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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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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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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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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
글자수 :
54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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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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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1

DUMMY

폭발의 힘이 워낙에 강했던 나머지, 그들이 타고 있던 함선까지 흔들릴 정도였다.


“이럴수가......”


선장은 아티팩트의 전체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수정이 올려져 있던 곳은 바로 여신 미네르바의 신전이었다. 신전의 지붕 위에 아티팩트가 설치되어 있었다.


“신전은 신경 쓰지 마. 아티팩트는 얼마나 파괴되었지?”


“손상 수치는......미약합니다. 너무 단단합니다.”


“다시 발사해라.”


“알겠습니다. 전방 포대는......”


그 순간 함선의 내부에 산성 덩어리가 떨어졌다. 보호막이 전부 소실된 것이다.


“모든 전투원은 배에서 내려라!”


미네르바가 외쳤다. 100명이 넘는 계승자들이 날개를 펼치고 함선 밖으로 뛰어내렸다.


“배가 흔들립니다. 목표를 제대로 조준할 수 없습니다!”


수십 발의 산성 덩이를 맞은 함선은 아래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모두 주변을 꽉 붙들어라.”


미네르바는 정신을 한데 집중했다. 주변에 보호막이 다시 생겨났다.


“함선을 저기에 박아야겠어.”


“신전에 말입니까?”


아츠펠드는 경악했다.


“남아있는 모든 인원은 내 주변으로 와라. 그래야 몸을 지킬 수 있다.”


아츠펠드는 마리우스를 불러왔다. 그는 정신없이 여신의 옆에 가서 섰다.


선장은 함선의 앞부분에 모든 에너지를 모은 뒤, 신전의 지붕 쪽으로 함선을 움직였다. 엄청난 속도로 함선은 신전에 충돌했다.


마리우스와 계승자들은 여신의 보호막 덕분에 무사했다. 그들을 감싼 거품은 하늘 위를 둥둥 떠다니다 곧 땅 위에 내려앉았다.


“보십시오, 여신님. 충돌이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신전이 무너지며 아티팩트 역시 손상이 간 듯 했다.


그때 몇몇 계승자들이 갑자기 피를 토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너무 어지러워서......”


마리우스 역시 아티팩트에서 나오는 정신파가 느껴졌다. 이곳에 오래 있다가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죽어버릴 게 분명했다.


“궁수와 원소술사, 중화기병은 모두 아티팩트를 파괴하는 데 집중해라. 나머지 근접 계열은 다가오는 괴수를 죽여라.”


수많은 폭발 화살과 열 광선이 아티팩트 안의 수정을 향했다.


“놈이 옵니다!”


아츠펠드가 외쳤다. 하늘에서 엄청난 속도로 무언가가 날아왔다. 미네르바는 재빨리 전투태세를 취하고 빛의 검을 소환했다.


그라쿠스는 순식간에 날아와 미네르바를 덮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신 쪽이 좀 더 빨랐다. 미네르바는 속박 마법을 건 뒤, 그라쿠스의 심장에 검을 꽂아넣었다.


“크아아아악!”


그라쿠스가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다.


“여기까지다.”


미네르바의 검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그라쿠스는 쓰러지지 않고, 오히려 미네르바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여신님! 조심하십시오!”


그녀를 향해 게리온 여러 마리가 달려왔다. 계승자들이 그녀를 보호하러 가기 전에, 그 괴수들은 여신에게 피해를 입히는 데 성공했다. 그녀의 할퀴어진 얼굴에서 피가 흘렀다.


미네르바는 빛의 창을 허공에 소환한 뒤 게리온들에게 날렸다. 수십 마리의 괴수들이 순식간에 정화되었다.


문제는 그 사이에 그라쿠스가 속박에서 빠져나왔다는 것이다. 그라쿠스는 곧장 아티팩트 쪽으로 날아갔다.


“누가 저 개년을 잡아!”


공중에서 전투중인 계승자들이 그녀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그라쿠스는 화살을 피할 힘도 없어 전부 몸으로 받아야했다.


보다 못한 미네르바는 직접 교주를 쫓기 위해 날개를 펼쳤지만, 그 순간 다시 한 번 정신파가 그녀를 덮쳤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코피를 쏟았다.


전투 중이던 계승자들 중 몇몇이 정신을 잃어버리면서 순식간에 전황은 바뀌었다. 괴수들은 쓰러진 계승자를 순식간에 먹어치웠다.


그라쿠스는 곧장 포스마린 쪽으로 날아갔다. 그는 가까스로 의식을 붙잡으며 슈트에서 모든 무기를 꺼내어 아티팩트에 퍼붓고 있었다. 대장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그라쿠스는

그의 슈트에 전류를 잔뜩 흘려보냈다. 그는 불타는 채로 땅 위로 떨어졌다.


그라쿠스는 심장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아티팩트 쪽으로 달아갔다. 그녀는 아티팩트에서 수정을 뽑아냈다. 그런 다음 그 수정을 자신의 가슴팍에 박았다. 그녀의 가슴에서 빛이 나더니 곧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마리우스는 이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그저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라쿠스의 기괴한 행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녀가 손을 위로 뻗자, 괴수들이 그녀 주위로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것들의 육체는 빠르게 변형되어 그녀의 팔과 다리에 부착되었다. 곧 그라쿠스에게서 인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그라쿠스는 거대한 괴수가 되었다. 그 괴수는 사방에 촉수를 매단 채 하늘 위에 둥둥 떠 있었다.


마리우스는 도망치지도 못한 채 그저 서 있을 뿐이었다. 그의 머릿속이 공포로 가득 찼다.


“아피우스 마리우스. 넌 참 흥미로운 사람이야.”


그라쿠스가 말했다. 마리우스가 뭐라고 대꾸하기 전에 그녀는 주변의 계승자 다섯 명을 동시에 촉수로 꿰뚫었다.


“넌 인간 주제에 어떻게 계승자보다도 더 잘 싸우는 거지? 무슨 수를 쓴 거야?”


“난......유저의 권한을 갖고 있다. 현실 세계의 인간과 같은 힘을 쓸 수 있거든.”


한동안 둘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그랬군......날 죽이고 생귀니움의 교주가 되려 했다는 건가. 야망이 있는 남자야. 하지만 그러려면 먼저 나에게 복종했어야지. 그래도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 널 그냥 죽이기엔 너무 아까워. 나랑 함께하자. 같이 이 거짓된 세계를 멸하고, 진정으로 모두가 자유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거다.”


마리우스는 그녀를 결코 설득할 수 없었다. 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했다.


“거절한다.”


“그렇다면 유감이군. 정말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


그녀가 마력의 파동을 한 번 발사하자 마리우스는 저 멀리 날아가 건물에 처박혔다. 그의 팔 한쪽이 부러진 것 같았다.


“어이, 여기다!”


그때 정신을 차린 포스마린이 다시 그녀를 향해 기관포를 쐈다. 그라쿠스는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지만, 곧 상처를 치유하고 포스마린을 쫓아갔다.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


뒤를 돌아보니 미네르바가 숨을 헐떡이며 일어섰다.


“정신파의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싸우면 싸울수록 우리에게 불리해지지.”


“그럼......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한 가지 방법이 있어. 네가 직접 싸우는 거야.”


“제가 말입니까?”


“그래. 이제 널 계승자로 만들어 줄 거야.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볼 시간은 없으니, 고통스러워도 싸워야 해. 계승자가 되면......내 신전을 골렘으로 만들어. 내 신전 안에 있으면 정신파를 막아설 수 있지. 하지만 그 안에 있으면 적과 싸울 수 없으니......방법은 이것 뿐이야.”


“골렘이라니, 전 그런 걸 만들 수 없습니다.”


“원소술사 중에서도 땅 속성 마법을 쓰는 작자들은 주변의 나무나 철골, 바위를 이용해 골렘을 만들 수 있다고 하지. 듣자하니 원소술사의 재능이 있다면서? 너도 할 수 있어.”


“하지만 전 그런 걸 배워본 적도 없습니다. 기껏해야 덩굴 몇 개를 만드는 게 전부인데 난데없이 그런 걸 만들라고 하시면......”


“스스로를 믿어. 내 모든 에너지를 너에게 줄 거야. 아마 난 당분간은 못 일어나겠지. 그러니 네가 해야만 해. 안 그러면 머지않아 우리 모두가 죽을 거야. 원래부터......특별한 삶을 꿈꿔 왔잖아?”


그 말을 들으니 마리우스는 왠지 싸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미네르바가 내미는 손을 잡았다.


“내 명령에 의해, 너를 계승자로 임명하노라. 이제 나아가 적들과 맞서라.”


마리우스의 몸속으로 끝없는 마력이 흘러들어왔다. 마리우스는 정신을 잃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했지만, 결국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


“여기는......”


주변은 온통 하얀색뿐이었다.


“왔구나, 마리우스.”


뒤를 돌아보니 바이젤이 서 있었다.


“바이젤......”


“그새 많이 성장했네.”


“이건......제 환상인 겁니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지. 원래부터 난 실존하는 인물이 아니었으니까. 그저 정해진 대로 판단하고 행동했을 뿐이지.”


“여기서 나가야 합니다. 나가서 그 괴수와 맞서야 합니다.”


“괴수를 죽이면? 그 다음은?”


“당신의 목적은 괴수의 정체를 밝히고 그것들을 몰살하는 거였죠. 그리고 전 그 임무를 이어받았으니......그 다음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그래서는 안 돼. 넌 사람이잖아. 사람이라면 스스로 생각해야지. 이제까지 그렇듯이......”


“사람처럼 생각한다는 게 무슨 의미입니까?”


“말 그대로 너 스스로 생각한다는 거야. 주변 사람들의 행동에 반응하는 것에서 벗어나 너 스스로 인생의 목표를 정하는 거야.”


“스스로 인생의 목표를 정한다는 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바이젤은 그 말을 듣더니 살며시 웃어 보였다.


“그 질문을 할 수 있으면 이제 첫 걸음을 내딛은 거야. 자, 이제 나가봐. 골렘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야.”


“잠시만요, 아직 내 질문에......”


마리우스는 자신이 여신 옆에 쓰러져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거대해진 그라쿠스와 포스마린이 저 멀리서 싸우고 있었다.


마리우스는 왠지 모르게 힘이 넘쳤다. 그는 파괴된 신전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었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아무튼 골렘 모양으로 합쳐져라!”


순간 그의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정말로 신전의 지붕과 기둥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기둥들은 이리저리 붙더니 꽤 그럴싸한 골격을 만들어냈다. 신전 안의 수많은 방들은 모두 기하학적인 형태로 골격에 붙었다. 마지막으로 지붕의 조각들이 골렘의 살점 위에 붙어 갑옷을 형성했다.


마리우스는 자연스럽게 날개를 펼친 뒤, 골렘의 등 부분을 통해 그 안으로 들어갔다. 골렘의 안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그는 이 골렘을 처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조종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통제실에는 커다란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골렘의 눈을 통해 멀리서 포스마린과 그라쿠스가 싸우는 것이 보였다.


역시나 원정대장은 갈수록 힘겨워하고 있었다. 그는 유저만이 쓸 수 있는 모든 무기를 동원했지만, 괴수들과 합체한 그라쿠스는 너무나 강력했다. 그녀가 지나간 곳에는 오직 불과 재뿐이었다.


골렘이 땅에서 일어나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포스마린이 땅으로 추락하는 것이 보였다. 마리우스는 더더욱 속도를 냈다.


*****


그라쿠스는 가장 위협적인 적을 쓰러뜨린 뒤, 곧바로 전 세계를 향해 정신파를 쏘기 시작했다. 이제 그녀와 함께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스스로 세계를 멸망시킨 뒤, 다시 창조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때 뒤에서 무언가 쿵쿵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라쿠스가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골렘의 거대한 주먹이 그라쿠스의 몸을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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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새로운 세계 - 4 20.10.08 43 1 12쪽
92 새로운 세계 - 3 20.10.07 50 1 12쪽
91 새로운 세계 - 2 20.10.06 5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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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심판 - 1 20.09.29 96 1 12쪽
85 각성 - 11 20.09.29 61 2 12쪽
84 각성 - 10 20.09.24 70 2 12쪽
83 각성 - 9 20.09.23 68 2 12쪽
82 각성 - 8 +1 20.09.21 62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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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각성 - 6 20.09.17 67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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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각성 - 4 20.09.14 59 2 12쪽
77 각성 - 3 20.09.11 62 1 11쪽
76 각성 - 2 20.09.10 64 1 11쪽
75 각성 - 1 20.09.09 7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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