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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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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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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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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글자
12쪽

78화: 죄를 지은 자 누구인가 (2)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78화: 죄를 지은 자 누구인가 (2)


“야, 재웅아.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가-“


‘뚝!’


“하···”


재웅은 진성훈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러나 개운하기는커녕, 계속 찝찝하고 불안하기만 했다. 그는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마지막으로 서류 검토하는 일도 잊어버린 채, 인터넷 뉴스만 계속 들여다보았다. 메이저 언론에 실린 것은 아니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수의 언론에서 사건을 보도하고 있었다.


‘너 같으면 한 번이라도 생각나지 않겠냐?’


하지만 그런 뉴스 기사들은 정작 눈에 별로 들어오지도 않았다. 오직 조금 전 들었던 한 마디만이 머릿속을 열심히 맴돌고, 불길한 기운이 주변을 에워싸는 듯한 느낌만 들 뿐이었다. 마치 당장에라도 정대철이 분노에 가득 찬 눈을 부릅뜬 채 사무실 문을 박차고 들어와 달려들 것만 같았다. 그때였다.


‘덜컥!’


“······!”


그저 비밀번호가 눌리고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였음에도, 재웅은 너무 놀란 나머지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짧은 순간, 그는 아무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문 쪽만 뚫어지게 째려보았다. 곧 소리 한 번 제대로 못 지르고 죽을 것만 같은 극도의 공포감이 그를 엄습하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재웅이 형님? 저 왔습니다···?”


“······휴우우~ 아, 사, 상태였구나.”


잠시 후 재웅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어찌 보면 당연했다. 이 시각에, 다른 직원들보다 항상 먼저 출근하며 사람은 한상태밖에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당연한 일상마저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전혀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일찍 왔네?”


“그럼 중요한 날인데 일찍 나와야죠. 어제 검토한 서류도 다시 확인해보고, 혹여 행사 끝나고 외부 손님 올지도 모르니까 청소나 한번 하려고요.”


“그, 그래··· 청소, 청소 해야지. 도, 도와줄까?”


“에이, 청소는 제가 혼자서 하면 되죠. 뭐. 그나저나 무슨 일 있으세요? 안색이 안 좋으신 거 같은데요···?”


“어? 아, 아니야. 그냥 더워서 그래, 더워서. 한창 더운 계절이잖아. 안 그래?”


그러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재웅은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 변명을 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순간적으로 몸 밖으로 빠져나갔던 정신을 어느 정도 되찾아온 시점에서, 사무실은 거의 냉동고나 다름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곳에서 몇 시간을 자고도 감기 증상 한 번 나오지 않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렇게 덥다고 너무 에어컨 빵빵 트시면 안 돼요, 형님. 중요한 프로젝트 앞두고 병부터 얻으시면 어쩌시려고 그래요. 진짜 안 아프신 거죠?”


“내, 내가 언제 아픈 거 봤니? 멀쩡해. 아주 그냥 팔팔해서 뛰어다니고 싶은걸.”


“그럼 다행이고요. 좀 식은땀을 흘리시는 거 같길래. 어제 그냥 집에 들어가서 쉬시지 그러셨어요.”


“하하, 집은 무슨··· 시간도 남아돌지 않는데, 최대한 아껴야지··· 하하···”


한상태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자기 자리에 앉아 서류를 읽기 시작했다. 반면 재웅은 직원이 들어온 이후에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놈 생각만 나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웬일인지 ‘집’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재웅은 이성적인 판단력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집, 지금 왜 갑자기 집이 떠오르는 것인가··· 평소 잘 들어가려고 하지도 않는 공간이 왜 하필 미친놈이 바깥에 돌아다니는 지금 와서 생각나는 것인가? 이건 단순히 예기치 못한 소식에 충격을 받아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휴대폰을 집었다.


“상태야. 나 잠깐 바깥바람 좀 쐬고 올 게. 직원들하고 마지막으로 서류 검토하고, 질문 조율하고 있어.”


“네, 다녀오세요.”


[공립병원에서 환자 사망, 투신 추정. 평소 생활고를 비관했던 것으로 알려져]

[공립병원 환자 관리 시스템 개선 필요성? 대낮에 환자 투신]

[도대체 무엇이 환자를 죽음으로 몰았나? 대한민국 복지 사각지대 점검해야]

[어머니를 떠나 보낸 큰 아들의 절규, 동생은 발인날 모습을 감춰 연락 두절]


거의 초 단위로 기사 주제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었다. 동시에 재웅이 느끼는 불안함도 점점 커져만 갔다.


“여보세요? 재웅이니?”


“어, 엄마?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고 그래, 사람 불안하게.”


“얘는 오전부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엄마 요즘 가는 귀먹은 거 몰라? 멀리 있으면 잘 들리지도 않어. 그리고 너는 엄마가 걱정되면 어제 연락이라도 한 번 하지, 어떻게 전화 한번-“


“오늘 밖에 나갈 거야?”


“뭐? 얘는 엄마가 말하는 데 끝까지 듣지도 않고. 그 말버릇 좀 안 고칠 수 없어? 애가 어째 날이 갈수록 그러냐.”


어머니는 아들의 태도에 약간 짜증이 난 듯했다. 물론 재웅도 자신의 행동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거취는 반드시 알아야 했고, 만약 나간다고 말한다면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한 소리 듣는 것쯤은 아무 상관 없었다.


“아 글쎄 오늘 나가 안 나가?”


“나갈 거다. 왜? 집에 있으면 답답하기만 한데, 뭐.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아빠랑 데이트할 거다.”


“오늘 나가지 마. 나 오늘 회사일 끝나자마자 갈 거니까 그냥 집에 있어.”


“꼭 나가서 살 것처럼 굴던 애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니? 네가 집에 일찍 들어오는 거랑 내가 나가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언제나 자신의 주장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던 사람이 쉽게 바뀔 리가 없었다. 이런 어머니의 마음을 이성적인 방향으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사실에 기반을 두어 가공된 거짓을 말해야만 했다. 재웅은 십여 년 전 ‘스토커’와 마주쳤을 때를 떠올리며 말을 이어갔다.


“내가 이거 웬만하면 말 안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엄마 지금부터 내 말 잘 들어.”


“어디 한 번 실컷 해보세요. 또 무슨 시나리오를 써내려고?”


“장난치는 거 아니야. 우리 구에 지금 탈영병이 돌아다닌대. 그것도 정신적으로 아주 심각한 놈이.”


“···참나··· 차라리 십여 년 전에 너 쫓아왔다던 그 이상한 사람을 다시 봤다고 해라. 얘가 또 무슨 꿍꿍이가 있어서 엄마를 속이려고 그래?”


“아니, 이번엔 진짜라고. 성훈이 알지? 성훈이가 그랬는데, 자기 후임이 지금 휴가 나가서 복귀를 안 했다고 말했다니까. 근데 걔 후임이 우리 사는 동네 출신이래.”


“뭐, 뭐라고···?”


친구 이름을 언급하고 나서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어머니였다. 또래 친구보다 훨씬 나은 스펙과 커리어를 쌓았는데, 어째 어머니는 아들보다 별로 만난 적도 없는 친구를 더 신뢰하는 것만 같아 괜히 짜증만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재웅은 속에서 올라오는 열을 간신히 누르고 본론에 들어갔다.


“어쨌든, 상황이 그러니까 오늘 절대 바깥에 나가지 말고 문하고 창문 단속 철저히 하고 있어. 조금 있으면 관련 보도 나오기 시작할 거니까 뉴스 잘 체크하고.”


“무슨 그런 일이··· 그 탈영병 위험하다고 하던?”


“엄마, 군대에서 사고 치는 놈들은 십중팔구 나사 빠진 애들이야. 그중에서도 탈영한 애들은 진짜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고 했어.”


어머니가 전처럼 바로 맞받아치지 않는 걸 보아 재웅의 심리전이 어느 정도 통한 모양이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군 시절에 들었던 온갖 험악한 사례들을 들려주었다. 물론 현 시각 탈영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패배자 한 명의 잔악무도함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아무래도 경비실하고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미리 알려야겠다. 경찰도 마찬가지고.”


“그렇게 해. 대신 바깥에는 진짜 나가지 마. 내가 집에 들어갈 때까지 문단속 철저히 하고 있어.”


“알았다. 이게 진짜 무슨 일이니.”


“아빠한테도 전화해서 퇴근하면 어디 딴 데 가지 말고 집에 바로 들어오라 해. 아니면 나랑 같이 들어오게 회사에서 기다리라고 말하던가.”


재웅은 어머니의 확답을 듣고 난 다음에야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불안한 기분이 완전히 가신 건 아니었다.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답답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불길한 예감은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그는 괜히 누가 있지 않을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사방을 살폈다. 그때 전화벨이 갑자기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뭐야, 1로 시작하는 거면 미국에서 오는 건데. 설마 민규가 전화를?’


“여보세요?”


“어이, 실권자. 아직 애들 뽑는 거 안 끝났냐?”


전화기 너머에서 울려 퍼지는 클럽 음악과 함께 조민규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보면 조민규야말로 직접적인 원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말 그대로 최적의 타이밍에 걸려온 전화였다.


“아 민규구나. 귀국 날짜는 잡았어?”


“아니 재웅아. 내가 먼저 물어봤는데 갑자기 되물으면 어쩌자는 거야.”


“아, 미안··· 지금 정신이 없어서. 그, 신입 직원 뽑는 거는 아직 안 끝났어. 오늘 면접보고 아마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에 합격자 발표할 거야.”


“그래? 그럼 다음 주 정도에 애들하고 같이 입사기념 회식이나 거하게 벌이면 되겠네.”


만약 화상통화로 했다면, 조민규는 재웅에게서 평소 보기 힘든 반응을 보며 박장대소했을 것이다. 조민규의 귀국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재웅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음 주? 너 다음 주 귀국이야?”


“왜, 그냥 지금 바로 LAX 달려가서 비행기 탈까? 이번 주 일요일에 귀국할 거야. 환영식이나 성대하게 벌일 준비하고 있어. 내가 아주 죽이는 아이템 하나 얻었거든.”


“어··· 야··· 민규야, 근데 말이야···”


“또 뭐? 너 설마 오늘 면접이라서 당장 와야 한다는 소리 하려는 건 아니지?”


“그게 아니고. 혹시 귀국 날짜 좀 늦추면 안 돼···? 뭐, 다다음주라던가.”


“뭐라고? 그건 또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야?”


재웅은 그가 황당해 할 거라 확신했다. 그의 반응은 실제로 재웅의 예상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야, 재웅아. 네가 하도 보채 가지고 빨리 가기로 한 건데, 인제 와서 귀국 일정을 늦추라고? 지금 장난하냐?”


“이해해. 근데 이번엔 어쩔 수 없어··· 아침에 성훈이랑 통화했는데, 정대철 그놈 탈영했대.”


“뭐어??”


“그놈 어머니가 이번에 돌아가셨어. 그래서 상주 노릇 하라고 휴가를 내보냈는데, 발인일 전에 사라져버렸대. 근데 장례식장이 우리 중1 때 봉사활동 했던 그 병원이야. 정대철 그 녀석 지금 우리 동네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어.”


“하이고, 그 꼴통 새끼가 드디어 제대로 사고를 치는구나. 언제 사고 한 번 치나 했다. 참나, 하여간 태생부터 글러 먹은 놈이었어.”


“뭐 세상 살다 보면 그렇게 근본부터 덜 된 애들 한두 명 정도는 보는 법이지.”


재웅이 푸념을 늘어놓듯이 말했다. 그는 차마 정대철의 어머니가 사채업자의 시달림을 이겨내지 못하고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을 전할 수 없었다. 어쨌거나 지금으로써는 정대철의 표적이 될 만한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최우선이었다. 그런데 조민규는 그와 다른 생각을 지닌 듯했다.


“근데 재웅아. 걔가 탈영한 거랑 내 귀국 날짜 조정하는 거랑 무슨 상관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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