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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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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연재수 :
9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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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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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47,134

작성
18.08.10 08:15
조회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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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2쪽

88화: 신이 주신 기회 (3)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88화: 신이 주신 기회 (3)


조민규는 기대에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조금 전 재웅과 언쟁했던 것을 금세 잊은 모양이었다. 그것도 모처럼 마음 크게 먹고 쓴소리를 한 거였는데, 한 귀로 듣기도 전에 흘려버린 게 분명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재웅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잘 읽어봐. 일부러 전문 용어로 썼다. 뭐, 넌 어차피 아는 게 많으니까 상관없잖아."


재웅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는 굳은 얼굴로 조민규가 사업기획서에 휘갈겨 쓴 글귀를 확인했다. 종이에는 영어 단어 하나가 쓰여있었다. 잠시 후,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게 네가 찾아낸 기회야? Cryptocurrency?”


“그래! 바로 그거야, 가상화폐! 잘 봐. 수익성도 보장 안 되는 사업 계속하기보단 가상화폐 투자가 훨씬 나을 거야.”


“휴우우······”


조민규는 폭발적인 반응을 기대한 것 같았다. 그는 회의실이 떠나가라 한숨을 쉬는 재웅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쳐다보았다.


“뭐야, 반응이 왜 그래? 너 이거 뭔지 몰라? 장난치는 거 아니야. 진짜 지금 나서지 않으면 영영 찾아오지 않을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몰라서 그러는 거 아니야. 암호화폐가 나온 게 몇 년인데.”


“잘 아네. 너라면 그럴 줄 알았지. 근데 반응이 왜 이리 신통치 않은 거야?”


“별 관심 없으니까. 먼저 간다.”


재웅이 말했다. 그는 이면지가 되어버린 사업기획서를 챙긴 다음 회의실을 나가려 했다. 그러자 조민규가 재빨리 그의 팔을 붙잡았다.


“···아니, 왜, 왜 벌써 나가려고 그래? 사람이 좀 쉴 줄도 알아야지.”


그는 재웅의 반응에 상당히 당황한 듯했다.


“재웅아. 자, 잠깐만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 이거 진짜 중요한 거야.”


“뭐가 중요한 건데?”


“뭐긴 뭐야, 가상화폐지. 너 이런 식으로 기회 날릴 생각이야? 이거야말로 신이 주신 기회란 말이야.”


“신이 주신 기회라고? 그럼 내가 블록체인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하자고 할 때는 왜 그냥 무시했었니?”


“뭐, 뭐라고?”


조민규가 당황한 눈빛으로 재웅을 쳐다보았다. 예상했던 대로 까맣게 잊은 모양이었다. 암호화폐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금으로부터 몇 년 전, 재웅은 새로운 거래시스템에 흥미를 느끼고 그에 대해 한동안 푹 빠졌던 시절을 떠올렸다.


“민규야. 말할 게 하나 있는데···”


“응? 뭔데? 나 지금 바빠. 나중에 얘기해.”


“그게, 이번에 새로 사업할 아이템에 대한 건데. 잠깐이라도 얘기하면 안될까?”


중학교 시절의 기억처럼 이때의 기억도 머릿속에 뚜렷이 남아있었다. 밤을 새워가며 만든 기획서를 들고 있는 자신과 휴대폰 게임 화면에만 집중하고 있는 조민규의 모습. 그는 사업기획서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었다.


“······이거 여기에 놓고 갈 테니까 시간 나면 검토해봐. 언제까지 보안프로그램 소스만 조금씩 바꾸면서 살 수는 없어.”


“응? 보안프로그램? 잘만 팔리는데 무슨 문제 있어?”


그는 처음부터 재웅의 말을 듣지 않았었다. 그저 새로 나온, 재웅의 업체로부터 보안 지원을 받다가 아무 말 없이 업체를 바꿔버린 회사의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계약 기간이 끝나가는 인턴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부끄럽게만 다가왔었다. 모두 새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정식으로 채용하기로 약속했었다.


“민규야. 보안프로그램 얘기가 아니야. 이번에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해봤어. 여기 정리했으니까 한번 잘 읽어봐. 좋은 기회가 될 거야.”


“알았어. 야, 이따 끝나고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 내가 죽이는 데 찾았거든.”


그러나 재웅은 갈 수 없었다. 전날 밤을 새웠던 탓에 제정신으로 술을 마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힘없는 목소리로 에둘러 거절하고 자기 자리로 되돌아갔다. 그가 내민 사업기획서는 며칠 동안 커피 받침으로 사용되다가 없어져 버렸다. 그렇게 돈줄을 가진 사람의 외면과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해볼 기회도, 새 인연도 사라졌다.


“그때 기획서 표지에 대문짝만하게 썼던 게 뭔지 알아? 바로 Cryptocurrency였어. 국내에서 번역할 생각도 없었던 전문용어, 아니 신조어였지.”


재웅이 사업기획서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는 조민규가 한껏 부푼 기대감에 막 휘갈겨 쓴 Cryptocurrency가 적힌 페이지를 몇 번 흔든 뒤,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한 치의 망설임도 찾아볼 수 없는 행동이었다.


“······”


“그럼 진짜 간다. 사무실에 들어올 거야?”


“······자, 잠깐! 재웅아, 너 설마 그때 감정 때문에 하지 않으려는 건 아니지?”


“뭘?”


“방금 내 눈앞에다 대고 막 흔들었잖아. 가상화폐 말이야. 서운한 감정 하나 때문에 기회를 날릴 생각이냐고?”


조민규는 어느새 회의실 문을 막고 서있었다.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회의실에 남아있던 일은 실로 오랜만이었다. 어떻게든 재웅을 설득해보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재웅아, 다시 한 번 생각해봐. 정말 감정적인 일로 이 기회를 날릴 거야?”


“무슨 기회? 네가 정확하게 하고자 하는 게 뭔데? 새로운 암호화폐라도 만들 생각인 거야? 인제 와서? 이미 판 다 짜인 마당에?”


“누구 좋으라고 그런 걸 뭐하러 만들어? 내 말은··· 투자를 하자는 거야. 가상화폐 투자! 미국에 있을 때 지인한테서 들었어. 내년 상반기 안으로 2만, 아니 3만 달러를 넘어갈 거래!”


“······”


“지금 시세가 대충 3, 4천 달러··· 우리 돈으로 얼마야, 어쨌든, 지금부터 착실히 사 모으기 시작하면 대박 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어때, 솔깃하지 않니? 솔깃한 게 아니지. 이건 정말 신이 주신 기회라고 밖에 설명이 안 돼. 안 그래?”


“전혀.”


“왜? 재웅아, 대체 뭐가 문제이길래 그러는 거야? 혹시 기본가격이 부담스러운 거야? 하긴 삼사백만 원이니까··· 아니야, 이거 말고도 다른 것들도 있어. 오히려 거기에 투자하는 게 더 낫겠다. 그렇지?”


재웅은 아무 반응 없이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처음 사업기획서를 내밀고 무시당했던 때가 엊그제처럼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마치 사업기획서를 들고 안절부절못하던 자신을 보는 듯했다. 돈줄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기만 했던 과거의 자신이 매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과거의 자신을 돌아볼 생각이 없었다.


“재웅아? 허공만 쳐다보지 말고 대답 좀 해봐. 내가 정말 자세히 알아봤다고.”


“자세히 알아봤다고? 그렇지 않은 거 같은데? 넌 지금 명칭도 제대로 모르고 있잖아. 휴··· 인제 그만 비켜. 신입 업무 교육하러 가야 하니까.”


“야. 무슨 가상화페 투자하다가 깡통 찬 것도 아니고, 왜 이렇게 거부감을 보이는 거야? 이거 진짜 확실하다니까.”


“좋아. 그러면 확실하게 말해줄 게. 나는 그런 거에 투자할 생각 없으니까 앞으로 이야기 꺼내지 마. 됐어?”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재웅아, 너 정말 기회를 발로 걷어찰 셈이니? 정말 미치겠네. 야, 이유라도 한 번 들어보자. 도대체 뭐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그건 실체도 없고, 안정적이지도 않으니까. 3만 달러까지 올라간다고? 전혀 그렇지 않아. 당장 내일 거래소 서버 다 털리고 시세가 바닥을 쳐도 할 말 없는 게 네가 말한 기회의 실체야.”


“······야, 그건 네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는 거-”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어쨌든 난 투자할 생각 없으니까. 블록체인 기술이야 어떤 식으로든 활용할 수 있겠지. 하지만 투자? 그건 투자가 아니야. 슬롯머신 손잡이 돌리는 거랑 똑같은 거지.”


재웅이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밤을 새워 보고서를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었다. 야심 차게 내밀었던 기획서가 커피 받침으로 쓰이다 쓰레기통에 들어간 뒤, 그는 많은 시간을 들여 사업성을 검토했었다. 그리고 난 뒤, 그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모든 성장 가능성, 앞으로 문제없이 성장할 가능성을 전부 따져도, 그건 리스크가 너무 커. 단 한 방에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재웅아, 넌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어. 설사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해도, 타이밍 좋게 빠져나오면 그만이잖아. 그래도 충분히 먹고 살만큼 긁어모을 수 있을걸?”


“지금 당장 초 단위로 시세가 널뛰기하고 있어. 우리 머리가 CPU도 아니고, 어떻게 좋은 타이밍을 찾아낼 거야? 그럴 바엔 아예 손을 대지 않는 편이 나아.”


어떻게든 끌어들이려는 자와 어떻게든 거부하려는 자. 이제 회의실에는 망부석 둘이 버티고 있었다. 그저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사무실 직원의 추측만 무성해질 뿐이었다. 분명 공동대표 간에 쌓였던 갈등이 터졌다고 수군거리겠지, 한심하게 느껴졌다.


“어쨌든 난 사업을 하는 사람이지, 한탕을 바라는 투기꾼이 아니야. 그건 민규 너도 마찬가지고. 이게 내 생각이야. 그러니까 이 얘기는 여기서-“


“야, 그럼 사업을 하는 목적이 대체 뭔데? 결국에 돈 벌라고 그러는 거 아니야? 특히 재웅이 너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큰돈 만질 생각으로 시작한 거잖아. 남들과 다른 삶을 살려고 말이야.”


“맞아.”


“그럼 됐네! 야, 한 번 대승적으로 마음먹고 투자한 다음에, 최고가 찍을 타이밍에 몇 배로 건지고, 부동산으로 바꾸면 되겠네! 이게 네가 바라던 삶 아니야?”


“솔직한 심정으로 그렇게 살고 싶어. 하지만 이건 아니야. 그리고 정 하고 싶으면 너 혼자 투자하든지 마음대로 해. 네 돈 들여서 크게 투자하고 운이 좋아서 몇 배로 건지면 되는 거 아니니? 난 내 방식으로 사업 꾸리면서 착실히 살아갈 게. 넌 네 방식대로 해.”


“······”


“민규야. 어차피 각자 살아가는 거, 서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는 거야. 한 번 물어보자. 도대체 이렇게까지 날 끌어들이려는 이유가 뭐야?”


“그건···”


“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부했지만, 그런 투자 같은 건 공부하지 않았어. 설사 공부했어도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암호화폐 시장에는 투자하지 않았을 거야.”


더 할 말도 없었다. 재웅은 그저 회의실에서, 눈앞의 유혹에 미친 사람과 같이 갇힌 감옥 같은 곳에서 빠져나가고 싶었다. 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사업을 안정궤도에 올리고, 수년간 돈줄로 옥죄어 왔던 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물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적어도 안갯속 절벽을 걷는 길을 선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시 말하지만 리스크가 너무 커. 민규 네가 무슨 전략을 제시해도 할 생각 없으니까 그만 비켜줘.”


“생각이 없다고? 내가 무슨 전략을 쓸지도 모르면서?”


“없어.”


“아니야. 재웅아, 부탁하는데 이번 한 번만 주의 깊게 들어봐. 절대 어떤 리스크도 생기지 않게 할 수 있어.”


“리스크를 무사히 넘긴다고 해도 소용없어. 너에게는 몇백, 몇천만 원이 우습게 보일지라도, 나한테는 그렇지 않으니까.”


“아니야! 제발 좀 내 말 끝까지 들어. 만약 네 돈 쓸 일이 없으면 어떡할 건데?”


“뭐?”


조민규를 강제로 밀어내고 회의실로 나가려던 재웅이 움직임을 멈추고 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노심초사하던 조민규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네 돈 쓸 일이 없으면 어떡할 거냐고. 그렇게 되면 어떡할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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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67 2ri
    작성일
    18.08.10 16:33
    No. 1

    이쯤되니 작가님의 큰그림이 있을거라고 생각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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