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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拳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시문아
작품등록일 :
2018.12.12 19:10
최근연재일 :
2019.05.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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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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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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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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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17


하남 숭산에 위치한 소림.

역근경을 기반으로 내가기공을 익혔으며, 정순한 내공으로 72종의 절예를 익힌 자가 수십에 달했다. 이 중 소림을 대표하는 일진의 무공실력은 후기지수라 말하기에 무리가 있었다. 소림사에서 실력이 드러나지 않은 사람 중 하나이며, 백두에서 모습을 드러난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문파의 비급을 위해 직접 걸음한 것이라면, 소림사의 기대치가 컸음을 시사했다.


"일진대사님 덕분에 내부 결집이 수월히 진행되었습니다."

"아미타불. 소승이 한 게 뭐 있겠소이까. 진인의 노고가 아니었다면, 이리 쉬이 단합하기 힘들었겠지요."

"과찬이십니다. 대사께서 소림파를 진두지휘하시니, 구파일방이 하나가 된 것이지요. 혹시, 사파는 언제쯤 정리하실 계획이시온지."


무당의 적풍자.

일진대사와 마찬가지로 무당파에서도 고강하다고 실력을 인정받은 이. 나이에 비해 두뇌 회전이 비상한 자였다.


"살생은 되도록 지양하려고 합니다."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생명 존중이 우선시 되어야겠으나, 저희는 사향진에 갇혀있습니다. 마교가 말한 칠십 명을 맞추려면, 적을 멸하는 게 순서 아니겠습니까."

"저들은 위협이 되지 않습니다. 생문이 열린 후 우선하여 탈출한다면 문제 될 게 있을까요. 물론 먼저 죽고자 들어온다면,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요."


불교의 가르침을 충실히 이행하려는 소림. 허나, 다른 문파는 그리 생각지 않았다. 상충하는 문제였다. 작은 불씨도 커지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화재로 변한다. 더욱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는 요소.


"진인께서는 속단하시지 마시길 당부드립니다. 소림은 소림. 언제든 살생의 문을 열 수 있지요. 그리 행하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선택할 힘이 있기 때문. 강한 무력만이 좌중을 억누를 수 있으니, 사파쪽은 너무 염려치 마시지요."

"제가 무슨 걱정이 있겠습니까. 무당은 언제나 소림과 함께합니다. 일진대사께서 계시니, 우려할 까닭이 없지요. 허허. 그런데."


사실 사파는 안중에도 없었다.

정순한 내공도, 화려한 검술도 없기에 하급으로 취급되지만, 오대세가 만큼은 달랐다. 무림맹의 일원으로서 구파일방과 비견되는 규모. 특히 세가별로 특출난 장기가 있어, 쉬이 얕볼 수 없었다. 더구나 구파일방과 협업을 저버린 상태. 이제는 사파와 동일 선상에서 대해야 했다.

무림맹에서 퇴출까지 고려해야 하며, 하북팽가는 퇴치해야 할 적이었다.


"오대세가를 말씀하시고 싶은 것이지요?"

"예. 연통을 보냈으나, 제갈가를 제외하고는 답이 없습니다. 하북팽가는 고려인과 이미 내통한 상태로 저들에게 선택권은 없습니다. 적으로 간주해야 합니다."

"아직 기다려보시지요. 고려인을 구명했다 하여 당장 하북팽가를 퇴출할 수는 없습니다. 물론 구파일방의 중대한 일에 간섭한 것은 문제가 있지요. 섣불리 결정하기보단 명확한 증거가 드러날 때, 팽가를 처리하기로 논하시지요."


왜 하북팽가는 매화검수와 대적한 이를 구명했을까. 무림맹의 일원으로 적대해도 모자랄 판에 동조하는 이적행위. 적어도 맹에서 퇴출 가능성이 높은 문제였다.


"소림의 말에 따르리다."


현재는 소림이 구대문파를 이끈다.

명분으로는 따라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흐르진 않는다.


현 백두에서의 변수는 다수 존재했다.

첫 번째로서 팽가가 세가를 연합하여 구파일방을 멸하고, 사향진의 해법을 풀 것인가. 가능성은 없지 않았다.

세가 내에서 상하를 구분한다면 팽가가 최상위. 더구나 의외의 실력자인 철신을 품었다. 고려인 한 명으로서는 미약하나, 어느 정도 전력에 도움이 된다. 그 하나만으로도 세가 연합에서의 실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이점이 있었다. 만일 팽가가 오대세가를 연합한다면, 구파일방 최대의 적이 될 수 있었다. 인원도 비슷하여 위급상황 시 적으로 돌변하는 변수.


그리고 두 번째로서, 더 큰 문제는 바로 웅태환이 말한 인원이었다.

구파일방 백여 명.

오대세가 백여 명.

사파가 줄어들었다 해도 최소 삼백 명이었다. 이를 칠십으로 맞추어야 했다.

오대세가를 모조리 죽이고, 구파일방만으로 칠십 명을 맞춘다? 그렇다면 삼십은 사향진에 갇혀야 했다. 이들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다. 진 내에서 영원히 갇힐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과연 목숨을 담보로 누가 남을 것인가. 희망자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양보한다 하여 각 문파에서 서넛이 남는다?

절대 그럴 수 없었다.

차라리 구파일방 내, 몇몇 문파가 합동하여 두 개의 문파를 멸한다면, 칠십을 맞추기가 더욱 더 쉽다. 모든 문파의 속내가 같았다. 아무도 발언하지 않았을 뿐이다.

구파일방. 사파. 그리고 오대세가의 분열.

모두가 같은 숙제를 안고 가는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각과 결단. 그리고 결전의 시간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소 속에 오고 가는 대화와 달리 적풍자의 속내는 싸늘했다.

'적이라 생각되면, 누구든 섬멸하라.'

소림의 말 한마디에 무당의 진리가 변하지 않는다. 언제든 동전 뒤집기처럼 쉬운 선택일 수 있었다. 이처럼 시커먼 속셈은 모두의 가면 속에 가려져 있었다.


*


구파일방의 삼엄한 경계. 그 안에서 또 다른 분열이 시작되었다. 화산파의 진지에서 순찰 시간을 피해 은밀한 전음이 오가고 있었다.


'동향은?'

'당연한 말이지만, 모두가 소림파가 이끄는 방향으로 따라가고 있어요.'

'무당파는?'

'대사형 말대로였어요. '

'역시.'

'언제가 좋을지 시간은 정한 건가요?'

'약속된 신호로 시작한다. 점창과 개방은?'


구파일방 모두가 한결같았다.

무림맹에서 소림의 위치가 제일 높은 까닭에 그들의 주장을 무시할 수 없었다. 허나, 사향진은 외부와는 철저히 단절된 진. 이곳에서만큼은 문파의 위세가 아닌 개인과 집단의 무공실력이 중요했다. 이는 백두에 모인 문파의 수장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개방은 아직 반응이 없어요.'


그들은 워낙 자유분방하다.

다른 이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성향이 아니다. 강한 반발심을 느끼고, 단독행동이 많은 문파. 그래도 소림의 의견을 따르는 이유는 무얼까. 그들은 구대문파가 영원하리라 생각할까.


화산파와 무당파는 이미 암암리에 약속한 지 오래. 다른 문파를 엮으려면 각 수장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제일 좋은 것은 개방과 청성파만 합세한다면, 상당히 탄력받는다.


오로지 칠십 명.


소림. 화산. 무당. 점창. 청성. 종남. 해남. 곤륜. 개방. 이곳에서 절반 이상만 의견을 뭉친다면, 추후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다. 물론, 두 군데는 전멸. 함정으로 유인할 것이며, 직접적인 수법이 아닌 간접적인 살해일 것이다.

그렇기에 맞수를 살려둔 것이고, 오대세가라면 충분히 남은 방파를 없앨 수 있었다. 그렇기에 매화검수과 적풍진인은 이미 사전에 말이 끝난 상태였다.


그럼 구파일방 중 후보는 누가 있을까.

당연하게 소림은 제외된다. 분명 뜻을 같이하지 않는다. 이유는 바로 일진대사. 평소에도 정의심에 사로잡혀 쓸데없는 망상에 빠진다. 불교에 가르침에 따른 생명 우선주의?


'흥.'


무당과 화산은 기본적으로 무를 숭상했다. 물론, 협을 행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약하면 죽는 것 또한 당연했다.


'그만 없어지면 가능성은 있겠으나.'


그것은 도박이었다. 해서 최대한 강한 문파만으로 규합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아참. 팽가로 도망친 고려인은 어떻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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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팽가 2 19.01.01 378 6 8쪽
14 팽가 18.12.30 458 7 9쪽
13 명품의 권(拳) 2 18.12.29 480 7 9쪽
12 명품의 권(拳) 18.12.29 476 6 8쪽
11 칠십 명 4 18.12.28 507 7 8쪽
10 칠십 명 3 18.12.25 511 7 9쪽
9 칠십 명 2 +1 18.12.23 548 6 8쪽
8 칠십 명 18.12.23 590 8 9쪽
7 철신 7 +1 18.12.19 660 8 8쪽
6 철신 6 +1 18.12.18 676 8 8쪽
5 철신 5 +1 18.12.16 768 7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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