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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 님의 서재입니다.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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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2705
작품등록일 :
2018.04.11 21:14
최근연재일 :
2018.08.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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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8.07.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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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4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라 (1)

*습작을 겸하고 있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대로 써 볼 생각입니다.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DUMMY

중학인생 역전 프로젝트

74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라 (1)


“저도 하고 싶습니다!”


재웅은 본래 손을 들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아이 중 반장 하겠다고 나설 이는 없을 게 뻔했고, 누군가 자연스럽게 자신을 후보로 추천할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먼저 하겠다고 손을 드는 건 그저 감투를 보고 달려드는 인상을 줄 것으로 생각했었다.


“더 없어? 없으면 이대로 하고, 바로 투표 진행한다? 단독후보가 아니니까 상관없지?”


담임선생이 교실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생각하는 최상의 인물이 후보로 나섰기에 불만이 없는 것 같았다. 아마 다른 아이가 손을 들었으면, 표정 관리를 못 했을 것이다. 다행히도 도전장을 내미는 또 다른 아이는 없었다.


“따로 의견이 없는 거 같으니까 이대로 진행하도록 하겠다. 지원한 후보 두 명은 앞으로 나와서 반장으로서 포부나 앞으로 어떻게 반을 이끌어갈지 말하렴. 재웅이부터 나와라.”


“네.”


굳이 먼저 나선 이가 있었음에도, 담임은 기호 1번을 재웅에게 주었다. 이는 재웅이 반장이 되었으면 하는 담임의 의중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었다. 친구들의 박수와 함께 교탁에 나선 재웅은 담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자신만의 포부를 밝혔다.


“우리 반은 저번 학기에 꼴찌를 했습니다.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는 전교권에 들었던 모범학생으로서 우리 반을 1등 반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저를 뽑아 주신다면, 체육 활동보다는 친구들의 학업을 돕는 활동을 중점적으로 하겠습니다.”


재웅 다음으로 나선 송유선의 연설은 훌륭한 자충수였다. 이미 공부에 흥미를 잃은 이들을 대상으로 백날 공부 이야기해봐야 소 귀에 경읽기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전교 1등을 눈앞에 두고 아이들의 학업 수준을 높이겠다니, 그야말로 어불성설이었다.


“이재웅 30표, 송유선 12표. 반장은 이재웅, 부반장은 송유선으로 결정되었습니다.”


결국, 재웅은 소위 말해 ‘재수 없는’ 연설을 했던 송유선을 가볍게 따돌리고 반장으로 선출되었다. 부반장은 사실상 구색 맞추기 자리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송유선이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얼마 없었다.


“반장 당선된 거 축하한다, 재웅아. 한 학기 동안 네 말대로 가장 재미있고, 화목한 반을 만들어가도록 해. 오늘 수업은 이걸로 마친다. 재웅이는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잠깐 오렴.”


담임 역시 부반장의 존재를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애당초 담임은 1학기 때부터 재웅 한 명을 반 하나보다 크게 보던 사람이었다. 담임과의 독대는 반장이 되기 전부터 재웅이 가졌던 전교 1등으로서의 특권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비공식적 특권이 반장 타이틀이라는 공식적 권리로 바뀌었을 뿐,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그런데 교무실로 들어가면서 재웅은 이번 학기 반장 타이틀이 그저 상징적인 것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교무실에는 재웅만이 아닌, 각 학급의 모든 반장이 모여 있었다. 게다가 평소 얼굴도 내밀지 않던 학생부장과 교무부장까지 와있었다.


“1학년 부장 선생님, 얘네 중에 그 날라리 짓 하던 애는 없는 거 맞죠?”


“없을 겁니다. 이 중에서 그냥 담임이 지명해서 선출된 아이들도 많아요. 그렇죠?”


1학년 부장을 맡고 있던 1반 담임이 말했다. 재웅은 선거 초반, 후보가 없으면 담임이 지명하겠다는 발언의 진의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알고 보니 절반에 달하는 학급의 반장이 모두 선생에 의해 지명된 이들이었다.


‘진짜 우리 담임이 민주적이었네.’


“내가 학생부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고. 내가 너희를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너희가 이번 학기에 해야 할 일을 말해주기 위해서야. 말하기 전에 한 가지 물어보자. 잘할 자신 있냐?”


“네···”


반장으로 선출된 아이들이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뭘 하는지도 모르는데 다짜고짜 잘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니 그런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애들이 영 시원치 않게 대답하네. 뭐 됐고, 간단히 말할 게. 앞으로 너희가 학급을 이끌면서 가장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하나다. 저번과 같은 폭력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만드는 거야. 알겠어?”


“네.”


“당시 주범은 모두 다른 학교로 전학 갔기 때문에, 당장 같은 일이 일어날 거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선생님은 아직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이 사방에 숨어있다고 믿어. 거기 뒤에 서 있는 안경 쓴 남학생, 몇 반 반장이지?”


“4반 반장입니다.”


“그래, 한 학기 지내면서 어딘가 굉장히 불량하게 보이는 학생을 본 적이 있나? 예를 들어 수업 분위기를 흐려 놓는다거나, 괜히 자신의 힘을 과시하려고 하는 등··· 그런 부류 말이야.”


“본 적 있습니다. 누구인지 말해드릴까요?”


안경 쓴 아이의 마지막 한 마디에 학생부장과 교무부장이 크게 웃었다. 매사 계산을 많이 하고 다닐 거 같이 생긴 4반 반장은 선생들이 원하는 바를 이미 꿰뚫고 있었다.


“하하하, 확실히 머리 좋은 아이들을 반장으로 뽑아 놓으니까 일이 시원스럽게 잘 풀리네. 아주 좋은 생각 했다. 얘들아, 방금 4반 반장이 한 말 들었지. 이게 앞으로 너희가 해야 할 일이다.”


“······”


“각 학급에서 잠재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만한 아이, 저번처럼 일진 무리를 형성할 만한 불량아를 잘 감시하고, 우리에게 주기적으로 말해주도록 하렴. 단, 대놓고 해서는 안 된다. 그놈들은 눈치가 빨라서 더 깊이 숨을 수가 있거든. 숨어서 나쁜 짓 하면 잡을 수가 없잖니?”


새롭게 선출된 각 학급의 반장, 학교의 무한한 애정과 지원을 받는 성적 우수자들로 구성된 이번 학기 임원진에 부여된 특별임무는 ‘감시’였다. 그들은 조금이라도 수상한 행동, 이른바 불량한 무리를 이루려는 행동을 발견하면 선생에게 무조건 보고해야 했다.


그중에서도 지난 학기 폭력 사태의 주범이 있었던 특정학급의 반장에게는 거의 매일 같이 보고하라는 지령이 떨어졌다. 분명 고등교육까지 받은 사람으로서는 상식적인 조치가 아니었다. 하지만 감시하는 대상이 신경 쓸 문제도 아니었다. 재웅은 도리어 교무실을 자주 들락날락하게 된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한, 각 학급 반장에게는 독자적인 인사권을 행사할 권한도 주어졌다. 간단히 말해, OO 부장으로 대표되는 학급 임원진도 반장이 임명하게 된 것이다. 모범 학생의 친구는 똑같이 모범 학생일 거라는 지극히 단순한 발상이었다. 이로써 부반장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


“예상대로 심영진은 임원진에 넣지 않았구나. 아주 잘했다. 재웅이가 공과 사는 아주 잘 구분할 줄 아는 모양이네.”


“본인이 임원진을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대신 진호는 임원진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고, 1학기 초반에 김규홍과 잠깐 어울린 거 외에는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어서 임원진으로 뽑았습니다."


“선생님도 걔가 열심히 하는 학생임을 아니까 별 상관없어. 내가 보이게 다른 애들은 별 문제없을 거 같고, 심영진이 어떻게 하고 다니는 지 잘 살펴보렴.”


“되도록 얘가 누구하고 어울리는지, 어느 반에 놀러 가는 지, 거기서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까지 얘기해줬으면 해. 알았니? 굳이 심영진이 아니어도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애가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라.”


“네.”


담임의 예상과 다르게, 새 학기 들어 심영진은 다른 반에 거의 가지 않았다. 그는 오정태가 전과 많이 달라져서 애들끼리 모일 일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하나의 거센 폭풍우처럼 몰아쳤던 지난 학기의 일이 멋진 삶을 꿈꾸던 어린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게 틀림없었다.


그렇게 오정태와 그의 파벌은 눈앞에 다가온 무주공산을 스스로 포기해버렸다. 동시에 최적의 조건을 기반으로 하던 재웅의 감시 임무도 추진력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감시 임무를 지속할 기회를 만들어준 이는 신소영 선생이었다.


그녀가 내건 단서조항, 수상한 행동이 보이는 아이가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는 당부는 재웅이 어느 때보다 교무실에 자주 출입할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주문이 되어주었다. 감시 대상이 사라졌는데 어떻게 보고 하느냐고? 감시 대상은 만들어내면 그만이었다.


“구진웅? 얘는 원래 별 존재감 없던 아이 아니니? 요즘 뭘 하고 다니길래?”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유독 다른 반에 자주 놀러 가더라고요. 소문으로는 나름 잘나가는 애랑 친하다는 소문도 있고, 아무튼 다른 교실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거 같아 보이지는 않는데. 어쨌든 알았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네가 좀만 더 수고해주렴. 우리 반이 특별 관리 대상인 건 너도 잘 알고 있지? 에휴, 이게 뭐하는 건지··· 조금 시간 지나면 나아질 거다”


담임은 매사에 어떤 일이든 귀찮아하는 자신의 속내를 금방 드러냈다. 자신의 라이프 사이클이 침해받는 걸 싫어하는 그녀 특성상 이런 일에 질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럴 때마다 재웅은 담임이 좋아할 만한 말을 한두 마디씩 던졌다.


“선생님, 괜찮으시다면 제가 청소나 파일 정리 같은 거 해드릴게요. 요즘 많이 힘들어 보이세요.”


그녀는 거절의 미덕을 모르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런 제안을 하면 기꺼이 받아들였고, 굉장히 좋아했다. 그렇게 날이 갈수록, 감시 임무 보고를 위해서보다는 담임이 귀찮아하는 잡일을 처리해주기 위해 교무실에 들어가는 날이 많아졌다. 더불어 아낌없이 도움을 주는 학생에 대한 선생의 신뢰 역시 무한하게 늘어만 갔다.


‘똑똑똑’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 재웅이 왔구나. 근데 이거 어떡하지? 지금 급한 일이 생겨서 선생님 먼저 집에 들어가 봐야 할 거 같은데··· 오늘 특별히 보고할 사안 같은 거 있어?”


“있긴 합니다만···”


“음··· 그, 그럼 노트에다 적어서 놓고 가 줄래? 미안하다, 정말 급한 일이라, 하하··· 그 나갈 때 교무실 문 좀 잠그고, 학생부실에 갖다 줘. 선생님 먼저 갈게.”


선생들은 이제 수상한 아이들의 동향을 보고한다고 해도, 별 경각심 없이 형식적으로만 받아들이고 있었다. 15반은 그나마 특별 관리 대상이었기에 선생이 억지로 보고를 받아야만 하는 경우였다. 그리고 그마저도 귀찮아하기 시작했을 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그럼, 써놓고 가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어~ 나중에 보자.”


뭐가 그리 급한 건지, 담임이 서둘러 나가는 걸 확인한 재웅은 조용히 문을 닫았다. 교무실 문을 잠그고 열쇠까지 학생부에 놓고 가라는 말의 이면에는 파일 정리도 하고, 주변 청소도 해달라는 뜻이 있었다.


이는 곧 교무실에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거라는 뜻이며, 재웅이 무슨 짓을 해도 전혀 의심하지 않을 것을 의미했다. 재웅은 노트에 아무 말이나 그럴듯하게 쓴 뒤, 컴퓨터가 놓여있는 책상으로 다가갔다.


‘확실히 뺑이 친 보람이 있네. 시험 문제 출제 공지를 문 앞에 붙여 놓고도 날 들여 보내 줄 생각을 하고. 컴퓨터에 숨긴다고 안심할 문제가 아니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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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99 Nuan
    작성일
    18.07.14 17:22
    No.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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