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최병문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의 품격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8.03.04 13:41
최근연재일 :
2018.07.16 23:00
연재수 :
114 회
조회수 :
298,311
추천수 :
2,463
글자수 :
669,586

작성
18.03.14 02:20
조회
6,667
추천
36
글자
21쪽

3. 험난한 길(2)

DUMMY

3. 험난한 길(2).



“이것은 각궁에서 쏜 활입니다.”


장시후의 부하 중 한 사람이 날아온 화살을 맞고 쓰러진 동료를 살피다 외쳤다.


“각궁!”


“각궁이다.”


순간 일행이 술렁거렸다.


그것은 당연했다.


현재 존재하는 활 중 최고를 꼽는다면 당연히 누구나 망설이지 않고 각궁을 첫손에 꼽을 것이다.


각궁은 조선의 활로 작지만 세상에서 가장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에 대적할 수 있는 활은 전설로 전해져 내려오는 활 밖에 없었다.


“각궁이라면 마교 놈들인가?”


부대장 유장이 말했다.


각궁은 조선에서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


그것을 수입해 주로 사용하는 곳은 대광명교이다.


“몸을 숨겨라!”


장시후가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파괴력이 강한 각궁과 좀 전에 받아본 화살에는 만만치 않는 내공이 숨겨져 있었다.


“예!”


부하들은 일제히 대답하며 말에서 내려 마차나 말 뒤로 숨었다.


“우리도 몸을 숨기자!”


남궁용헌도 남궁세가 사람들에게 명령했다.


“예!”


남궁세가 사람들도 서둘러 몸을 숨겼다.


- 휘~익~~


- 휙~~ 휘익~~


그 사이 화살은 또 날라 왔다.


-꽝~~~


이번엔 한 발이 아니었다.


세 발이 동시에 날아왔다.


일행들이 재빨리 피했기에 두 발은 일행들을 지나 땅에 박혔다.


하지만 나머지 한 발은 마차로 날아와 큰 소리를 내며 박혔다.


그 때문에 마차가 흔들렸다.


화살을 쏜 사람의 내공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아차!”


장시후는 부하들의 안위를 돌보느라 잠시 마차를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남궁영의 안위였다.


그런데 지금 마차가 활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얍!”


장시후는 몸을 날려 마차 위로 올라갔다.


“읏차! 저도 있습니다.”


남궁용헌도 마차 위로 몸을 날렸다.


“조심하십시오.”


장시후는 말하며 한 곳을 응시했다.


화살이 날아오고 있는 방향이었다.


마차 정면 방향에서 북서쪽(약 10시 방향과 11시 방향사이)였다.


- 휘~익~


화살이 또 날아왔다.


이번에는 세 발 모두 마차를 향해 날아왔다.


“얍!”


“합!”


-팅


-팅


화살은 장시후와 남궁용헌의 검에 튕겨져 나갔다.


“아차!”


하지만 또 한 발이 남았다.


- 휙~ 팟!!


한 발이 공교롭게도 마차 왼쪽 찢어진 거물 망을 뚫고 들어갔다.


그곳은 마차의 창문이라 남궁영이 앉은 자리와 일직선이었다.


마차의 구조 정도는 이미 적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세 세력은 서로의 비밀을 빼내기 위해 무엇이라도 했다.


하지만 마치 마차의 왼쪽에 흠이 있다는 것을 알고나 있었다는 듯 그곳으로 화살이 날아왔다.


장시후가 마지막 화살을 놓친 것을 눈치 챘을 때는 이미 늦었다.


“위험합니다!”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었다.


장시후는 밑으로 몸을 날리자마자 바로 마차의 문을 열었다.


“저는 무사합니다.”


하지만 당황한 장시후에 비해 남궁영의 목소리는 이번에도 차분했다.


남궁영은 이미 반대쪽으로 자리를 바꿔 앉아 있었다.


정말 기민한 대응이었다.


남궁영은 좀 전에 마차의 속력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지난 밤 아버지이자 가주인 남궁이천이 자신을 불러 한 말을 떠 올리고 있었다.


그 순간 마차의 속고가 급격히 줄어들더니 밖에서 일이 벌어졌다.


남궁영은 밖의 상황을 재빨리 살폈다.


그 순간 찢어진 철망이 남궁영의 눈에 들어왔다.


남궁영은 본능적으로 자리를 바꿔 앉았다.


만약 자리를 바꾸지 않았다면 큰일 날 뻔 했다.


“다행입니다.”


남궁영의 안전을 확인한 장시후는 한 숨을 쉬며 말했다.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 갈 뻔 했다.


‘역시! 남궁영이군!’


장시후는 속으로 생각했다.


남궁영이 15살 때 정무맹에서 처음 만났다.


그녀는 외모도 눈이 부셨지만 그것보다 더 그녀를 빛나게 한 것은 바로 그녀의 총명한 머리였다.


“적의 공격에 대비하라!”


장시후는 마차 문을 닫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적들은 이번 공격이 성공했는지 확인하러 올 것이다.


확인 사살!


암습의 기본이다.


이것을 잘 알고 있던 장시후는 적들의 공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 예상하고 부하들의 안전을 살폈다..


-휘~~익


- 휙~~~


또 화살이 날아왔다.


하지만 이것은 진짜 공격이 아니다.


-파파팍~~


화살이 땅과 마차로 향했다.


“얍!”


마차로 향한 화살은 남궁용헌의 검에 날아갔다.


“모두 긴장해라! 공격에 대비해라!”


장시후는 부하들에게 소리쳤다.


-휘~~~익~~~


“헉!”


또 화살이 날아왔다.


두 발은 땅을 갈랐지만 한 발은 주의를 게을리 한 장시후 부하의 가슴을 뚫었다.


하지만 달려가 도울 수가 없었다.


움직였다가는 화살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때문이었다.


화살이 장시후의 부하 가슴을 뚫는 순간 주변의 풀 속에서 검은 복면을 한 사람들이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헉!”


장시후의 입에서 놀라운 신음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적의 기습은 예상 되었기에 놀랍지 않았다.


장시후가 놀란 것은 바로 그 숫자였다.


무려 50명은 되어 보였다.


“아니! 뭐가 이렇게 많아!”


“으악!”


장시후의 부하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당황하지 말고 마차를 지켜라! 마차를 방어하라!”


놀라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복면인들이 코앞까지 다가 왔다.


장시후는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명령했다.


“예!”


“예!”


장시후의 명령에 부하들은 큰 소리로 대답하며 진영을 잡아갔다.


마차를 가운데 두고 원형으로 둘러싸며 방어 진형을 잡았다.


하지만 진형을 채 잡기도 전에 검은 복면의 사람들이 밀고 들어 왔다.


- 챙챙


- 챙~~~


곧바로 검의 교환이 시작되었다.


“합!”


“얍!”


기습을 당했지만 장시후의 부하들은 밀리지 않았다.


“공격보다는 방어에 치중하라!”


장시후도 검을 세우며 명령했다.


“예!”


장시후의 부하들은 뒤로 한 발 물러서며 마차를 등 뒤에 두었다.


“창궁무애검진을 펼쳐라!”


남궁용헌이 소리쳤다.


남궁세가의 자랑 창궁무애검진이다.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력을 발휘한다.


비록 열 명 남짓했지만 그래도 이들은 남궁세가의 고수들이다.


이들이 마음먹고 창궁무애검진을 펼친다면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예!”


“창궁무애검진!”


남궁세가 사람들은 일제히 소리치며 각자 약속된 검진의 방위를 잡았다.


“얍!”


남궁용헌은 마차 위에서 몸을 날려 검진의 가장 중요한 위치인 북극성 방위에 자리 잡았다.


혼전 중에도 남궁세가 사람들은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검을 막아내며 검진을 펼치는데 성공했다.


“자신의 방위를 사수해라!”


남궁용헌이 소리쳤다.


“예!”


남궁세가 사람들은 검진의 방위를 밟으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검진이 펼쳐지자 복면인들은 당황하는 빛을 보였다.


잠시 어쩔 줄 몰라 했다.


“쳐라!”


하지만 곧바로 복면인 중 한 사람이 명령을 내렸다.


- 휙~~~


- 휙~~ 휙~~


그것을 신호로 복면인들은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마차 앞쪽의 상황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장시후의 부하들과 복면인들과의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었다.


“태극검법!”


장시후는 마음이 급했다.


시간을 끌다가는 불리한 쪽은 바로 장시후였다.


복면인들은 모두 훈련이 잘 되어 있었고 일사분란 했다.


여러 사람이 공격하고 빠지는 것이 마치 한 사람이 공격하는 것처럼 보였다.


어제와 오늘 내내 달리느라 체력을 소비한 쪽은 장시후와 부하들이다.


복면인들은 장시후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쪽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장시후의 부하들은 체력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다.


장시후는 이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이 급해 한 명이라도 더 빨리 처치하고자 서둘렀다.


“받아랏! 태극검법!”


장시후는 내공을 끌어 올리며 발끝에 힘을 주었다.


“헉!”


“커~억!”


가장 가까이 있던 복면인이 장시후의 검에 쓰러져 갔다.


하지만 아직 많은 수가 남아 있었다.


“헉!”


“막아랏!”


하지만 장시후의 부하들도 복면인들의 검에 희생되기 시작했다.


정무맹청년방위대 정예 무사들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상대도 그 만큼 강했다.


“헉!”


“억!”


양쪽에서 희생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싸움이었다.


“방위를 지켜라. 죽은 친구의 방위를 지켜라.”


남궁용헌도 급하게 소리쳤다.


남궁세가의 검진은 정말 위력이 대단했다.


마차 뒤로 다가오던 복면인들과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는 못했지만 밀리지도 않았다.


개개인의 실격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함께 펼치는 검진이라 위력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희생이 없을 수는 없었다.


그 과정에서 벌써 두 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남궁용헌이 소리친 것은 희생자의 자리를 빨리 보충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아있는 남궁세가의 사람들은 없었다.


희생자의 방위를 메우기 위해서는 서로의 간격을 좁힐 수밖에 없었다.


“예!”


남궁세가 사람들은 대답하며 방위를 좁혔다.


“커억!”


하지만 그 짧은 순간 복면인들이 약점을 노려 검을 찔러왔다.


“방어하라!”


남궁용헌은 큰 소리로 외치며 독려했다.


“헉헉!”


“헉!~~~”


서로 생명을 다투는 필살의 전투였다.


모든 순간 최선을 다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전투는 진기 소모가 급속도로 빨라진다.


결국 장시후가 우려했던 현상이 벌어졌다.


장시후의 부하들 중 몇몇이 가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어디 있지?’


장시후는 여전히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리고 찾기 시작했다.


분명히 활을 쏜 사람이 복면인들 속에 있을 것이다.


그것도 세 명이나 말이다.


그 세 명이 이들의 우두머리 일 것이다.


부하들의 희생을 줄이려면 그들을 먼저 처치해야 한다.


그래서 장시후는 검을 휘두르면서 열심히 찾았다.


마차 정면에 부대장 유장이 복면인 두 명에 둘러 싸여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보였다.


“얍!”


장시후는 두 명 중 한 명의 목을 베었다.


“커~억!”


그는 그대로 땅에 쓰러졌다.


“얍!”


그 순간을 틈타 유장도 나머지 한 명을 향해 검을 찔러 갔다.


“헉!”


그도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뒤로 쓰러졌다.


그때였다.


수풀 속에서 복면인 세 명이 일제히 몸을 날렸다.


이들 세 명은 몸놀림부터 달랐다.


너무나 가볍게 움직였다.


‘저 들이다.’


장시후는 직감했다.


찾고 있던 이들이 바로 이들이었다.


“받아랏!”


장시후는 그들을 향해 검을 날렸다.


그들은 마차를 향해 곧바로 날아 왔다.


만약 장시후가 그들을 막지 못한다면 마차는 위험했다.


장시후의 부하들은 모두 복면인들을 상대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남궁세가 사람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 채채채채챙~~~~~


공중에서 세 개의 검과 한 개의 검이 부딪치며 나는 쇠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


“헉!”


“음~~~”


무거운 신음이 장시후와 복면인들의 입에서 나왔다.


그것도 잠시 세 명의 복면인들이 공중에서 몸을 틀었다.


세 명 중 가운데 있는 사람은 검을 다시 들어 장시후를 향해 베어 왔지만 좌우의 두 명은 장시후와 교환한 검의 힘을 이용하여 옆으로 몸을 틀었다.


그대로 가면 한 명은 마차의 뒤편으로 다른 한 명은 마차의 앞쪽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런!”


장시후도 그들의 움직임을 간파하고 몸을 틀어 마차를 방어하려고 했다.


- 휙~~


바로 그 순간 중앙에 있던 복면인의 검이 장시후를 찔러 왔다.


그대로 몸을 돌리면 그 검에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 챙~


장시후는 검을 들어 일단 찔러오는 검을 막았다.


그러는 사이 이미 두 복면인은 마차에 도착했다.


“받아랏!”


그때 남궁용헌이 뒤쪽으로 다가온 복면인을 향해 검을 날리며 외쳤다.


남궁용헌이 그들을 발견하고 검을 날린 것이다.


-챙~~


남궁용헌의 검이 뒤 쪽의 복면인을 향하자 그도 검을 들어 남궁용헌의 검을 막았다.


“흠!”


“으음!”


둘 다 묵직한 신음소리를 냈다.


남궁용헌은 너무나 긴박한 상황이라 내공을 극성으로 끌어 올렸다.


동생을 지켜야 한다.


동생을 지키지 못하면 가족들을 어떻게 볼 수 있겠는가?


“얍!”


목에 비릿한 비린내가 났지만 남궁용헌은 다시 검을 날렸다.


“이런!”


남궁용헌의 결사 항전에 복면인은 당황하며 뒤로 물러났다.


-챙~~


다시 검이 부딪혔다.


“억! 안 돼!”


다시 충격이 남궁용헌을 강타했지만 지금 남궁용헌은 그런 것 따위는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남궁용헌의 눈에 앞으로 다가간 복면인이 마차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웁!”


입에서는 비릿한 액체가 나왔지만 상관없었다.


“하합! 창궁무애검법!”


남궁용헌은 그들을 향해 검법을 펼쳤다.


“얍!”


하지만 검법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뒤 쪽의 복면인이 자리를 잡고 남궁용헌의 검법에 대응을 해 온 것이다.


-챙~~


“허~억!”


남궁용헌은 크게 소리치며 뒤로 세 걸음 물러섰다.


그런 남궁용헌의 시야에 너무나 절망적인 모습이 들어왔다.


반대 쪽! 즉 마차의 오른 쪽으로 또 다른 복면인이 문을 여는 것이 보였다.


“아아!”


절망적이었다.


“위험해!”


그 장면은 장시후의 눈에도 들어왔다.


장시후는 검을 들어 찔러오는 복면인의 검을 막는 것과 동시에 다시 몸을 마차 쪽으로 날렸다.


-쐐~액


그와 동시에 중앙에 있던 복면인의 검 또한 장시후를 집요하게 노리며 뱀처럼 다가왔다.






남궁영은 마차 안에서 전투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전세는 점점 장시후 쪽으로 불리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장시후의 활약으로 조금만 더 부하들이 시간을 벌어주면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때 세 명의 복면인이 또 나타난 것이다.


직감적으로 불리함을 느꼈다.


이번 전투의 승패가 저 세 명에게 달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장시후가 세 명을 상대하러 몸을 날리고 또 두 명이 장시후를 따돌리고 마차로 접근하는 것도 봤다.


그들의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해 지는 순간이었다.


뒤 쪽의 한 명은 남궁용헌에게 막혔지만 앞 쪽의 한 명은 자유로웠다.


그는 신속하게 마차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휙~~


그는 들어오자마자 바로 검을 날렸다.


그러나 그 순간 남구영도 움직였다.


-챙~~


남궁영은 허리에 숨기고 있던 두 자루의 단검을 양손에 하나 씩 신속하게 빼 들고 찔러오는 검을 왼쪽 검으로 막아버렸다.


“어!”


놀란 쪽은 검을 찔러가던 복면인이었다.


남궁영이 무공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어린 소녀라 짐작하고 검을 날렸는데 너무나 간단하게 막아버렸다.


뭔가 이상했다.


그때 반대 쪽 문이 열리더니 또 다른 복면인이 들어왔다.


그도 들어오자마자 바로 검을 날렸다.


‘됐다!’


복면인은 속으로 소리쳤다.


남궁영만 죽이면 된다.


누가 죽이든 상관없었다.


끝이다.


임수 완수다.


-휘~익


“헉~”


하지만 비명소리는 남궁영이 아닌 그의 입에서 나왔다.


오른 쪽 문을 열고 들어온 복면인은 바로 검을 날려 남궁영을 베어 갔다.


하지만 남궁영은 몸을 뒤로 눕히며 베어오는 검을 피했다.


그러자 오른 쪽 복면인이 베어오던 검은 목표를 잃어버리고 그대로 왼쪽 복면인의 팔을 베어 버렸다.


그러나 더 큰 일은 다음에 일어났다.


남궁영이 몸을 뒤로 눕히는 반동을 이용하여 오른 손에 있던 검으로 왼쪽 복면인의 목을 찔러 버린 것이다.


“커억!”


목이 찔린 그는 피를 쏟으며 비명과 함께 마차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너무나 순식간이라 왼쪽 복면인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좁은 마차 안이라 더더욱 그랬다.


“얍!”


남궁영은 재빨리 자세를 다시 잡으려고 애섰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오른 쪽 복면인이 남았다.


그는 어처구니없게도 어설픈 실수로 자기편을 상하게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치명적인 실수는 바로 검을 휘두른 방향이었다.


그가 그렇게 검을 휘두르는 바람에 남궁영이 몸을 뒤로 피할 수 있었고 아니 그 방향밖에 피할 곳이 없었고 그 반동으로 다른 복면인을 벨 수 있었다.


또 그가 왼쪽 복면인의 팔을 잘라 버린 것도 남궁영에게 너무 큰 도움이 되었다.


팔이 잘린 왼쪽 복면인은 당황하여 남궁영의 검을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


그것이 아니었으면 그는 남궁영의 검을 피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궁영에게는 지금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 위기를 벋어나야 한다.


자리를 다시 잡아 오른 쪽 복면인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그 순간 두 사람의 시선이 정면으로 부딪혔다.


남궁영은 체질상 햇볕에 오래 노출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외출할 때엔 항상 온 몸을 감싸는 옷과 얼굴에는 면사를 착용했다.


면사를 한 남궁영의 눈과 복면을 한 복면인의 눈이 정면으로 부딪힌 것이다.


그 순간 남궁영이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남궁영은 당연히 오른 쪽 복면인이 다시 검을 날릴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몸을 뒤로 빼서 마차를 나가 버린 것이었다.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허~~억!”


남궁영에게 목이 찔린 복면인의 비명만이 남궁영의 귀에 들려왔다.


-챙~~


그때 장시후가 뒤 따르던 복면인의 검을 뿌리치며 도착했다.


장시후는 남궁영이 피를 흘리는 장면을 예상 했지만 상황은 반대였다.


남궁영을 공격하던 복면인이 오히려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것도 목이 거의 잘린 중상으로 말이다.


장시후는 한 가지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남궁영이 고수였구나!’


-삐익~~


그 순간 호각소리가 났다.


장시후와 정면으로 대결하던 복면인이 목에 치명상을 입은 복면인을 부축하며 호각을 불었다.


호각소리를 신호로 복면인들은 신속하게 퇴각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부상자들을 부축하며 뒤로 물러났다.


장시후의 부하들과 남궁세가 사람들은 그들을 공격하고 싶었지만 그들도 너무나 많은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복면인들이 퇴각하는 모습을 그냥 지켜 볼 수밖에 없었다.


목에 치명상을 입은 복면인은 부축되어 나가다가 결국 몸이 축 늘어졌다.


죽은 것이다.


목에 너무 깊은 치명상을 입었기에 살기는 어려웠다.


“헉헉!”


“헉헉!”


치열한 격전을 치른 장시후의 부하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힘들었지만 승리한 것이다.


“모두 수고 했다. 빨리 여기를 수습하고 떠나자! 여기는 너무 위험하다.”


장시후가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예!”


부하들은 반 정도 살아 있었다.


너무 많은 희생이었다.


“마교놈들! 이번에 혼났을 겁니다.”


부대장 유장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마교라.... 이렇게 많은 인원이 여기까지 왔는데도 모르고 있었다니....”


장시후는 고개를 갸웃했다.


“장강을 따라 왔을 겁니다. 장강을 타고 오면 금방입니다.”


부대장 유장이 말했다.


“장강은 지금 남부연합이 관리하는데 그들 눈을 피해 왔다고?”


장시후가 말했다.


“아니면 육로로 몰래 왔을 겁니다! 침투 경로까지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유장이 말했다.


“음....”


장시후는 생각할수록 이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빨리 해라!”


장시후는 부하들을 독촉하고 곧바로 남궁영을 살폈다.


남궁영은 아무런 상처도 없이 무사했다.


장시후는 마차의 손상부분을 대충 손보고 부하들을 도왔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장시후와 부하들은 다시 길을 재촉했다.









이틀이 흘렀다.


동정호는 장강과 연결되어 있는 큰 호수다.


동정호 입구에 도시 악양이 있다.


악양 외곽지역!


그곳에서는 한참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놈들! 빨리 훔친 물건을 내 놓아라!”


두 무리가 서로 대결하고 있었다.


아니 대결이 아니었다.


일방적인 도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 쪽은 수가 많아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고 다른 쪽은 훨씬 적은 수였기에 일방적으로 도망가는 중이었다.


그러다가 동작이 느린 사람은 한 명씩 수가 많은 무리에게 당하고 있었다.


그렇게 일방적인 몰이사냥을 한쪽이 당하는 중이었다.


수가 많은 쪽은 대광명교 사람들이었고, 수가 적은 쪽은 무림연합 사람들이었다.


악양이면 무림연합의 세력권이다.


그런데 무림연합이 대광명교에게 오히려 당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렇게 많은 수의 대광명교 사람들이 무림연합 세력권에 있다니 어떻게 된 것인가?


“도둑놈들! 빨리 내놔라!”


대광명교에서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람이 다시 소리쳤다.


“우리에게 없습니다. 없어요!”


무림연합은 도망가며 연신 외쳤다.


“시끄럽다! 빨리 내놔라!”


소용없었다.


그는 여전히 같은 소리를 외치며 맹렬히 추격했다.


그때였다.


“누가 우리 땅에서 소란을 피우느냐? 만독열화장!”


낭낭한 외침이 공기를 갈랐다.


그리고!


- 휙~~


- 평!


“헉!”


“커억!”


무림연합을 추격하던 대광명교 부하 세 명이 끈 떨어진 연처럼 뒤로 날아갔다.


“당주님이다!”


“기린당 당주님이 오셨다.”


“와! 당주님이다.”


계속 도망만 치던 무림연합 쪽에서 반가운 외침이 공간을 갈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검성의 품격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4 23. 긴급신호 18.04.19 2,471 23 10쪽
23 22. 이차 대전(3) 18.04.18 2,447 20 10쪽
22 21. 2차 대전(2) 18.04.17 2,563 20 12쪽
21 20. 2차 대전. 18.04.16 2,531 20 12쪽
20 19. 동정호 대전(2) 18.04.14 2,512 26 13쪽
19 18. 동정호 대전 18.04.13 2,730 23 14쪽
18 17. 중립칠현 18.04.12 2,801 23 16쪽
17 16. 악양회동 18.04.10 2,899 21 14쪽
16 15. 남쪽으로 18.04.09 2,936 26 14쪽
15 14. 비급의 행방(3) 18.04.07 3,196 22 14쪽
14 13. 비급의 행방(2) 18.04.06 3,085 23 13쪽
13 12. 비급의 행방 18.04.04 3,240 24 12쪽
12 11. 추격의 시작. 18.04.03 3,253 25 13쪽
11 10. 삼각관계? 18.03.31 3,436 28 12쪽
10 9. 재회 +1 18.03.29 3,532 27 10쪽
9 8. 화룡비급 +1 18.03.27 3,858 35 12쪽
8 7. 내 몸은 하나야! +1 18.03.26 3,915 31 9쪽
7 6. 필요한 건 희생양이야. +2 18.03.22 4,745 34 17쪽
6 5. 인연을 만드는 남자(2) +1 18.03.19 5,012 33 18쪽
5 4. 인연을 만드는 남자(1) +1 18.03.17 5,691 33 15쪽
» 3. 험난한 길(2) +1 18.03.14 6,668 36 21쪽
3 2. 험난한 길. +1 18.03.12 8,227 46 12쪽
2 1. 이별 +2 18.03.09 12,698 49 13쪽
1 0. 들어가기!!! +2 18.03.06 20,028 7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