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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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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200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8.08 08:15
조회
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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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87화: 신이 주신 기회 (2)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87화: 신이 주신 기회 (2)


“그래서 이번 분기 지원금은 얼마나 나왔는데?”


“휴우··· 예년과 비슷한 수준.”


재웅이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벌써 같은 질문만 몇 번째, 본래 신입 직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돼야 했을 오리엔테이션은 어느새 조민규에게 지원금 내역을 추궁당하는 자리로 변해 있었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


“그래, 예년과 비슷한 수준.”


“그거 너무 대충 답변하는 거 아니야? 회계 담당 인력도 새로 들어왔을 텐데, 그런 식으로 답변하면 살짝 곤란할 거 같은데···?”


조민규가 신입 직원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새로 뽑은 재무 담당 직원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뜬금없는 질문이나 하면 한숨만 쉬고 넘어갈 텐데, 재웅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


“응? 그냥 그렇게 대답하고 끝낼 거야? 쓰읍··· 그러면 첫날부터 신입한테 별로 좋지 않은 이미지만 심어줄 거 같은데···.”


“······”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물론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돈이었다. 뒷배가 부족한 스타트업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더 어색했다.


“···? 아니, 재웅아 구체적으로 말 좀 해봐. 내가 이상한 거 물어본 것도 아니잖아.”


“조민규 공동대표님.”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모두가 고개만 숙이고 있는 가운데, 먼저 나선 이는 한상태였다. 평소 넉살 좋기로 소문난 그의 표정은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로 굳어 있었다. 그는 전에 들은 적 없는 조용하고 차분한 톤으로 조민규를 다시 불렀다.


“조민규 공동대표님.”


“왜? 혹시 상태 네가 알고 있냐?”


“그게 아니라, 대표님. 지금은-“


“민규야, 내가 지금 정확한 금액이 기억나지 않거든? 재무제표 갖다 줄 테니까 그걸로 확인하는 게 어때? 상태야, 사무실 가서 재무보고서 좀 가져와.”


“네? 아, 네···”


재웅은 테이블에 앉은 인원이 보지 않게끔 손을 세차게 흔들었다. 그는 신입사원들에게 직원과 대표가 싸우는 한심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이미 흐름도 다 끊기고 분위기도 완전히 가라앉은 뒤였지만, 그렇다고 바닥까지 곤두박질 칠 수는 없었다.


한상태가 재무보고서를 가져온 이후로는 순전히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재웅은 반복되는 질문 공세에 짜증을 폭발시키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대관절 조민규가 왜 계속 ‘지원금’을 물고 늘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스르륵’


“거참 이해할 수가 없네. 새 시대에 맞춰 새 사업을 시작하겠다는데 고작 이거 밖에 주지 않는다고?”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스토리가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단순히 게임 제작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르륵’


“뭐 이렇게 돈 퍼주는 것도 적폐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따위로 조금 줘야 원··· 스타트업 죄다 적폐청산 당하게 생겼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디어 믹스로 확장, 종합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우리 회사의 역량을 보여줄 기회,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입니다···”


‘스르륵’


“학교 재단도 요즘 정부 따라 돈줄이 말랐나, 얘네까지 왜 쥐똥만큼 주는 거야? 재웅아. 이거 가서 따져봐야 하는 거 아니니?”


“그리고 이번 경험을 자양분 삼아··· 더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할 동력을 얻고··· 종국에는 국내 업계의 새로운···”


재웅은 조민규가 뭐라 말하든지 간에 일절 대응하지 않기로 작정했다. 일일이 설명해줬다가는 오리엔테이션은커녕 퇴근도 하지 못할 것만 같았다. 덕분에 일단 흐름이 끊기는 건 강제로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연사가 두 명이 된 회의실의 분위기는 그만큼 어수선했다.


“흠··· 이거 가서 항의하던가 해야겠는데. 우리가 제일 그럴듯하게 돌아가는데 그만큼 대접을 받아야지.”


‘그래 제발 나가서 항의라도 좀 해라.’


“뭐 그건 이제 재무 담당 애들이 알아서 하겠지, 안 그래?”


대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결국, 조민규도 제풀에 지쳤는지 더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여기기엔 너무 늦은 뒤였다. 분위기는 이미 엎어진 지 오래였고, 재웅과 한상태는 오리엔테이션이 끝날 때까지 웃음을 되찾지 못했다.


“그럼 이것으로 신입사원 대상 오리엔테이션을 마칩니다. 물론 지금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짝, 짝, 짝, 짝···’


“그럼 신입사원들은 바로 인수 인계를 받고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사무실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따라오세요.”


조직의 위계나 설립자에 대한 예의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한상태는 어색한 박수가 끝나기 무섭게 신입사원들을 데리고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물론 그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행동은 아니었다.


한상태가 마지막으로 나가고 난 뒤, 별 잡소리로 가득 찼던 회의실에는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곳에 남은 사람은 이제 단 두 명, 스스로 인생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의기투합했던 이들뿐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그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태평했다.


“뭐야, 그냥 나가버리네? 한창 열심히 설명하나 싶었는데 벌써 끝난 거야? 다른 일정은 더 없어?”


“그럼 놀러 온 것도 아닌데, 바로 업무 익히러 가야지. 어디 투어라도 돌 줄 알았어?”


재웅이 차갑게 맞받아쳤다. 공동창업자의 전혀 창업자 같지 않은 태도에 몹시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궁금하기도 했다. 대체 근래 들어 회사에 관심 한 번 가지지 않았던 자가 왜 운영에 중요한 요소를 걸고 계속 넘어졌는지. 이상하게도 정말 알고 싶었다.


“희한하네. 어째 회사가 잠깐 외국 갔다 온 사이에 많이 변한 거 같다? 한상태도 그렇고, 신입사원들도 그렇고. 분위기 좀 이상하던데?”


“이상할 수밖에 없지. 설명회나 면접 때도 본 적 없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 나타나서는 다짜고짜 지원금 이야기나 하고, 흐름이란 흐름은 다 끊어버렸으니 말이야.”


“재웅아, 그런 식으로 말하면 섭섭하지-“


마침 자리도 만들어졌겠다, 더는 애써 신사같이 보이며 침착함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 재웅은 정리하던 자료를 테이블에 거칠게 내려놓고 조민규를 노려보았다.


“섭섭하다고? 조민규,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말? 야-“


“내 말 아직 안 끝났어. 너 아까··· 대체 왜 그런 거야?”


“나야말로 묻고 싶다. 아니, 재무 관련 문제를 물어본 게 그렇게 잘못한 거야?”


먼저 노려본 이는 재웅이었지만, 먼저 언성을 높인 이는 조민규였다. 그러나 말이 언성을 높인 것이지 사실상 적반하장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회의에서 보여준 태도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도리어 성질을 내다니 그저 기가 찰 뿐이었다. 그런데 조민규의 적반하장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재웅아, 상식적으로 생각해봐. 지원금 얼마 나왔느냐고 물어본 게 그렇게 잘못한 거냐고. 우리같이 구멍가게나 다름없는 회사한테 뭐가 제일 중요한데? 내가 틀렸어?”


“하··· 그래 네 말이 맞다 치자. 근데 꼭 그 자리에서 지원금이니 보조금이니 하는 거 가지고 발표를 다 끊어 먹어야 했냐?”


“아이고, 얘가 큰일 날 소리를 하네. 야, 쪼그만 회사 굳이 들어오려는 애들한테 제일 중요한 게 꽁돈 아니니? 그거만 한 셀링 포인트가 어디 있다고 그래? 이야, 재웅이 많이 변했다.”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난 회사 설립하고 나서 단 한 번도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 없어.”


“허허.”


“조민규, 아무리 오래 알고 지냈다고 하지만, 그렇게 함부로 말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내가 마음만 먹었으면 아까 회의할 때··· 됐다.”


재웅은 잠시 말을 멈추고 발표를 위해 준비해왔던 자료집으로 시선을 돌렸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어쩌면 다음에는 영영 기회가 없을 수도 있었다. 만약 여기서 프로젝트가 엎어진다면 첫 번째 학창시절과 같이 남이 만든 쳇바퀴만 돌다 끝나는 인생을 다시 맞이해야 할 수도 있었다. 그 미래만은 반드시 피해야 했다.


“어쨌든 난 이 사업을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어. 내, 아니, 우리 인생을 바꿀 마지막 기회 말이야. 그러니까 민규 너도 이번에는 최대한 진지하게 임해줬으면 해. 정말 마지막 기회야.”


“마지막 기회?”


“그래, 마지막 기회. 매번 크게 얻는 것도 없이 뒤통수만 맞는 보안 프로그램 제작이나 할 수는 없어. 우린 더 큰물로 나가야 해. 우린 그럴 능력도 있고, 심지어 뒷받침해줄 인재도 캠퍼스 사방에 널려 있어. 이게 마지막 기회 아니야?”


“풉! 푸하하하!”


간신히 화를 누르고 좋게 설득하려 하는 순간, 조민규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사람이 너무 충격을 받으면 그에 맞는 반응을 하지 못한다고 했던가? 재웅은 어떤 분노를 느낄 새도 없었다. 그저 그런 그를 멍하니 쳐다보게만 될 뿐이었다.


“재웅이 너도 참··· 어렸을 때는 무슨 어른이 타임머신 타고 온 줄만 알았는데. 넌 어쩜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 순진해지는 거 같냐?”


“뭐라고?”


“설마 이 구멍가게 하나 가지고 무슨 백년대계를 이룬다, 대재벌이라도 되겠다는 거야? 난 네가 굉장히 현실주의자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완전 꿈과 열정으로 무장한 정열적인 사내였네?”


“민규야, 나 지금 너랑 말장난하거나 비아냥 들을 생각 없거든? 한 번이라도 좀-“


“너야말로 한 번이라도 내 말을 좀 들어봐라. 재웅아, 이런 거 백날 열심히 해봐야 그냥 뺑이 치는 거에 불과해. 재벌이 되거나 우리 아버지 같은 자산가가 될 수 없다고.”


“너···”


“재웅아, 끝까지 들어. 간단히 말해 네가 말하는 새 사업은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없다는 뜻이야. 당장 몇 명이 플레이할지도 모르는 거로 수십, 수백, 수천억을 만들어내겠다? 현실적으로 가능할 거 같아?”


조금 전까지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조민규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마치 회사 설립 초기의 그를 보는 것만 같았다. 아니, 적어도 마음가짐을 떠나서 그의 언변만은 녹슬지 않은 듯했다.


“재웅아, 네가 말하는 건 마지막, 아니 기회 자체가 될 수 없는 거야. 그저 네 머릿속 행복 회로의 산물일 뿐이지. 너 중학생 때는 안 그랬잖아? 왜 이렇게 작아진 거야?”


“······”


“잘 들어봐. 진짜 마지막 기회는 이런 애매모호한 사업이 아니야. 아니지, 이건 그야말로 신이 주신 기회라고 할 수 있어.”


“내 생각에 너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기회를-“


“어허! 중요한 이야기하려는 데 말을 끊으면 어떡하냐? 진짜 딱 시간 조금만 투자해서 들어봐. 한상태랑 노닥거릴 쓸데없는 시간 같은 걸 여기에 쓰라고, 어? 내가 미국 가서 얻어온 죽이는 아이템이란 말이야.”


“그게 뭔데?”


“거기 이면지 좀 줘봐.”


조민규는 다짜고짜 재웅의 사업 계획이 쓰인 문서를 집어가더니 펜으로 무언가를 적어 슬며시 보여주었다. 잠시 후, 그는 금맥을 발견한 사람처럼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 이게 바로 신이 주신 기회야. 우리의 공짜 쌈짓돈을 수백, 수천억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수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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