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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르니

금강불괴는 링에서 힐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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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도파밍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2
최근연재일 :
2024.05.26 23:58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2,418
추천수 :
90
글자수 :
117,391

작성
24.05.08 10:03
조회
239
추천
8
글자
13쪽

ROUND 1

DUMMY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수도 없이 입력해본 키워드.


[인생 재미있게 사는 법]


고작 17년 살았을 뿐인데 인생을 감히 지루하다고 평가하다니.

누군가는 한심하다고 혀를 끌끌 찰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부, 운동, 게임, 연애 등 모든 방면에 있어서 재능이 제로에 가까웠던 나에게 삶의 낙은 없었다.

노래 가사처럼 뭘 해도 ‘거기서 거기’였으니까.


아, 하나 있긴 했다.

내가 유일하게 푹 빠져있는 것.

그건 바로 짧은 영상으로 이루어진 콘텐츠 ‘숏폼’이다.


조회 수 한 자리 영상까지 챙겨볼 정도니 말 다했지.


다만 ‘숏폼’으로 충전되는 도파민은 미약하면서도 일시적이었기에, 내 인생에 그다지 큰 재미를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그랬는데.

분명 그랬는데.


치질 수술을 하고 내 인생이 달라졌다.


//


“치질입니다.”

“네?”


항문외과 의사의 소견을 듣고 반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작 스쿼트 몇 번 했다고 치질이라니.

그것도 원판 바벨 무게 다 합쳐서 50kg 밖에 안 됐는데.


“평소 화장실에서 대변볼 때 오래 앉아 있었죠?”

“아···.”


뜨끔했다.

나는 도파민 중독자였으니까.

오죽하면 게임 닉네임도 도파민을 파밍한다는 뜻을 담아 ‘도파밍’으로 지었을 정도다.


요즘 ‘숏폼’을 어찌나 자극적으로 재밌게 잘 만드는지, 5분만 보겠노라 다짐해도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있었다.


“그런 습관으로 가뜩이나 항문 건강이 악화가 돼있었는데 스쿼트로 복압이 높아져 항문 주변 혈관에 무리가 간 것 같습니다.”


예전에 헬스 커뮤니티에서 스쿼트를 하다가 치질에 걸린 후기를 본 적이 있었다.

당시 댓글에 “야, 너도?”라고 줄줄이 달리긴 했다만 나도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줄 몰랐다.

이런 건 3대 500kg 치는 사람이나 걸리는 병인 줄 알았으니까.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 정도면 치질을 잘라내야 합니다.”

“그 말은 즉···.”

“수술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제길.

글을 쓴 사람에 따르면 치질 수술 후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고 하던데.

비유하기로는 마치 항문에 유리 조각이 여러 개 박힌 것 같다나 뭐라나.


“걱정마세요. 수술 후 별다른 통증이 없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내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걸 눈치 챈 건지 의사는 곧장 위로의 말을 던졌다.


“반대의 경우도 있나요?”

“물론입니다. 그런 경우엔 무통 주사를 쓰면 됩니다.”


의사의 입에서 ‘무통 주사’라는 단어가 나오자 걱정이 썰물처럼 싹 사라졌다.

친누나가 1년 전 조카를 자연분만으로 낳은 뒤 ‘무통 만세’를 외쳤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그럼 해주세요. 수술.”


나는 자신 있게 외쳤다.

친누나의 호언장담 때문이 아니어도 수술을 해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바로 한 달 남은 전국 생체 복싱대회.

복싱 인생 1년 만에 처음 나가는 대회인데, 고작 치질 때문에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릴 순 없지.


수술대에 누워 있으니 가장 먼저 하반신 마취가 진행됐다.


하반신에 저릿한 느낌이 서서히 번지기 시작할 때.

간호사가 대뜸 내 귀에 이어폰을 꽂았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자.


“어떤 노래 듣고 싶어요?”


이렇게 묻길래.


“아무거나요.”


이렇게 답했더니 곧 귓가에 감미로운 선율이 울렸다.

생전 듣지도 않았던 클래식을 치질 수술 중에 듣게 될 줄이야.


한 세 곡 정도 들었을 때.


“끝났습니다.”


생각보다 치질 수술이 신속하고 간단하게 끝났다.

하반신 마취 덕분인지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취가 풀릴 때까지 병실에서 누워 있을게요.”


곧 내 의지와 달리 낯선 병실 침대에 몸이 눕혀졌고 나는 멀뚱히 천장만 바라보았다.

마취 때문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할 만하네. 치질 수술.’


그러나 이는 무지에서 온 오만이었다.

생각보다 하반신 마취는 일찍 풀렸고, 수술이 끝난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시발!”


내 입에선 육두문자가, 두 눈에선 눈물이 줄줄 나왔다.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의 고통이 항문을 시발점으로 온몸에서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머리를 든 채 침대 위를 뒹굴 거리고 있던 건지, 상태를 보러 온 간호사가 빛보다 빠른 속도로 내게 달려왔다.

그녀는 곧바로 손으로 내 이마를 눌러 머리를 들지 못하게 막았다.


“이러면 치질 재발해요. 혹시 통증 심하세요?”


나는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안 나올 만큼 너무 아팠기에.


“그럼 무통 주사 넣어 드릴까요?”

이번엔 혼신의 힘을 다해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만요. 마취과 선생님 불러올게요.”


간호사가 병실 밖으로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 의사가 들어왔다.

그는 내 등에 마취크림을 바르고는 척추와 뼈 사이에 기다란 바늘을 꽂았다.


“30분 지나면 통증이 사라질 겁니다. 다만 4시간 지나면 다시 돌아와요.”


그가 나가자마자 나는 두 눈을 꼭 감은 채 속으로 숫자를 셌다.


‘1, 2, ···, 1799, 1800.’


정확히 30분 뒤.

마치 누가 알람을 맞춰놓은 것처럼 항문을 쑤시던 통증이 싹 사라졌다.


왜 친누나가 자연분만 때 무통 만세를 외쳤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다.

천국이 있다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싶었으니까.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 않자 나는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치질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누워서 푹 쉬는 거라고 했으니까.


그 말은 즉, 도파민 충전의 시간이 도래했다는 얘기지.


너튜브로 각종 짧은 동영상들을 보고 있던 그때.

알고리즘이 한 영상을 추천했다.


그것은 2년 전에 열린 올림픽 복싱 16강전 영상이었다.


대진 운이 안 좋았던 건지 16강에서 맞붙게 된 우리나라 선수들은 서로를 향해 격렬한 펀치를 주고받다가도 수시로 끌어안아 지루함을 느끼게 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복싱은 메달밭이었던 효자 종목이었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금맥이 끊긴 상태.

영상을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도파민이 영 충전되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알고리즘의 추천 영상들을 살펴보던 중 한 영상이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것은 국내 마지막 세계챔피언인 김도일 선수의 8번째 방어전이었다.


퍼퍽!

퍼어어억퍼억!


확실히 달랐다.

파워, 경기력, 반사 신경 등 모든 게 비범했다.


‘레전드 경기’라는 제목처럼 김도일 챔피언은 가히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영상을 보고 있으니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게 느껴졌다.

이는 중독성 높은 도파민을 파밍했을 때 느껴지는 짜릿함이었다.


초반에 호기롭게 달려들던 상대 선수는 묵직한 펀치를 몇 차례 얻어맞자 점차 소극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이래서 기선 제압이 중요한 법이지.

상대의 힘을 느끼는 순간 저도 모르게 위축이 되니까.

선천성 무통각증이라도 앓고 있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그 순간 배터리가 방전돼 핸드폰이 꺼졌고, 액정에는 나의 초라한 모습이 비쳐졌다.


‘괜히 세계 챔피언 경기를 봐서 비참해지기만 했네.’


침대 위에 핸드폰을 내던지고 멍하니 천장을 응시했다.


‘나도 올림픽···. 아니, 세계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고작 1년차 복린이가?

웃음 밖에 안 나오는 상상이었다.


가만.

그러고 보니 시간이 꽤 지난 것 같은데?


그제야 벽면에 걸려있는 시계가 눈에 보였다.


“어?”


도파민 중독은 정말 위험하다.

어느새 5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으니.


그런데 무통 효과가 4시간만 지속된다고 하지 않았나?


이상한 일이었다.

항문을 칼로 쑤시는 것 같았던 통증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걸어보았다.

그럼에도 항문은 너무나도 멀쩡했다.


역시 누워서 푹 쉬는 게 최고의 치료법인 건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제대로 항문을 풀어주기 위해 좌욕실로 향했다.

좌욕을 해서 항문 주변 혈액순환을 도와줘야 빨리 완쾌한다고 의사가 신신당부 했으니까.


좌욕기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작동’ 버튼을 누르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항문 주변에 물이 고이는 게 느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물에선 보글보글 거품이 일었다.


태어나 처음 해본 좌욕이라 그런가?

영 시원찮은 느낌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무래도 엉덩이에 닿는 물이 미지근해서 그런 거라 생각했다.


좌욕기를 보니 한쪽에 온도가 설정돼 있었다.

온도를 높이기 위해 버튼을 누르려던 순간.


“뭐야?”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벽면에 걸린 설명서에는 40도로 설정해서 이용하라고 적혀 있었지만, 내가 사용한 좌욕기에는 ‘50’이라는 숫자가 떠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카는 45도로 탄 물을 넣지 않으면 분유를 아예 안 먹었다.

그래서 잘 알고 있었다.

50도가 얼마나 뜨끈한 물인지를.


서둘러 속옷을 올려 입고 좌욕실 밖으로 나오자, 때마침 한 간호사가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저기 간호사님.”

“네?”

“저 한 대만 때려줄 수 있어요?”

“네?”


간호사는 당황해하며 반문했다.


“제발 한 대만 때려주세요.”

“음···.”


미친놈으로 생각할 법도 한데 간절히 애원한 게 통한 건지 간호사는 나를 복도 끝으로 데려갔다.

주변에 CCTV가 없는 걸 보아 일부러 사각지대로 데려온 모양이었다.


간호사는 잠시 고민하더니 내 어깨를 툭 때렸다.


“이렇게요?”

“아뇨. 더 세게요. 마치 저를 최악의 상사라고 생각하고 때려주세요.”

“진짜 그래도 돼요? 안 그래도 저 방금 상사에게 된통 깨지고 왔는데···.”

“여기 어차피 CCTV도 없잖아요. 때리세요.”


간호사는 한동안 망설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등짝을 향해 강력한 손찌검을 날렸다.


찰싹!


그와 동시에 날카로운 타격음이 복도에 울려 퍼졌다.


“아, 죄송해요. 제가 너무 세게 때렸죠?”


간호사는 얼얼해진 손을 만지작거리며 거듭 사과를 했다.


“괜찮아요. 제가 부탁한 거잖아요.”


빈말이 아니고 정말 괜찮았다.

하나도 아프지가 않았으니까.


무통 주사를 맞고 통증이 계속 느껴지지 않는 건 명백한 의료사고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황해하며 의사에게 달려가거나 소송을 준비하겠지.


허나, 내 입 꼬리는 광대를 향해 승천했다.


지이이잉-.


때마침 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박길태 관장에게서 온 전화였다.


“전화통화 하세요. 저도 볼일 보러 갈게요.”


사회생활하면 눈칫밥을 배부르게 먹는다더니.

간호사는 타이밍 좋게 자리를 비켜줬다.


그녀의 모습이 더 이상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

나는 핸드폰을 귓가에 가져갔다.


“네. 관장님.”

- 치질 수술 받았다며. 전국 생체 나갈 수 있겠어?

“물론입니다.”

- 아니, 무슨 고등학생이 치질 수술을 받아. 네가 공부를 잘 하면 몰라. 몇날며칠 주구장창 게임만 한 거 아니야?

“에이, 운동하느라 치질 생긴 거예요.”


한동안 말이 없는 박길태 관장.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 인마. 누가 보면 엘리트 선수인줄 알겠다.

“제 열정만큼은 엘리트 선수 뺨치는 거 아시잖아요.”

- 그렇긴 하지. 아, 안 그래도 전화한 이유가 그 때문이긴 한데.


박길태 관장은 한동안 머뭇거리고는 입을 다시 열었다.


- 전국 생체 대진표가 확정됐는데 어쩐지 이상해서 말이야.

“왜요?”

- 아직 정확한 증거가 없는데 네 상대가 엘리트 선수로 추정 되고 있어.

“네? 생체에 엘리트가 나올 수 있어요?”

- 아니. 규정 위반이지.


박길태 관장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당연했다.

직장인이나 일반인이 취미로 가볍게 참여하는 대회에 체중‧체고‧체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전문적으로 복싱을 하는 선수가 참여하는 건 밸런스에 어긋나는 일이니까.


“생체에서 실전 연습 겸 양민학살을 하겠다는 거네요.”

- 그렇지. 찾아보니까 이 새끼 이거 한 달 뒤에 엘리트 대회 잡아놨더라. 딱 봐도 몸 풀려고 부정 출전 저지르는 것 같아. 그래서 협회에 따지고 싶은데 대회는 고작 한 달 남았고 아직 확실한 증거도 없어서···. 미안하지만 안전을 생각해서 기권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


불과 1시간 전이었으면 나는 박길태 관장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국 생체지만 어쩌겠는가.

엘리트 선수와의 대결에서 내가 이길 확률은 0%, 부상 위험은 100%에 가까울 테니까.


하지만 지금 나는 ‘무통 천국’을 누리고 있다.


“기권 안 해요. 관장님.”

- 뭐?

“엘리트 선수면 뭐 어때요. 싸워보기 전까진 결과를 모르는 거잖아요.”

- 너···. 치질 수술하더니 무서운 게 없어졌구나?

“그런가 봐요. 부정 출전이라고 들으니 이 악물고 싸워야겠단 생각 밖에 안 들어요.”


박길태 관장의 말처럼 무통 효과가 두뇌에도 번진 건지 근자감이 치솟는 게 느껴졌다.


- 어휴. 난 분명 말렸어. 다쳐도 모르는 일이야.

“알겠습니다.”


박길태 관장과의 전화를 끊은 뒤 뺨을 세게 때렸다.


찰싹!


소리는 요란했지만 아무런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믿기지 않아서 또 한 번 때렸다.


찰싹!


이번에도 똑같았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했을까.

자학을 하면서도 입가에선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인생 재미있게 사는 법’을 드디어 찾았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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