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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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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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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47,134

작성
18.07.19 08:0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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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2쪽

77화: 죄를 지은 자 누구인가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77화: 죄를 지은 자 누구인가 (1)


“하암~ 으이구, 이 화상아 서류 한 번 더 검토해도 모자랄 판에 내리 몇 시간을 자고 앉아있네.”


재웅은 양팔을 높게 들고 기지개를 켰다. 서류를 보면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 거 같긴 한데, 어느새 몇 시간이 지나있었다. 대체 이런 자세로 어떻게 꿈까지 꾸며 잘 수 있었던 건지, 온몸이 뻐근했다.


“휴대폰 소리를 켜놨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애들한테 추한 꼴 보일 뻔했네.”


대충 정신을 차린 재웅은 책상 위에서 끊임없이 소리를 내는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으로부터 수많은 메시지가 와있었다. 그는 어리둥절한 눈으로 메시지 내용을 확인했다.


“바로 보면 답장 달라고? 진성훈 얘는 아침부터 뭔 놈의 메시지를 이렇게 많이 보낸 거야? 아니, 그나저나 이 시간에 컴퓨터는 어떻게 쓰고 있는 거래?”


평소 같았으면 도수체조나 하고 있을 시간인데, 진성훈의 행동은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이 시간에 어떻게 메신저를, 아니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 저번에 실세에 등극했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벌써 무소불위의 위치에 올랐단 말인가?


계속해서 쓸데없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자, 재웅은 휴대폰을 책상 한쪽 구석으로 치워버렸다. 오늘은 새 직원을 뽑는 중요한 날이었다. 어딘가 나사 빠진 듯한 군인의 이상한 메시지를 확인하기보다는 일단 씻으면서 머리를 맑게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메시지를 곱씹어볼수록 바로 확인하지 않은 것이 찝찝하게만 느껴졌다. 비몽사몽 간에 확인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메시지는 대부분 재웅을 ‘부르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던 까닭이었다.


‘근데··· 뭔가 이상해. 하고 싶은 말이 있었으면 진작에 했을 텐데···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


재웅은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했다. 심지어 그가 씻고 있던 동안에도 몇 개의 메시지가 더 와있었다. 그는 그제야 진성훈이 적어도 시답지 않은 장난을 치려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여기기 시작했다.


[이재웅 님이 접속했습니다.]


[이재웅: 무슨 일이야? 네 지금 메신저는 어떻게 쓰는 거야?]

[진성훈: 지금 확인했냐?]

[이재웅: 지금 일어났는데, 왜? 무슨 일인데?]

[진성훈: 지금 전화 건다. 전화 받아.]


‘뜬금없이 전화는 무슨···? 얘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전화가 왔다. 생전 처음 보는 지역번호가 찍혀 있는 전화번호, 분명 진성훈임이 틀림없었다. 전혀 상황파악이 되지 않는 가운데, 재웅은 약간 불안한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재웅이냐? 재웅이 전화 맞지? 나 성훈이야.”


“알아 인마. 근데 이른 시간에 웬일이냐? 아니, 그건 둘째 치고 메신저는 대체 어떻게 쓴 거야? 일과 시작했을 텐데 쓸 수 있··· 풉! 있어?”


물어보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역사가 바뀐 이후, 전역은커녕 입대도 하지 않았는데 아직도 군필자처럼 농담을 던지는 게 이상하면서도 괜히 웃겼다. 그러나 진성훈은 재웅의 농담을 받아줄 여유도 없는 듯했다.


“······원래 못하는 데 다들 정신없어서 몰래 하는 거야.”


“야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임무를 똑바로-“


“지금 장난할 때 아니야, 재웅아. 내 말 잘 들어. 너 지금 어디야? 집이야?”


“어제부터 쭉 학교에 틀어박혀 있었어. 그건 갑자기 왜 물어보는 건데?”


“휴우······”


진성훈이 땅이 꺼질세라 한숨을 쉬었다. 그 순간 재웅은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졌음을 직감했다. 부대 실세로 올라선 이후에는 그런 진심 어린 한숨을 쉴 일이 거의 없었다. 만약 쉬게 된다면 그건 보통 자기 밑의 누군가 크게 사고를 친 경우였다.


“성훈아, 대체 무슨 일이길래 갑자기 한숨까지 쉬고 그래? 누가 사고 쳤냐?”


“맞아··· 그것도 아주 대형 사고 쳤다··· 너 진짜 학교에 있는 거 맞지?”


“그럼 내가 일어나자마자 너한테 뻥카나 날리겠냐? 오늘 신입 직원 면접 보는 날이야. 그래서 마지막으로 서류 검토할 겸해서 학교에 있었어.”


“너 앞으로 당분간 집에 들어갈 때 정말 조심해라. 주변도 잘 살피고, 여차하면 경찰에 신고할 준비도 하고.”


“뭐···?”


전화기 너머로 다시 한 번 한숨이 들렸다.


“정대철··· 그 새끼 지금 탈영했다.”


“뭐, 뭐라고?”


“탈영했다고. 내가 나가고 나서 거의 직후에 그놈이 휴가를 나갔는데, 복귀도 하지 않고, 그냥 증발해버렸어. 이 개 같은 자식이 군대에 와서도 사고를 치네 진짜 하···”


재웅은 바로 말을 잇지 못했다. 순간 아무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놀라기는 이번이 거의 처음인 거 같았다. 그러나 그는 곧 안정을 되찾았다. 어차피 다시 볼 사이도 아니고, 이미 인생이 망하다시피 한 놈 아닌가.


“걔 신병 아니었어? 근데 탈영을 했단 말이야?”


“그래서 부대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 멘붕상태야. 신병 새끼가 들어오자마자 핵폭탄급 사고를 저질러서.”


“그거 완전 미친놈이네··· 아니 그보다도 신병인데 휴가는 어떻게 벌써 나간 거야? 아직 부대 적응도 제대로 못 했을 텐데."


“그래 재웅이 네 말이 맞아. 원래 같았으면 지금 휴가는 고사하고 면회하기에도 눈치 볼 짬이긴 하지. 근데 내가 휴가 나갔던 사이에 그놈이 큰일을 당했어.”


상황을 전하는 진성훈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웠다. 부대에 갓 전입한 신병이 휴가를 나가는 경우는 뭔가 좋지 않은 일을 당하지 않는 이상 거의 없었다. 재웅은 현역 시절, 부대 정문을 울면서 나갔던 어떤 신병 한 명을 떠올렸다.


“성훈아. 혹시 네가 말하는 큰 일이···”


“어머니가 돌아가셨어. 내가 휴가 나가 있을 때 병원에서 돌아가셨데. 아마 내가 복귀하던 날이 발인일인가 그랬을 거야.”


“그래 생각난다. 네가 그때 병이 있다고 말해주지 않았었나?”


“맞아. 근데 차라리 병으로 돌아가셨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인터넷 기사로도 나왔었는데, 너 몰랐구나.”


“인터넷 뉴스?”


“자살했어. 후임이 간부한테 들었는데, 사채업자가 계속 압박하는 걸 견디지 못한 모양이야. 아들을 똑바로 가르치지 못해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병원에서 뛰어내렸데.”


둘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재웅은 최대한 머릿속에 떠오르는 옛 사건을 떠올리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었다. 십여 년 전 벌였던 행동과 대화들이 한 장면씩 뚜렷하게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명확하게 떠오른 기억은 정대철의 어머니에 대한 것이었다. 1학년 부장과 학생부장, 그리고 조민규 집안의 변호사 앞에 무릎을 꿇고 빌던 그녀의 모습. 비참해진 그녀를 두고 교무실 한쪽 구석에는 담임의 심부름을 한답시고 상황을 여유롭게 지켜보던 재웅이 있었다.


잠시 뒤 전화기 너머로 진성훈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그 역시 나름대로 많이 충격 받은 듯했다.


“어쨌든 그렇게 돌아가시고 나시고 난 다음에 부대로 연락이 왔고, 정대철은 상을 치르기 위해 특별휴가를 나갔어. 근데 이 자식이 장례도 끝나지 않았는데 사라져버린 거야.”


“그러니까 네 말은 장례식장 밖으로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거지?”


“어. 원래 같았으면 오늘 복귀했어야 하는데. 그놈은 병원을 나간 이후에 발인날에도 나타나지 않았어.”


“그, 그럼 일단 공식적으로는 탈영이 아니네. 오늘까지 들어오면···”


“하지만 탈영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고, 정황상 거의 탈영했다고 보고 있어. 군복을 두고 사라졌거든. 연락도 완전히 끊어졌고. 한 마디로 잠적한 거야.”


진성훈이 연거푸 한숨을 내뱉는 가운데, 재웅은 인터넷을 키고 뉴스를 검색해보았다. 정대철의 어머니는 모두가 깨어 있는 낮, 정확히 말해 재웅이 열심히 발표하고 있던 그 시간에 몸을 내던졌었다.


“아마 오늘 저녁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면 탈영했다는 보도도 나올 거야. 하··· 진짜 말년에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고 했는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설사 탈영했더라도 멀리 도망 못 갔을 거야. 게다가 수색망도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게 뻔하고. 장례 치른 병원은 어디래?”


“어디서 했겠냐? 우리 사는 동네에서 제일 큰 공립병원이지. 기억 안 나? 예전에 우리가 봉사활동 했던 병원 있잖아.”


굳이 따로 상기시켜주지 않아도 또렷이 기억할 수 있었다. 인생 기획을 제대로 수립하기 전에 저질렀던 멍청한 짓의 시작이 되었던 병원, 이제는 자신이 제작하려 하는 게임에서 주요배경 중 하나로 등장하게 될 장소를 기억 못 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병원을 기억하느냐 마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정대철의 어머니가 그곳에서 지내다가 죽었다는 점, 그리고 정대철이 해당 병원에 딸린 장례식장에서 모습을 감췄다는 점은 많은 걸 시사했다. 곧 재웅은 마음 한구석에서 어떤 감정이 샘솟음을 느꼈다. 그것은 바로 ‘불길함’이었다.


“성훈아, 걔 혹시 부대에서 이상한 거 들고 나간 건 아니지?”


“이제야 내가 처음에 했던 말이 뭔지 이해했냐? 일단 부대에서 흉기가 될 만한 걸 들고 나간 거 같지는 않아. 근데 솔직히 말해서 당분간 정말 조심해야 한다.”


“그 미친놈 그래 봐야 며칠도 안 돼서 헌병대에 끌려갈 거야.”


“재웅아, 그러지만 말고 좀 진지하게 받아들여. 난 지금도 무진장 불안하다고. 이 새끼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칠까 봐.”


“뭐? 야 진성훈, 지금 정대철이 날 해코지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너 같으면 한 번이라도 생각나지 않겠냐?”


제 딴에는 친구의 신변을 걱정해서 하는 말인 거 같았다. 그러나 재웅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진성훈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만은 없었다. 만약 여기서 순순히 대답한다면, 이는 자기 자신을 과거의 정대철과 같은 존재로 인정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진성훈의 의견은 완전히 엇나간 것이었다.


“성훈아.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내가 한 번이라도 생각난다니?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잘못은 걔가 한 거야. 죄인은 그놈이라고.”


“내가 언제 네가 잘못했다 그랬냐? 그 놈으로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이거지. 아니, 사태 진정될 때까지 조심해서 나쁠 거 없잖아.”


“그러니까 내 말은 뭐하러 정대철 입장 따위를 생각하냐 이거야.”


“재웅아, 내 말은-“


“걔는 학교 폭력 가해자야, 빌어먹을 남의 돈을 갈취하고, 때리고, 그야말로 온갖 추태를 다 벌인 놈이라고!”


“아니 누가 그걸 모른대? 왜 갑자기 소리는 지르고 그래. 그냥 혹시 모르니까 조심하라는 말이잖아. 일단 걔의 사정을 돌아보는 걸 떠나서.”


“아 됐고, 알았으니까 끊어. 그 빌어먹을 패배자 새끼가 뭘 할 수 있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7.19 22:19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18 bo*****
    작성일
    18.07.20 05:20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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