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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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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연재수 :
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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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9,913

작성
20.10.1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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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결전 - 2

DUMMY

“그 말을 내가 어떻게 믿지?”


“믿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있는 건가? 너도 알고 있잖아. 여기는 쓰레기장이야. 일반적인 방식으로 나갈 수는 없어. 레이 박사는 너희 모두가 천천히 지쳐 쓰러져 이곳의 일부가 되길 원하지.”


“그래......그런 것 같아. 하지만 일단 여신에게 먼저 가 봐야겠어. 그녀의 허락을 받아야 해.”


미네르바는 함선 안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다.


“마리우스.”


“안녕하십니까.”


“내가 널 믿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


“왜냐하면......믿지 않으면 나갈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녀가 뒤를 돌아 마리우스를 보았다. 마리우스는 과거에 입었던 트랜스 슈트를 입고 있었다.


“왜 우릴 돕는 건가?”


“죽게 놔둘 순 없으니까요.”


“죽게 놔둔다......애초부터 우린 생명이 아니었잖아?”


“네. 생명이 아니죠. 하지만 살아있습니다. 적어도 제 기준에서는 그래요.”


“......그래. 네 말을 듣겠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레이 박사와 더 이상 싸우지 말아주세요.”


“우린 그를 죽이기 위해 여기까지 왔어. 그런데 포기하고 돌아가라고?”


“그를 죽이는 건 불가능합니다. 당신을 도와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기술력은 레이 박사에게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싸워봤자 무조건 질 게 뻔해요. 그냥 여기서 끝내십시오. 지금 천계로 돌아간 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십시오. 그러면 그 뒤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여신님, 설마 이 녀석의 말을 들을 겁니까?”


케이다스가 반기를 들었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한데. 확실히 여기서 나갈 방법이 보이지는 않아. 하지만 마리우스의 도움을 받는다면 작전은 여기서 종료다. 난......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항상 천계의 중요한 일들은 내가 결정해 왔지. 하지만 이제는 너희에게 맡기겠다. 모든 대원들을 불러 모아라.”


잠시 뒤 정찰을 나갔던 대원들이 전부 돌아왔다. 여신은 자신을 제외한 원정대원 299명에게 투표를 지시했다.


결과는 작전 중지가 162표였다. 작전 지속에 표를 던진 대원들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지었다.


“결과가 나왔군. 작전은 여기서 종료한다.”


“하지만 여신님......”


“다른 방법이 있으면 말해봐. 그게 아니라면 한 명의 대원이라도 더 살리는 길을 택하겠다.”


케이다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긍정적으로 나오니 다행이군요. 그러면 모두들 최소한의 마나석을 챙긴 뒤 저를 따라오십시오. 함선은 버리고 갑니다.”


*****


“왜 굳이 걸어가는 거야?”


클라우디아가 물었다.


“함선을 가동하면 레이 박사가 시스템의 상태 변화를 감지할 거야. 우린 그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도록 최대한 조용히 움직여야 해. 그는 아마 우리가 함선 안에 갇혀 있는 줄 알고 있을 거야.”


“그래. 그건 그렇고......여기서 어떻게 나갈 생각인지 궁금한데.”


“계단을 올라가는 건 무의미한 일입니다. 여기서 나가려면 차원문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마력이 아닌 전기가 필요합니다. 현실에서 쓰는 전기와 같은 성질을 가진 전기 말입니다. 그 전기를 얻을 수 있다면, 여기서 나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북쪽으로 15km떨어진 곳에 발전소가 있습니다. 운이 좋다면 거기서 전기를 얻을 수도 있겠죠.”


“전기라......”


그들은 폐허를 지나쳐 걸어갔다. 중간중간에 정체불명의 괴물들 몇 마리가 나타나 원정대를 습격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목적지 근처에 다다르자 거대한 건물이 보였다.


“이것도 게임의 일부인 건가?”


“그렇습니다. 원래는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화력 발전소인데......이제부터는 여신님과 원소술사 몇 명이 좀 도와줘야 합니다.”


“어떤 부분을?”


“화력 발전소를 돌리려면 석유가 필요한데, 우리는 지금 석유가 없습니다. 여신님이 석유를 대체할 마력을 넣어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 배수관에 물을 흘려보내면, 마력에 의해 물이 증기로 변해 전기를 만들 겁니다.”


“복잡한 과정이군. 하지만 나갈 수 있는 방법이 그것뿐이라면 그렇게 해야겠지.”


원정대원들은 발전소의 복구를 도왔다. 그들은 먼지가 쌓인 내부 시설을 적당히 청소한 뒤, 마리우스의 지시에 따라 마법진을 그렸다. 마법진의 양 쪽에는 전선이 땅 아래로 연결되어 있었다.


미네르바는 마리우스의 신호에 맞춰 에너지를 뿜어냈다. 마리우스가 발전소를 가동하자, 그 마나들은 불에 타며 하늘 위로 증기를 내보냈다.


“곧 레이 박사가 우리를 감지할 겁니다. 물을 만드십시오.”


원소술사 다섯 명이 정신을 집중해 물을 만들었다. 그 물은 수도관을 따라 지나며 기화된 마나로부터 열을 받고 수증기가 되었다. 수증기가 된 물이 전동기를 돌리자 전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됐습니다. 전기가 생산됩니다.”


병사가 외쳤다.


“마법진에 충분한 전기를 공급해야 합니다. 기다리십시오.”


“어라? 마리우스님, 여기......변압기라고 써져 있는 기계에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이런, 너무 오랫동안 안 써서 노후화가 일어난 겁니다. 그래도 멈춰서는 안 됩니다. 계속 전기를 공급하십시오.”


마법진이 전기의 힘을 받아 푸르게 빛나기 시작했다.


“됐습니다. 이제 가동을 중단......”


순간 발전소에서 폭발이 일어나며 불길이 치솟았다. 여신은 재빨리 부상자들을 모았지만, 두 명은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


“마리우스......이럴 가치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죄송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감상에 젖어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폭발이 일어났으니 레이 박사가 곧 이곳으로 추격대를 보낼 겁니다. 천계로 통하는 차원문을 열어야 합니다. 아스트로 월드의 서버는 한국에 있는 만큼, 레이 박사가 함부로 간섭할 수 없을 겁니다.”


미네르바는 차원문을 가동했다. 마법진 너머로 천계가 흐릿하게 보였다.


“됐다. 이제 순서대로 이 문을 타고 넘어가라!”


여신은 대원들을 우선적으로 천계로 보냈다. 대부분의 대원들이 문을 타고 넘어갔을 때쯤,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것은 작은 폭발을 일으키더니 땅바닥에 꽂혔다.


“뭐지? 뭔가가 떨어진 것 같은데......”


“이건 지진 폭탄입니다! 여신님, 피하십시오!”


순간 방금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땅이 흔들렸다. 자연스럽게 마법진 역시 일부분 파괴되었고, 차원문이 고장났다.


“마리우스! 차원문이 고장났다.”


“마법진을 다시 복구해야 합니다. 제가 놈들을 맞이할 테니, 천계로 넘어가는 것에 집중하십시오.”


마리우스는 오랜만에 슈트의 무기를 가동했다.


“이브, 레이저 포를 작동해라.”


그는 하늘로 날아오르며 로봇 추격대를 하나하나 격추했다. 그들은 소형 비행선을 타고 마리우스가 있는 곳을 향해 무차별 폭격을 퍼부었다. 미네르바는 마법진 주위로 보호막을 형성한 뒤, 필사적으로 땅을 복구하고 있었다.


“마리우스, 이게 무슨 짓입니까!”


추격대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말했다.


“그냥 저들을 돌려보내기만 할 뿐이야. 그들은 더 이상 레이에게 저항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니 그냥 보내줘.”


“안 됩니다. 일단 박사님께 저항한 자들은 반드시 소멸시킨 뒤 재프로그래밍 해야 합니다.”


“뒷처리는 내가 할 테니, 그냥 보내라. 이건 내 명령이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마리우스님이라 하더라도 미국의 법도를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싸울 수밖에.”


미사일 수십 발이 마리우스를 향해 날아왔다. 마리우스는 기관총으로 그것들을 격추하며 나아갔지만, 한 발을 차마 피하지 못하고 맞아버렸다. 이브가 일시적으로 작동을 멈추자 그는 건물 잔해 위로 추락했다.


“이브, 정신 차려!”


“시스템......재프로그래밍 중......”


한편 여신은 이제 막 마법진을 복구했다.


“케이다스, 이제 너까지 넘어가라.”


“여신님은요?”


“난 여기 남아 그를 돕겠다. 저 녀석, 이대로 가다간 죽을 거야.”“안 됩니다. 여신님이 없다면 천계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어차피 인간은 누구나 한 번은 죽어. 그리고 이제 천계에는 내가 필요하지 않아. 필요하다면 언제든 현실에 마나를 더 요구할 수 있잖아?”


“여신님......”


“가라. 지금 저들과 맞설 능력이 있는 건 나뿐이야. 너희들이 있어봤자 방해만 된다.”


“알겠습니다. 부디 승리하십시오.”


그는 마지막 남은 대원 몇 명을 데리고 차원문을 넘어갔다.


마리우스는 쏟아지는 미사일 포를 이리저리 피해다녔다. 그러던 도중 그의 옆에서 한 발이 터지자 그대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마리우스, 당신을 상대하느라 결국 전부 도망가고 말았군요. 이것은 명백한 1급 범죄 행위입니다. 법에 따라, 당신을 즉결 처형하겠습니다.”


“누구 맘대로.”


미네르바가 손을 뻗자 특이한 에너지 빔이 나갔다. 그 빔은 순식간에 비행선 두 대를 파괴했다. 추격대가 방향을 돌려 여신을 노리는 틈에, 마리우스는 에너지 검을 뽑아들고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그는 곧바로 남은 한 대의 비행선을 박살냈다.


“왜 돌아가지 않은 겁니까?”


“불쌍한 어린 양을 두고 볼 수가 없었거든. 어차피 너도 죽은 목숨인데, 우리끼리 협력하는 게 어때?”


“여신님......우리 둘이서 그들을 이기는 건 불가능합니다. 제가 왜 도망가라고 했겠습니까.”


“레이를 죽이는 게 아니야. 널 여기서 탈출시킬 뿐이지. 너 지금 미국에 있지?”


“그렇습니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면 그 안에서 벗어나는 건 불가능해. 내 말을 따라. 그러면 너도 살 방법을 알려주겠다.”


“어떤 식으로요?”


“영혼을 옮기는 거다. 너의 영혼을 그 육체에서 다시 페어리 월드로 옮기는 거야. 예전에 새로운 육체를 얻었던 과정을 반대로 하는 거다.”


“......지금으로썬 유일한 방법이 그것이군요. 좋습니다, 여신님.”


“좋아, 그 전에......”


미네르바는 뜬금없이 주사기를 꺼내 자신의 피를 뽑더니, 그 주사를 다시 마리우스에게 꼽았다.


“왜 이러십니까?”


“내 피에는 해커들이 만든 바이러스 코드가 들어 있다. 물론 우리에게는 무해하지만, 레이 박사의 부하들에게는 독약과 같지. 그들을 상대할 때 네 힘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음......확실히 강해진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저 앞의 적들을 다 이길 수는 있는 겁니까?”

어느새 추가 지원 병력이 도착했다. 아까보다 규모는 훨씬 많았고, 비행선은 20척이 넘는 것 같았다.


마리우스는 슈트를 다시 가동했다. 그의 등에서 미사일 네 발이 날아갔다. 미사일은 아까와 달리 푸른빛을 띄고 있었다. 그 미사일들은 비행선들을 각각 관통한 뒤 무시무시한 폭발을 일으켰다.


“마리우스,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리우스의 방공포가 비행선의 조종석을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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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결전 - 1 20.10.15 3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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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새로운 세계 - 6 20.10.12 42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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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새로운 세계 - 4 20.10.08 43 1 12쪽
92 새로운 세계 - 3 20.10.07 50 1 12쪽
91 새로운 세계 - 2 20.10.06 53 1 11쪽
90 새로운 세계 - 1 20.10.05 58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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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심판 - 3 20.10.01 54 1 11쪽
87 심판 - 2 20.10.01 55 1 12쪽
86 심판 - 1 20.09.29 95 1 12쪽
85 각성 - 11 20.09.29 60 2 12쪽
84 각성 - 10 20.09.24 69 2 12쪽
83 각성 - 9 20.09.23 68 2 12쪽
82 각성 - 8 +1 20.09.21 61 3 12쪽
81 각성 - 7 20.09.18 61 2 12쪽
80 각성 - 6 20.09.17 66 2 11쪽
79 각성 - 5 20.09.15 60 1 12쪽
78 각성 - 4 20.09.14 59 2 12쪽
77 각성 - 3 20.09.11 61 1 11쪽
76 각성 - 2 20.09.10 64 1 11쪽
75 각성 - 1 20.09.09 73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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