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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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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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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189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8.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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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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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91화: 사람 관리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91화: 사람 관리 (1)


“따로 하나 더 만들어 놓으라고요? 그것도 신입 직원 모르게?”


장신애가 말했다. 날카롭게 각진 뿔테 안경 너머로 의심의 눈초리가 강하게 느껴졌다. 재웅은 머리를 빠르게 돌렸다.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전에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이유를 생각해내야만 했다.


“그게 사실··· 너도 알다시피 요즘 스타트업에 지원되는 보조금으로 장난치는 경우가 많다고 하잖아. 그래서 혹시 모르니까.”


“흐음··· 선배가 뭘 걱정하는지는 알겠는데··· 지나치게 걱정부터 하시는 거 아니에요? 픽션을 너무 많이 접하셨나.”


그저 바보처럼 멋쩍게 웃는 거 말고는 딱히 다른 방법을 생각해낼 수 없었다.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성공적으로 정착할 때까지 집안의 재산을 기꺼이 내놓았던 사람이 회사와 직원들의 커리어를 담보로 도박할 것이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이가 과연 몇 명이나 되겠는가? 괜히 모함한다는 소리만 듣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본인이 소인배가 되어서 욕을 조금 먹는 게 나았다. 아무리 조민규가 회사 일정에 무단 불참하고 없는 것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지만, 자신을 스스로 망나니로 보이게 할 만큼 바보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잘 보여야 할 사람 앞에서는 최대한 잘 보이려 했다.


“정말 신입 직원 배제하실 거에요?”


“꼭 그렇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지. 어쨌든 그 친구도 네 옆에서 일 배우고 할 테니까. 어쩌면 걔가 도와줄지도 모르고. 걔는 전공자잖아.”


“아니 그걸 알면서 왜 이면 장부를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딱히 문제 될 게 없는데. 뭔가 선배답지 않은 발상 아니에요? 오랫동안 같이 갈 관계라고 동네방네 소문 다 내고 그렇게 의심부터 하시면 안 되죠.”


“나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지. 지금도 그 생각을 뒤집을 생각은 없어, 절대로. 다만 당분간은 혹시 모를 리스크를 대비해서···”


“에휴,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런 케이스가 없는 건 아니니까. 그래도 나름대로 고민 많이 해서 커리어를 결정한 건데, 세상을 너무 정글로만 보지 마요.”


“실망스러운 모습 보여서 미안하다···”


“그걸 알면 처음부터 하지를 말던가. 뭐, 보고는 따로 하면 되는 거에요? 막 비선 계통처럼?”


영 못마땅하게 여기는 듯한 눈치였지만, 그래도 거절은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재웅은 미리 생각해둔 방식을 자세히 알려주었다. 이면 보고를 받는 기한은 얼리엑세스 버전을 출시한 후, 정확히 말하면 사업 계획상 조민규의 집안 재력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지는 시점이었다.


“그럼 그때까지 수고 좀 더 해줘.”


“괜히 나중에 가서 비선 조직 운영했다는 이야기 해서 저 고개 못 들고 다니게 하지 마요.”


“지금 설마 나 못 믿는 거야?”


“CCTV 옆에 두고 일하는 거 같아서 그래요.”


얼마 안 되는 시간 동안 온갖 욕이란 욕은 다 먹어야 했지만, 덕분에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재웅은 장신애가 회의실을 나갈 때까지 기다린 다음, 지시사항을 적어준 메모장을 잘게 찢어 쓰레기통에 넣었다. 그리고 아직 다 차지도 않은 쓰레기봉투를 들고 건물 밖 주차장에 있는 쓰레기 수거함으로 직접 날랐다.


‘보험을 들어 놓으니까 좀 안심이 되네. 그래도 내가 그 정도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는데, 설마 포기하지 않으려는 건 아니겠지.’


쓰레기봉투를 수거함에 넣는 순간, 잠깐 가졌던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듯했다. 재웅은 모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주차장을 걸었다. 그런데 잠시 뒤,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할 광경과 마주했다.


‘잠깐, 저거 뭐야···? 저게 왜 지금 저기 있어?’


재웅은 혹시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나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학교 건물과 바로 붙어있는 곳에 주차된 외제 차는 분명 조민규가 타고 다니는 것이었다.


‘쟤가 대체 왜 돌아온 거지?’


조민규는 한 번 내린 결정을 번복하는 법이 없었다. 그가 차를 타고 캠퍼스를 나갔다는 것은 이후 다시 돌아올 일이 없음을 뜻했다. 만약 점심시간을 넘어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그날 일정에 출근은 없는 것이며 무슨 일이 있어도 회사 업무에 자신의 시간을 들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자동차를 본 순간, 안도감에 잠시 여유를 되찾았던 재웅의 마음이 불안감으로 가득 차 버렸다. 그는 서둘러 건물로 들어갔다. 무더위 속 계단을 뛰어 올라가면서도, 그의 머릿속으로 오레엔테이션에 벌어졌던 일이 계속 떠올랐다. 사무실 문을 열기 직전까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은 가시지를 않았다.


‘끼익!’


“누가 그렇게 비싼 도어락을 함부로 다루나 했건만, 우리 대표님이었구나. 대표 프리미엄 인정합니다.”


“하하하하.”


조민규의 한 마디에 직원들이 모두 웃었다. 얘도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건가, 분위기를 보아하니 아직 회사에 중대한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이나 발언을 아직은 하지 않은 거 같았다. 그래도 갑작스러운 상황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재웅은 불안함에서 오는 긴장에 휩싸인 채 조민규를 가만히 노려보았다.


“음··· 이재웅 대표? 혹시 내 얼굴에 뭐 묻었나요? 뭘 그렇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거지?”


“······”


“하하. 아무래도 제가 아까 실수를 해서 조금 화가 났었나 봅니다. 사실 제가 근래 들어 회사보다는 개인적인 일에 신경을 더 쓴 편이었거든요. 집안일로 인해 해외로 나가는 바람에 설명회나 면접에 불참하게 되었고요.”


예의를 차린 말투, 본인의 사정을 솔직하게 밝히고 고개 숙여 양해를 구하는 모습, 모든 게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겉모습만 보면 신입 직원과의 첫 대면 자리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리고, 여러 사람의 노력이 모여 만들어낸 소중한 회사를 도박의 제물로 삼으려던 사람이 맞나 싶었다.


“그래서 아까 오리엔테이션때 본의 아니게 실수를 좀 했던 거 같네요. 제가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는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괜히 더 친해지려고 그러거든요. 혹시 제가 처음부터 반말하거나 해서 기분 나쁘셨다면 이 자리에서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민규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와 동시에 회의실, 아니 신입 직원들을 감쌌던 이상한 분위기도 사라져버렸다. 자신의 실수를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대표와 사과를 받는 직원들, 그들은 곧 서로를 바라보며 웃기 시작했다. 그들의 웃음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음··· 뭐 일단 서로 오해는 풀린 거 같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약간 뒷북치는 거 같긴 하지만, 우리 회사에 들어오신 걸 진심으로 축하하고 감사하는 의미에서 제가 작은 걸 준비했습니다.”


재웅은 그제야 조민규 자리에 상자 몇 개가 놓여 있었다는 걸 알아차렸다. 곧 상자가 열리고, 조민규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처음에 어떤 걸 좋아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딱히 생각이 나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이왕 나간 김에 빈손으로 돌아올 수는 없잖아요?”


그가 꺼낸 물건은 꽃이 담긴 작은 바구니였다. 심지어 바구니에는 입사를 축하하는 메시지 장식까지 달려 있었다.


“우리 회사에 입사한 걸 다시 한 번 축하합니다. 함께 꿈을 이뤄 나가봅시다.”


조민규는 직원에게 일일이 꽃바구니를 전달했다. 덕담하는 데도 망설임이 없었다. 대체 언제부터 그랬다고, 그는 자신의 지위와 권위를 한없이 낮추며 직원들을 띄워주었다. 대표의 예상치 못한 호의에 신입 직원들은 약간 당황한 것 같았다. 하지만 재웅은 그 감정이 결코 부정적인 상황에서 비롯된 게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저기, 조민규 대표님? 바구니 안에-“


“아, 그 봉투는 집에 가서 열어보세요. 여기서 열면, 뭐라고 할까, 스포일러라 재미없을 거에요. 알았죠?”


재웅은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 더는 볼 것도 없었다. 봉투에 들어있는 물건은 굳이 시간을 들여 추측하지 않아도 되었다. 조민규는 재웅이 지금까지 얻지 못한 가장 강력한 무기, 무능한 안하무인도 단번에 젠틀맨으로 만들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여론이 반전된 상황에서 뭘 할 수 있을까, 남은 시간 동안 재웅은 정리되지 않는 머리로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도저히 집중할 수 없었다. 조민규의 불순한 의도를 알게 된 이상, 그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좋게 받아들여질 리가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마냥 한 가지 결론만 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니야···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이재웅. 어쩌면 내 말을 듣고 마음을 고쳐먹은 것일 수도 있잖아.’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게 바뀔 문제인가··· 평소에도 내 말을 들어 먹지를 않는데, 고작 언성 한 번 높인 거에 설득당한다고? 아니야···. 분명 뭔가 꿍꿍이가 있어.’


‘왜 항상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려는 거야? 단지 대화 하나만으로 어떻게 모든 걸 판단할 수 있어? 아무리 그래도 소중한 인연이었던, 아니 오랫동안 잘 지냈든 관계잖아. 만약 그가 널 믿지 못했다면 애당초 그런 제안을 했겠어?”


‘제기랄,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런 제안을 한다니, 처음부터 생각조차 하지 말았어야지. 그놈은 대충 돈 날리고 똥 밟았다 생각하겠지만, 너에겐 그렇지 않아. 이건 네 인생이 걸린 문제야.’


재웅은 퇴근 시간이 다가올 때까지 업무에 집중하지 못했다. 대체 무슨 바람이 든 것인지, 조민규는 사무실에서 나가지 않았다. 오히려 기획서를 열심히 들춰보며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정말 꿈이라도 꿨던 것일까, 사람이 말 한마디에 저렇게 쉽게 바뀔 수 있는 것인가? 회의실에서의 대화는 계속 머릿속에 맴돌며 의심을 만들어냈고, 재웅은 조민규의 태도 변화에 대해 쉽게 결론 내리지 못했다.


결국, 끝까지 일에 집중할 수 못했고, 중요한 첫날을 망치고 말았다. 신입 직원 오리엔테이션부터 교육, 업무, 기획, 토론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무것도 풀리지 못한 하루, 마치 과거로 돌아오기 전 시절의 하루를 지낸 것만 같았다. 그렇게 잃어버린 정신세계를 헤매고 있을 때였다.


“어우, 요즘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시차 적응이 바로바로 되지를 않네. 다행히 지금 퇴근 시간이군요. 그럼 퇴근해볼까요? 어이, 이재웅 대표?”


“······”


“이재웅 대표? 재웅아!”


“어, 어? 왜?”


“왜긴 왜야. 퇴근해야지. 첫날부터 밤샘 근무할 셈이야?”


조민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재웅은 시간을 확인했다. 여섯 시에 거의 가까운 시각, 기존 직원들은 옷을 챙기며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고, 신입 직원들은 슬금슬금 눈치를 보고 있었다. 어째 무능한 사람은 조민규가 아닌 자신이 된 것 같았다.


“우리 이재웅 대표가 항상 저래요. 십 년 전부터 뭔가 한 번 집중하면 시간도 신경 쓰지 않죠. 참 좋은 리더입니다.”


“하하하하.”


“그럼 이왕 말 나온 김에, 신입 직원 여러분, 우리 이재웅 대표에게 쉴 시간을 한 번 주는 게 어떨까요?”


작가의말

 되도록이면 꼬박꼬박 연재를 하려고 합니다만, 최근 개인 사정이 생겨서 그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 앞으로 당분간은 비정기 연재로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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