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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페구 님의 서재입니다.

폐교에서 다시 시작하는 신혼생활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라이트노벨

공모전참가작 새글

페이소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23 12:46
최근연재일 :
2024.06.23 18:03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88,548
추천수 :
2,790
글자수 :
259,795

작성
24.06.13 12:30
조회
1,927
추천
76
글자
16쪽

27. 세끼 하우스의 도둑

DUMMY

“으그그그! 피곤하다”


끼잉..끼잉···


도진이 샤워실에서 나오자마자 또랑이가 낑낑대기 시작했다.

이후의 도진의 입에서 나올 말을 알고 있던 것이다.


“또랑아, 오늘도 수고 많았어. 이제 잘 시간이야”


낑...낑···


“이런, 또랑이가 더 놀고 싶구나? 그래도 안 돼. 오늘은 이걸로 끝. 대신 내일은 플라잉 디스크로 놀아줄게. 아까 보니까 택배 왔더라”


끼잉.. 끼잉...


도진의 말에도 또랑이는 계속해서 낑낑거리며 불쌍한 척을 했다.

얼굴을 손에 비비면서 눈치를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모습에 순간 마음이 약해지려던 도진이었지만 곧 마음을 다잡고 또랑이를 작업실로 보냈다.


그곳에 있는 쿠션이 녀석의 침실이었다.


“이제 또랑이 너도 이제 많이 안정됐잖아. 잠은 따로 자는 게 좋다고 개통령 아저씨도 말했단 말이야”


굿닥터 원장조차도 반려동물은 분리불안을 안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잠은 따로 자는 게 좋다고 했다.


“정상적인 반려견의 경우 주인과 계속 같은 자리에서 자다 보면 주인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잠을 잘 못 자거나 의존도만 높아져 오히려 분리불안에 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랑이의 경우는 특이하니 당분간은 어쩔 수 없더라도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잠자리는 구분하는걸 추천해 드립니다”


또랑이의 추가 치료를 위해 병원에 들른 도진에게 원장이 한 말이었다.

도진은 원장의 추천을 받아들였다.


그날부터 천천히 또랑이와 잠자리를 분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끼잉?


이전까지는 숙직실에서 같이 자던 도진이 자신을 작업실로 밀어내자 또랑이는 처음에 당황했다.

물론, 처음부터 철저하게 독립시킬 순 없었다.


또랑이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아이였기에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도 있었으니까

그래서 도진이 선택한 방법은 단계별 분리였다.


첫날에는 30분만 작업실로 보냈다가 다시 숙직실로 불렀다.


둘째 날에는 1시간, 그다음에는 2시간

또 그다음에는 4시간


그리고 5일째 되는 날은 숙직실로 부르지 않았다.

완전히 분리된 것이다.


끼잉···끼잉···


“아무리 불쌍한 척 해도 안 돼. 어렵게 노력해서 이제 각방에서 잘 수 있게 됐잖아?”


결론적으로 말하니 쉬운 것 같아도 도진과 또랑이의 분가가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또랑이가 안정할 수 있게 숙직실과 작업실의 문을 열어 얼굴을 보여줬음에도 또랑이는 끊임없이 울었다.


당장에라도 도진에게 가고 싶다는 칭얼거림이었는데 견주로서 이걸 견디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거기다 잠깐이라도 한눈을 팔면 슬쩍 눈치를 보며 숙직실로 들어오는 것은 덤이었다.


대형견이 주인의 눈치를 보며 다가온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 이 모습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도진은 반응하지 않았다.

또랑이는 보기보다 똑똑해서 그렇게 받아주면 다음에도 똑같이 행동할 게 뻔했던 것이다.


“자, 어여 들어가서 자. 착하지?”


킹···.


도진의 말에 또랑이가 풀 죽은 모습으로 작업실로 향했다.

귀와 꼬리를 축 늘어트리고 주기적으로 도진을 바라봤지만 도진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또랑이와 도진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시간을 통해 완성한 분리 수면을 다시 원점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은근히 우리 오빠가 독하다니까?”

“저게 맞는 거야. 너 결혼하고도 또랑이랑 같이 자고 싶어?”


복도에서 도진과 또랑이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도희와 도진이 서로를 향해 속삭였다.

그녀들의 침실도 같은 층에 있다 보니 뜻하지 않게 매일 밤 저 둘의 헤어짐을 직관하고 있었다.


“응? 난 상관없는데?”

“너 잘 생각해라? 부부 침실에 같이 있는 거야. 저 순진무구한 얼굴로 너희를 보고 있는데 뜨밤 가능하겠어?”

“미쳤나 봐! 뜨밤은 무슨 뜨밤!”

“미친 건 네가 미친 거지. 다 큰 년이 어디 내숭이야? 그럼 결혼해서 아무 것도 안 할 거야? 너 도진씨 고문하려고 결혼하니?”

“시, 시끄러워! 빨리 안 들어오면 그냥 문 닫는다?”


승완의 말에 얼굴이 빨개진 도희가 서둘러 여교사 휴게실로 들어갔다.

일전에 도진이 이곳과 옆에 있는 교실을 터서 두 사람을 위한 침실로 만들어준 것이다.


“하여간, 알 거 다 알면서 내숭은”


부끄러워하는 도희의 모습을 비웃은 승완도 곧 도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승완마저 침실로 사라져 인기척이 사라졌을 떄


슥슥슥


하얀 존재가 복도에 나타났다.

야간용 간접 등만 비춰진 복도를 살펴본 그 존재는 조용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도


* * *


“으그그그그”

“오빠, 좋은 아···왜 그래? 어디 아파?”

“응? 아, 어제 베개 없이 자서 그런가? 목이 좀 뻐근하네”

“응? 오빠 배게 안 써?”

“아니, 쓰지. 그런데 없어졌더라고”

“응? 그럴 리가. 그냥 오빠가 못 찾은 거 아니야?”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고 다 뒤져봤는 데 없어. 저기가 그렇게 넓은 곳도 아닌데 못 찾을 리도 없고”


도진이 자신이 나온 숙직실을 가리키며 말하자 도희와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승완도 고개를 끄덕였다.


도진이 침실로 쓰고 있는 숙직실은 자신들의 침실과 다르게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녀들의 침실 크기가 교실의 1.5개 크기라면 도진이 쓰는 숙직실은 0.5 정도랄까?


그 좁은 곳에서 물건을 잃어버린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됐다.


“이상하네. 이 층은 우리밖에 없는데 누가 가져갔을 리는 없고”

“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둘 다 모르는 일이라는 거지?”

“엥? 무슨 의미야?”

“제가 도진씨가 자는 곳을 들어갈 리가 없잖아요. 도희면 몰라도”

“나, 나도 아냐. 내가 저기를 왜 들어가?”


승완의 말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도희의 얼굴이 급격히 붉어졌다.

평소라면 그런 도희의 모습이 귀엽다며 도진이 웃었겠지만, 지금의 그는 달랐다.


“...혹시 뭔가 걸리는 일이라도 있나요?”


심각한 표정으로 복도 이곳저곳을 살피는 도진의 모습에 승완이 물었다.

그녀의 말투도 도진처럼 조심스러워져 있었다.


“안 그래도 요새 좀 느낌이 이상했거든요. 혹시 두 사람은 뭐 없어진 물건 없어요?”

“나? 나는 딱히···? 승완쓰, 너는?”

“나도. 있는 거라고는 옷이랑 개인 장비들인데 그거야 매일 체크하고 있어서”

“너 자주 입던 꽃무늬 원피스 안 보이던데?”

“아, 그건 버렸어. 먹보가 내 품에서 거하게 토했거든. 대충 빨면 될까 했는데 안 되겠더라고”

“으헉”

“그러는 너도 체크무늬 치마 안 보이던데?”

“아, 그건 찢어졌어. 고양이 방 선반에 걸렸는데 모르고 움직이다가 쫘악! 소생 불가라 고이 보내드렸지”


거기까지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이 도진을 봤다.

자신들은 이상무라는 의미였다.


그 모습에 도진이 다행이라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 다행이네. 내 물건이 자꾸 사라져서 두 사람에게도 그런 일이 있나 걱정했거든”

“엥? 설마 베게 말고도 또 사라진 게 있어?”

“응. 내 모자랑 양말, 옷도 몇 벌 안 보이고···아, 아침에 보니 슬리퍼도 한 짝 없어졌더라”

“헐”

“이건···좀 이상하네요”


도진의 말에 두 사람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다 한 개 정도는 잃어버릴 수 있지만 저렇게 연속적으로 뭔가가 없어지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으니까


"일단 한 번 더 찾아볼게. 가능성은 작지만 내가 정말로 어디에 두고 잊어먹었을 수도 있으니까“

“응, 우리도 혹시나 어디에 있나 찾아볼게”


그렇게 도진의 물건이 사라진 사건은 대충 마무리되는가 싶었다.

하지만 사무실로 들어선 일행은 이게 생각보다 심각한 일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액션캠이 사라졌어”

“어? 오빠가 가슴에 달고 다니는 그거?”

“정말이네. 채스트 스트랩도 싹 사라졌어”


우연히 액션캠으로 좋은 영상을 건진 이후로 도진은 항상 액션캠을 차고 다녔다.


다만 카메라 한 대로 모든 시간을 커버할 수는 없으니 사무실에 항상 여분의 카메라를 충전해 놓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카메라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심지어 어제 자기 전에 벗어놓은 스트랩까지 전부


“도둑이 들었나 보네요”


승완의 말에 도진과 도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이외의 다른 가능성은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때 도희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뭔가 이상한데? 다른 건 그대로잖아”


도희의 말에 승완과 도진이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그녀의 말대로 사무실의 다른 전자 제품은 그대로였다.


TV, 노트북, 스피커, 대형 모니터에 태블릿까지

카메라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물품은 무사한데 오직 카메라만 사라진 것이다.


세 사람의 얼굴에 물음표가 한층 더 짙어졌다.


"일단 복도 CCTV를 확인해보죠. 샤워하기 전까지는 있었으니까 그 뒤 시간만 확인하면 될 거 같아요“


도진의 말에 세 사람은 보안용 컴퓨터 앞으로 모여들었다.


CCTV 전용 컴퓨터였다

세끼 하우스의 넓이만큼 설치된 CCTV도 많다 보니 CCTV만 따로 관리하는 컴퓨터가 필수였다.


딸칵 딸칵


보안키를 입력한 도진이 2층 복도를 비추는 폴더를 열었다.


“어제 우리가 10시에 퇴근했나?”

“응, 그쯤 흩어졌으니 9시대 영상부터 보면 될 거 같아”


CCTV는 3시간 단위로 끊어져서 저장됐기에 10시 이후의 상황을 보기 위해서는 9시 영상을 보는 게 맞았다.


도희의 말에 도진이 9시 영상을 재생하고 재생바를 움직였다.

복도를 오가며 웃고 떠드는 일행의 모습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10시에 퇴근했다곤 하지만 실상 이곳이 집인 그들에게는 그저 저녁 식사 이후의 평범한 일상일 뿐이었다.

그렇게 모두 샤워를 끝내고 침실로 흩어지자 복도의 불이 꺼지고 간접 등만 남았다.


“여기는 별다를 게 없는데”

“새벽에 들어왔나? 다음 거 보자”

“응”


도진이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의 영상을 재생했다.

하지만 이번 영상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흡사 사진처럼 멈춰버린 영상은 그대로 반이 흘러갔다.

그때 승완이 도진에게 외쳤다.


“잠시만요! 방금, 사무실 문이 이상했어요. 영상 뒤로 돌려보세요”

“네”


승완의 말에 도진이 키보드로 영상을 뒤로 돌렸다.

마우스로 잡아끌었다가는 또 순식간에 지나갈 위험이 있었다.


그렇게 키보드를 대여섯번쯤 눌렀을 때였다.


“여기!”


승완의 말에 영상을 멈춘 도진의 눈이 살짝 커졌다.

정말로 이전 영상들과 다르게 사무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문을 열고 들어간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뭐야? 왜 아무도 없어?”

“그···그러게? 이게... 왜 이렇지?”


도희의 말에 승완이 떨떠름하게 답했다.

방금까지 기세 좋게 틀린 포인트를 잡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 이 영상으로는 잘 모르겠네요. 다른 영상을 봐야곘어요”


구도가 사무실 입구와 그 뒤쪽 복도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도진들이 사무실을 들어가는 모습도 상체만 보였기에 만약 도둑이 허리를 숙이고 들어갔다면 안보일 가능성이 높았다.


딸깍딸깍


도진이 좀 더 멀리에서 사무실 입구를 찍은 영상을 재생했다.

너무 멀어서 얼굴은 제대로 구별이 되지 않겠지만 이 영상이라면 누가 들어갔는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상을 확인한 도진의 얼굴에 황당함이 어렸다.

그건 다른 두 여인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또랑이 맞지?”

“또랑이네요”

“얘가 어떻게 문을 연 거지?”


새벽 2시쯤 작업실 문을 열고 나온 또랑이가 복도를 서성이더니 앞발로 사무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 몇초 후에 나온 또랑이의 입에는 익숙한 물건이 물려있었다.


도난당했다고 생각한 도진의 액션 캠이었다.

또랑이는 그 뒤로 몇번을 더 사무실을 들락거리며 남은 액션캠과 스트렙까지 물고 나오더니 야무지게 앞발로 사무실 문까지 닫았다.


“···문단속 한번 확실하네”

“이걸 칭찬해야 하는 건지...”


잠시 서로를 바라보던 세 사람은 허탈한 웃음과 함께 도진의 작업실로 향했다.

그곳에 도진의 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또랑이가 캠을 물고 복도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긴 했지만, 마지막에는 자기 집으로 향했으니 아마 틀림없을 것이다.

더불어 도진은 자신이 이제껏 잃어버린 물건도 그곳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컹?


세 사람이 아침부터 작업실로 들어오자 늦잠을 자고 있던 또랑이가 슬쩍 눈을 떴다.

마치 ‘아침부터 무슨 일이야?’라는 듯한 모습에 실소를 지은 세 사람은 우선 케이지를 확인해봤다.


또랑이가 쿠션에서 자고 있으니 일단 그곳부터 확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예상처럼 그 안에는 도진의 물건이 있었다.


“내 슬리퍼네. 역시, 또랑이 네가 가져갔구나?”


컹?


도진들이 케이지에 다가갈 때부터 불안해하던 또랑이는 결국 그 안에 숨겨놓은 보물을 들키자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필사적으로 도진의 눈치를 살폈다.


정말로 눈치를 본다기보다는 이 모습을 도진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애교를 떠는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안 돼 이 녀석아. 나머지 물건은 다 어디에 숨겼어?”


케이지에서 찾은 물건은 도진의 슬리퍼뿐이었다.

다른 물건들과 카메라는 보이지 않았기에 도진은 과감하게 또랑이가 앉아있는 쿠션을 뒤졌다.


잠에서 깬 또랑이가 눈치를 보면서도 계속 궁둥이를 붙이고 있는 게 의심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제대로 적중헀다.


“찾았다. 그런데... 왜 하나뿐이야?”


자신이 자기 직전에 벗은 스트랩과 액션캠 하나가 쿠션 밑에 깔려 있었지만 다른 물건들은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

도진이 또랑이를 추궁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또랑이는 자리에 없었다.


도진이 쿠션을 뒤지는 순간 이미 자리를 벗어난 것이다.


“이 자식, 나머지는 어디에 숨겼지?”

“혹시 말이야, 이런 장소가 다른데 또 있는 거 아냐?”

“다른 곳에?”

“왜, 아까 영상에서 보니까 또랑이가 캠 물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잖아. 그게 그냥 밤 산책이 아니라 보물창고에 물건을 두고 온 거면?”


도희의 말에 도진과 승완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러고 보니 영상에서 또랑이의 행동이 이상했다.


“...영상을 좀 더 자세히 봐야겠네”


방금 찾은 체스터와 액션캠을 찬 도진이 사무실로 향했다.

본격적으로 영상을 확인해야 할 시간이었다.


* *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도희의 예상은 정확했다.

다만 그 장소가 한곳이 아니고 본관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게 문제였지만


과학실, 놀이터, 텃밭, 창고

또랑이는 총 네곳의 보물창고를 만들어 도진의 물건을 보관했었다.


과학실에 베개와 나머지 액션캠이

놀이터에는 모자가, 텃밭에는 양말이

마지막 창고에서는 잃어버린 옷이 발견되었다.


“이 정도면 그냥 저주 아니야? 나 일본 영화에서 이런 거 본 거 같은데”

“무서운 소리 그만해”


도희의 농담에 승완이 정색했다.

귀신 같은 오컬트류에 약한 그녀였다.


“그런데 특이하다. 보통 방문은 고양이들이 잘 여는 거 아니었어?”

“응? 보통은 그렇지?”

“보리들은 얌전하게 놀이방에서 잘 지내잖아? 그런데 오히려 또랑이가 문을 열고 나오네. 뭔가 개와 고양이가 바뀐 거 같아”

“···그러고 보니 이상하네? 그럴 리가 없는데"


갇혀 있는 걸 싫어하고 탈출을 즐기는 고양이의 습성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었다.

결국 이상함을 참지 못한 승완이 말했다.


“오늘은 먼저 놀이방에 가 있어. 나는 CCTV 영상 좀 확인해볼게”

“응? 알겠어”


도희를 먼저 보낸 승완이 보안 PC에 앉아 고양이 놀이방을 비추는 CCTV를 확인했다.


“낮에는 필요 없으니 넘기고”


어차피 고양이는 야행성이 많았다.

게다가 낮에는 그들이 거의 같이 있으니 굳이 영상을 볼 필요도 없었고


승완이 오전 3시부터 6시까지의 영상을 재생할 때였다.


꺄아아아악!


1층에서 도희의 비명이 들렸다.

그 소리에 놀란 승완이 영상을 끄지도 못하고 도희에게 달려갔다.


그때 영상 속 놀이방 문이 스르륵 열리더니 그 안에서 6마리의 고양이가 복도로 나오기 시작했다.

어미와 새끼들은 복도에서 잠시 기지개를 켜더니 곧 흩어졌는데 그들이 다시 돌아왔을 때는 저마다 입에 꿈틀거리는 뭔가를 물고 있었다.


8개, 6개, 더러는 셀 수도 없이 많은 다리를 달고 있는 것들은 고양이들 입에 물린채 놀이방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작가의말

내가 간식을 준 적도 없는데 반려동물이 뭔가를 오물거리고 있다?

그것은 공포입니다


ps : ....뭔가 연재 시간이 잘못되었어... 어디부터 잘못된걸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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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 운동장 폐장 +5 24.06.09 2,122 8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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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 신고받다. +1 24.06.05 2,304 70 18쪽
18 17. 폐쇄해주세요 +4 24.06.04 2,293 76 12쪽
17 16. 왕 원장과의 약속 24.06.03 2,333 73 17쪽
16 15. 마스크를 벗고 +1 24.06.02 2,404 69 14쪽
15 14. 삼색이야 +5 24.06.01 2,474 69 16쪽
14 13. 농사를 짓다. +3 24.05.31 2,556 74 17쪽
13 12. 초호화 놀이방 +7 24.05.30 2,594 8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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