍 물었다.


“그런데 우리 마을에서는 복날 잔치 같은 거 안 하나 봐요? 전에 6시 내 고향 같은데 보니까 오래된 마을들은 다 같이 모여서 밥도 먹고 한다던데”

“허허, 그거야 마을 사람이 있을 때 얘기지. 우리 마을이야 도진군도 알다시피 다 노인들이고 사람도 얼마 없으니...”


도진의 말로 물꼬가 트인 걸까?

홍 이장은 자신이 기억하는 마을의 모습을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 마을도 예전에는 복날마다 모여서 다 같이 먹고 마시고 했지. 애들을 위해 불꽃놀이도 사서 터트리고 후후, 그거 때문에 근처 경찰서에서 얼마나 많이 왔는지. 복날 잔치는 좋지만 제발 폭죽 좀 터트리지 말라고, 전쟁 난 줄 알았다고 말이야”


그들의 마을이 있는 위치는 파주 외곽

북한 개성과도 가까워서 더 경찰이 말렸을 것이다.


그렇게 한동안 예전 마을의 모습을 말하던 홍 이장은 곧 현실을 깨달았는지 처연한 미소를 지었다.


“허허, 지금은 뭐, 이 꼴이지만 말이야. 다들 나처럼 이런 거나 데워 먹거나 그도 아니면 대충 때우는 날이 되고 말았어”


이장이 방금 감춘 삼계탕 레토르트를 보여줬다.

부끄러워 숨겼지만 이제 그런 감정도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허허, 그래도 요새는 마을이 좀 사람 냄새가 나고 있지. 이게 다 도진군 덕분이야. 그 집에 젋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니 마을 전체로도 활기가 느껴진단 말이지.”

“제가 뭘 하는 게 있나요”

“후후, 원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이제까지 비어있던 사람 수가 채워지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지. 그러니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그 말을 끝으로 이장은 계산대로 향했다.

터덜터덜 걷는 그의 손에는 오직 삼계탕 레토르트 하나뿐이었다.


“···.”


그 모습을 잠시 살피던 도진은 곧 몸을 돌려 정육 코너로 향했다.

계획에는 없었지만, 삼계탕을 더 만들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대량으로

4822300184_새끼 고양이가 조수석에서 꾹꾹이하는 그림 그려줘. 사람없이 고양이만.png

4822300186_새끼 고양이가 조수석에서 꾹꾹이하는 그림 그려줘. 사람없이 고양이만.png

이런 애가 조수석에 타고 있으면?

내리라고 할 수 있나요?


작가의말

슬슬 복날이네요

모두 보양식 드시고 힘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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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 흰둥이 +4 24.06.21 4,985 162 13쪽
35 34. 멸종위기종의 위엄 +9 24.06.20 4,980 169 16쪽
34 33. 잘 차려진 뷔페 +6 24.06.19 4,862 135 17쪽
33 32. 귀신의 정체 +10 24.06.18 4,996 145 19쪽
32 31. 이이제이 +4 24.06.17 4,947 142 15쪽
31 30. 라이브 +6 24.06.16 5,128 156 14쪽
30 29. 어그로의 효과가 너무 쎄다 +4 24.06.15 5,189 146 14쪽
29 28. 버그 하우스 +8 24.06.14 5,321 157 14쪽
28 27. 세끼 하우스의 도둑 +8 24.06.13 5,495 162 16쪽
27 26. 청룡이와 잠보 +9 24.06.12 5,649 154 15쪽
26 25. 교육하는건 내가 아닐테니까 +11 24.06.11 5,750 166 22쪽
25 24. 좋은 말로 할때 꺼져 +4 24.06.10 5,821 162 20쪽
24 23. 운동장 폐장 +9 24.06.09 5,873 163 16쪽
23 22. 사라진 세번째 소원 +21 24.06.08 5,854 15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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