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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문 님의 서재입니다.

검성의 품격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완결

최무운
작품등록일 :
2018.03.04 13:41
최근연재일 :
2018.07.16 23:00
연재수 :
1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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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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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69,586

작성
18.03.27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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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 화룡비급

DUMMY

8. 화룡(火龍)비급



“장소오 호법대장님을 뵙습니다!”


장소오는 포권을 취하며 인사했다.


대광명호법대 대장 왕영산!


24살로 현재 교주인 왕령청의 아들이다.


교주 왕령청은 아들 한 명과 딸 한 명을 두었다.


대광명호법대는 교원들의 감찰과 정찰, 정보 임무를 총괄하는 교주 직속 조직이다.


교원들의 감찰권 하나 만으로도 대광명호법대 대장은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교주 직속 조직이라 교주를 제외한 그 누구의 명령도 무시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광명호법대 대장은 교주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하는 것이 관례였다.


“어서 와요. 장국주! 기다리고 있었어요.”


왕영산은 장소오의 인사에 손을 저어 인사를 거두라는 신호를 보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아요.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왕영산이 자리를 권했다.


“예!”


장소오는 왕영산 맞은 편 의자에 앉았다.


서녕 대광명교 본진은 교주도 자주 오기에 교주의 집무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왕영산은 교주 집무실을 이용하지 않고 항상 대광명호법대 집무실을 이용했다.


장소오가 보기에 그는 검소하고 부지런한 사람에 속했다.


아버지의 위세를 이용하여 아랫사람을 못살게 구는 그런 부류의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의 아버지 왕령청은 말단직부터 시작하여 차근차근 공을 세워 교주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었다.


대광명교 교주는 전임 교주의 지명으로 교주가 되는 구조였다.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왕영산도 당연히 아버지와 같았다.


“장국주! 우리가 알고 지낸지 얼마나 되었죠?”


왕영산이 물었다.


왕영산은 장소오에게 약간 하대하는 말투를 사용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2년이 좀 넘었을 것입니다.”


장소오가 대답했다.


장소오는 집무실에 들어올 때 이미 인피면구를 벗었다.


왕영산과 같은 고수에게 인피면구 정도는 쉽게 간파 당한다.


괜한 오해를 살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대광명교 최고 간부를 만나는데 인피면구는 실례였다.


“그래요. 벌써 그렇게 되었군.”


왕영산이 잠시 생각에 잠기며 말했다.


평소와 달랐다.


대광명교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이 틀림없었다.


물론 어떤 것인지 예상은 되었다.


“내 모습이 평소와 다르죠? 그대처럼 눈치가 빠른 사람이 못 느꼈을 리는 없을 겁니다. 휴!”


왕영산은 말을 마치고 한 숨을 길게 쉬었다.


“무슨 일이 신지?”


장소오는 시침을 떼고 물었다.


“허 참! 내 그대이니 이야기 하겠소. 그대에게 부탁도 해야 하니 당연히 이야기해야 하겠지만.”


왕영산은 잠시 뜸을 들렸다.


“며칠 전....”


왕영산이 말을 시작했다.






올해는 검성을 선발하는 무림대회가 있는 해였다.


당연히 대광명교에서도 검성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대광명교는 검성대회에 교주가 출전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1대, 2대 검성을 대광명교 3대 교주 고청인이 가져오자 그 이후로 그 전통이 생겼다.


당연히 올해도 제 6대 교주인 왕령청이 검성대회에 출전해야 한다.


그래서 교주 왕령청은 무공수련을 위해 집중수련을 시작했다.


거의 폐관수련이나 다름없었다.


아주 최소한의 집무만 보고 하루의 대부분을 교주 집무실 뒤편에 있는 수련동에서 보냈다.


그런데 며칠 전!


그날도 교주 왕령청은 수련동에서 무공을 연마하고 있었다.


“으악!”


그때 밖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수련동 주변은 당연히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들어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죽음이었다.


교주는 하인 중 재수 없는 누군가가 실수로 들어오다 경비병의 공격에 부상을 당했구나 하고 생각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으악!”


그러나 비명은 연거푸 들렸다.


“누구냐!”


교주는 확인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수련동 정문을 지키던 경비병 두 명이 죽어 있었다.


“여봐라! 누구 없느냐?”


교주는 곧바로 소리쳐 부하들을 불렀다.


달려온 부하들에게 죽은 경비병을 인계하고 부교주에게 누가 죽였는지 조사하라고 시키고 다시 수련동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수련동으로 돌아온 교주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교주가 수련동을 나간 그 짧은 시간에 누군가 수련동을 침입하여 교주가 보던 무공비급과 교주의 검을 훔쳐간 것이다.


교주는 너무 놀라 몸을 돌렸다.


“헉!”


- 울컥!


진기가 역류한 것이었다.


방금 전 교주는 중요한 고비를 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비명소리에 진기를 겨우 갈무리 하고 나간 것이었는데 돌아와 보니 너무나 큰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대광명교 두 개의 상징이 사라진 것이었다.


대광명교 1대 교주인 모광진이 남긴 유품들이었다.


이것만으로도 탄핵 감이었다.


상황으로 보아 도둑들은 이미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였다.


겨우 몸을 진정시킨 교주는 가장 믿을 만한 대광명수호대의 인원 20명을 선발하여 추격대를 꾸렸다.


당연히 교주가 직접 가야 했다.


하지만 교주는 내상을 입어 치료가 먼저였다.


추격대에는 도둑이 대광명교 보물창고에 침입하여 검과 무공비급을 훔쳐 달아나면서 경비병 두 명을 죽였다고 둘러댔다.


대광명교 본진까지 침입한 도둑을 용서할 수 없다는 의지도 보였다.


추격대는 도둑의 흔적을 찾으며 추격을 시작했다.


당연히 그들은 추격술을 배운 사람들이었다.


- 도둑은 모두 4명으로 추정됨.


- 두 명씩 나누어 도망간 것으로 보임.


-한 팀은 남쪽으로 한 팀은 동쪽으로 감.


-우리도 10명씩 두 팀으로 나누어 추격.


- 사천 지부장의 도움을 요청함.


추격대는 상황을 전서구로 계속 알려왔다.


-남쪽 팀 꼬리를 잡음.


-남쪽 팀 무림연합의 고수에게 패함.


-사천 지부장 남부연합 기린당 당주, 감찰대장에게 패함.


-동쪽 팀 꼬리 잡고 추격 중.


그것으로 보고는 끝이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대광명호법대 대장 왕영산은 말을 마치고 차로 입을 축였다.


목이 타는 모양이었다.


“교주님은 어떻습니까?”


장소오는 교주의 상태부터 물었다.


“이제는 많이 좋아 지셨습니다.”


왕영산은 말을 하면서도 어두운 표정이었다.


아직 몸이 나아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내상을 입었으니 완치되려면 시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했다.


“다행입니다.”


하지만 장소오는 모른 척 했다.


“그래서.....”


왕영산은 잠시 뜸을 들였다.


무슨 말을 할 것인지는 쉽게 짐작 되었다.


어찌 눈치 채지 못하겠는가?


“장국주가 이번에도 우리를 좀 도와주었으면 합니다.”


왕영산이 본론을 이야기 했다.


장소오는 대광명교도가 아니다.


하지만 장소오는 대광명교를 위해 결정적인 정보를 몇 가지 제공했다.


중원 전역의 큰 도시에는 비록 작지만 어김없이 비봉표국의 지부가 있었다.


이곳을 통해 수집되는 정보는 엄청났다.


장소오의 또 다른 일이기기도 했다.


“어떤 일을 도와 드리면 되겠습니까?”


무슨 일인지는 뻔했지만 장소오는 물었다.


“상황을 보아하니 검은 이미 무림연합의 수중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검은 나중에 천천히 찾으면 되니 별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무공비급인데....”


왕영산은 목이 타는지 차를 한 잔 또 마셨다.


“무공비급은 반드시 회수해야 합니다. 동쪽으로 간 추격대에서 더 이상 연락이 없습니다. 이들도 당한 것 같습니다. 장국주가 어떻게 된 것인지 좀 알아 봐 주십시오.”


왕영산이 말을 마쳤다.


왕영산은 말을 마치고 장소오를 빤히 쳐다봤다.


그의 눈빛에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다.


예상한 바였다.


장소오가 얻은 검이 바로 대광명교를 상징하는 검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렇다면 그 검은 대마수검수검(大魔手劍手劍)일 것이다.


1대 2대 검성인 고청인이 사용했다던 바로 그 검!


서역의 오직 한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특수 철로 만든 바로 그 검!


이제는 재료가 다 떨어져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는 그 검이었다.


그 검은 너무나 날카로워 다른 검을 두부처럼 베어 버린다고 했다.


하지만 단점은 반드시 대마수검수검법을 사용해야만 했다.


소문에는 고청인은 대마수검수검법을 오성까지 익혔다고 했다.


반 정도만 익힌 대마수검수검법으로 검성을 두 번이나 차지했던 것이다.


위력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왕영산의 말을 잘 들어보면 검보다 비급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말은 그 비급이 바로 대광명교의 최고의 비급인 화룡비급일 것이다.


“알겠습니다. 동쪽은 정무맹 영역이라 활동에 어려움이 있으실 것입니다.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장소오가 말했다.


왕영산이 장소오에게 은밀히 부탁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중요한 것을 도둑맞았는데 그 도둑들이 이미 정무맹 쪽으로 도망가 버렸다.


추격대를 보냈지만 그들도 연락이 끊어 졌다.


또 추격대를 보내자니 정무맹의 눈치가 보인다.


지금쯤이면 정무맹에서도 눈치 채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세 세력은 서로의 동향을 알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중이었다.


당연히 지금쯤이면 정무맹의 숨은 간자들에 의해 대광명교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들이 보고되었을 것이다.


때문에 은밀히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조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가 바로 장소오였다.


“고맙소!”


장소오의 말에 왕영산은 안도의 표정을 크게 지으며 말했다.


“그 비급이 바로 소문이 자자한 화룡비급이죠?”


장소오가 물었다.


다른 뜻은 없었다. 그냥 확인 하고 싶었다.


“맞습니다.”


의외로 왕영산은 순순히 시인했다.


그만큼 초초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금의 대광명교가 존재하도록 만든 바로 그 무공비급이었다.


탐내지 않는 자는 죽은 자 뿐일 것이다.


“비급을 다시 찾아 주시면 사례는 얼마든지 하겠습니다.”


왕영산이 말했다.


“하하! 대장님! 우리가 알고 지낸지 벌써 2년입니다. 저도 대광명교 덕분에 이렇게 장사해 먹고 살고 있는데 당연히 도와 드려야죠! 그냥 착수금만 조금 주시면 됩니다. 부담 갖지 마십시오. 하하!”


장소오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돈을 받지 않는 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기회가 왔을 때 당겨야 한다.


그러나 너무 노골적으로 챙기면 오히려 반감만 산다.


이렇게 슬쩍 던져 놓으면 돈은 그냥 굴러 들어오는 것이다.







장소오는 비봉표국 서녕지국에 왔다.


왕영산이 착수금으로 준 황금 열 냥은 주머니에 잘 보관되어 있었다.


황금 열 냥이면 비봉표국 전 지부가 일 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되는 큰돈이었다.


“오늘은 여기서 보내고 내일 아침에 떠나야겠다.”


장소오가 지국에 오면 그날 지국의 사람들은 주머니가 두둑해 지는 날이다.


장소오가 항상 챙겨 주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검을 가진 쪽은 이미 상황 끝이고, 형주 쪽이 바로 화룡비급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거지. 두 사람이 화룡비급을 훔쳐 달아나다가 변을 당했는데 그것을 입수한 추격대가 욕심이 생겨 서로 다투었다. 음....”


나름대로 정리했다.


물론 틀릴 수도 있었다.


“그럴 수 있어! 귀찮아서 그만 뒀는데 다시 조사해야 되겠네! 쩝!”


장소오는 입맛을 다셨다.


다음 날 아침!


장소오는 아침에 항상 하던 대로 전서구부터 확인했다.


정보에 민감한 장소오에겐 이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천수. 쌀 26가마 출고! 총관!


“이런! 또 호출이야! 아이고 내 팔자야!”


장소오는 소리쳤다.


역시 호출 신호가 와 있었다.


천수에서 찾는다는 신호였다.


2는 정무맹이고 6은 부책사를 뜻했다.


그러니까 천수에서 정무맹 부책사가 장소오를 찾는다는 암호였다.


“가만! 그렇다면 그녀인데. 벌써 일을 시작했네.”


장소오는 마차에서 남궁영의 침착했던 눈빛을 떠 올렸다.


“어차피 동쪽으로 가야 하니 약간 둘러 가는 것도 상관없겠지.”


장소오는 아침 바람과 함께 말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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