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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오면 당신은 설 것이다.

아카데미 은퇴 용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만찬가
작품등록일 :
2023.01.25 09:01
최근연재일 :
2023.03.10 09:08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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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279,336

작성
23.02.2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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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7. 적과의 불편한 동거 (3)

DUMMY

언제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얼굴을 보자마자 면상을 한 대 후려 갈기고 싶었다든지.


머릿속에서 뒤죽박죽 얽힌 생각들이 앞다투어 목구멍 밖으로 나오고 싶다든지.


황제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모든 생각이 싹 사라져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열어젖힌 문이 끼이끼이 비웃더니 경첩이 뜯어져서 지 혼자 나가 떨어졌다.


"너, 너······."


나는 녀석? 놈? 그녀? 아무튼 황제에게 삿대질을 했다.


미모의 여자는 내가 행동하는 의도를 파악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음. 3주 만이로구나. 죽었다가 살은 것은 알지만 용사 치고는 꽤나 긴 요양이었어. 하지만 이곳에서 아카데미의 달라진 풍경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도 나름······."


"안 부끄럽냐?"


"음?"


"여든 넘게 먹은 노친네가 몸 좀 바꼈다고 다리 훤히 드러나는 드레스 입고 안 부끄럽냐고."


도저히 그 노인과 이 여자가 동일인물이라고 납득하는 건 둘째 치고.


아무리 여자로 변했다고 해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치맛바람으로 룰루랄라 외출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황제는 눈썹을 올렸다. 거기에 입꼬리가 삐죽 내민 것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싶은 표정이라.


그 상태로 자기 모습을 이리저리 둘러도 보고 가슴쪽 옷가지를 손가락으로 잡아당겨서 속살도 들여다 보고.


그런 다음에 나를 보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별로? 애초에 나는 남자의 몸이었을 때에도 치마를 입었는데?"


왕좌에 앉았을 때 입었던 기다란 비단 옷?


"그건 치마가 아니라 로브잖아. 왕만 입는 거."


"안에 팬티밖에 안 입었는데? 그러면 그게 치마랑 다를 게 뭐지?"


"야이씨."


상상해버렸잖아, 더럽게.


그러면 그 때 팬티바람이었단 말인가?


"애초에 사람이 보는 건 내용물이 아니라 겉모습 아니냐. 혹 그 자들이 내 겉옷에 손가락 하나 들출 수 있을까 생각하는 거야?"


"말하는 걸 보면 그냥 머리 높으신 노출증 환자의 발언인데?"


"하하하하! 말이 되는군! 이 정도로 시원한 직언은 오랜만이야. 역시 내가 점찍은 사내 다워."


"더러운 말 하지 마라, 남자끼리 점은."


말을 내뱉으면서 황제의 앞자리에 위치한 소파에 엉덩이를 깔았다.


주먹보다는 대화를 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우지끈!


"······."


왜 하필 지금 무너지고 지랄이실까 진짜.


뒤로 엉덩방아를 찢으려던 것을 공기 의자 자세로 버티고 얼탱이 빠진 표정으로 소파를 바라보고 있는데.


짝짝짝짝!


"와우! 엄청난 반사신경과 하반신이구나! 마치 미리 짜고 연출한 슬랩스틱을 보는 듯 했어!"


황제는 정말로 즐겁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박수를 쳤다.


절로 잇몸 아래쪽에 혀가 불룩하게 튀어나오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까지 순수하게 나를 엿먹이는 녀석은 정말 오랜만에 봤다.


무안해져서 제대로 얼굴 볼 생각은 안 들고 옆자리에 옮겨 앉았다.


"됐고. 우리 사이에 할 얘기가······."


우당탕!


"이, 썅!"


"하하하하! 광대로구나! 광대 용사인 게야!"


뭐 제대로 성한 게 하나도 없어!


"여기에도 의자가 하나 있다만?"


그렇게 말하면서 황제는 자기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툭툭 두드렸다.


도대체 무슨 의도로 이렇게 적극적으로 구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옆에 앉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는 아니지 않아?"


"뭘. 서로 가슴 한 번 뚫리고 목 한 번 베일 정도면 꽤 각별하다고 볼 수 있지. 칼로 물 베는 연인보다 못할 게 뭐 있을까?"


"진짜 미친 놈이세요?"


"미치지 않고서야 어찌 꼭대기에 서 있을꼬. 사방이 벼랑인 것을."


"진짜 말빨 하나는 기가 막혀요."


"언어 또한 하늘 된 자의 소양 중 하나라네."


내가 알고 있는 그 싸가지 없던 황제 맞네.


재차 확인 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한 마디도 안 지는 걸 보면.


내 눈앞에 있는 여자는 현 알칸타라의 황제인 알렉시스 오르테가 알칸타라가 틀림없었다.


어떻게 젊은 처녀의 몸 속으로 영혼을 비집어 넣은 건지, 저 몸뚱아리는 또 누구의 것인지.


저 능구렁이 속을 어찌 알겠냐만 이렇게까지 경계심 없는 태도로 나오니까 긴장감을 가지고 있던 내가 바보 같이 느껴졌다.


나는 녀석의 앞에 배치된 접대용 테이블 위에 엉덩이를 깔았다.


아무리 긴장감이 없어도 나를 죽일 뻔했던 녀석 옆에 앉을 수야 없지.


"흠."


줄곧 흥미롭고 밝은 표정을 보이던 황제가 내 행동을 보고 잠깐 낯색이 어두워졌다. 그래도 뭐, 어깨 한 번 치켜세우는 것처럼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넘어갔다.


"자. 이제."


나는 바닥에서 끝이 날카롭게 잘린 나무 막대기를 들어 황제에게 들이밀었다.


"내가 여기에서 너를 죽이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대봐."


"호오. 용사는 무기를 가지지 않은 가련한 여인을 베는 악랄한 남자란 말인가?"


"오케이. 죽일 이유 하나 추가. 그럼 나부터 말해줄게."


친절하게 손가락을 꼽아가면서.


"일단 내 뒤통수를 쳤지."


"뒤통수를 친 건 내가 아니고 갤러거 전 기사단장이었는데."


"네가 뒤에서 내 등을 뚫으라고 그 자식한테 시켰잖아."


"증거 있나?"


"뭐?"


"또 추측일 뿐인가. 명확한 증거 제시 없이는 그럴 듯한 추측조차 망상에 불과하다네, 용사여."


"이, 개······."


증거라는 말에 갑자기 속에서 울컥하면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마치 PTSD가 걸린 것처럼.


그러고 보니까 내가 PTSD가 걸린 것도 다 이 녀석이 증거 있냐고 캐묻다가 뒤통수를 오지게 맞아서 그런 것이었다.


추측이라는 말이 나오면 증거가 뒤따라오는 그런 모래지옥에 발을 담그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또 하나 손가락 추가.


"여명 묵시록의 흑막이었지. 내가 개뻘짓한 것도 다 너 때문이었어."


"흑막이라는 말은, 내가 여명 묵시록의 주요 인물쯤이라고 말하는 건가?"


"그럼 아니라고?"


"아니지. 몇 주 사이에 여명 묵시록 잔당들을 이 잡듯이 뒤져서 숙청했거든.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을 거야."


"지금 나랑 말장난 하자고? 한 개 더 추가."


왜 황제가 갑자기 여명 묵시록을 숙청했는지는 나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예 중 하나로 도마뱀처럼 꼬리 끊기. 나라는 목격자를 비롯해 여명 묵시록의 존재가 세상에 대두되기 시작했으니 망설임없이 숙청했다는 게 내 생각이었다.


이 녀석이라면 그러고도 남는다.


"너 때문에 아카데미가 박살날 뻔했고."


"아카데미를 박살 낸 건 내가 아니라 네 동료가 아니던가?"


"······."


솔직히 이건 좀 애매하다.


"너 때문에 아카데미가 마족에 둘러 싸여서 위험할 뻔했고."


"흠."


뭐 걸리는 게 있는 건가? 석연치 않는 표정으로 밑가슴쪽으로 팔짱을 끼고 내 말을 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


'리액션 하나하나가 사람 신경 거슬리게 만드는 재주가 있네.'


이미 이때 모든 손가락을 다 폈기에 폈던 것을 다시 접어나갔다.


"대륙의 반절 넘는 사람들이 마족이 되었고."


"그렇지."


"그리고 그 사람들을 내가 전부 죽여야 했고, 그 과정에서 나도 죽을 뻔했고."


"하지만 보란 듯이 살아 있지 않느냐? 그리고 네가 죽일 필요는 없었다. 본래 계획대로였다면 마족이 된 시민과 병사들이 동족상잔을 하면서 극소수만 남기고 전멸을 했어야 했는데."


'이걸 말이라고 싸재끼는 건가?'

본격적으로 동족상잔을 시킬 셈이었다.


열이 뻗쳐서 무시하고 손가락을 하나 더 접었다.


"그리고 내가 네 똥을 치우고 죽어가던 사이에 너는 나를 보기 좋게 이용해먹어 대륙의 땅 대부분을 먹고 왕국들 대부분을 손에 쥐었다. 네가 말한 살려줬다는 건 나를 써먹기 위해서였지, 안 그래?"


"대신에 나는 네 죄를 덮어주었지. 목격자가 여럿 있어서 색출하는데 고생했지만 입막음 한 것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아. 가치 있는 투자였다고 생각하니까."


투자라.


콱!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막대기를 신경질적으로 황제의 이마 한가운데에 던졌다.


지근거리에서 번개처럼 수평으로 뻗어 나간 막대기는 황제의 이마에 정직하게 닿았다.


그 짧은 간극.


황제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유려하게 이용해보였다.


고개를 살짝 옆으로 비껴 트는 것으로 내 손에서 벗어난 막대기를 보란 듯이 피해냈다.


원래 이마가 있던 자리의 소파를 뚫어 외벽에 박힌 채 자기 몸을 한참 떠는 막대기.


내가 그녀에게 낸 상처는 날카로운 끄트머리에 스쳐서 난 뺨 한쪽의 생채기뿐이었다.


새하얀 뺨에 실금이 그어지더니 안쪽에서 피가 한 줄기 아래를 타고 내려왔다.


솔직히 좀 놀랐다.


왕좌에서 손가락만 까딱거릴 줄만 알았던 노땅.


지금은 젊어졌지만 근육 없이 부드러운 살결만 보이는 그 몸뚱이에서 내 던지기를 피할 줄이야.


그것도 이 정도의 지근거리에서 피해?


"노인네가 재빠르네."


"그러는 너는 약해졌군. 그 때 만났던 너라면 지금의 나 정도는 이마를 꿰뚫고도 남았을 텐데. 몸은 이상 없을 터인데, 아직 안쪽에서 회복이 덜 됐구나."


능구렁이 같은 영감탱이.


"너를 죽이기에는 차고 넘친다. 그러니까 말해."


"무엇을?"


"모순이 차고 넘치는 네 행동들에 대해서 변명 한 번 지껄여 보라고."


"흠."


황제는 뺨에서 흐르는 선혈을 개의치 않고 그 쪽에 턱을 괴었다.


손을 감싸고 있는 흰 장갑에 피가 닿았지만 그럼에도 개의치 않았다.


"다시 말해야겠구나."


"뭘."


"용사, 네가 잘못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말이다."


또, 또 그 소리다.


왕궁에서도 같은 소리를 하더니 이제 와서 또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있다고.


하지만 귀가 멋대로 그녀의 말에 기울이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황제는 적이지만 지금까지 거짓말을 한 적은 없으니까.


나를 요리조리 돌려 먹는 듯이 놀려대곤 했지만 그녀의 말은 정보의 값어치가 높았다.


더군다나 지금은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가득 차서 뭐 하나 건수를 잡으려고 그의 말을 경청한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다.


"나는 여명 묵시록의 흑막이 아니다."


대뜸 내뱉는 말은 경청하려 한 내가 병신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자각하게 만들었다.


다시 한 번 얼탱이가 없어서 눈 한쪽을 치켜 떴다.


"마족의 피를 유통하고 세상 인구의 반절을 죽이고 마왕을 거느렸던 것을 사실이라 시인한 주제에 뭐가 어쨌다고?"


녀석의 말은 그냥 말도 안 되는 헛소리에 거짓부렁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귀를 닫았다.


그런 내 심상을 알아채기라도 한 건지 황제는 내 비아냥에도 아랑곳 않고 말을 이었다.


"몇 년 전이었지. 세상 구경도 할 겸 왕궁 밖을 나와 수도를 배회하는데 녀석들이 나를 찾아왔다."


말할 것도 여명 묵시록이리라.


"그리고는 내게 물건을 보여주더군."


"마족의 피?"


"사실 마족의 피는 암시장에 간혹 유통되기도 하는 터라 잡상인이라고 판단하고 죽이려 했지. 하지만 그 때 그 자가 흥미로운 말을 했단다."


"무슨 말?"


"내가 마왕을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야."


나는 두 귀를 의심했다.


분명 더는 들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귀를 닫았는데 어느새 녀석의 말에 집중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사람의 호기심이라는 게 이렇다.


마왕을 제국이 조종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게 제국이다.


애초에 황제가 그 얘기를 밖으로 꺼낼 일도, 이유도 없고.


지금은 수다쟁이지만 남들에게 근엄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황제가 타인에게 가볍게 그 얘기를 했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제삼자가 그 이야기를 알고 있는지 신경 쓰이지 않는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던 걸 어떻게 알았을꼬? 내가 마실을 나올 것을 어찌 미리 알고 접근했을꼬? 허, 그것 참 신기한 일이구나 싶었지. 세상에 흥이 식었던 나를 달아오르게 만드는 말이었어. 모든 게 내 뜻대로 돌아가는가 싶었지만 그렇지도 않았다는 걸 알았을 때의 그 희열이란."


"그래서."


"재밌는 건, 그 자들이 나를 형제라고 불렀다는 거야. 우리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만 가는 길이 같다고. 해코지 할 심상은 없으며 오히려 돕고 싶다고 말이야."


"뭐. 학살? 세계정복? 동족상잔?"


"크흐흐."


갑자기 황제가 기분 나쁜 웃음을 흘렸다.


내가 내뱉는 말에 담긴 내 사고를 읽고 예상했다는 듯, 그래서 재밌다는 듯 혼자서 웃었다.


"그래. 그렇겠지. 겉보기에 그 쪽 부류의 삼류 집단 정도가 갖는 목적을 가졌다고 생각했겠지. 나 또한 그랬노라."


여명 묵시록의 일원들은 죽일 때마다 대의를 입에 담고 죽었다.


그 대의가 세계 정복이나 인간 멸종 같은 게 아니었다는 건가.


그것 말고 또 뭐가 있다는 거지?


왜 말을 안 하고 계속 웃는 거지?


"재밌는 게 뭔지 알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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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은퇴 용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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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 내기 23.03.10 19 0 12쪽
44 44. 살풍경 23.03.09 22 0 11쪽
43 43. 나름 잘 되어가고 있는 듯한 23.03.08 36 0 12쪽
42 42. 1교시 대환장 파티 (2) 23.03.07 31 0 13쪽
41 41. 1교시 대환장 파티 23.03.06 17 0 11쪽
40 40. 기습 23.03.05 20 0 14쪽
39 39. 용암 근처에서 노숙 23.03.04 22 0 13쪽
38 38. 탈락자는 아카데미 퇴출 (3) 23.03.03 21 0 12쪽
37 37. 탈락자는 아카데미 퇴출 23.03.02 28 0 10쪽
36 36. 종 쳐 (2) 23.03.01 34 0 10쪽
35 35. 종 쳐 23.02.28 31 0 10쪽
34 34. 정신교육과정 불나방 23.02.27 19 0 9쪽
33 33. 망나니 테스트 (2) 23.02.26 27 0 10쪽
32 32. 망나니 테스트 23.02.25 20 0 10쪽
31 30. 참교육 23.02.24 20 0 14쪽
30 30. 짹짹 23.02.23 23 0 14쪽
29 29. 할 일 투성이 23.02.22 18 0 16쪽
28 28. 적과의 불편한 동거 (4) 23.02.21 21 0 14쪽
» 27. 적과의 불편한 동거 (3) 23.02.20 24 0 13쪽
26 26. 적과의 불편한 동거 (2) 23.02.19 21 0 11쪽
25 25. 적과의 불편한 동거 23.02.18 24 0 11쪽
24 24. 결산 보고 23.02.17 25 0 11쪽
23 23. 낯선 천장이다 23.02.16 25 0 12쪽
22 22. 마무리는 용사의 몫 23.02.15 24 0 19쪽
21 21. 아이리스 아마게돈 23.02.14 26 0 17쪽
20 20. 배로 갚는다 (3) 23.02.13 24 0 15쪽
19 19. 배로 갚는다 (2) 23.02.12 22 0 18쪽
18 18. 배로 갚는다 23.02.11 25 0 10쪽
17 17. 뒤통수 얼얼하네 (2) 23.02.10 27 0 17쪽
16 16. 뒤통수 얼얼하네 23.02.09 29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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