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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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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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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192
추천수 :
5,849
글자수 :
447,134

작성
18.08.21 08:15
조회
624
추천
6
글자
12쪽

92화: 사람 관리 (2)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92화: 사람 관리 (2)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야?”


재웅이 말했다. 완전히 굳어버린 얼굴, 조민규의 말을 들은 직후 그가 보인 반응은 정색했다는 단어 빼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었다. 순식간에 싸늘해진 사무실의 분위기, 모든 직원의 시선이 그에게 향한 가운데 조민규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허허, 그렇게 눈을 매섭게 뜨고 노려보면 다른 직원들이 나중에 제대로 말 붙이기나 하겠냐? 십년지기인 내가 봐도 무섭다.”


“······”


“야, 사람이 어떻게 매 순간 일만 하면서 살 수 있냐. 쉴 때는 확실히 쉴 줄도 알아야지, 안 그래? 마침 오늘 신입 직원들 첫 출근 날이기도 한데, 회식이나 한번 하자고.”


결국, 조민규가 말한 쉴 시간은 회식할 시간을 갖자는 것이었다. 잔뜩 긴장한 채 하루를 보냈을 신입사원들에게는 나름 좋은 순간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재웅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회식이라는 거대한 쇠망치에 머리를 한 대 강하게 얻어맞은 것만 같았다.


그리고 모든 게 의심스러웠다. 도대체 회식 자리에서 어떤 폭탄선언을 하려고 그러는 건지 짐작하기 힘들었다. 설마 자신의 도박과도 같은 투자제안을 미끼로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사원들을 끌어들이려는 거 아닌가?


“음··· 그게 오늘은 좀 힘들 거 같아.”


의심의 눈길을 거둘 수 없었던 재웅은 조민규의 제안을 거절하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뭘 한 게 있다고, 벌써 술판을 벌일 생각은 없었다. 게다가 조민규까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러나 나머지 직원의 생각은 약간 다른 듯했다.


“힘들다고? 재웅아, 뭐 당장 야근할 것도 아니고 어때? 이왕 시작하는 거 서로 으쌰으쌰도 하면서 시작해야지.”


“오늘 업무 일정도 제대로 끝내지 못한 마당에 뭘 으쌰으쌰 한다는 거야? 개인 일정 때문에 안되는 인원이 나올 수도 있고. 어쨌든 오늘은 힘들어. 다음에 해.”


“거참 이상한 소리 하네. 큰일 하는 데 사기만큼 중요한 게 어딨어?”


그러나 조민규는 전처럼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지 않았다. 그는 곧 체념하는 말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 어쩌겠습니까? 하긴 수익 창출이 목적인 집단에서 다른 활동을 우선시해서는 안되지. 그냥 야근 안 하는 거에 만족합시다.”


조민규를 시작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에는 재웅 혼자 남아있게 되었다. 그의 돌발 행위를 막은 건 대충 잘된 일처럼 보였으나, 재웅은 마음 한구석에 드는 찜찜한 기분을 외면할 수 없었다.


뭔가 불안한 기분을 떨쳐낼 수 없었던 그는 한상태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조민규는 재웅 몰래 회식자리를 마련한 거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민규 형님이요? 그냥 차타고 바로 집에 갔어요. 어차피 그 사람이 다 부담했을 텐데 그냥 가시지 그러셨어요.”


“아무리 우리가 작은 회사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한 첫날부터 회식이나 할 정도는 아니다.”


“그건 그렇지만 직원들 나름 기대했던 거 같은데··· 그간 알려진 형님 이미지가 있잖아요. 이제 휴가는 개나 준 사람으로 바뀌는 거 아닌가 싶네요.”


재웅은 전화를 끊은 뒤 자신의 자리를 바라보았다. 책상 가득 수북이 쌓인 기획서와 온갖 종류의 메모지들··· 그는 그제야 자신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알 수 있었다. 워커홀릭, 그것도 정중한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한 워커홀릭, 좋게 받아들여졌을까?


그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섰다. 아직 해도 다 떨어지지 않은 시각에 그가 향한 곳은 학생식당, 쓸데없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 집에서 나온 이후, 당분간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할 생각이었다. 물론 삶의 질을 생각했을 때 그리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진짜 한상태 말마따나 좋은 거라도 먹일 걸 그랬나··· 어차피 조민규만 주의 깊게 잘 관리했으면 되었을 텐데. 필요 이상으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고 말았어.’


다행히 식당 안에 익숙한 얼굴은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사무실에서 본 사람은 없었다. 하기야 첫 출근인데 누가 학생 식당에서 그 회포를 풀까? 대부분 칼같이 집에 가서 첫 출근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을 게 분명했다. 회식 제안도 그냥 단번에 묵살하는 일 중독자 이야기와 함께···


재웅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적어도 밥 먹는 순간까지도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그리고 아무 기준 없이 포털 사이트 상위 검색어를 찾았다. 대부분 가십거리가 올라오기에 의심과 불안으로 범벅된 머리를 잠시라도 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조차도 사치였던 것일까, 사람들의 이목이 쏠린 가십거리는 재웅이 가장 마주치기 싫었던 것이었다. 재웅은 내용을 확인하기 무섭게 휴대폰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사방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대화까지, 그 속에서 오르내리는 이름 석 자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어라? 장혁규가 자진 하차한다고, 왜? 얘 뭐 사고 쳤냐?”


“학교 다닐 적에 껌 좀 많이 씹으셨다고 하더라. 슬슬 우승권 되니까 그동안 잘 감춰왔던 거 터지기 시작한 거지.”


“근데 본인이 처음부터 밝히지 않았었나? 왜 인제 와서 그런데?”


“그건 그냥 애교 수준이었던 거래. 그거 말고 중학교 1학년 때 엄청나게 크게 사고 친 적이 있었다나? 대충 언제냐··· 우리 학교 다닐 때 막 언론에 나오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


많은 학생의 입에서 장혁규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재웅은 그들의 이야기만 듣는 것으로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었다. 정대철의 수족으로 일선에서 갖은 잡일을 도맡았던 그 짧은 시간, 장혁규는 그때의 일로 인해 훨씬 짧은 기간 동안 도덕에 기반을 둔 사람들의 온갖 공격을 받았던 모양이었다.


“모처럼 오디션 스타 하나 나오나 했더니 물 건너갔구나. 얘 이제 뭐 하면서 먹고 산대?”


“뭐하기는, 어디 인터넷 방송 나와서 노래 커버 대충 하고 일진 썰이나 풀면서 돈 받아먹고 살겠지.”


“하긴··· 왕따가 나쁘다는 말 대신에 당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하는 사람이 더 많은데. 나중에 잘 살겠네. 에휴, 양심 없는 새끼.”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장혁규의 하차소식을 필두로 학생식당에는 그의 이름만 들리는 듯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우승을 목전에 두고 갑자기 참회하고 싶어서 하차하지는 않았을 터, 그의 결단을 이끈 배경 이야기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바로 얼마전 스스로 몸을 던졌던 육군 이병의 이야기, 재웅은 더 견딜 수가 없었다.


“잘 먹었습니다.”


“아이고, 학생, 너무 많이 남긴 거 아니야?”


“그게 갑자기 속이 안 좋아져서··· 뭐 그렇게 됐네요.”


실제로 배가 아픈 건 아니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속이 뒤틀리는 것만 같았다. 그때 어떤 선택을 해야만 했던 것일까, 머릿속이 복잡했다. 결국, 미래를 위한 인력투자의 수단으로 선택한 사람이 지금 그토록 의심하고 짜증 나는 존재가 되어버린 조민규였다. 그리고 이를 위한 제물로 바쳐진 인원만 벌써 두 명이었다.


정말 옳은 선택이었는가? 만약 조민규가 어떻게 변할지 알았더라면, 그냥 지나쳤을까? 만에 하나 그랬다면, 그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과연 상처 없이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을까? 분명 두 번째 기회를 얻음으로써 인생이 필 거로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꼬이기만 하는 것일까? 알 수 없었다. 머릿속이 베베꼬인 실타래로 가득 차는 듯했다.


재웅은 서둘러 주차장으로 향했다.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오직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했다. 아니, 일단 임시로 쓸 공간을 마련했으니, 빨리 그곳으로 가야 했다. 그는 푸른 빛을 머금은 저녁노을을 뒤로하고 차에 탔다.


도심지가 그나마 괜찮게 보이는 방, 그러나 재웅은 풍경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비즈니스호텔로 돌아온 재웅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노트북을 켜고, 학교 근처 원룸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일단 가격 좋은 방부터 빨리 알아보자. 여기서 영원히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학교, 아니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최신 원룸부터 서울의 끝자락까지, 재웅의 눈과 손이 빠르게 돌아갔다. 학교 근처 금싸라기 땅값이 오르리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었는데, 굳이 차를 마련했다는 이유로 통학의 고행길을 택한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기껏 이따위 방값 하나 감당 못 해서 뒤로 물러나는 꼴이라니··· 도대체 과거로 돌아온 이유가 뭐야? 조그만 사업체 대표 같은 타이틀 말고는 바뀐 게 없잖아. 젠장할···”


그래도 어떻게 보면 자가용이라도 빨리 마련한 게 다행이었다. 입지와 삶의 질이 모두 보장되는 방 중에서 아무런 스폰없이 자기만의 재산으로 감당이 가능한 곳을 찾을 수 없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고작 마음에 드는 방 찾지 못했다고 집구석으로 돌아갈 수는 없지. 그 빌어먹을 중학교 옥상이 보이는 곳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본래 취침 시간까지 한참 넘긴 다음이 되어서야, 재웅은 그나마 차선책으로 할 만한 방을 몇 군데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최종 후보지를 추리고 난 뒤, 재웅은 입가에 얇은 미소를 띄웠다. 단순히 작은 삶의 터전을 찾아서가 아니었다. 당분간 모든 잡념에서 해방해줄 시간을 번 것에 대한 소소한 기쁨의 표시였다.


“상태야, 나 좀 잠깐 나갔다 올게. 개인적으로 처리할 일이 있어서.”


“네 다녀오세요. 형님 오시는 대로 바로 회의 시작할 수 있게 준비할게요.”


“그래 부탁한다. 모두 프로젝트 기획 파악에 집중하도록 하고, 상태 말 잘 듣고 있어.”


“네.”


실제로 며칠 동안 재웅은 잡념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일하랴, 방 계약 문제로 부동산 왔다 갔다 하랴, 낮에 쉴 틈이 없었던 덕분이었다. 물론 누구처럼 본인 원하는 대로 나갔다 들어왔다 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 누군가 나갈 때 맞춰 개인적인 일을 처리할 뿐이었다.


“상태야, 오늘 민규 안 나오는 거 확실하지?”


“네, 오늘은 급히 처리해야 할 집안일이 있어서 못 나온다고 연락 왔어요. 뭐, 보나 마나 삐까뻔쩍 파티쟁이들 만나러 가는 거겠죠. 그래도 요즘은 옛날보다 많이 얼굴 비치는 거 같긴 하네요.”


“어쨌든 간에 혹시라도 민규 들어오면 문자 좀 날려줘. 그리고 민규가 들어오건 말건 간에 네 주관으로 회의 진행하고.”


“에이, 아마 안 나올 거에요. 사람 버릇이 어디 쉽게 고쳐집니까? 아무리 급한 일이 생기더라도 우리 민규 형님의 엔조이 라이프는 계속 이어질 겁니다. 하하.”


한상태가 말했다. 예전 같았으면 그래도 조민규를 조금이나마 변호할 생각이 들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그의 말마따나 조민규는 제멋대로 회사를 들락날락하는 한량이었다. 그것도 한량에서 끝나면 다행이었다. 그는 얼마든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게 현재 재웅의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된 그의 이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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