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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의 품격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8.03.04 13:41
최근연재일 :
2018.07.16 23:00
연재수 :
114 회
조회수 :
298,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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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3
글자수 :
669,586

작성
18.03.29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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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9. 재회

DUMMY

9. 재회(再會)



장소오는 저녁때가 되어서야 천수를 볼 수 있었다.


“천수는 정무맹과 대광명교가 서로 맞대고 있는 경계선인데 늙은 여우가 또 술수를 부리는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보내다니!”


작은 도시 천수를 보며 장소오는 중얼거렸다.


이제는 길 위에 있는 자신의 모습이 익숙한 것을 넘어 아예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


지금까지 중원 어느 곳이든 가보지 않은 곳이 없었다.


“진소현의 호출 때문에 남궁영이 정무맹 본진에 들어가는 것까지는 보지 못했어!”


남궁영이 정무맹 부책사에 임명되자 무림연합과 대광명교에서 즉각 전서구가 날아왔다.


당연히 남궁영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열여덟 살밖에 되지 않는 여자애가 정무맹 부책사에 임명되었으니 그녀가 누구인지 다른 두 세력은 당연히 궁금해 할 수밖에 없었다.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장소오에게 전서구가 날아오는 것 또한 당연했다.


물론 그들은 또 다른 경로를 통해 더 알아 볼 것이다.


하지만 정보의 정확성엔 다른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장소오 본인이 직접 간 이유도 그것이었다.







“그러니까 정무맹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일하러 나왔군. 여우 책사다워!”


장소오는 중얼거리며 작은 도시 천수로 들어섰다.


정무맹 천수지부는 다시 정무맹 사람들로 분주했다.


공격했던 대광명교 사람들은 이제 모두 물러갔다.


천수지부장 은종근에게 복수하는 것이 목표였으니 목표를 달성하자 바로 돌아 간 것이다.


이것은 세 세력 간의 일종의 불문율이었다.


세 세력의 경계선 부근의 알력 다툼은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일어난다.


그런데 그때마다 상대의 지역을 점령해 버리면 이제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이 되어버린다.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면 일단 병력을 철수 시키고 공격당한 상대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를 먼저 한 후 어떻게 할지 정하는 절차를 따른다.


서로 희생을 줄이기 위한 암묵적인 방법이었다.


그런데 이 일을 이제 갓 부임한 남궁영에게 시킨 것이다.


“부책사님! 장이라는 사람이 뵙기를 청합니다. 출입증도 가지고 있습니다.”


장소오는 천수지부 정문으로 당당히 들어갔다.


정무맹에서 발급한 출입증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알겠어요! 나갈게요.”


남궁영은 천수지부 지부장 집무실에 있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 중 가장 높은 직책은 그녀라 지부장 집무실은 그녀의 것이 되었다.


경비병의 보고에 안에서 남궁영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녁이라 주변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덜컹


문이 열리고 남궁영과 남궁용헌이 밖으로 나왔다.


두 사람이 나오자 장소오를 안내했던 경비병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갔다.


“장이라 합니다.”


장소오는 포권을 취하며 남궁영에게 인사했다.


“당신이 장국주에요?”


남궁영이 물었다.


“예!”


“.....”


남궁영은 잠시 장소오를 가만히 살폈다.


-챙!


“제황검형!”


그러더니 갑자기 남궁영은 허리에서 단검 두 자루를 빼 들고 장소오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헛!”


장소오는 깜짝 놀라 재빨리 피했다.


-휙~


아슬아슬하게 검이 장소오의 목을 스쳐 지나갔다.


“아니 왜 그래? 손님에게!”


남궁영의 공격에 남궁용헌도 깜짝 놀라 소리쳤다.


“거짓말 하지 말아요!”


하지만 남구영은 아랑곳 하지 않고 다시 장소오를 향해 검을 날렸다.


“어어!”


이번에도 단검은 장소오의 옆구리를 스치듯 지나갔다.


장소오는 몸을 비틀어 피했다.


남궁영의 검은 날카로웠다.


게다가 둘 사이의 거리도 가까웠다.


가까운 거리에서는 단검이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


“흥!”


장소오가 또 피하자 남궁영은 다시 공격자세를 잡았다.


장소오는 그제야 남궁영의 표정을 살필 수 있었다.


두 번의 공격이 순식간에 왔기에 일단 피하기 바빴다.


남궁영은 마차 안에서의 침착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면사를 해 자세한 표정은 알 수 없었지만 눈빛은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게다가 목소리도 날카로웠다.


그녀는 지금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신경이 잔뜩 곤두서 있었다.


“잠깐만!”


장소오는 그 틈을 이용해 재빨리 뒤로 세 걸음 물러섰다.


단검의 공격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흥! 속이지 말아요. 당신은 장국주가 아니에요.”


남궁영이 날카롭게 말했다.


“아!”


그때야 장소오는 사태를 짐작할 수 있었다.


장소오는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인피면구로 30대 초반의 얼굴로 변장하고 있었다.


아직 경험이 적은 남궁영은 미리 알고 있는 정보와 눈앞에 장소오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모습에 차이가 있자 일단 공격부터 한 것이다.


“작년 겨울이 너무 추워 견디지 못했나 봅니다.”


장소오는 재빨리 말했다.


“아!”


장소오의 말에 남궁영은 탄식하며 마치 굳어 버린 것처럼 잠시 동안 그 자세를 유지했다.


“이런! 미안해요!”


잠시 후!


사태를 파악했는지 남궁영은 사과부터 했다.


“무슨 일이야?”


남궁영이 사과하자 남궁용헌이 다가와서 물었다.


“제가 너무 성급했어요.”


“음! 미안하오! 동생이 최근에 여러 가지 일이 있어서 예민해 졌습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궁용헌이 장소오에게 포권을 취하며 정중하게 사과했다.


“아닙니다.”


장소오도 포권으로 대답했다.


“올해는 봄이 왔는데도 꽃이 피지 않는군요.”


그 사이로 남궁영의 침착한 목소리가 들렸다.


“작년 겨울이 너무 추워 견디지 못했나 봅니다.”


장소오는 좀 전에 했던 말을 다시 했다.


장소오가 하는 일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만날 때 대부분 은밀하게 행동한다.


그래서 서로 암호를 교환하도록 사전에 약속 되어 있다.


물론 대광명호법대 대장을 만나는 것처럼 이미 서로를 잘 알고 있을 때는 상관없지만 지금처럼 서로 처음 만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암호를 교환한다.


남궁영은 이런 일이 처음이고 또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극도로 예민해 있어 이런 절차를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게다가 대담하게도 장소오가 정문을 통해 당당하게 들어온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다.


“들어가요!”


남궁영이 길을 터주며 안내했다.


“감사합니다.”


장소오는 대답하고 집무실로 향했다.


걸음을 옮기며 주변을 버릇처럼 살폈다.


그 때 좀 전에 장소오를 안내했던 경비병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이쪽을 보며 웃고 있었다.


그런데 그 웃음이 비웃음처럼 보였다.


장소오를 보며 웃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남궁영을 보며 웃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남궁영이 장소오를 공격하다가 다시 태도를 바꾸어 집무실로 안내하는 모습에 오히려 이상하다는 표정을 해야 하는데 그들은 반대로 웃고 있었다.


“무엇인가 있군!”


장소오는 중얼거리며 집무실로 들어갔다.





“오늘 조금 예민해져 있었나 봐요. 좀 전의 일은 미안했어요.”


자리에 앉은 남궁영은 다시 사과했다.


“아닙니다. 이 장소가 그래서 예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소오는 천수가 접경지역이라 항상 긴장해야 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뜻으로 이야기 했다.


“변장을 자주 하시나 봐요?”


남궁영이 차를 홀짝 거리며 물었다.


이제는 완전히 침착한 목소리였다.


“일 할 때는 늘 그렇다고 보면 됩니다.”


“예!”


남궁영은 대답하며 장소오를 빤히 쳐다봤다.


“이 분이 동생이 이야기 하신 분이야?”


남궁용헌이 물었다.


“아마 그런 것 같아요.”


남궁영이 애매하게 대답했다.


아직 확신이 들진 않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어디서 뵌 분 같군요. 눈빛이 익숙해요.”


남궁영이 장소오에게 여전히 시선을 떼지 못하며 말했다.


“아마 정무맹에서 우연히 봤을 겁니다. 그곳에도 자주 가니까요.”


장소오는 둘러 댔다.


침착함으로 되돌아온 남궁영은 역시 날카로웠다.


마차 안에서 마주쳤던 그 눈빛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음! 그런가요? ..... 현재 비봉표국 국주. 가장 믿을 만한 특급 정보원. 20세! 맞죠?”


남궁영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장소오의 신분에 대해 쭉 나열했다.


특히 20세라는 부분을 강조해 말했다.


“맞습니다.”


장소오는 혹시 밖에 누가 있는지 귀를 세웠지만 다행이 아무도 없었다.


물론 남궁영도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장소오의 신분에 대해 이야기 했을 것이다.


상대의 비밀 신분을 말할 때에는 기본이다.


“현재는 변장을 하셨고요?”


남궁영은 장소오를 추궁하듯 노려보며 말했다.


“예! 시간이 없었을 텐데 저에 대해 잘 아시고 계시는 군요!”


장소오는 말을 돌렸다.


장소오의 계산으로 남궁영은 정무맹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여기로 온 것이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에 정무맹 최고위급 간부만 알 수 있는 자신의 신분을 남궁영은 정확하게 알고 있어 신기했다.


“제가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고 계시죠?”


“... 하하! 제가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아차! 싶었다.


너무 아는 척을 했다.


“그렇군요. 정무맹에 들어가서 하루 만 쉬고 바로 여기로 왔어요. 그날 밤은 그곳에 있는 서류 더미를 다 챙겨 보느라 잠도 못 잤어요.”


남궁영이 말했다.


“오호! 하루 밤 만에 업무를 다 파악하셨다고요?”


장소오는 놀랐다.


지금까지 이런 사람을 보지 못했다.


아니 볼 수 없었다는 표현이 적당했다.


“아뇨! 업무를 다 파악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다 외웠어요.”


남궁영은 더 놀라운 말을 했다.


다 외웠다.


“대단하시군요.”


장소오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하! 동생에게는 그게 별 일 아닙니다.”


옆에서 남궁용헌이 거들었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남궁영을 다시 보게 되었다.


아니 관심이 생겼다.


“그렇군요. 대단한 능력입니다.”


장소오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남궁영도 장소오를 따라 약간 미소를 지었다.


장소오의 인피면구는 아주 정교하여 표정의 변화까지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래야 변장이 어색하지 않아 쉽게 들키지 않았다.


“장국주님을 보자고 한 이유는.....”


남궁영이 말을 돌렸다.


이제 본론을 꺼낼 모양이었다.


하지만 장소오는 남궁영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임 짐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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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 필요한 건 희생양이야. +2 18.03.22 4,744 3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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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 인연을 만드는 남자(1) +1 18.03.17 5,691 3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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