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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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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134

작성
18.07.1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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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2쪽

72화: 여기까지 오기까지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72화: 여기까지 오기까지 (1)


매년 하는 일이었음에도 설명회는 언제나 긴장되는 이벤트였다. 설명회가 곧 향후 일정 기간 회사를 이끌어 나갈 인재를 뽑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나마 핵심 직원 진이 완성된 이후부터는 예전처럼 긴장을 많이 할 필요가 없긴 했다. 어차피 잡일 할 인력만 필요했으니 말이다.


그런 목적으로 뽑힌 기간제 직원, 소위 말해 인턴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회사의 주요 인력이 될 수 없었다. 기껏해야 양식이 이미 정해진 예전 것과 비슷한 보고서나 만드는 등, 업무라 부르기 힘든 일만 하다가 나갈 뿐이었다. 장차 위대한 프로그래머가 될 기회를 꿈꾸는 그들에게는 사실 시간 낭비나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우리 회사에 가장 많은 사람이 지원했네요. 특히 설명회에 참가한 타과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지원했어요. 이거 오늘 부지런히 검토해야 할 거 같은데요?”


“부지런히 하는 걸 넘어서 이번에는 진짜 신중하게 골라야 해. 이 사람 대부분은 민규 형님을 보고 지원한 게 아니란 말이야. 안 그래요? 재웅이 형?”


비니를 푹 눌러쓴 직원이 말했다. 사무실로 돌아온 직원의 입가에서는 좀처럼 웃음기가 떠나질 않았다. 책상 이렇게 많은 이력서를 받아 보기는 창업 이래 처음이었다. 아니, 올해부터 보안 프로그램 제작에서 게임 제작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었으니, 사실상 제2의 창업이라 봐도 될 정도였다. 그런데도 유례없이 많은 인재가 모인 것이다.


“올해도 운이 따라줬나 보네. 발표 에이스가 없는데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걸 보면.”


“제가 보기에 발표 에이스는 민규 형님이 아니라 재웅이 형님이에요. 특히 이번 발표는 재웅이 형님 아니었으면 그 누구도 소화하지 못했을 겁니다.”


“하하하, 상태야,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봐···”


“에이, 형님이 사실상 이 게임 프로젝트의 모든 원안을 만드셨는데, 당연히 에이스죠. 저희 중 누가 원작자만큼 잘 설명할 수 있었겠어요? 특히 병원 에피소드는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게임적 허용이 있긴 하지만, 그거 사실상 범죄야, 범죄. 하하··· 괜히 나중에 애들 이거 플레이 하고 따라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순수한 아이 중에 그런 생각하는 애가 누가 있었겠니?”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전 그 기발한 컨셉이 지원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생각해요. 모든 걸 다 아는 상태에서 중학생으로 되돌아간다. 어떻게 보면 대리 만족하기에 딱 좋은 소재 아니에요?”


한상태의 말에 나머지 직원들도 저마다 그렇다고 말했다. 이상했다. 그들은 대관절 뭐가 아쉬워서 중학교 시절로 되돌아가는 게 좋다고 말하는 것인가? 재웅은 그들에게 게임의 전반적인 개요를 처음 말해줄 때 분명 캐릭터가 받는 페널티, 바로 자신이 느꼈던 최악의 페널티를 언급했었다.


“이건 소비자의 반응을 생각하지 않은 이야기긴 한데, 모든 걸 아는 상태에서 과거로 돌아가도 썩 좋기만 할지는 잘 모르겠다.”


“왜요? 14살부터 모든 걸 다 아는 데 안 좋을 게 뭐 있어요? 벌써 하는 생각부터 다르잖아요. 전 똑같은 병원 봉사할 때, 이 사람들이 무슨 병이 있어서 여기 왔나 이런 생각만 했다고요.”


“그건 그 나잇대 애들이면 당연한 거지. 내 말은 이왕 과거로 돌아왔으면 미래의 일을 아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어른이 되어 배운 지식보다는 차라리 그동안 나왔던 좋은 번호 6개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스포츠 경기 스코어 이런 걸 아는 게 더 낫지 않겠어? 나 같으면 일기장에 그런 정보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거야.”


재웅이 말했다. 지금까지 마치 게임과도 같은 경우를 겪으면서 매번 느껴왔던 심정이었다. 14세의 꼬꼬마 몸과 함께 떨어진 일기장이 ‘단 한 번이라도 미래의 소식을 알려줬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어느 날에 누가 찾아왔다, 이런 쓸데없는 소식이 아닌, 정말 중요한 정보 말이다. 그러나 한상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글쎄요··· 굳이 그런 요행을 바라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었을 거 같아요. 설명회에서는 좋지 않게 끝난 거로 발표했지만, 기업이나 경찰에게 덜미를 잡히지 않았을 수도 있잖아요? 추적을 피할 방안을 어떻게든 생각했겠죠.”


“하긴 법의 무서움을 알고는 있을 테니 발표대로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하지는 않았겠지.”


“그러니까요. 그다음에는 뭔가 해내지 않았겠어요? 뭐, 현실에서 일어나지도 않을 허구를 가지고 이런 가정을 하는 것도 웃기긴 하는데··· 그냥 성공할 수 있는 어떤 발판을 마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어쨌든 덜미를 잡히지 않는 선택지도 만들 테니까 성공하기야 하겠죠, 하하하.”


재웅은 대답하지 않았다. 설사 한상태의 말처럼 덜미를 잡히지 않았다 한들, 결과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그나마 게임 속 세계에서는 성공한다는 선택지가 나올 가능성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과 그를 이용해 성공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


면접 대상자를 추렸을 때는 캠퍼스 내의 모든 건물 불이 꺼진 뒤였다. 직원들은 피곤해 보였지만, 새로운 프로젝트를 같이 꾸려 나갈 인원을 뽑는 생각에 나름 기대하는 눈치였다. 대략적인 결과물을 받아 든 재웅은 그들에게 먼저 퇴근하라고 말했다.


“뭐, 대충 걸러낸 거 같고, 이제 퇴근해서 좀 쉬자고.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상태에서 사람들과 마주하긴 좀 그렇잖아? 자, 모두 집에 갑시다.”


“네,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래, 잘 가고. 내일 보자. 내일 괜히 불필요한 질문할 생각 하지 마. 이번에 뽑는 인원은 못해도 프로젝트 끝날 때까지 함께 할 사람들이니까.”


“하하, 이상한 질문 던지는 분은 지금 해외에 계시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안 그래요. 그나저나 선배는 퇴근 안 하세요?”


“나는 그냥 여기서 자려고. 어차피 왔다 갔다 하는 시간 따지면 지금 집에 들어가 봐야 얼마 쉬지도 못해. 그럴 바에는 사무실에 있는 게 낫지. 신경 쓰지 말고 조심히 들어가.”


직원이 모두 나간 사무실에는 적막감이 맴돌았다. 홀로 남겨진 재웅은 의자에 몸을 맡기듯, 힘없이 앉아 책상을 바라보았다. 그의 책상 위로 면접 대상자의 서류가 보였다. 그러나 웬일인지 서류를 다시 볼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직 십여 년 전 한동안 지겹게 보았던 화면만 계속 떠오를 뿐이었다.


[불법 프로그램 사용으로 영구 정비되었습니다. 공정한 게임 이용을 하시기를 권장합니다. 감사합니다.]


‘하··· 언제부터 이렇게 열심히 일했다고. 그새 또 잡아내냐? 이게 몇 번째야 진짜··· 짜증 나네.’


로그인 화면에 나타난 공지와 함께 중학생 재웅의 얼굴빛도 어두워졌다. 큰 물에서 놀기로 한 이후, 재웅이 가장 많이 본 문구였다. 더 큰 이익을 거두기 위해서는 수요가 많은 게임에서 일을 벌여야 했지만, 그간 쌓아온 인지도와 이미지를 지키려는 업체의 노력 역시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거래를 취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아 진짜 장난하나··· 그따위로 할 거면 그냥 처음부터 발을 들이지 말던가. 아니 입질 넣는 게 취미에요?]

[죄송합니다. 개인 사정 때문에···]

[아, 네 개인 사정은 내 알 바 아니고. 그냥 꺼져라. 에휴 ㅡㅡ;]


그간 모았던 돈을 상당 부분 들여 컴퓨터도 업그레이드하고 좋은 프로그램도 들여봤지만, 메이저 게임의 보안 수준이 점차 높아지면서 정작 늘어나는 것은 거래 대상에게 사죄의 글을 보내는 횟수뿐이었다.


물론 아예 뚫을 수 없는 건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연락을 주고받던 사람들 대부분이 업계를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지타산에 문제가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보다 배꼽이 커지는 실정, 쉽게 말해 이득은커녕, 손해 보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결국, 아이디와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내려던 재웅의 전략은 방학이 끝나기도 전에 중단되고 말았다. 어떻게 빈털터리가 되는 수준은 간신히 막았지만, 그 외에는 남는 게 전혀 없었던 까닭이었다. 그뿐이랴, 비싼 돈을 들여 부품을 맞췄음에도 전기세는 폭탄 맞기 직전까지 가버렸다. 이는 어머니의 의심을 사기 충분했다.


“재웅아, 잠깐 나와봐라. 얘기 좀 하자.”


“왜?”


“너 요즘 밤늦게 컴퓨터 하지?”


“인강이나 수험 정보 보는 거 때문에 인터넷에 접속하고, 프로그래밍 공부 때문에 컴퓨터를 전보다 자주 키긴 하지만, 밤늦게 한 적은 없어.”


“근데 전기세가 왜 이렇게 많이 나오니? 엄마는 전기세 폭탄 맞는 게 무서워서 에어컨도 켜지 않고 살았는데? 어째 요금은 온종일 에어컨 켰을 때보다 많이 나온 거 같다?”


“······”


“좀 이상하다는 생각 들지 않아? 너··· 요즘 좀 수상해.”


“컴퓨터 부품 문제야. 업계에서도 최대한 에너지 절약이 되는 제품을 개발하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거로 알고 있어. 그래서 조금만 더 이용해도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거야.”


이게 말인지 방귀인지. 본인 입으로 내뱉은 말임에도 그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려고 큰돈 들여 부품을 바꾼 게 엊그제같이 느껴질 정도였다. 게다가 컴퓨터에 문외한이라는 점을 핑계로 어머니에게 전문가인 척, 어려운 이야기를 늘어내며 위기를 빠져나가려던 생각 역시 큰 실수였다.


“참··· 핑계도 가지가지다. 이재웅, 이번에 전교 1등 했다고 벌써 자만심에 빠진 거야? 방학이면 의자에 엉덩이 딱 붙이고 앉아서 공부해야지. 컴퓨터는 왜 하고 있어?”


“엄마, 방금 말했잖아. 입시 정보도 볼 겸해서 잠깐 접속했다고. 그리고 컴퓨터 게임 하는 거 아니야. 프로그래밍 공부하는 데 쓴다니까.”


“아니 글쎄, 지금 네가 프로그래밍인지 뭔지 하는 걸 왜 해야 하는데? 1학기에 전교 1등 하면 다야? 2학기에는 공부 안 할 거야?”


“이미 올라갈 때까지 올라갔는데 뭘 더해. 이대로 유지만 해도 대박 나는 거 확정인데.”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머니의 불꽃 스매싱이 날아들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바라시던 공부 제패를 드디어 이뤄냈는데, 다시는 맞을 일이 없다고 확신하던 재웅은 저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내질렀다.


“아악! 갑자기 왜···”


“갑자기는 뭘 갑자기야. 맞을 짓을 하면 맞아야지. 이재웅, 이제 중학교 1학년이야, 중학교 1학년. 그것도 1학기밖에 지나지 않았어.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시기라는 거 몰라?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


“정신 차렸지, 당연히···”


“그럼 오늘부터 컴퓨터 하지 마. 너 한 번만 컴퓨터 하다가 걸리기만 해, 내가 아주 전선 다 뽑아서 분리수거함에 넣어버릴 테니까. 얘가 초등학교 때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으이구. 아무튼, 내 말 명심해. 지금 이 시간부로 컴퓨터 사용 금지야!”


작가의말

예정 시간을 늦추고도 또 늦게 올리고 말았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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