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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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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134

작성
18.07.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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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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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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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83화: 현실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83화: 현실 (1)


“헉···!”


재웅이 눈을 뜨고 주변을 살폈다. 책상이나 컴퓨터가 비싼 제품으로 바뀐 걸 제외하면 변한 게 거의 없는 그의 방이었다. 조금 전만 해도 중학교 교실에 있었던 거 같은데, 그는 자기 방 침대에 누워있었다.


‘으··· 역시 꿈이었나··· 대체 몇 시간이나 잔 거야?’


휴대폰을 확인하기 위해 몸을 일으키려던 순간, 무언가 침대 위로 굴러떨어졌다. 물에 적신 축축한 수건, 재웅은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다행히 열은 어느 정도 가신 듯했다. 그는 수건을 가지런히 접어 책상에 올려놓은 뒤 휴대폰을 확인했다. 이미 해가 중천에 뜨고도 남을 시각이었다.


‘무슨 나무늘보도 아니고 이렇게 오래 잤단 말이야? 잠깐, 그나저나 어제 꿈을 꾼 거라면···’


재웅은 침대 머리맡에 등을 바짝 붙인 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나오는 메인 기사들을 확인했다. 교실에서 겪었던 일련의 일이 악몽이라는 걸 이미 깨달은 이상, 전날 저녁에 본 일은 꿈이나 환상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 그래도 희망을 바라는 게 사람의 본성이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스크롤을 내렸다.


[(종합) 탈영병 어제저녁 중학교 옥상에서 투신하여 사망]

[무엇이 육군 이병을 자살로 몰아넣었나, 군 당국 가혹 행위 여부 수사 예정]

[어머니 장례식이 끝나기 전에 병원 밖으로 나와, 군 장병 관리 체계 구멍 있나?]

[긴급점검! 장병의 심리 상태 관리, 그 실태를 살펴본다]

[탈영병은 학교 폭력의 피해자? 투신 당시 유언에서 언급했다는 증언 쏟아져]


재웅은 휴대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였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었던 것도 잠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탈영병 소식은 이미 인터넷 뉴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도 야밤의 중학교 옥상에서, 수많은 인파가 보는 앞에서 벌어진 일이라 다른 사건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때였다.


‘똑똑똑’


“얘 진짜 괜찮은 건가··· 재웅아 일어났니?”


“어··· 일어났어···”


“휴, 다행이다··· 하마터면 병원에 데려가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 어찌나 열이 나던지.”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미지근한 물을 건네는 것과 동시에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의 상태를 찬찬히 살폈다. 전날 어떻게 쓰러졌는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 걸 보면 확실히 심각했던 모양이었다. 이윽고 어머니가 아들의 이마에 손까지 얹자, 마침내 재웅이 입을 열었다.


“엄마 나 지금 열 안 나니까 걱정하지 마. 괜찮아.”


“그건 네 생각이고, 좀 가만히 있어 봐. 약간 미열 있는 거 같은데··· 혹시 일어날 수 있겠니?”


“그럼 죽을 병 걸린 것도 아닌데 당연히 일어날 수 있지. 진짜 괜찮다니까.”


“말 그렇게 함부로 하면 못쓴다. 좀 괜찮아진 거 같으면 씻고 옷 갈아입어. 이제 점심시간일 테니까··· 밥 먹고 바로 가면 되겠네.”


“무슨 이런 거 갖고 병원을 가. 점심 먹고 학교 갈 거야.”


“오늘 학교 안 가도 된다.”


재웅이 이불을 정리하다 말고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네 후배가 전화했는데, 엄마가 너 아파서 오늘 못 나갈 거 같다고 말해줬다.”


“내가 언제 회사 못 나간다고 했어? 왜 그걸 엄마 마음대로 결정해?”


“그렇게 고열에 시달려 놓고 학교를 기어이 나가려고 했니? 건강 해치려고 작정했어? 오늘은 그냥 쉬어.”


하지만 재웅은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이불을 대충 접어서 구석으로 밀어 넣은 뒤, 곧장 화장실로 갔다.


“바로 씻게? 좀 이따 점심 먹고 준비해도 돼. 어차피 엄마도 화장하고 해야 하는데.”


“난 병원 간다고 말 안 했어.”


“뭐라고?”


“멀쩡하기만 한데 건강 해칠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어머니가 뭐라 하는 게 들렸지만, 재웅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문을 열지 않고 밖에서 기다릴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에, 재웅은 곧바로 문을 잠가버리고 샤워기를 틀었다.


하지만 회사 일이 급해서 곧장 씻으러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굳이 회사 일이 아니더라도 그는 집에서 나올 생각이었다. 아니, 집을 넘어서 자신이 나고 자란 동네, 삼산중학교가 보이는 그곳에서 어떻게든 나오고 싶었다.


일부러 물을 세게 틀고, 자신도 모르게 챙겨온 휴대폰으로 음악까지 틀며 몸을 씻었다. 지금 재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최대한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어서 어제 목격한 끔찍한 광경이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되지 않게 하는 거였다.


그러나 쉽게 잊을 수 없었다. 옥상을 비추는 붉은 사이렌 빛과 새하얀 조명, 주민들의 비명과 탄식, 거의 비는 수준으로 설득하던 군인, 무거운 에어 매트를 든 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추락 위치를 두고 분주히 움직이던 구급대원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에도 끝내 차가운 시멘트 바닥으로 몸을 던진 한 탈영병. 모든 게 생생하게 기억날 뿐이었다.


결국, 전날의 기억도 떨쳐내지 못한 재웅은 어두운 표정으로 화장실을 나왔다. 정말 웬만한 충격요법이 아닌 이상, 앞으로도 완전히 잊기는 힘들 듯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신경을 덜 쓰기 위해서 남은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회사, 새로운 프로젝트, 자신의 향후 커리어를 결정지을 일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아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모양이었다. 재웅이 화장실에서 나오기가 무섭게 어머니가 그를 불러 세웠다. 이마에 손을 얹으며 아들이 괜찮은 지 확인할 때와 달리 싸늘한 목소리였다.


“이재웅, 엄마랑 얘기 좀 하자. 이리로 와서 앉아.”


“진짜 병원 안 가도 괜찮다고. 지금 열 같은 거 전혀 없어. 출근할 거야.”


“이리 와서 앉으라고. 누가 병원 이야기한다고 했어? 그래, 말 나온 김에 네가 그렇게 가고 싶어 안달 난 그 ‘회사’ 얘기 좀 하자.”


“무슨 얘기? 나중에 해.”


동네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는데, 결국 도화선이 되고 말았다. 어머니는 뭔가 작심한 듯, 방으로 들어가려던 재웅을 붙잡아 세웠다.


“엄마 나 진짜 괜찮다고. 대체 오늘따라 왜 그러는 거야?”


“오늘따라? 오늘뿐만이 아니야. 항상 말하려고 했어. 네가 하도 말없이 나가기만 해서 말을 못하고 있었던 거지.”


“하··· 뭘 말하고 싶은 건데?”


“너 그 회사인지 동아리인지 뭐든 간에, 이 일 언제까지 할 거야?”


가뜩이나 머릿속이 복잡해 죽겠는데, 어머니가 이에 불을 지피려 하고 있었다. 회사와 관련해서 어머니와 나누는 대화는 케케묵은 논쟁이었다. 어머니는 기본적으로 재웅이 회사를 운영하는 일 자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지니고 있던 까닭이었다.


“휴··· 또 동아리라 그러네··· 엄마. 내가 하는 일은 엄연히 회사를 운영하는 거지, 동아리 관리가 아니야. 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하는 거야?”


“그건 네 생각이고! 대체 언제까지 할 거야? 이제 그만두고 네 미래를 준비해야지.”


“미래? 엄마, 이게 내 미래야. 내가 세운 회사라고. 엄마가 하는 말은 미래를 포기하라는 거와 똑같은 거야, 알아?”


“미래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너는 어째 왜 이렇게 넓게 보지를 못하냐? 겨우 직원 몇 명밖에 없는 조그만 회사에 별것도 아닌 일 하는 거 가지고 무슨 미래를 만들 건데? 지금 몇 년째 매달리고 있는지 알고는 있어?”


“참나, 별것도 아니라니··· 정말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온다, 진짜···”


“이재웅, 방금 뭐라고 했어? 너 정말 그런 식으로밖에 말 못해?”


“그럼 뭐라고 해? 별것도 아닌 일? 교내 우수 벤처로 선정되고, 정부 지원금까지 받는 게 별것도 아닌 일이야? 엄마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왜 폄하부터 하려고 그래? 지금 내 또래 중에 이렇게 하는 애가 많은 줄 알아? 아직 군대에서 시간 보내는 애도··· 어쨌든 있어.”


이미 입 밖으로 뱉은 말을 다시 주워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으나, 재웅은 마음속으로 깊이 후회했다. 방금 언급한 친구는 분명 지금쯤 진상조사다, 가혹 행위 방조라며 온갖 추궁을 당하고 있을 터였다. 그러나 어머니까지 이런 걸 신경 쓸 리는 없었다. 오히려 좋은 먹잇감을 던져준 꼴이 되고 말았다.


“군대? 너는 군대 안 가냐? 너도 현역이잖아. 생각해봐. 조그만 회사에서 몇 년을 허송세월하면서 군대도 안 갔고, 졸업도 늦추고, 취업도 준비 안 하는 데, 기가 막힌 건 네가 아니라 엄마야, 엄마!”


“군 문제는 훨씬 좋은 방향이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마. 그리고 졸업도 새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 바로 할 거야, 이미 준비도 얼추 끝냈고. 게다가 취업? 내가 오늘 할 일이 뭔 줄 알아? 취준생 채용하는 거야.”


“아이고, 얘가 대체 누굴 닮았길래 이렇게 똥고집을 부리니. 더 말할 거 없고, 당장 오늘부터 대학원 알아봐.”


“뜬금없이 대학원이 왜 나와? 난 분명히 대학원 안 간다고 말했어.”


“그건 네 생각이고! 석사까지 따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들어가던가, 아니면 아싸리 박사까지 해서 교수 같은 걸 도전해보던가, 그것도 안 되면 학사장교로 들어갈 준비를 해. 장교로 전역하면 취업할 때 더 유리하다니까.”


“휴우······ 직업 군인을 하지 않는 이상 장교든, 장성이든, 경력단절인 건 매한가지야. 최우선적으로 피해야 할 거라고."


“어쨌든 오늘 회사 못 간다고 일러뒀으니까 이따 병원 안 갈 생각이면 쉬면서 그런 거나 알아보라고. 대체 네가 뭐가 부족해서 그러는지 엄마는 당최 이해를 못 하겠다.”


“난 엄마가 대체 왜 잘난 자식을 믿지 못하는지 모르겠어.”


재웅은 어머니의 반응을 무시한 채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안전한 준비 시간을 보장받기 위해 문을 잠가버렸다. 어린애 같아 보이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행동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는지 안방으로 들어간 것 같았지만, 틀림없이 자식의 발언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또다시 한바탕 벌이려 들 게 뻔했다.


그러면 출근은 고사하고, 방 안에서 삼산중학교나 보며 악몽에 시달릴 터였다.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재웅은 어머니와 다시 마주치는 걸 피하기 위해 대충 나갈 채비를 마치고 거실로 나왔다. 그는 어머니가 안방에서 분을 삭이고 있는 걸 확인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을 나섰다.


“여보세요, 상태냐?”


“어? 형님이세요? 어머님께서 형님 무지 아프다고 하셨는데···? 몸은 좀 어떠세요?”


“엄마가 전화 받기 전부터 아주 멀쩡했어. 너희 혹시 출근 안 한 거 아니지?”


“네? 당연히 출근했죠. 일단 저희끼리 최종후보 추리고 나중에 형님 오시면 토의하려고 했어요. 뭐···. 퇴근은 좀 일찍 하려 했지만요···. 하하..."


“그날 할 일 다 끝내면 일찍 퇴근하는 거지 뭐. 일단 직원들하고 먼저 후보 심사하고 있어. 지금 학교로 가고 있으니까.”


재웅이 말했다. 지금으로써는 회사만이 머릿속, 마음속으로 파고드는 온갖 잡념을 쫓아낼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꿈에서 본 구절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는 사무실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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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7.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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