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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eyShake 님의 서재입니다.

전쟁 이후의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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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HoneyShake
작품등록일 :
2020.06.23 14:41
최근연재일 :
2020.10.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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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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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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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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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온 탈환 작전 - 10

DUMMY

마리우스는 클라우디아와 함께 외곽 기지에 도달했다. 모든 계승자들은 죽지 않았다. 몇몇이 급하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쓰러진 사람들을 살피고 있었다.


“너희들은......”


케이다스가 그들을 알아보았다. 그는 저번 탈출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위로 승진한 참이었다.


“설마 여신님도 당한 건가?”


“네. 그분도 쓰러졌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대위님은 괜찮으십니까? 계승자들은 다 쓰러진 것 같은데......”


“좀 어지럽긴 하지만 괜찮아. 모든 계승자들이 당한 거는 아니야. 하지만 마나가 몸에서 빠져나가는 게 계속 느껴져. 이대로 가다간 나 역시 저들처럼 될 거야.”


“모두들 죽은 겁니까?”


“아니. 단지 쓰러졌을 뿐이야. 하지만 생명력을 빠르게 빼앗기고 있어. 내 예상이 사실이라면......인간들 역시 머지않아 이 공격을 당할 거야.”


“저희도 당한다는 거군요.”


“아마 이건 생명체의 정신에 타격을 입히는 특수 파장일 거야. 마력이 강한 계승자들에게 특히 잘 먹히지.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모든 생명을 죽일 수 있어.”


“교주가 이런 짓을 한 게 분명합니다.”


“그라쿠스가? 그녀가 엘리시온 침공의 원흉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공격을 가한다는 건 처음 알았는데.”


“좀 긴 이야기가 될 텐데. 안으로 들어가시죠.”


마리우스는 자신이 아는 걸 말해주었다. 그가 생귀니움 신전에 포스마린과 함께 침투했던 것, 그곳에서 탈출하던 도중 포스마린과 헤어져 무인지대의 마을에 갔던 것, 그리고 그라쿠스가 이 세계를 거짓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까지.


다만 마리우스는 이 세계가 일종의 게임이라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그 얘기를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케이다스의 정신 역시 리셋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그 교주는 이 세계를 멸망시킨 뒤에 창조주에게 간섭받지 않는 형태로 재창조하려 하고, 멸망을 위한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괴수를 풀어 우리들을 공격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왜 이제까지 그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금 더 얘기하지 못하는 건......부디 양해해 주십시오. 여기서 더 궁금해하면 안 됩니다.”


“넌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주 하는군. 하지만 알겠다. 지금은 이 사람들을 보살피는 게 우선이니까.”


마리우스와 클라우디아는 쓰러진 계승자들을 천막 안에 옮겨 놓았다. 몇몇 계승자들은 몇 시간이 지나자 고통스러워하며 눈을 떴다.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


클라우디아가 안타까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버텨야 해. 여기서 또 쓰러지면 정말로 죽을 수 있다.”


케이다스는 약간의 마력을 모두 사용해 그들을 치료했다.


마리우스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는 근처 의자에 앉아 천천히 숨을 쉬었다.


“오빠, 괜찮아?”


“응......”


“원정대장님이 이데아에서 돌아오는 대로 그 아티팩트를 파괴하러 가야 해. 이대로 가다간 다 죽을 거야.”


“혹시 이데아에도 피해가 가는 거 아니야?”


클라우디아가 물었다.


“이데아는 괜찮을 거야. 거긴 현실과 괴리된 곳이니까. 모든 계승자들이 이데아에 갈 수 없는 게 이렇게 아쉬울 수가.”


케이다스 역시 지쳤는지 의자에 걸터앉았다. 그의 얼굴은 처음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수척해 보였다.


“원정대장님이 돌아와야 해. 그렇지 않으면......하아, 너무 피곤하네. 자고 싶은데 그러면 죽을지도 몰라......”


마리우스는 슈트를 괜히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자신이 실수했다고 여겼다. 순간의 충동에 이끌려 중요한 순간에 싸울 수 없는 몸이 된 것이다.


*****


마리우스는 자신이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의 옆에는 케이다스가 깨어난 다른 계승자들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어났나.”


“대위님, 몸이 좀 뻐근한 것 같습니다.”


"역시 인간의 마력도 빠져나가고 있군. 하지만 인간은 잠을 자지 않으면 버틸 수 없으니......일단 이 정도면 당분간은 버틸 만할 거야.“


케이다스가 약간의 체력을 회복시켜 주었다.


“밖에 원정대장님이 있으니 가 봐.”


포스마린은 계승자들을 모아놓고 엘리시온 지도를 가리키며 말하고 있었다.


“일어났군. 마리우스, 너도 이리로 와라. 지금 탈환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그들은 남아있는 1대의 함선을 동원해 엘리시온을 공략하기로 했다.


“마리우스, 아티팩트가 우리의 정신을 공격한다는 게 사실인가?”


한 계승자가 그에게 물었다.


“세계를 멸망시킬 만한 공격이라면 그것밖에 없을 겁니다. 그 아티팩트는 괴수가 가지고 있는 마력으로 움직이고, 엘리시온 공격으로 그 마력을 충분히 모았을 테니까요.”


“문제는 그 아티팩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다는 거야. 마리우스, 그 물건을 본 적이 있나?”


포스마린이 물었다.


“자세하게 본 건 아니지만 대략적인 생김새는 기억에 납니다.”


“그것의 그림을 그려 줘. 내가 아티팩트를 찾으면, 너희들이 함선을 타고 그곳으로 돌격한다.”


“대장님, 혼자서 아티팩트를 찾는 건 너무 위험합니다.”


“인원이 많으면 잠입이 어려워져. 내가 직접 하는 게 나아. 난 은신한 채로 날 수 있으니 그들을 피해서 아티팩트에 도달할 수 있을 거야. 그곳에 도착하면 신호 송신기로 내 위치를 알리겠다. 남아있는 인원은 얼마나 되지?”


“지금 싸울 수 있는 계승자는 총 143명 입니다.”


그의 부관 아츠펠드가 말했다.


“그 인원으로 끝을 봐야해. 그라쿠스의 정신파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아마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이 세계의 모든 생물들이 죽을 거다.”


“재밌어 보이네. 나도 가겠어.”


포스마린의 뒤에 서 있던 것은 바로 여신 미네르바였다.


“여신님......”


“왜, 안 돼?”


“여신님은 가장 중요한 존재입니다. 여기서 쉬고 계십시오.”


“전투가 시작되면 틀림없이 그라쿠스는 날 죽이러 올 거야. 그녀는 강력한 마력 감지 능력이 있고, 내가 어디에 있든 날 찾을 수 있어. 일단 내가 죽고 나면 너희들을 처리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 그러니......내가 먼저 찾아가야 해.”


“알겠습니다. 하지만 그라쿠스를 마주치기 전까지는 전투에 나서지 말아 주십시오.”


“어차피 그럴 거야. 그녀는 전력을 다해 상대해야만 하니까.”


미네르바는 마리우스를 쳐다보았다.


“너한테는 미안하게 됐어. 원래대로라면 지금 바로 계승자로 만들어줘야겠지만......지금은 싸우는 데 집중해야만 해. 날 용서해줄 수 있니?”


여신이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다가오자 마리우스는 당황하여 뒷걸음질을 쳤다.


“무, 물론입니다. 전 언제라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래, 고마워. 시간이 얼마 없다고 했지? 오늘 안으로 출발하자고. 나도 짐 나르는 걸 도와줄 테니.”


*****


미네르바의 도움 덕에 함선에 물자를 싣는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마리우스는 포스마린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저기, 대장님......혹시 현실에 무슨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죠?”


“하아......잠시 접속이 끊겼을 뿐이야. 하지만 머리가 좀 아픈 건 어쩔 수 없네.”


“그 슈트를 사용해 아티팩트를 찾는 겁니까?”


“그래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트록스의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거야. 뭐 이번에 한 번 쓴다고 정지 먹지는 않겠지.”


“정말로 교주에게 진실을 알려줄 방법은 없는 걸까요.”


“나도 모르겠어. 그라쿠스가 그런 반응을 보였을 줄은......그 문제는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은 교주를 죽여야 천족이 살아남을 수 있어. 그녀를 동정하지 마. 그라쿠스 역시 일개 프로그램에 불과해. 실제로 살아있는 게 아니라고.”


*****


마리우스는 아직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아티팩트를 확인하는 임무를 맡아 함선에 탔다. 모든 계승자들과 여신까지 탄 뒤, 선원들이 시동을 걸었다.


“출발!”


원정대장의 외침에 함선은 불을 뿜으며 하늘 위로 날았다. 마리우스는 함선 아래쪽에 난 작은 창으로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곧 엘리시온의 처참한 몰골이 드러났다. 공격을 당한지 오래 지나서인지 불이 나지는 않았지만, 건물의 곳곳이 파괴되거나 불에 탄 흔적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무엇보다 도시 안에는 여전히 괴수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것들의 눈에 띈다면 여러모로 위험할 것이다.


“신호가 왔다!”


마리우스는 아츠펠드를 따라 지휘실로 들어갔다.


“이게 대장님이 보내고 있는 영상이다. 어때? 네가 알던 것과 똑같나?”


화면에는 기묘하게 생긴 수정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계가 나타나 있었다.


“비슷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게 아니라 같은 걸 찾아내야 해. 기회가 많지 않다고.”


“맞을 거예요. 한 번 그 아티팩트를 공격해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너무 위험한데......그래도 나쁘지 않은 방법 같군. 대장님? 저 아츠펠드입니다. 한 번 그 아티팩트를 공격해 보십시오.”


“.......”


“대장님?”


“빌어먹을, 나 포스마린이다. 아티팩트를 공격했더니 괴수 놈들이 죄다 내 쪽으로 달려온다! 못해도 수백 마리는 넘어!”


“맞는 것 같군. 선장, 신호가 나온 곳으로 이동한다!”


함선은 고동소리를 내며 아티팩트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저기 보입니다!”


거대한 수정이 계승자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모든 대원은 신속의 물약을 마신 뒤......”


순간 함선이 크게 요동쳤다. 도르칸의 공격에 맞은 것이다.


“놈들이 너무 많습니다!”


선장이 외쳤다.


“앞으로 진격하는 데 에너지를 집중해라. 지금 아래에 있는 놈들과 싸우는 데 에너지를 낭비해선 안 돼!”


“선장님, 정신파의 강도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함선의 진격이 방해받고 있습니다!”

앞자리에 앉아있던 선원이 외쳤다.


“나만 어지러운 건가?”


아츠펠드는 머리를 부여잡고 비틀거렸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관님......”


선장은 졸린 눈으로 가까스로 조종간을 부여잡고 있었다.


“내 마력을 줄 테니, 아티팩트에 도달해야 한다......”


아츠펠드의 몸속에서 에너지가 모두 빠져나가 선장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아츠펠드는 그대로 자리에 쓰러졌다.


“이, 이건......”


선장은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할 말을 잃었다.


“정신 차려, 아직 시작조차 안했다.”


어느새 미네르바가 지휘실에 와 있었다.


“임시로 내가 지휘를 맡겠다. 함포를 아티팩트에 달려 있는 수정에 겨누어라.”


선원들은 그녀의 지시를 따랐다. 함선의 앞부분에서 에너지가 모아졌다.


“발사.”


강렬한 푸른빛이 수정을 때렸다. 가늠할 수 없는 크기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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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새로운 세계 - 3 20.10.07 50 1 12쪽
91 새로운 세계 - 2 20.10.06 53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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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심판 - 1 20.09.29 97 1 12쪽
85 각성 - 11 20.09.29 62 2 12쪽
84 각성 - 10 20.09.24 71 2 12쪽
83 각성 - 9 20.09.23 68 2 12쪽
82 각성 - 8 +1 20.09.21 6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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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각성 - 4 20.09.14 59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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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각성 - 2 20.09.10 6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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