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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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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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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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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4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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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2쪽

90화: 신이 주신 기회 (5)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90화: 신이 주신 기회 (5)


노크 소리가 들리고 회의실 문이 열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니, 오랜 시간이라 할 것도 없이 거의 찰나의 순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민감한 이야기를 하던 재웅에게는 그 순간이 마치 인생 전체처럼 느껴졌다.


“재웅이 형님? 저 상태예요. 아직 안에 계세요?”


곧 문이 열리면서 그가 들어오려 했다. 그러자 재웅은 테이블에 내던졌던 자료집을 황급히 집어 들었다.


“아··· 계속 이야기 나누고 계셨구나. 저기, 혹시 더 이야기 나누실-“


“아, 아니야. 하하··· 마침 나가려던 참이었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새로운 사업 이야기 하느라 시간 가는 줄을 몰랐네. 하하하···”


재웅이 말했다. 그는 이미 감정적으로 많이 격양된 자신을 감정을 감추려 했다. 다른 사람까지 조금 전 상황을 알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민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는 한상태를 향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상태. 그냥 휴대폰으로 연락하면 되지, 뭐하러 불쑥 찾아오고 그러냐?”


“네? 저는 그냥 회의실도 가깝고 해서 바로 찾아온 건데요?”


“꼭 이런 식으로 대화를 끊어야 속이 시원하냐는 말이야. 한창 중요한 대화 나누고 있었는데, 너 같으면 기분 안 나쁘겠냐?”


“······원래 오리엔테이션 끝나고 나면 재웅이 형님이 직원 업무 교육 진행하기로 했는데, 시간이 많이 늦어서 찾아온 거죠. 가뜩이나 많이 지체되었는데.”


한상태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조민규를 바라보았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으나, 언제부터인가 한상태와 조민규의 관계는 끝없는 저기압 평행선을 달리고 있었다. 그나마 한상태가 위계 상 하급자였기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분명 싫은 소리가 오갔을 게 뻔했다.


반대로 말하면 한상태가 하급자인 게 다행이었다. 조민규를 항상 고깝게 보고 있었지만, 그는 매번 정도를 지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그놈의 한 마디, 오리엔테이션 중 조민규의 태도를 보며 품었던 불만이 조금 드러난 그 한 마디가 문제였다.


“야, 한상태.”


“네?”


“신입 교육은 네가 알아서 하면 되지, 왜 재웅이까지 걸고 넘어지냐? 안 그래도 머리 쓰느라 바쁜 사람인데.”


“그야 재웅이 형님이 직접 진행한다고 했으니까요. 어차피 공간이 나뉜 것도 아니고 다 같이 붙어있는 걸요. 그리고 저도 일하면서 머리는 씁니다.”


“참, 얘가 말귀를 못 알아듣고 꼬박꼬박 말대답만 하네? 우리 상태 요즘 발언권이 좀 세진 거 같다? 원래 그랬었냐? 그 뭐냐, 짜증 나는 말대답 말고 제대로 된 답변 좀 해봐라.”


한눈에 봐도 빈정거림과 갈굼의 목적이 보이는 말이었다. 조민규는 오리엔테이션 도중 자신의 말을 계속 끊으려 했던 한상태에게 감정이 남아있는 듯했다. 물론 그가 봐도 잘한 건 하나도 없었다. 분명 필요 없었고, 의도조차 불순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었다.


“······”


“어이, 한상태씨? 발언권이 커지다 못해 이제는 고용주 말까지 무시하는 거야? 응?”


“······”


한상태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웅은 싸움이 확전 되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 이제는 그가 나설 때였다. 비록 좋은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재웅은 애써 넉살 좋은 표정을 지으면서 조민규에게 말을 걸었다.


“야야, 민규야. 나중에 얘기하고, 일단 아까 하던 얘기나 마저 끝내자, 어?”


“뭔 얘기?”


“뭐긴 뭐야, 사업 얘기지. 어후, 여기 하도 오래 있었더니 더위 먹기는커녕, 냉방병으로 먼저 죽을 거 같다. 야, 잠깐 밖에 나가서 광합성이나 하자.”


재웅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어느 곳을 가든, 어떤 대접을 받든, 무슨 조건을 제시하든, 그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회사 공금, 정부, 학교 보조금을 횡령해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자산에 투자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당장에라도 쫓아내고 싶은 사람을 데리고 나가려는 이유는 단 하나, 그보다 열심히 일하고 진정으로 사업을 일구고자 했던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만일 이성을 되찾게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었다.


“머리 아플 만큼 중요하고 심오한 이야기였는데 그냥 쫑낼 셈이야? 머리도 식힐 겸, 일단 나가서 마저 이야기하자. 그럼 좀 더 나은 결론을 낼 수 있을 거야. 자, 가자. 어서.”


“갑자기 왜 그래? 이거 놔. 안 놔? 참나···”


조민규도 나름대로 자신의 계획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은 듯했다. 조금 전까지 대놓고 비아냥거리던 모습은 어디 가고, 그도 어느새 못 이기는 척 재웅을 따라나서고 있었다. 그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재웅은 오랫동안 써왔던 신호와 함께 한상태에게 한 마디를 남겼다.


“상태야, 먼저 들어가 있어. 어차피 직원 교육은 예정되어 있었으니까 그냥 일단 너희끼리 계속 진행하고 있고, 알겠지?”


“아··· 네, 그럼 이따 사무실에서 뵐게요.”


확전을 막아내는 데 성공한 재웅은 조민규를 건물 밖으로 데리고 나간 다음, 주차장으로 향했다. 무더운 땡볕을 피하기엔 마땅치 않았지만 적어도 언성을 높이는 것으로 이목을 끌 걱정은 할 필요가 없는 곳이었다.


“마침 잘 왔네. 안 그래도 밖에 나갈 일 있었는데.”


“그러냐? 그럼 바깥 공기 쐬면서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 민규야.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설득한 적도 얼마 없을걸? 내가 평소 하지 않는 짓을 한다는 건 정말 하지 말라는 뜻이야.”


“무슨 라임 맞추기 대회라도 나가냐? 뭐라는 거야.”


“그럼 알아듣기 쉽게 말해 줄게. 일단 난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을 거야. 대신 네가 투자하는 거에 대해서는 뭐라 하지 않을게.”


그러자 조민규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래도 전달이 잘못되면서 뭔가 착각을 한 모양이었다.


“오호, 그래? 안 들리는 곳에 데려온 이유가 있었구먼. 그럼-“


“아직 내 말 안 끝났어. 적어도 네 돈으로 투자한다는 가정하에 뭐라 하지 않을 거야. 아니, 네 개인 재산으로 한다는 데 내가 할 말이 어디 있겠어? 오히려 조언 같은 걸 구하면 조언을 해주지. 안 그래?”


“휴우··· 아직도 꽉 막혀 있네. 재웅아, 너 정말-“


“설사 진짜 신이 준 기회라 해도 회사 돈을 횡령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내 미래를 그따위 도박이나 다름없는 일에 갖다 바칠 생각은 추호도 없어. 그런 줄 알아.”


재웅은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건물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한참을 입 아프게 떠들었는데, 그 의미 없는 과정을 또다시 반복하기는 싫었다. 십억을 얻든, 백억을 얻든, 서울 최고의 땅에 으리으리한 건물을 올려서 평생 놀고먹든 간에, 설사 그게 진정한 꿈이라 할지라도, 그가 어렵게 일궈낸 회사를 성공의 제물로 갖다 바칠 수는 없었다.


“야, 이재웅!”


“······”


“진짜 기회 날려 먹을 셈이냐? 인제 와서 성인군자, 참 기업인 코스프레 할 생각인 거야? 그동안 본능대로 살았던 건 다 집어치우고?”


그때 재웅이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았다. 평범한 디자인의 국산 차들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고급 외제 차 앞에 조민규가 서 있었다. 그 순간, 100등 바깥 인생에서 처음 벗어난 기념으로 고급 레스토랑에 갔던 때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저 어른의 상태로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자신했던 시절, 처음으로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성공에 대해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성찰했던 시간이었다. 만일 그날 조민규와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예전과 달라진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어린 시절 쌓을 수 있는 추억을 뒤로하고 무슨 짓들을 벌였는가? 그로 인해 얻은 것이 무엇이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었는가?


잠깐의 순간이 지난 뒤, 재웅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굉장히 뜬금없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지금 앞에 서 있는 남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죄도 기꺼이 저지를 각오가 되어있는 인연의 모습과 겹쳐졌다.


“휴우···”


머리가 갑자기 복잡해진 재웅은 조민규의 제안에 대한 대답 없이 한숨을 길게 쉬었다. 잠시 뒤, 그는 조민규를 바라보며 천천히, 그리고 괴롭게 입을 열었다.


“그냥, 그냥 가서 네 할 일 해라. 그리고··· 정대철··· 이번에 스스로 목숨 끊었다···”


그게 지금의 조민규에게 남길 수 있는 마지막 말이었다. 물론 어떤 구체적인 변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그는 피해자였으니까. 하지만 왠지 전해줘야만 할 거 같았다. 어떤 목적을 위해, 남들에게 어떤 피해가 가든 신경 쓰지 않았던 자신의 ‘본능’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을 뿐이었다.


재웅은 조민규를 뒤로 한 채 다시 건물로 향했다. 그때 멀리서 조민규가 나지막이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뜬금없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놈 뒤진 거랑 방금 이야기랑 무슨 관련이 있다고···”


건물로 들어온 재웅은 힘없이 한숨만 몇 번을 내쉬었다. 그의 한숨 퍼레이드는 복도에서 물을 받고 있던 회사의 가장 충직한 직원과 마주칠 때까지 계속되었다.


“민규 형님은 또 땡땡이쳤나 봐요? 이번에는 또 뭔 핑계래요?”


“그냥 밖에 나갈 일이 있대.”


“어이쿠, 일은 무슨··· 단 몇 분이라도 사무실 의자에 궁둥이 좀 붙이고 있지. 안 그래요? 그놈의 게으름은 어째 날이 가면 갈수록 더 격렬해지는 거 같아. 어휴··· 그나저나 아까 무슨 대화를 그렇게 오래 나누신 거에요?”


“그냥··· 별 얘기 안 했어. 늘 하던 대로 새로운 사업구상 같은 거 이야기하고. 그놈 미국 가서 혹시 유용한 소식 같은 거 가져왔는지. 이 정도?”


“쓰읍··· 그 형님이 사업 구상과 같은 심오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지는··· 살짝 의구심이 가네요. 어디 군인 훈련 캠프 같은 데 가서 후임 갈구는 FM이나 배워온 거 아니에요”


“그래도 아까 일 때문에 너무 감정 갖지는 마라, 상태야. 걔가 가끔 엇나갈 때가 있잖아. 뭐, 어쨌든 민규가 초기 자본금을 대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회사도 없었을 거야.”


재웅이 말했다. 사실관계가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말에 담긴 재웅의 감정은 반반이었다. 반은 진심이고, 반은 그냥 초기 설립금을 대준 공동대표에 대한 도의적 차원의 발언이었다. 물론 한상태 역시 창립부터 직원으로 일했기에 그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에구. 그걸 제가 어찌 모르겠습니까, 형님. 그런 금수저가 통 크게 마음 쓰지 않았더라면 애당초 이 회사는 존재할 수도 없었겠죠. 근데 지금은 아니잖아요? 솔직히 아주 초비상 시에나 보험으로 작용할 뿐이지, 형님이 각고의 노력해서 재정적으로 별문제 없게 만들었잖아요. 굳이 민규 형님 도움 없이도 말이에요.”


그는 확실히 재웅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재웅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상태야. 부탁할 게 있는데, 들어가는 김에 신애 좀 잠깐 밖으로 나오라 해. 잠깐 둘이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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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8.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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