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SF

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연재수 :
103 회
조회수 :
11,982
추천수 :
388
글자수 :
549,913

작성
20.10.19 17:06
조회
44
추천
1
글자
11쪽

결전 - 3

DUMMY

마리우스와 미네르바는 번갈아가며 적의 비행선을 파괴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추격대는 전부 몰살당했다.


“이제 어쩔 겁니까?”


“지금쯤 현실에서도 군대가 네가 있는 곳을 향해 오고 있을 거야. 그러니 그 육체는 버려. 다행히도 한국에 쓸 만한 육체 몇 개가 있지. 놈들이 쓸데없이 육체를 여러 개 만든 덕에 한국에도 몇 개가 들어왔거든. 우선은 아무 세계로 나가야 해.”


그들은 근처에서 계단 하나를 찾아 위로 올라갔다. 그들은 계단을 끝까지 올라간 뒤 문을 열었다. 그들이 간 세계는 현실과 미묘하게 비슷한 세계였다.


이전에 방문했던 세계와는 달리, 그곳에는 평범하게 자동차나 사람들이 있었고, 풍경 역시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차이점이 있다면 하늘이 좀 더 맑았다는 것 정도.


“여기가 어디지?”


그들은 아무 건물 하나로 들어갔다. 그 건물의 1층 로비에는 날짜가 적혀져 있었다.


“음......2047년 5월 6일......이걸로는 정보가 부족한데.”


“아마 이건 대체역사를 만들어 낸 것 같군요.”


“대체역사?”


“만약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식으로 역사가 흘러갔을 것이다......라는 가정 하에 가상 세계를 만든 것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어쩐지 하늘이 맑더군.”


그들은 주변 사람들이 모두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거......옷을 좀 바꿔입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런 마법이 있습니까?”


“아니. 하지만 상대를 세뇌시키는 마법은 있지.”


그들은 옷가게로 들어가 괜찮은 옷을 하나씩 골라잡았다. 양복을 입으니 이 세계에도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안녕히 가십시오!”


돈 한 푼 받지 못한 점원이 외쳤다.


“괜히 곤란하게 만드는 것 아닙니까?”


“어차피 오래 있지 않을 거야. 이제부터 우리는 플레이어 체크 포인트를 찾아야 해.”


“그게 뭡니까?”


“가상현실에 접속하는 플레이어들이 처음 나타나는 곳이지. 보통 인적이 없는 조용한 건물이나 구석진 곳에 존재해. 그곳에 가면 우주로 나갈 수 있을 거야.”


“우주로요? 여신님은 어쩔 셈입니까? 슈트 없이 우주에 나가면 정신적으로......”


그녀는 자신만의 트랜스 슈트를 소환했다.


“나도 개발자들에게 부탁해서 하나 얻었지. 아마 네 것 만큼 좋을 거야.”


그들은 택시에 타 시청으로 향했다. 시청은 도심 한가운데에 가장 거대한 형태를 갖고 있었다.


“엄청나게 크군요.”


그들이 들어서려 하자 경비원들이 출입증을 요구했다.


“컴퓨터 수리 업무로 왔는데요.”


여신의 말에 그들은 곧바로 검문을 해제했다. 그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30층까지 올라갔다. 30층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여기야.”


그녀는 3003이라 쓰여진 문을 열었다. 문제는 그 안에는 예상하지 못한 손님이 있던 것이다.


“미네르바! 이들은 추격대입니다.”


“잘 알고 있군. 우리가 네 행동을 예상하지 못할 줄 알았나? 우리의 숫자는 끝이 없다. 네가 아무리 우리를 죽여도, 손짓 한 번이면 곧바로 부활할 수 있다.”


“이쯤에서 서로 그만하는 게 어때? 나 한 명쯤 사라진다고 해서 그 잘난 기계들에게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니잖아?”


“물론 그만해야지. 네가 죽은 이후에 말이다!”


추격대의 총에서 레이저 포가 나갔다. 미네르바는 가까스로 보호막을 펼쳐 그 공격들을 막아냈다.


“크윽! 마리우스, 너무 강해!”


마리우스는 재빨리 트랜스 슈트를 입은 뒤, 그들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총에 맞은 추격대원들은 잠시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저 안에 있다! 잡아라!”


복도에서 다른 추격대가 달려오는 소리가 났다.


“어쩌지? 귀환 장치가 고장났어. 이걸로는......”


“다른 건요? 다른 장비가 있을 거 아닙니까?”


“이 건물에서 뭘 더 기대할 수는 없어. 다른 귀환 장치는......여기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이야.”


“그 정도나 멀리 있습니까?”


“그래. 여기서 나가야 해.”


여신은 마력 폭발로 유리창을 산산조각냈다. 트랜스 슈트가 그녀의 몸에 결합되었다. 그 슈트는 이질적이지 않고 그녀의 본래 모습과 잘 어울렸다. 그녀의 등 뒤에서 날개가 펼쳐졌다.


그들은 하늘 위로 날아오른 뒤 전속력으로 남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 비행은 오래 가지 못했다. 추격대의 비행선 수십 대가 그들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마리우스와 미네르바는 다시 한 번 힘을 합쳐 싸웠고, 적들의 비행선은 다시 땅 아래로 추락했다. 그러나 그들은 더 이상 싸울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미네르바는 땅으로 가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들은 아까처럼 택시에 탄 뒤 석류 주스 공장으로 가달라는 말을 했다.


*****


택시 안에서 여신은 자신의 찢어진 배를 다시 붙이고 있었다. 방금 전 적의 미사일 공격에 휘말린 탓에 몸에 멀쩡한 곳이 없었다. 그러나 마력이 떨어진 탓에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았다.


“제가 해보겠습니다.”


미네르바는 고집 부리지 않고 자신의 몸을 그에게 맡겼다. 마리우스는 침착하게 그녀의 상처를 봉합했다.


“그러게 좀 조심해서 싸우지 그랬습니까.”


“내가 아니었으면 지금쯤 넌 벌집이 되었을 걸.”


“놈들이 석류 공장의 귀환 장치를 건드리는 거 아닙니까?”


“거기는 대부분 유저들도 몰라. 말 그대로 희귀 정보라서 나도 이 세계의 개발자에게 들은 거거든. 웬만해서는......쫓아오지 않을 걸.”


마리우스는 여신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상처로 피폐해졌지만, 그게 오히려 그녀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았다.


“......천계로 돌아가면 어떻게 할 겁니까?”


“모르겠어. 난 레이를 죽이고 싶어. 하지만 그럴 능력 따위는 전혀 없는걸. 그냥......살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


“......레이 박사가 가만있지는 않을 텐데요.”


“난 일단은 한국 국민이니까. 아무리 기계가 대단하다고 해도 남의 나라의 내정간섭을 할 수는 없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돌아가면 개발자들에게 천계를 좀 더 넓혀달라고 할까? 어차피 마음만 먹으면 더 만들 수 있는데......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땅이 좀 좁지 않나?”


“그 늘리는 만큼 서버의 부하가 심해진다고 합니다. 넓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뭐 돈을 더 쓰면 되겠지. 그렇게 조용히 사는 거야. 주변 땅이나 살피면서, 더 이상 누구를 죽이거나 하는 건 지쳤어......헤스티넘 사람들도 이해해 줄 거야.”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석류 공장은 정말 조용했다. 근처에는 어떤 상점이나 집 같은 것도 보이지 않았고, 주위에는 오직 기계들과 트럭, 그리고 석류가 들어있는 상자들 뿐이었다.


“들어가자.”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알 수 없는 마력이 느껴졌다. 공장의 한 가운데에는 포탈 생성 장치가 있었다.


“너도 느껴져? 이 너머에 있는 것......이곳을 통해 넘어가야 해.”


둘은 포탈에 발을 내딛었다. 잠시 뒤 그들의 몸이 포탈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주위는 온통 어둠뿐이었다. 과거에 처음 균열 바깥으로 나갔을 때처럼, 마리우스는 몇 발짝 나아가다가 끝없는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재빨리 엔진을 가동한 뒤 여신과 함께 우주공간을 날았다. 그들은 페어리 월드를 목표로 삼은 뒤 초고속으로 날기 시작했다.


거의 다 왔을 때쯤, 갑자기 마리우스가 급하게 여신을 불렀다.


“미네르바, 큰일났습니다. 놈들이 벌써 온 것 같습니다.”


“뭐? 아직 시간이 좀 남아있을 텐데......”


“벌써 문을 부수려고 합니다. 절 천계로 데려가십시오. 일단은 여기서 탈출해 안전한 곳까지 이동하겠습니다.”


“하지만 접속이 해제되면......”


“이 캐릭터는 영혼이 사라져도 육체가 남아있습니다. 이 육체만을 천계로 데려가십시오.”


“......그래. 꼭 살아남아라.”


마리우스는 코드를 뽑은 뒤 총을 집었다.


잠시 뒤 현실의 추격대가 창고의 문을 부쉈다. 그들은 마리우스가 있던 곳에 도착했으나, 그곳에는 단지 방금 전까지 작동 중이던 요상한 기계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그때 폭탄 하나가 그들의 발 밑에 굴러들어왔다.


“뭐지? 이건......”


“폭탄이다. 모두 엎드려!”


순식간에 실내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마리우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추격대 세 명을 쏴 죽였다. 그는 접속 장치를 다시 찾았지만, 언제까지나 여기에 머물 수는 없었다.


“빌어먹을......”


마리우스는 미국 내의 다른 안전가옥을 찾았다. 그는 거대한 접속 장치를 벽면에서 통째로 뜯어냈다. 그런 뒤 그는 차에 그 장치를 옮겨놓은 뒤, 다른 안전가옥으로 향했다.


전쟁 도중에 미국인들은 시골 등지에 안전 가옥을 여러 개 만들어 놓았다. 그것들은 보통 거대한 지하실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일단 들어가면 한동안은 적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었다.


그때 저 멀리 미군의 드론이 보였다. 그는 재빨리 차를 근처의 옥수수 밭으로 옮긴 뒤,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렸다. 그는 옥수수 줄기 사이에 바싹 엎드려 최대한 자신의 몸을 감췄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 드론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잠시 뒤 레이저 포가 마리우스의 차를 날려버렸다. 다행히도 마리우스 본인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문제는 또 있었다. 그를 본 옥수수 괴물이 촉수를 늘어뜨리며 그에게 다가온 것이다. 옥수수 괴물은 과거 열매가 있었던 부위 하나하나에서 촉수를 내뿜어 먹이의 머리를 꿰뚫고, 그 피를 빨아 마셨다. 마리우스는 소리를 낼 수 없었기에 총을 쏠 수 없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칼을 뽑아 들고 옥수수 괴물과 맞섰다.


괴물 하나의 촉수가 그의 왼다리를 묶었다. 마리우스는 그대로 앞으로 자빠졌다. 촉수 하나가 마리우스의 어깨를 꿰뚫었다. 그 촉수는 잠시 마리우스의 몸을 파고들더니, 뭔가 이상한 듯 촉수를 다시 빼버렸다.


아무래도 그것은 마리우스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알아챈 듯 했다. 그것은 다시 자신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마리우스는 심한 굴욕감을 느꼈지만, 더 이상 싸워서는 안 됐다. 그는 다시 차로 돌아가 트렁크를 열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접속 장치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리우스는 그 접속 장치를 들고 힘겨운 발걸음을 옮겼다.


*****


미네르바는 가까스로 마리우스의 육체를 엘리시온의 신전으로 옮겼다.


“여신님, 이제 영혼을 옮겨야 합니까?”


“아니, 아직 그가 접속하지 않았어. 그가 원래 자신의 몸으로 돌아온 다음, 마리우스의 영혼을 이 육체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해.”


마리우스의 육체는 제단 위에서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언제쯤 오는 거야......”


하지만 오는 것은 마리우스의 육체가 아니었다. 레이 박사의 추격대는 엘리시온까지 찾아온 것이다.


“바로 여기가 미네르바의 본거지로군. 나와라, 미네르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쟁 이후의 판타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3 후기 20.10.22 62 2 1쪽
102 마지막화 20.10.22 76 2 12쪽
101 결전 - 5 20.10.21 48 1 11쪽
100 결전 - 4 20.10.20 39 1 12쪽
» 결전 - 3 20.10.19 45 1 11쪽
98 결전 - 2 20.10.16 35 1 11쪽
97 결전 - 1 20.10.15 40 1 12쪽
96 새로운 세계 - 7 20.10.14 43 1 11쪽
95 새로운 세계 - 6 20.10.12 42 1 11쪽
94 새로운 세계 - 5 +1 20.10.09 45 2 11쪽
93 새로운 세계 - 4 20.10.08 43 1 12쪽
92 새로운 세계 - 3 20.10.07 50 1 12쪽
91 새로운 세계 - 2 20.10.06 53 1 11쪽
90 새로운 세계 - 1 20.10.05 58 1 11쪽
89 심판 - 4 20.10.02 51 1 11쪽
88 심판 - 3 20.10.01 55 1 11쪽
87 심판 - 2 20.10.01 56 1 12쪽
86 심판 - 1 20.09.29 96 1 12쪽
85 각성 - 11 20.09.29 60 2 12쪽
84 각성 - 10 20.09.24 70 2 12쪽
83 각성 - 9 20.09.23 68 2 12쪽
82 각성 - 8 +1 20.09.21 62 3 12쪽
81 각성 - 7 20.09.18 62 2 12쪽
80 각성 - 6 20.09.17 67 2 11쪽
79 각성 - 5 20.09.15 61 1 12쪽
78 각성 - 4 20.09.14 59 2 12쪽
77 각성 - 3 20.09.11 62 1 11쪽
76 각성 - 2 20.09.10 64 1 11쪽
75 각성 - 1 20.09.09 73 2 10쪽
74 엘리시온 탈환 작전 - 12 20.09.08 58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