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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拳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시문아
작품등록일 :
2018.12.12 19:10
최근연재일 :
2019.05.08 16:42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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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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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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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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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의 서막 3

DUMMY

21


"그만!"


단호한 음성이 이어졌고, 이 와중에 철신은 팽지환의 상태를 계속해서 주시했다. 중요한 일이었다.

백두의 있는 모든 이가 중독될 수 있었고, 해독책은 오직 그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염려할 일이 아니다."

"중독되셨다고요! 대체 독은 어디에서 나타난 거죠?"

"아미 소저의 말이 맞소. 비록 술 내음이 나긴 하나, 사람을 죽일 정도의 독은 아니오. 상당히 힘들어 보이는군. 대체 어떤 무슨 일이 생긴 것이오?"


연기와 독의 상관관계.


"향은 두 가지. 놈들은 복합적인 피해를 입힐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아미야."

"예."

"놈들은 앞으로 미혼산과 유사한 향을 피울 것이다. 방심한 순간 지독한 독에 시달리겠지. 미혼산에 방책은 있느냐?"


미혼약은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 뿐 더러, 당장에 해독제는 없었다. 시중에선 여인과의 교합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했지만, 정순한 내공을 바탕으로 시간만 있다면 능히 해독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는 개인별로 차이가 존재했다. 고강한 능력이 있는 자는 많은 시간이 필요 없지만, 일반적인 자는 엄청난 시간을 할애해야 겨우 해독될 것이다. 노로파가 원하는 건 바로 시간의 족쇄.


"준비된 해독제는 없......습니다."

"그렇다. 미혼산은 여러 가지가 있다. 특히 복합으로 만든 약은 더욱 해독이 어렵지. 그렇기에 구대문파 역시 대비책은 없다고 본다. 이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지. 무슨 뜻인지 알겠느냐?"

"직접 해독을 하시겠다는 말씀이시죠?"

"명석하도다. 우리는 가진 약재를 조합으로 해독제를 만들고, 미리 방비책을 세울 것이다. 노로파 역시 우리보단 구파일방을 먼저 치겠지. 이때 우리는......"


전음이라 듣긴 어렵지 않았다.

허나, 입 밖으로 내뱉긴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다.


*


"소가주님은 좀 어떻소."

"일단 천막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독중이세요."

"그런데 궁금한 게 한 가지 있는데."

"말씀하세요."


미혼산이라 함은 서책에서 본 음마들이 쓰는 약이라고 보았다. 확실했다. 허나, 실제로 본 적도 없으며, 주변에서 춘약을 쓴 이도 없었다. 실로 나와 관계가 전혀 없는 분야이기도 했다.


"그래서 말인데......그 미혼산이라는 그거 말이오."

"예. 그게 왜요?"

"음. 내가 진짜 몰라서 물어보는 거니, 곡해 듣지 말고 들으시오......음, 그거 말이오."

"흐으음."


눈빛이 요상하게 째려본다. 팔짱을 끼고, 슬며시 째진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시 마치 '요놈 보시게.'와 같은 아주 하찮게 보는 눈초리. 그래도 어쩌겠는가. 모르는 걸 물어보는 게 죄는 아니지 않는가. 스승님은 어디서건 배움의 장을 열라 하셨으니, 배움에 두려움을 느껴선 아니 되었다.


"그 미혼산에 중독되면 말이오. 내공으로 태우는 방법 말고 음양의 화.......크허험. 그런 거로 푸는 게 맞소?"

"흐으으음. 그런데요?"


괜히 찔러봤나. 얼굴이 뜨거워지는 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그래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했다. 물론 나는 괜찮지만, 팽아미가 미혼산에 중독될 경우를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여러모로 유비무환이랄까.


"아니, 내가 그 분야는 좀 문외한이라서, 어찌 음양의 화학으로 푸는지 그 원리가 아주 궁......"

"호오."


으드득.


"철신님. 아주 훌륭한 질문은 끝나셨나요?"


더 얘기하면 혼나는 분위기인 거 같고, 고개는 왜 자꾸 내려가는지 알 수는 없고.

그냥 뭐 그랬다.


"끝난 건 아니지만. 크흠. 불편했다면 미안하오. 우리 고려는 그런 약이 전무하다시피 해서 혹시나 해서, 아미 소저가 당하기라도 하면. 헙."

"뭐라고요?"


말실수 한 거 맞는 거.......같긴 하지만.

솔직한 건 죄가 아니지 않은가. 사내가 이 정도로 부끄러워하며 쥐구멍 찾을 필요가 있을까.


"에라이. 내 그냥 물어본 거요. 행여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 아미소저가 미혼산에 당하기라도 하면 내가 지켜주려고 그랬소. 까짓거. 팽가주도 나한테 당신을 지켜달라 부탁했으니, 그런 거 아니오. 에이. 나 안 해."


진짜 갑자기 모든 게 하기 싫어졌다.

옹졸한 마음은 아니지만, 이런 거지 같은 기분을 굳이 느끼면서까지 물어볼 필요가 있을까.


"흐음. 갑자기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다가 왜 또 화를 내고 그러시는지 전 알 수가 없군요."

"아니, 그렇잖소. 내가 뭐 아미소저와 뭘 하자고 했소. 아니면 내가 뭐 막. 그 뭐. 에라. 나 안해."


그냥 자리에서 벗어나서, 저 노로파인지 뭔지 부수는 게 속이 편할 거 같다.

이거 원, 사는 게 어렵다.


"풉. 뭐하세요. 혼자 물어보고, 혼자 대답하고. 전 질문에 대답을 아주 충실하고도 확실히, 세세하고도 낱낱히 알려줄 생각이었는데."

"응?"


슬며시 웃는 아미의 모습에서 뭔지 모를 안도감이 느껴졌다. 마음이 편해지니 마치 칭찬받는 기분이랄까.


"미혼산은 말이죠?"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다가오라는 손짓에 순간 가슴이 떨려온다. 약 1장 거리지만, 절로 발걸음이 움직이며, 다가서는 내 자신에게 낯선 이질감이 느껴진다. 아미의 눈과 가볍게 구부러진 손가락 만이 시선에 잡힌다. 모든 것이 멈춘 느낌.


"어서 이리 와보세요. 지금부터 아주 자세히 알려줄테니까."

"뭐, 뭘 말이오."

"미혼산에 효과 말이에요. 아무래도 말로는 잘 알아들으실지 의문이라서요. 자고로 체험만큼 제일 잘 알기 쉬운 방법이 있을까요."


뭘까. 뭐지. 무엇일까나.

입가의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왠지 오늘 하루가 세상에서 제일 기억에 남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아주 강렬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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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분열 19.01.04 333 6 8쪽
16 팽가 3 19.01.01 380 7 9쪽
15 팽가 2 19.01.01 379 6 8쪽
14 팽가 18.12.30 458 7 9쪽
13 명품의 권(拳) 2 18.12.29 481 7 9쪽
12 명품의 권(拳) 18.12.29 477 6 8쪽
11 칠십 명 4 18.12.28 508 7 8쪽
10 칠십 명 3 18.12.25 511 7 9쪽
9 칠십 명 2 +1 18.12.23 549 6 8쪽
8 칠십 명 18.12.23 591 8 9쪽
7 철신 7 +1 18.12.19 661 8 8쪽
6 철신 6 +1 18.12.18 677 8 8쪽
5 철신 5 +1 18.12.16 769 7 8쪽
4 철신 4 +1 18.12.14 883 10 11쪽
3 철신 3 +1 18.12.13 1,135 9 8쪽
2 철신 2 +1 18.12.13 1,511 12 7쪽
1 철신 +1 18.12.12 2,278 1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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