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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마신 유희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그림자꾼
그림/삽화
sion422
작품등록일 :
2018.06.24 20:23
최근연재일 :
2019.07.22 00:10
연재수 :
9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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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8,659

작성
18.11.1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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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글자
12쪽

로덴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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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6장 프롤로그>


“젠장...! 으아아악!”


서부 로덴 왕국의 왕도.

수많은 신관과 치료사들이 안절부절 못했다.


그들의 앞에 침대에 누워 신음하는 사내가 있었다.

갈기처럼 거창하게 뻗어 있는 머리카락과 수염, 황금빛 눈을 가진 사내다.


서부 로덴 왕국의 검왕이자 금사자라고 불리는 존재.

붉은 여제를 섬기고 있는 아슬란이었다.


그는 피가 머금은 가슴을 바라보며 신음을 흘렸다.


“지, 진정하십시오!”

“언데드에게 당한 상처입니다. 독기와 마력을 빼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상당한 시간? 이미 한 달이나 지났다. 젠장, 이 시기라면 동부, 그 개놈들이 우리를 대항할 채비를 갖추기에 충분한 시간이란 말이다. 으아아아악!”


아슬란은 비명을 지르며 근처에 있는 신관의 머리통을 움켜잡았다.


“당장 치료해라. 내일까지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란 말이다!”

“하, 하지만···. 그게···. 그···.”


신관은 아슬란의 가슴에 난 상처를 바라봤다.

붕대로 칭칭 감겨 있지만 그 틈으로 피가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상처 사이로 강력한 독기와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듣기론 언데드에게 당한 상처라고 했다.

하지만 언데드에게 당한다고 해도 이정도의 상처가 생긴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이 정도의 짙은 독기와 마력이 담기려면···. 그 존재가 ‘원수’이거나 ‘증오’의 대상이어야 한다.


“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젠장, 그 괴물···. 그 괴물놈들은 도대체···!”


아슬란은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는 휘청거리며 발을 옮겼다.

이대로라면 안 된다. 이대로 가다간 자신의 야망을 이루지 못한다.


동부의 크로이센 왕을 베고, 서부의 붉은 여제와 혼인하여 통일 로덴 왕국의 초대 국왕이, 더 나아가 제국의 황제가 되는 자신의 야망이 사라지게 된다.


‘군을 이끌고 간다. 이 정도 상처를 입었다고 하여 내가 동부의 가짜 검왕 따위에게 지겠는가!’


아슬란은 왕의 알현실로 향했다.

그가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아무런 기별도 없이 의복도 차려입지 않은 상태다.


왕을 알현하는 데 참으로 무례하기 짝이 없다.

그만큼 그의 권세는 붉은 여제를 넘어섰으리라.


그는 붉은 여제를 압박해 강제로라도 군대를 빌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왕의 알현실에 ‘그 존재’가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붉은 여제여. 저는 북방, 그리고 이제 남부를 다스리게 된 위대한 테라를 모시는 법황···.”


자신의 가슴에 상처를 준 존재.


“...홀프라고 합니다.”


언데드 리치가 서 있었다.


* *


< 통일 로덴 왕국 >


유아는 부스스한 얼굴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몽롱한 얼굴을 이리저리 구르다가 힐끔 옆을 쳐다봤다.


10명이 나뒹굴어도 될 큼지막한 침대 위로 시트를 덮고 잠들어 있는 여인이 있었다.

한때 마왕이라고 불린 여인은 그의 곁에서 잠들어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며칠이 지났더라?’


마도국을 흡수한 지 2주 정도가 지났다.

현재 마도국을 제2의 테라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본국인 제1의 테라에서 드워프 벨로그가 온다면 더 빠르게 진전될 예정이었다.


“좋은 아침이옵니다. 테라시여.”


유아는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고블린 집사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있었다.


“일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고블린들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유아의 머리를 빗기고 씻긴다. 옷을 가지런히 입힌다.


깔끔한 차림으로 갈아입은 그는 침대에 있는 릴리를 쳐다봤다.


“깨우시겠습니까?”


고블린의 말에 유아는 고개를 저었다.

릴리는 뱀파이어다. 지금과 같은 아침은 잠들 시기였다.


유아는 복도를 걸으며 뻐근거리는 목을 어루만졌다.


“...역시 침대에서 자기 힘드네. 그림자 속에서 자면 포근했는데.”


그가 향한 곳은 왕의 알현실이다.

사실상 이제는 신의 알현실이 된 곳이지만 말이다.


그곳에서 유아는 고블린들에게 제2의 테라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설명을 들었다.

부족한 자재가 있다면 유아는 자신의 권능을 이용해 자원을 마련했다.


나무, 바위, 광산, 그밖에 여러 가지.

막대한 노동력과 기술력, 그리고 자원까지 있다면 그 어떤 문명도 무서울 속도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어느 정도 설명이 끝나자 고블린들이 다음 서류를 내밀었다.

유아는 옥좌에 몸을 기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피곤하네.”


경영 시뮬레이션은 재밌다. 하지만 현실이 되고 복잡한 과정을 일일이 맡다 보면 피곤하기도 했다.


‘그래도 재밌어서 포기를 못 하겠단 말이지.’


자신이 창조한 대지에 문명이 세워진다. 자신이 창조한 생명체들이 점차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만족감을 느꼈다.


자신이 낳은 생명체들이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큼 뿌듯한 것도 없으리라.

한동안 옥좌에서 깊은 생각에 빠져 있던 그에게 말을 거는 상대가 있었다.


홀프였다.

그는 유아의 바로 곁에 서며 찾아오는 이들을 대면하면서도 유아에게만 들리도록 작게 중얼거렸다.


“...이 늙은이가 장난을 친 무례를 용서하소서. 그 어떤 벌도 달갑게 받겠나이다.”


난데없는 용서를 구하는 말에 유아는 힐끔 그를 쳐다봤다.

홀프는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다가 입을 열었다.


“마도국을 침략한 이유 말입니다. 사실 이 늙은이의 말에 넘어가준 척해준 것 말입니다. 저도 모르게 조급한 나머지 어리광을 부린 모양입니다.”


성물을 되찾고자 ‘마도국을 방문하자’라고 말한 건 홀프였다. 또한 유아를 마도국에 보냄으로써 ‘호위’라는 명목으로 잠깐이나마 로덴 왕국의 상황을 직접 보고 싶었던 홀프였다.

그게 전부였지만, 유아는 다르게 움직였다.


홀프를 테라에 남게 하고 로커스만을 데리고 마도국에 간 것이다.

그리고 ‘군을 움직일 명분’을 만들어냈다. 스스로 모욕까지 당하며 테라라는 거대 국가가 대륙에 알려지도록 만들었다.


일부러 서부와 동부 로덴 왕국의 국경 지역 쪽으로 군을 움직일 수 있도록 홀프에게 위임서까지 주었다.

그 과정에서 홀프는 서부 로덴 왕국군을 박살 냈다. 그렇게 하도록 눈앞에 섬기는 신은 유도했다.


유아는 고블린이 가져온 테라의 현 상황이 적힌 서류를 훑어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홀프씨가 숨기고 싶어하는 것이 많으니까요.”

“...”

“간청이 있다, 그 말만 한다면 저는 움직일 겁니다. 망설임 없이 군을 움직였겠죠. 그런데 홀프씨는 그러지 않았죠. 솔직하지 못하니, 간접적으로나마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시 알고 계셨군요.”


유아는 서류를 고블린에게 주며 말했다.


“다른 건 몰라도 테라의 정보력은 대륙 제일입니다. 대륙의 역사나 사건을 조사하는 일은 어려운 게 아니죠. 그것이 100년 전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

“검왕이라고는 칭호. 대륙에서 로덴 왕국밖에 없더군요. 그리고 그렇게 불렸던 존재는 역사상 통틀어 셋.”


유아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나는 현 동부 로덴 왕국 수호의 검 다리우스. 또 하나는 서부 로덴 왕국의 반역의 검 아슬란. 또 하나는 100년 전 초대 검왕이라고 불린···.”


유아는 홀프를 쳐다보며 말했다.


“...검왕 홀프만.”

“...”

“처음엔 이름이 조금 달라 왕을 수호하는 기사로 알았어요. 하지만 현 검왕의 경우가 그렇지 홀프씨는...”


홀프는 씁쓸함에 입을 열었다.


“...네, 로덴 왕국의 전통 혈족이옵니다. 22대 국왕 로덴 홀프만. 그것이 저이옵니다.”


홀프는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현 동부 로덴 왕국을 지배하고 있는 전통 후계자 크로이센은 제 증손자이옵니다. 사실상 만나보지도 못한 남이나 다름없지요.”


100년 이상이 지난 일이다.

얼굴도 보지 못했던 증손자는 지금쯤 50대를 넘어선 중년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남이라···. 그렇다고 하기엔 신경 쓰고 계신 거 같은데요.”


테라를 섬긴 지난 10년간, 아니 20년. 아니다. 언데드가 된 순간부터, 무려 100년간.

그는 로덴 왕국을 봐왔을 것이다.

자신의 국가이자 혈족이 지배하는 나라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말이다.

홀프는 씁쓸함이 담긴 목소리를 내뱉었다.


“...네, 처음엔 손자 녀석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제 핏줄이라기엔 너무나도 약아빠진 검술, 여린 심성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죠. 그 녀석이 어떻게 왕국을 이끌어갈지 궁금했습니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듯 고개를 들어 올렸다.


“하지만 제 예상과 달리 그 녀석은 왕국을 잘 이끌어갔습니다. 그 여린 심성이 오히려 백성들의 지지를 얻으며 성군으로 불렸지요. 하지만···. 그런 그 녀석을 귀족들은 얕본 모양입니다.”


홀프의 말에 유아도 짐작 가는 게 있어 한 마디 내뱉었다.


“반란.”

“네, 손자 녀석이 죽고, 다음 대로 증손자가 즉위하자 놈들이 움직였습니다. 귀족들이 백성들에게 착취를 강요하고 그 책임을 모두 왕가에 돌렸지요. 결국 백성들은 그런 왕을 원망하며 돌아섰습니다. 충분히 반란을 저지했을 텐데도 희생자가 나올까 그러지 못했습니다.”


홀프는 웃음을 터트렸다.


“누가 제 아들 아니랄까 봐. 심성이 여러 제대로 된 결정을 하지 못하는 어리바리한 국왕이 되어 있지 뭡니까? 하하, 그것도 꼴사나운데 적국인 붉은 여제를 짝사랑까지 하다니. 그렇다고 상대는 싫어하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붉은 여제마저 그 증손자 녀석에게 빠져서는···. 그러면서 전쟁이라니. 하하! 참으로 복잡미묘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네요.”


홀프는 씁쓸한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이것으로 서부는 더는 동부를 침략하지 못할 겁니다. 한동안은 조용하겠지요. 또한 증손자 녀석도 정신을 차렸는지 서부 로덴 왕국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뭐, 이제는 신경 쓸 필요도 없겠지요. 남의 나라보다, 저의 조국, 저의 고향을 생각하는 게 좋겠지."


홀프는 유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 하나 때문에 테라는 서부 로덴 왕국과 척을 지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또한 테라가 대륙에 알려져 위험에 노출되는 짓을···.”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이 일로 서부 로덴 왕국과 신성 교단. 대륙에 있는 왕국과 제국들이 저희를 경계하게 될 것입니다.”


그 말에 유아는 웃음을 흘렸다.


“경계는 하되, 못 건드리죠.”

“...”

“그야 당연하잖아요.”


유아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검왕’이라는 칭해지는 반역의 검 아슬란이 이끄는 서부 로덴 왕국군을 괴멸. 더 나아가 신성 교단 군대를 전멸. 그리고···.”


유아는 두 손으로 짓누르는 손짓을 했다.


“마도국마저 짓밟아 흡수했다. 감히 그 누가 이런 ‘괴물 국가’를 넘보겠어요?”


신성 교단뿐만 아니라 마도국조차 짓밟아버렸다.

또한 최초의 마왕이 스스로가 고개 숙여 그의 밑으로 들어갔다고 알려졌다.


덕분에 대륙에는 ‘마황’이 강림했다는 소문이 나돌며 대륙 역사상 최악의 시기가 도래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사실상 마신이지만 말이다.


유아는 그걸 모두 연결해 이번 일을 진행했다.

대륙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도 홀프의 바람을 들어주며, 감히 테라를 넘보지 못하도록 힘을 과시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결과였다.

테라는 이제 각 나라에 사절단을 보낼 것이고, 그들과 외교적 교류를 잇는 다리를 만들 것이다.


그리고 테라의 강력한 힘은 외교적 이점을 굳힐 것이고 말이다.


"이제 저희는 사절단을 보낼 겁니다. 저희를 인정하게 하고 고개를 조아리도록 만들어야죠."

“용케 그런 생각을 하셨군요.”

“이득 하나를 챙기기보단 다수를 챙기는 게 좋죠.”


유아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곰곰이 생각했다. 그는 힐끔 홀프를 쳐다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니 홀프씨.”

“...?”


유아는 장난스러운 미소로 말했다.


“사절단을 해볼 생각 없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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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로덴 왕국 +31 18.11.28 6,939 192 15쪽
61 로덴 왕국 +28 18.11.27 6,770 201 16쪽
60 로덴 왕국 +22 18.11.26 6,805 199 12쪽
59 로덴 왕국 +29 18.11.25 7,071 203 19쪽
58 로덴 왕국 +51 18.11.22 7,062 231 19쪽
57 로덴 왕국 +22 18.11.21 6,953 191 13쪽
56 로덴 왕국 +24 18.11.21 7,141 181 14쪽
55 로덴 왕국 +19 18.11.19 7,154 195 15쪽
54 로덴 왕국 +24 18.11.18 7,471 198 15쪽
53 로덴 왕국 +22 18.11.17 7,584 202 13쪽
» 로덴 왕국 +21 18.11.14 8,128 2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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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마도국의 손님 +23 18.11.12 7,932 20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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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마도국의 손님 +43 18.10.30 7,976 2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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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마도국의 손님 +25 18.10.24 8,483 213 13쪽
39 마도국의 손님 +19 18.10.23 8,569 20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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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사이비 종교 + 외전, 어느 이야기. +37 18.10.18 8,752 20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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