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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일(拳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시문아
작품등록일 :
2018.12.12 19:10
최근연재일 :
2019.05.08 16:42
연재수 :
21 회
조회수 :
13,533
추천수 :
150
글자수 :
73,897

작성
18.12.13 01:07
조회
1,510
추천
12
글자
7쪽

철신 2

DUMMY

2


스승님이 기대하신 동동주와 잘 어울리는 안성맞춤은 바로.


"그야말로 엄청난 영약입니다. 장 안에서도 화제 중의 화제. 상인들끼리 극비리에 사고파는 소문. 그게......"

"지금 그게 무슨 말이더냐. 갖고 온 것이 고작 소문? 니미, 푹 고아서 살점이 흐물흐물 떨어질 백숙이 아니라, 고작 시정잡배들이나 노리는 영약 소문이라고? 하, 이런 어처구니없는 놈을 봤나."


안주를 기대한 스승님의 눈빛이 실처럼 가늘어졌다지만, 할 말은 해야 했다. 토종닭을 당장 내놓으라는 굳게 쥔 스승님의 주먹을 외면하면서라도 꼭 전해야 하는 말.

사실 이보다 달콤하고 매력적인 건, 아무리 찾아도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다는 건 핑계겠지.


쉬이익.


"자, 잠시만 더 들어보시라고요."


직감적으로 뒤로 물러서자, 안면으로 파고드는 주먹. 이를 간신히 피하자.


"이제 개긴다 이거지? 내 주먹을 피해? 요 돼먹지 못한 제자 놈!"


뒤이어 날아드는 무지막지한 주먹을 피할 것이냐. 아니면 한 대 맞아주고 말을 이어갈 것이냐.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

일단 맞을 건 맞고, 해결한다.

정통으로 맞으면, 생니 날아가는 건 일도 아닐 테고. 대충 맞는다 치면, 더 불붙는 스승의 성격. 어쩔 수 없이 뼈는 지키고, 살을 내주어야 했다.


"끄으으악. 철신이 죽네. 아이고!"


팔뚝을 포기했다.

다수의 경험에 의해 사나흘 정도 치료할 타박상이겠지만, 이 정도로 만족해주신다면야 나쁜 결과는 아니다. 더욱이 이야기를 듣고, 설득만 된다면 그토록 고대했던 하산은 일도 아닌 식은 죽 먹기.

그래!

지금 이보다 중요한 게 또 어디 있겠는가.

15년 동안 산골짜기에서 살아왔다지만, 앞으로 죽을 때까지 스승님과 살아야 한다?

치가 떨린다.

24살 인생. 추후 홀로 독거노인으로 뒈지기라도 한다 치면, 이보다 더 억울한 일이 있을 쏘냔 말이다.

이제는 모 아니면 도다.

어여쁜 처자들한테 대차게 까이더라도, 시도는 벌여봐야 할 질풍노도의 시기가 아니겠나. 이때가 아니면 또 언제 하산할지도 모르는 일.

또한, 무엇이든 극적인 상황에서 성사되는 건 확실하게 결정이 내려진다는 절대적인 진실.

더군다나 만약 내가 들은 소문이 진실이라면,어느 정도 이해하실 것이라 자신한다.


스승님이 당장에라도 희열에 찬 목소리로 고함칠 만한 소식. 목숨을 걸어서라도 취해야 할 소문은 바로.


"불로초입니다!"

"불.......로초? 너 혹시 낮술하고 왔니? 아니다. 이놈 몇 대 맞더니 아주 맛이 간 게야. 여기서 탱탱한 토종닭이 아니고 왜 불로초가 나와!"

"스승님이야말로, 여기서 왜 토종닭이 나옵니까! 그보다 더 귀하고, 더 영험한 불.로.초가 있는데. 젊음을 영원히 유지하게 만드는 불로의 영약!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


확실히 전설로 내려오는 불로초 영약.

사기냄새가 짙어, 나 역시도 처음부터 믿지 않았다. 불로초라니. 처음 들었을 때 이 무슨 해괴망측하며, 버러지 같은 말이라 생각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김씨에게 세세하게 들었을 때, 난 확신했다. 이것은 진실이요. 흔히 접할 수 없는 횡재수라는 것을.


뻐억.


"에라이, 이 멍청한 자슥."


하지만 뇌리를 번쩍이는 불빛과 뜨듯한 코피로 인하여 잠시 현실로 돌아와야 했다. 더 정신을 놓아다가는 불로초고 나발이고 인생 하직 직전.


"스승님. 진짜 말 좀 끝까지 들으시라니까요."

"허어......내가 미쳤지. 아니다. 네놈이 미쳤다. 이거 오늘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겠다. 내 이런 놈을 믿고, 고려권가의 술을 가르쳤던가. 아이고, 선조님. 잠시 기다리십시오. 내 이놈 오늘 아주 두동강으로 아작을 내고, 선조님 뵈러 가야겠습니다. 이 아둔한 놈. 더 맞아야겠다. 더, 더!"


쉬이익.

바람을 가르며 날아드는 주먹.

십 년을 넘게 보아 온 스승님의 권이지만, 역시나 명확히 손 모양 그대로 보이진 않는다. 희뿌옇게 날아드는 스승의 일권.

마치 뱀처럼 살아 움직이며, 사혈로 날아드는 손가락. 이거 아무리 봐도 적당히가 아닌데?


"스, 스승님. 제 말 좀 자세히 들어보셔요!"

"듣고 자시고 나발이고! 그냥 뒤져라 뒤져. 이 아둔한 제자 놈아!"


쉬이익.


"아악. 스승님이 철신이 잡네."


웬만하면 적당히 맞겠다만, 스승님의 노갈에 황급히 물러서야 했다. 제대로 된 한방이면 진짜로 골로 갈 수 있는 위력.


"진짜라니까요! 북방의 그 뭣이더냐. 그 먼 사막을 건너온 장씨가 그랬다고요. 구파일방이라는 사람들도 그것 땜시 고려로 넘나들고 있다고요."

"뭐? 구파 뭐시기들?"


이제서야 약발이 쬐금 먹혀들었나.

눈초리가 달라졌다. 매서운 눈빛으로 마치 적을 앞둔 한 마리의 호랑이와 같은 모습.

그런데 왜 하필 날 치려는 주먹에 힘이 실리느냐고! 왜! 왜! 갑작스레 빨라진 주먹이며, 이에 더 흐릿하게 변해버린 공격을 왜 나한테!


빠아악


"꾸에엑."


아득히 정신이 멀어져 간다.

하얀 도포에 멋들어진 스승님의 자태라.....오랜만에 올려다보이는 모습이 마치 위대한 산군과도 같아 보인다. 니미.


"철신이. 이놈, 넌 아직도 멀었느니라."


점차 작게 들리는 목소리 하며, 훽 돌어선 모습에서 역시나. 오늘도 하산 허락은 글른 거 같다.

싫으면 말로 좀 하면 좀 어디가 덧나나. 평화 시대에 폭력은 무슨......


"후우."


점차 초록빛 세상이 까맣게 물들어간다.

이거 연기도 적당히 해야 오래 사는데......이번 생은 글른 걸까.


*


꼬꼬대액.


어렴풋이 눈 뜨여진 새벽.

머리맡에 느껴지는 인기척.

작은 찻잔 소리만으로 선명해지는 이 순간. 나지막한 목소리가 슬그머니 귓가에 들려왔다.


"철신이. 네 이놈. 일어났으면, 자리에 앉아 보거라. 그 말이 사실이더냐?"

"허이구. 내 허리. 먼저 제자 걱정부터 해야 하는 게 도리 아닌가요? 이놈의 요추 부근 써먹어 보기도 전에 부러지기라도 한다면 큰일인데."

"흰소리는 그만하거라. 크흐흠."

"예. 스승님."


장난도 때가 있는 법.


"북방의 구파일방인 게 확실한지 내 물었다. 장씨라는 사내는 어찌하여 만나게 됐으며, 소식의 출처는 어디인지 고해보거라."

"왠일이십니까요. 스승님. 이렇게나 관심을 보이시다니."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나 좌정하여, 스승님을 바라봤다. 굳게 다문 입술과 미약하게나마 일그러진 미간. 이는 필시 신경이 쓰인다는 모습으로서, 절대 허투루 대할 수 없었다.


"확실히 그들이 고려에 온다 했더냐?"


작가의말

검사기 없어서 오타작렬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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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팽가 2 19.01.01 378 6 8쪽
14 팽가 18.12.30 458 7 9쪽
13 명품의 권(拳) 2 18.12.29 480 7 9쪽
12 명품의 권(拳) 18.12.29 476 6 8쪽
11 칠십 명 4 18.12.28 507 7 8쪽
10 칠십 명 3 18.12.25 511 7 9쪽
9 칠십 명 2 +1 18.12.23 548 6 8쪽
8 칠십 명 18.12.23 590 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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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철신 6 +1 18.12.18 676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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