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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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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11,983
추천수 :
388
글자수 :
549,913

작성
20.10.05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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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새로운 세계 - 1

DUMMY

그 이세계의 괴수들은 천계에서 본 것들보다 덩치가 작았고 신체 구조 역시 인간일 때와 비교해 덜 변했기 때문에, 원정대는 그리 어렵지 않게 괴수들을 죽일 수 있었다.


문제는 숫자였다. 그들의 수는 수천 마리에 달했다. 여기에 더해 끝없이 비가 쏟아지다 보니 시야 확보 역시 힘들었다.


“화염 마법이 전혀 먹히질 않습니다. 전기를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더스트 일병이 외쳤다. 그는 마리우스 이후에 계승자가 된 첫 번째 인물로, 한창 혈기왕성한 원소술사였다.


“안 돼. 전기는 주변 대원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마법 칼날을 소환해 타격기만으로 싸워라.”


마리우스가 말했다. 그는 덩굴로 괴수들을 묶은 뒤 망치를 만들어 그들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적이 너무 많아! 이대로 가다간 괴수 떼에 덮히겠어!”


하늘을 정찰하고 온 케이다스가 말했다.


“여신님은 어떻습니까?”


마리우스가 물었다.


“아직 버틸 수 있으셔. 눈앞의 적에 집중해라.”


괴수들은 그 세계의 군복으로 추정되는 옷들을 입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빨갛게 충혈 되어 오직 먹이만을 노리고 있었다.


“여신님! 뭔가 다른 게 있습니다!”


선장이 레이더를 보더니 갑자기 외쳤다.


“무슨 말이야?”


“괴수가 아닙니다! 이건......인간들 같습니다!”


갑자기 그들의 주위로 무언가가 떨어지며 폭발했다. 순식간에 괴수 여러 마리가 나가떨어졌다. 괴수들은 죄다 비명을 지르며 몸에서 피를 흘렸다.


“뭐, 뭐야 이건?”


아츠펠드는 당황하여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제3의 존재는 어디에도 없었다.


“우리 측의 공격인가요?”


“아닌 것 같습니다. 방금의 폭발......천계에서는 본 적이 없습니다.”


마리우스는 끝까지 자신에게 매달려 있던 괴수 하나를 간신히 떼어냈다.


“아무래도 그때 얘기했던 이세계의 사람인가......”


그들은 이곳에 오기 전에 이세계의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적대적일 가능성을 점쳤다. 지금 그 가능성이 실현된 것이다.


“또 공격이 옵니다!”


그때 함선 주위로 보호막이 발동되었다.


“여신의 보호막이다! 전부 안쪽으로 들어가!”


케이다스가 외쳤다. 곧이어 보호막 바깥쪽에 수십 발의 포탄이 떨어졌다. 원정대를 향해 달려오던 괴수들은 전부 고깃덩어리가 되었다.


“......끝난 건가?”


케이다스는 부상당한 대원들을 살펴보았다.


“사망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의 보조 사제가 말했다.


“다행이군.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데에는 마력이 많이 드니까. 다들 웬만해서는 죽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그들이 부상을 모두 수습했을 때쯤, 저 멀리서 불빛이 보였다. 케이다스는 그들을 맞이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마리우스, 아츠펠드. 그리고 너희 기사 둘. 좀 같이 가줄 수 있어?”


그들은 케이다스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


그 이세계의 인간들은 천족과 생김새가 비슷했다. 다만 그들이 입고 있는 옷과, 그들이 갖고 있는 무기는 확실히 천족과는 달라보였다.


그들은 두꺼운 갑옷을 입지 않았다. 전사들은 모두 천으로 된 옷, 그리고 단단해 보이는 투구를 쓰고 있었다. 그 투구는 얼굴을 가리지 않고 머리만 보호하는 듯 했다.


무엇보다 마리우스의 흥미를 끈 것은 그들이 가진 무기였다. 그 무기는 기다란 형태였지만 창은 아니었고, 활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하는 듯 했다.


그들은 마리우스와 케이다스, 아츠펠드를 보고 무슨 질문 같은 걸 했지만 마리우스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마리우스는 과거 여신과 함께 인터넷을 하던 도중 해외의 동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영상에서는 지금 이세계 병사가 쓰는 단어와 비슷한 단어가 나왔다. 그들의 언어는 틀림없이 영어였다. 문제는 마리우스는 그게 영어라는 건 구분할 수 있어도, 영어를 어떻게 써야하는지는 전혀 몰랐다.


“여기 여기 혹시 영어 할 줄 아는 사람?”


마리우스가 물었다.


“그런 게 있을 리가. 하지만 번역 마법을 가동하면 됩니다.”


아츠펠드가 양 손에서 푸른빛을 뿜어냈다.


“그걸로 되는 겁니까......?”


“동물의 언어도 번역해 주는데, 같은 인간의 말이라면 못할 것도 없죠.”


그때 상대측의 병사들이 빛을 보고 당황한 듯 그 작대기를 마리우스를 향해 겨누었다.


“잠깐, 잠깐만, 모두 진정해 봐요.”


“지금 말해도 못 알아들을 겁니다.”


마리우스는 순간 과거에 포스마린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 무기는 포스마린이 말했던 ‘총’이라는 것과 무척 유사하게 생겼다.


그때 이세계의 한 병사가 마리우스를 향해 총을 쐈다. 그는 복부에 상처를 입었다.


“빌어먹을! 그냥 죽여 버리면 안 됩니까?”


“안 됩니다. 마법이 시전될 때까지 기다리세요.”


총의 위력은 생각보다 강했다. 마리우스는 케이다스 덕에 가까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됐다......! 이제 저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너희들은 대체 누구야! 왜 그런 이상한 옷을 입고 있는 거냐고!”


이세계의 병사가 말했다.


“진정하세요. 우리는 다른 세계에서 넘어온 사람들입니다. 당신들은.......이곳의 주민이 맞는 것 같군요.”


“주민? 무슨 소리야. 우리는 전쟁을 하러.......”


“잭슨, 너무 많이 말하지 마라. 우리는 이들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쪽이 책임자인가요?”


아츠펠드가 그를 가리켰다.


“난 애스커 대위다. 왜 이곳에 너희가 나타났는지 설명한다면 더 이상의 해를 가하지는 않겠다.”


“대위? 저희와 계급 체계가 같군요. 전 아츠펠드 중위입니다. 방금 당신들이 총으로 쏜 사람은 마리우스 대위, 그리고 여기 지팡이를 겨누고 있는 분은 케이다스 대위님이죠. 천천히 다 설명할 테니 그 무기 좀 내려놓으면 안 될까요?”


애스커 대위가 지시하자 군인들은 위협을 중단했다.


“좋습니다......쉽게 설명하자면, 저희들은 다른 세계에서 왔습니다. 믿기지 않겠지만, 다른 세계가 정말로 존재하거든요.”


순간 그 이세계 군인들의 몸이 지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흐려졌다. 그들은 당황하여 자신의 손을 살펴보았다. 몇몇 군인들은 심한 어지럼증을 느끼며 땅에 주저앉았다.


“이런, 예외 처리가 일어났어. 아츠펠드. 이 세계가 가짜라는 걸 말해선 안 됩니다!”


“말 안 했습니다. 전 단지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걸 말했을 뿐입니다.”


“마리우스, 이 정도는 말해도 되는 거 아닙니까?”


“정확히 예외 처리의 범위가 어디인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그들의 정신은 아직......”


그때 애스커 대위가 정신을 차린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른 세계에서 왔다......지금으로썬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겠군요. 방금 전의 어지럼증은......대체 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에 대해서도 나중에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저희들이 괴수 퇴치의 열쇠를 알고 있다는 겁니다.”


“괴수? 그게 뭡니까?”


“방금 당신들이 죽인 것들, 저희 세계에도 그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괴수라.......저희는 괴수라는 말을 쓰지는 않습니다. 대신 좀비라고 부르지요.”


“좀비?”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되살아나 저희를 공격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신체 능력이 인간을 크게 상회하지요. 다행히도 죽이는 것 자체는 어찌어찌 가능하지만......당신들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 꽤나 많은 좀비를 죽여본 것 같군요.”


“질리도록 죽였죠.”


“당신들이 독일이나 일본군이 아니라는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당신들을 온전히 신뢰할 수는 없군요. 우선 기지까지 따라와줄 수 있습니까?”


그들은 호위 기사 두 명을 미네르바가 있는 쪽으로 돌려보낸 뒤, 그들을 따라가기로 했다.


*****


마리우스는 기지를 둘러본 결과 그들이 미 해병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확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병대를 구현한 게임의 캐릭터인 셈이다.


애스커 대위의 상급자는 당연하게도 마리우스 일행을 경계했다. 마리우스는 오해를 풀기 위해 자신들의 마법을 보여주었다. 그 상급자 역시 잠시 어지럼증을 겪었지만, 눈앞에서 마법을 본 이상 그것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시 부대를 맡고 있던 중령은 애스커 대위에게 새로운 이방인들과 교류해도 좋다고 알렸다. 여기에 더해, 아츠펠드는 마리우스와 케이다스에게 마법을 부여했다. 이제 그들 역시 미군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


마리우스 일행은 애스커 대위가 펼쳐놓은 지도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우리는 일본군에 맞서 일주일 넘게 전투를 치르고 있었습니다.”


애스커는 지도의 한 지점을 가리켰다. 케이다스는 한눈에 그곳이 자신들의 함선이 추락한 곳이라는 걸 알 수가 있었다.


“당신들이 있던 곳이 바로 일본군의 본거지였습니다. 저희는 그곳을 공격했지만, 일본군이 아닌 새로운 존재의 습격을 받았죠.”


“좀비로군요.”


“처음에는 일본군의 생체 실험으로 만들어진 존재인 줄 알았습니다. 잽스는 생체 실험을 즐겨 한다는 소문이 있거든요. 하지만 얼마 뒤에 저희들은 그 좀비들이 일본군을 잡아먹는 걸 보았습니다.”


“일본군? 그들이 적이로군요. 그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적어도 이 섬에 있는 일본군은 다 죽었습니다. 어쩌면 당신들이 죽인 좀비들 중에 일본군이 섞여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 말은 좀비 역시 인간이 변한 것이라는 말이군요.”


“단순히 실험 통제가 실패한 것 일수도 있지만......저희는 그 좀비들이 어쩌면 상상을 넘어서는 존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 좀비들만의 특징 같은 게 있나요?”


아츠펠드가 물었다.


“일단 좀비에 물리게 되면 감염됩니다. 감염은 약 6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이때 마치 죽은 사람이 다시 부활한 듯한 느낌을 주죠. 우리 쪽 애들도 여러 명 감염되었습니다.”


“혹시 균열 같은 걸 본 적이 있습니까?”


마리우스가 물었다.


“전 본 적은 없지만......부하들 중에 기묘하게 생긴 공간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공간에서 좀비가 나오는 걸 본 적 있다는 사람도......”


“그 균열이 바로 외부......그러니까 사악한 존재가 괴수를 불러내는 통로입니다. 기본적으로 균열은 이 세계와는 맞지 않기에 보통은 괴수 서너 마리를 내뱉은 뒤 자연적으로 소멸합니다. 하지만 가끔씩 고정 균열이 생겨나는데, 이것들은 자연소멸이 되지 않아 직접 파괴하지 않으면 영원히 괴수를 내뿜어댑니다.”


“그러면 어떻게 파괴해야하죠? 애초에 그것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저희들은 그 균열을 수도 없이 파괴해왔습니다. 이 정도야 간단하죠.”


"잠시만요, 케이다스님. 저희끼리 독단으로 움직여도 되는 겁니까?"


마리우스가 물었다.


"일행이 더 있나 보군요."


"네. 저희 측의 지휘관은 그곳에 있는지라......"


"한 번 만나보고 싶군요. 안내해 주실 수 있습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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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결전 - 1 20.10.15 40 1 12쪽
96 새로운 세계 - 7 20.10.14 43 1 11쪽
95 새로운 세계 - 6 20.10.12 42 1 11쪽
94 새로운 세계 - 5 +1 20.10.09 45 2 11쪽
93 새로운 세계 - 4 20.10.08 43 1 12쪽
92 새로운 세계 - 3 20.10.07 50 1 12쪽
91 새로운 세계 - 2 20.10.06 53 1 11쪽
» 새로운 세계 - 1 20.10.05 59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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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심판 - 3 20.10.01 55 1 11쪽
87 심판 - 2 20.10.01 56 1 12쪽
86 심판 - 1 20.09.29 96 1 12쪽
85 각성 - 11 20.09.29 60 2 12쪽
84 각성 - 10 20.09.24 70 2 12쪽
83 각성 - 9 20.09.23 68 2 12쪽
82 각성 - 8 +1 20.09.21 62 3 12쪽
81 각성 - 7 20.09.18 62 2 12쪽
80 각성 - 6 20.09.17 67 2 11쪽
79 각성 - 5 20.09.15 61 1 12쪽
78 각성 - 4 20.09.14 59 2 12쪽
77 각성 - 3 20.09.11 62 1 11쪽
76 각성 - 2 20.09.10 64 1 11쪽
75 각성 - 1 20.09.09 73 2 10쪽
74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2 20.09.08 5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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