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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의 서재

어쩌다 보니 공간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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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3 14:41
최근연재일 :
2021.03.05 18:15
연재수 :
106 회
조회수 :
19,704
추천수 :
184
글자수 :
390,460

작성
21.02.16 18:15
조회
112
추천
1
글자
7쪽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2)

DUMMY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이 화성 구석에, 산맥이 아닌 평원 쪽으로 연합군 함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었다.


알리나 국장의 면모를 생각해볼 때, 연맹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분명하였다.


상황실 왼편의 모니터에는 연합군의 메뚜기떼 같은 전함들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연합군 함대는 총 수십여 척 정도였다.

이 정도면 붙어볼 만한 규모였다.


“전방 200km까지 다가왔습니다, 회장님!”


연합군 함대의 방향은 정확히 일직선으로 연맹 본부를 향하고 있었다.

연맹 본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연합의 첩보력을 생각해보면 이해는 되었지만, 눈으로 그것을 확인하는 것은 또 다른 공포였다.


“경고! 위로부터의 대규모 공격!”


그러나 통신 관제관의 경고와 함께 상황실에 붉은빛이 돌며,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잠시 후, 색색의 광선들이 송곳으로 종이를 꿰뚫듯, 땅속에서 숨죽이고 있던 연맹의 리디늄 포대의 지붕을 뚫어버렸다.


발사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리디늄 포는 지하에서 하나둘 폭파되었다.

지켜보던 듀코프니 회장이 급하게 디지털 글래스를 벗어던지고 외쳤다.


“젠장! 알리나 이 자식······.”

“상공 380km 내외에서의 공격입니다! 궤도에 다른 연합군 함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통신 관제관의 보고가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리디늄 포대는 하나씩 사라졌다.

전면 모니터에는 경고메시지가 계속해서 나타나며 듀코프니 회장을 괴롭혔다.


“기동력이 빠른 함선들을 골라 우주에 있는 적들을 교란하도록! 주력 부대와 리디늄 포는 예정대로 전면에 집중하도록!”


듀코프니 회장의 판단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상황실을 울리는 거대한 진동이 벽을 타고 느껴졌다.


상황실이 위치한 연맹 본부의 뒤편에서부터 수많은 모래와 자갈들이 떨리며 바닥이 갈라졌다.


그리고 그곳에서 벌떼가 사냥을 나오듯, 수천 대의 전투기와 드론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곧바로 삼각형의 편제를 만들어 그대로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전방의 연합군 함대가 100km까지 들어왔습니다!”

“발사!”


황갈색 지붕이 열리면서 리디늄 포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때까지 연합군의 함대는 승리를 만끽하고 행진해오는 개선장군처럼 다가오고 있었다.


남아있던 연맹의 리디늄 포대가 진홍색의 광선을 일시에 발사하였다.

일전의 고고도 공격으로 몇몇 포대가 날아갔지만, 다행히 연합의 예상보다 연맹의 리디늄 포대는 많이 남아있었다.


수백여 발의 광선이 다가오자, 연합군 전함 중 일부는 회피 기동을 택하였다.

몇몇은 드론을 급히 내보내어 공격을 막았다.


그러나 재수 없게 하단부를 정통으로 맞은 전함이 제일 먼저 차가운 화성 바닥에 고꾸라졌다.


뒤이어, 고출력으로 개조된 리디늄 광선을 예상치 못하고 함교가 관통되어 날아가는 함선도 생겨났다.


“1차 공격 완료! 전방에 기동불능 함선 열네 척 추정!”


언덕 꼭대기에 설치된 탐지기 중 하나가 보여주는 영상에선, 반파된 연합군 전함과 함선의 모습이 나타나 있었다.


“빠르게 재충전하고, 본대를 내보내도록!”


듀코프니 회장은 재빠르게 다음 공격을 준비하였다.

1차 공격에도 연합군의 기세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아직 수십 척의 전함들이 본부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바로 위에서는 미처 막아내지 못한 공격이 다시 지상으로 꽂히기 시작하였다.


모습을 드러내었던 리디늄 포대 몇 개가 또다시 박살이 났다.


공격 위치로 보아, 우주에 있는 연합군 함대는 연맹 본부를 향해 돌진하는 연합군 본대를 위해 길을 내어주는 역할임이 분명하였다.


“젠장······.”


전투는 시시각각으로 전개되었다.


궤도의 연합군 함대 전력이 차츰 분석되어 본부에 전달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기반으로 새롭게 명령을 받은 드론들이 떼를 지어가며, 우주에 있는 연합군 함대의 이곳저곳을 섞어 다니며 공격하였다.


그러나, 연합군의 리디늄 기관포와 ATO 미사일 근거리 방어 시스템에 드론의 기세도 점점 꺾였다.


양분된 전선을 동시에 막아내느라, 연맹의 화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전방에서 공격입니다!”


연합군 본대가 80km쯤 다가왔을 무렵이었다.


연합군 함대 정중앙에 있던 마리브급 전함이 동시에 십여 개의 광선을 자유우주연맹 본부를 향해 발사하면서 연합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광선은 부채꼴을 그리며 뻗어나가, 일순간에 화성의 지평선 하나를 불바다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뒤이어 함대 전체가 초고열의 광선을 날리며 2차 반격이 시작되었다.

연합군 표식이 새겨진 전투기들이 속속들이 자유우주연맹 본부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전면전으로 나선다!”


생각보다 강한 연합군의 공격에 듀코프니 회장은 결단을 내렸다.

다가오던 연합군 전함마저도 그 떨림을 느낄 듯, 강한 충격이 화성 지하에서부터 솟아올랐다.


상황실이 있는 꼭대기는 빙산의 일각임을 보여주듯, 연맹 본부는 그 숨겨진 모습을 서서히 지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모습을 드러낼수록 단단하고 거대한 연맹 본부는 마치 항아리 같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연맹 본부의 군데군데 나 있는 활주로에서 연맹의 주력 부대가 쏟아져 나왔다.


마리브급 전함에 견줄만한 연맹의 전함이 제일 먼저 공격을 시작하며 함대를 이끌었다.


자유우주연맹 표식이 커다랗게 박힌 갑판 위에서 발진한 연맹의 전투기들은 연합군 함대를 향해 돌진하였다.


연맹 본부가 완전히 바닥에서 솟아오르자, 층층이 배치된 근거리 미사일 발사대와 리디늄 융합포가 불을 뿜기 시작하였다.


수십여 킬로미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시작된 것이었다.

화려한 색색의 눈요기는 멀리서 보면 희극이겠지만, 전투 당사자들 사이에선 그만한 비극이 없었다.


서로의 틈을 노리며 날아가는 광선들과 전투기들의 죽고 죽이는 전투는 그야말로 소모전이었다.

화성의 지표면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폭죽 조각들만 쌓여갔다.


탁한 베이지색의 화성 표면 위로 조각조각 난 양측 함선과 전함들의 잔해가 널브러졌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세라믹-철 부스러기들이 토핑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피와 철로 만든 난잡한 피자 같았다.


그리고 그 소모전의 끝에는 물량에서 우세했던 연합군이 승기를 잡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고고도에 있는 연합군의 60% 정도는 처리하였으나, 드론이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주먹을 꽉 쥐고 전투에 임하던 듀코프니 회장의 의지를 꺾는 보고가 들어온 것이 바로 이쯤이었다.

현관에서 한창 도둑과 싸우다가 갑자기 지붕이 날아간 꼴이었다.


이대로는 불리하였다.


작가의말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온한 하루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다오랑
    작성일
    21.02.16 18:23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파란펭귄
    작성일
    21.02.16 18:40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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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11) 21.02.23 92 0 7쪽
93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10) 21.02.22 81 0 7쪽
92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9) 21.02.21 109 0 7쪽
91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8) 21.02.21 79 0 7쪽
90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7) +2 21.02.20 96 1 7쪽
89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6) 21.02.20 117 0 8쪽
88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5) 21.02.19 79 0 7쪽
87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4) 21.02.18 87 0 7쪽
86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3) 21.02.17 85 0 7쪽
»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2) +2 21.02.16 113 1 7쪽
84 11장 박사에게 할 말이 많군. (1) 21.02.15 95 0 7쪽
83 10장 본질적인 문제? (11) +2 21.02.14 95 1 7쪽
82 10장 본질적인 문제? (10) 21.02.14 91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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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10장 본질적인 문제? (8) 21.02.13 86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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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10장 본질적인 문제? (5) 21.02.10 103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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