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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ster 님의 서재입니다.

펠릭스전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夢ster
작품등록일 :
2014.12.22 00:00
최근연재일 :
2016.12.28 16:59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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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13,839

작성
15.03.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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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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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79

DUMMY



79


"쿠엑~ 꽥꽥!"

돼지 멱따는 소리가 장원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어허 그 녀석 시끄럽기도 하지! 허허허."

페어필드는 하인들이 돼지를 잡는 모습을 뒷짐을 지고 바라보며 여유 있게 웃었다.

"그래, 그녀석이면 넉넉하겠는가?"

"그럼요. 300kg은 족히 넘는 놈입니다요."

오늘은 펠릭스가 장원으로 돌아온 날이었다. 한쪽에서는 만찬용 통구이를 준비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겨울을 날 비축 식량으로 소시지와 햄을 만들기 위해 고기를 장만하고 있었다. 뒷다리가 묶여 나무위에 거꾸로 매달린 녀석은 결국 멱을 따였다. 밑에 받쳐둔 통에 피와 내장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펠릭스의 외할아버지인 페어필드는 장원의 소작농들도 모두 불렀다. 크게 잔치를 벌일 생각이었다.

"정말 기억이 나질 않으시는 겁니까?"

저장고에서 만들어 둔 햄과 소시지를 꺼내오며 헨리가 펠릭스에게 물었다.

"그렇다니까. 확인도 벌써 끝났잖아? 오히려 내가 묻고 싶어 헨리경. 정말 내가 엑스퍼트급 오러로 검을 휘둘렀어?"

"그게…. 휴~ 이젠 저도 의심이 드는군요…."

헨리는 소시지 덩굴을 어깨에 걸고 통 치즈를 서너 개 받아들고 있었다.

"볼거경이나 헨리경이나 단체로 무슨 환각이라도 본거 아냐?"

펠릭스는 헨리에게 치즈 덩어리를 쌓아주며 웃으며 물었다.


펠릭스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날 고블린 떼를 향해 미친 듯이 그야말로 무아지경으로 검을 휘두르며 산 정상으로 뛰고 있었다. 다행이 산 정상에 다가가자 고블린 수는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함정이었다. 고블린 궁수들이 매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펠릭스 도련님?!"

갑자기 꼭대기 둔덕에서 볼거가 나타나자 놀란 고블린 매복조가 뒤를 돌아봤다. 덕분에 볼거와 휘하 기사들의 매복도 발각 되었지만 고블린들의 매복도 실패였다.

"볼거경?!"

하지만 놀라기는 펠릭스도 마찬가지였다. 무아지경으로 눈앞의 고블린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는데 별안간 볼거가 나타나자 정신이 들었던 것이다. 고블린 매복조가 서둘러 뒤의 볼거쪽을 향해 몸을 돌리는 순간 화살들이 쏟아졌다. 헨리의 100인대가 선공을 날린 것이었다.

"아악!"

그러나 공격을 받은 것은 고블린 매복조만이 아니었다. 볼거와 기사들의 등장에 잠시 방심하던 펠릭스를 추적해온 고블린들이 공격했다.

"엇 도련님!"

펠릭스가 쓰러지자 볼거가 바람처럼 뛰어 내려갔다. 대기하던 10여명의 기사들과 헨리도 오러력을 끌어올려 펠릭스를 향해 뛰었다.

"키잇, 캬캭!"

고블린 무리들이 막 쓰러진 펠릭스에게 달려드려는 찰나 수십 미터를 번개처럼 달려 내려온 볼거와 기사들의 오러가 번뜩였다. 수십마리의 고블린들이 한꺼번에 두 동강이 나 쓰러졌다.

"헨리경! 도련님을 옮기게 어서!"

기사들이 몰려드는 고블린 무리를 막아서자 뒤로 헨리가 서둘러 쓰러진 펠릭스를 들쳐 업었다. 등과 팔에 화실이 두어 발 꽂힌 상태였다.

다행이 치명상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보호구와 대기하고 있던 의료 마법사의 빠른 치료 덕택이었다. 그러나 사건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펠릭스의 실종 소식을 들은 페로우 기사장이 알덴 마을에 도착하자 볼거가 보고를 했다.

"펠릭스 도련님이 엑스퍼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틀 만에 정신을 차린 펠릭스는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제가 엑스퍼트급의 오러를 발현했다고요?"

"무려 10명이 넘는 기사들이 봤습니다. 용병들도 있었구요!"

볼거와 헨리 등 그 자리에 있었던 기사들이 증언을 했지만 펠릭스는 전혀 그때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한번 해보시죠!"

듣고 있던 페로우가 펠릭스에게 말하자 펠릭스는 조용히 오러력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아무리해도 엑스퍼트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실망한 페로우경의 분노는 결국 헨리에게 떨어졌다.

"올해 펠릭스 도련님의 훈련은 자네 몫일세! 겨울동안 고램은 손도 못될 줄 알게!"

헨리는 울상을 지었다. 매년 마지막까지 고램 운반과 조종은 헨리가 담당하고 있었다. 고램에 미쳐있는 헨리에겐 날벼락 같은 처벌이었다.


"저것도 가져가자!"

아직 팔이 불편한 펠릭스는 식료창고 한쪽에 곰팡이가 내려앉아있는 염장 족발을 가리켰다. 신선한 돼지 뒷다리를 비싼 소금에 잘 묻어 서늘한 곳에 저장한 일종의 햄 이었다.

"저건 좀 크지 않습니까?"

족발은 척 봐도 3~4kg은 되 보였다.

"뭐, 어차피 내가 들것도 아니잖아? 흐흥~"

펠릭스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헨리의 짐 위에 족발 하나를 턱 얹었다.

"하~! 내 신세야…."

헨리는 자신의 눈앞까지 쌓인 식료품을 들고 펠릭스를 따라 저장고를 나섰다.



레온은 말 위에서 팔을 휙휙 돌려봤다.

"다 나은 모양이군요."

뒤에서 폴머가 말했다. 그는 수통에 숨겨둔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

"폴머경의 덕분이지."

"뭐 그보다는 기사단장님의 해안이라고 해야겠지요."

쓰리마일의 몬스터는 그 후 순식간에 정리되어버렸다. 폴머는 어려운 귀환이 될 거라 생각했지만 사면의 입구에는 이미 사태를 예측한 올리비에라가 기사단과 고램을 전진배치 해놓았던 것이다.

"올리비에라 기사단장님을 위해."

폴머는 먼발치 행렬의 선두에 선 백발의 기사를 향해 수통을 들더니 홀짝 마셨다.

팔이 부러지고 내상을 당하고 돌아왔지만 그 후로도 레온은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 틈만 나면 폴머와 늦게까지 대련을 했다. 폴머로서는 그게 대련이었는지 자학이었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싫은 눈치는 아닌 듯 했다.

두 사람은 뭔지 모를 섬뜩한 본성의 공통점을 느끼고 있었다. 그 공통점 때문인지 폴머는 투덜거리면서도 레온을 마치 제자처럼 아낌없이 가르쳤다. 그렇게 이 겨울 두 사람은 상당히 친해진 상태였다.

"이보게 폴머경."

"예."

레온은 선두의 올리비에라 기사단장을 턱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어떤가? 그와 자네 실력을 비교하자면?"

그러자 폴머는 잠시 올리비에라 기사단장을 쳐다보다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괴물이지요. 저분은…. 에덜라드 전체를 통 털어 그와 맞상대할 만한 이는 다섯 명도 안 될 겁니다."

"호~ 그 정도인가?"

새삼스레 다시 봤다는 듯 레온은 선두의 올리비에라를 쳐다봤다.

"나는 폴머경의 수준 정도라면 상당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으하하! 잘 봐 주신 건 감사합니다만."

"…."

"저 정도 실력은 전선에 가시면 쓸어 담을 정도로 있답니다."

폴머는 대답을 하며 수통이 비었는지 거꾸로 들고 확인했다.

"흐음~?"

"뭐, 어차피 가시게 될 테니 아시게 될 겁니다."

그렇게 잠시 말없이 이동하던 레온이 갑자기 폴머에게 물었다.

"자네 혹시 출세하고 싶은 생각 없나?"

"…?"

뜬금없는 레온의 말에 폴머가 쳐다보자 레온이 올리비에라 기사단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예를 들자면, 그렇지 기사단장 같은자리는 어떤가?"

"…?"

폴머의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보며 레온은 재미있는 장난감이라도 발견한 듯 한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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