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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 오면 당신은 설 것이다.

아카데미 은퇴 용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만찬가
작품등록일 :
2023.01.25 09:01
최근연재일 :
2023.03.10 09:08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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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279,336

작성
23.02.1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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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23. 낯선 천장이다

DUMMY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몇 번이나 아카시를 휘두른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내 몸은 이미 제어를 벗어났다. 그저 마족이 다가오면 벤다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멋대로 허리를 꺾고 팔을 휘둘렀다.


구슬비처럼 흐르는 땀 위에 놈들의 검은 피가 달라붙어 끈적해졌다.


적들이 끝없이 몰려왔고 나는 끝없이 받아쳤다.


피냄새에 머리가 어지럽고 손이 미끄러워서 놓칠 뻔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미친 듯이 검을 휘둘렀다.


용사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해.


용사로서의 소명?


무엇을 위한 소명이지?


휘두르는 내내, 공중으로 날아가는 마족들의 머리와 눈을 마주치면서 계속해서 질문했다.


실은 원정대 길에 오르기 전부터 내 안에 가지고 있던 것이었다.


그저 용사니까 모든 것을 등지고 앞에 서서 희생해야 한다.


합리를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내게 있어 무엇보다 맞지 않은 사고방식과 행동가지였다.


하지만 불합리한 세계에서 합리를 따지는 시점에서 이미 불합리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몇 번이고 정신을 잃을 뻔하고 놈들의 공격 마저 허용해 허벅지와 옆구리를 크게 베여 입 밖으로 검은 피를 토했다.


검은 피. 내 몸 밖으로 마족의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마족을 베고 마족의 피를 마시다 보니 이제 나도 마족이 되어가는 걸까.


몸 안에 마왕을 기르고 있던 시점에서 이미 사람이라 불리긴 글렀을 테지.


가지고 있던 마족의 피도 어느 새 동이 났다.


그래서 나는 나를 향해 달려드는 마족의 살을 물어뜯어 흐르는 피를 마셨다.


아마 이제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힘든 꼴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검을 휘두르고 적들을 베어 넘겼다.


무엇을 위한 휘두름이지?


내 안에 무언가 남아 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발을 앞으로 내딛고, 허리를 깊이 꺾어 아카시를 휘둘렀다.


카창!


내구도 하나만은 대륙 전체에서 으뜸이었던 아카시의 검날이 상해 결국 유리조각처럼 흩어졌다.


그 와중에도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마족들.


벌써 몇 명이나 이 손으로 죽였는지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흩어진 검날을 주워 손이 베이더라도 마물을 향해 쑤셔 박았다.


휘두르고 쑤셔 박고, 박히고 베이기를 반복하길 수 만 번.


결국 내 피부 밖으로 뼈가 튀어나와, 그것마저 무기로 활용해 팔 하나 다리 하나가 아작이 났을 때쯤.


전장에 서 있는 것은 나 하나만이 남았다.


"전부 죽인 건가?"


더 이상 나를 향해 쫓아오는 마족은 없었다.


도망가는 마족은 전부 죽였다.


결과, 나는 대륙의 절반 가까이 되었던 마족들을 혼자서 베는데 성공했다.


"끝난······ 건가."


털썩


다리의 힘이 풀리고, 그제야 다리 한쪽으로만 버티고 서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는 지면에 얼굴을 처박았다.


전장의 분위기가 가신 지금, 솟구쳤던 아드레날린이 가라앉으면서 후폭풍으로 내 몸상태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는 걸 몸이 경고하고 있었다.


"울컥!"


거칠게 숨을 토하려고 하는데 입 밖으로 피가 튀어 나왔다.


묘하게 가슴 통증이 거하게 느껴진다 했더니 내가 휘두르던 뼈가 갈비뼈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장을 보호하던 갈비뼈가 근육을 찢고 피부 밖으로 나왔으니 안에 있던 내장이 튀어나오려고 발악을 하고 있었다.


임무를 성공한 대가는 컸다.


눈 혈관이 터져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았고 한쪽 팔은 흔적도 없었으며 다리 한쪽은 거꾸로 접혀서 덜렁거렸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자 뇌는 나라는 의식을 정지시키려고 눈부터 감기려 하고 있었다.


그러면 임무를 성공한 보상은?


없다.


아마 지금쯤 왕들을 살해하고 S급 모험가들을 대거 학살한 살인마로 수배되어서 이 잡듯이 대륙을 뒤지고 있지 않을까.


"아······."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하물며 의식이 없을 때 흘렸던 헛웃음조차 터지지 않았다.


그것을 할 만한 체력도 내게는 남지 않았다.


좆 빠지게 마족들을 전부 해치워서 내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허무.


"이제··· 죽는 건가."


아니, 죽으면 이제 내 몸은 마왕이 가지는 거겠지.


다시 나는 과거로 회귀해서 몸을 녀석한테 넘겨주는 일만 남았다.


"뭐야. 그러면 기껏 잡은 보람도 없잖아."


희미하게나마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떠올렸던 전과나 성취감조차 나를 부정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그래도··· 노력했잖아."


이제 되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삶 따위, 아무도 없는 내게 있어서는, 어차피 무위로 돌아갈 내게 있어서는.


아무것도, 아무일도 없었던 것이다.


모든 것을 놓아주자. 이제 충분하잖아.


나는 체념하면서 눈을 감았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희미하게 멀리에서부터 들려오는 말발굽 소리.


드르륵 드르륵 드르륵


땅에 처박은 머리를 울리는 바퀴 굴러가는 소리.


마차?


나는 감겼던 눈을 슬며시 떴다.


떴다고 해봤자 반절도 안 떠지고 눈도 거의 안 보였다.


내 앞에 낯선 마차가 섰다.


테두리 장식이 고급스럽고 하얀 것으로 보아 상당한 부를 가진 귀족 정도 되는 사람의 마차로 보였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 전장이었던 여기에 귀족이 무슨 일로 온 거지?


"우와. 피바다로구나. 온통 검은 피 투성이야."


마차 본체 입구가 열리더니 안쪽에서 귀족이 걸어나왔다.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차려입었고 가녀린 여자의 목소리가 힘을 주어 말을 내뱉는 것으로 보아 당당한 여자 귀족인 모양이다.


그 귀족이 마치 관광 온 것처럼 이곳저곳을 둘러보더니 내게 다가왔다.


가까이에서 희미하게나마 얼굴이 보였지만, 수십 년 사이에 전혀 마주친 적 없는 얼굴이었다.


"정말로 이 정도 수의 마족들을 혼자서 해치웠구나. 괴물을 잡으려면 괴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는 하지만 괴물 마저 압도하는 존재를 세간에서는 신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야말로 신에 필적하는 업적이로다."


도대체 여자 귀족이 이곳으로 마실 나와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어~이. 들리냐."


그런 그녀가 쪼그려 앉아서는 내 늘어진 볼살을 손으로 쿡쿡 찔렀다.


"이런 데서 죽으면 아니 된다. 이만한 업적을 이뤄놓고 공을 치하 받는 일 없이 어찌 눈을 감을 수 있단 말인고."


"너··· 누구야."


"오, 역시 용사. 목숨 하나는 바퀴벌레보다 질기구나. 이래야 내가 점찍은 남자라고 할 수 있지."


"놀리는 거냐, 이 자식이."


저 히죽거리는 볼살을 잡아서 늘어뜨려 참교육을 해주고 싶었지만 손가락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도대체 어느 귀족 자제이길래 자식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여기에서 죽어가는 사람을 놀려댄단 말인가.


"말했지 않느냐. 내쪽에서 찾아가겠노라고."


나를 찾아올 만한 사람이 있다고?


내가 베어버린 왕국의 공주님이나 모험가의 딸인가?


아니, 잠깐. 이런 말을 들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았다.


그것도 기억하는 한 가장 최근에.


아.



그녀의 얼굴에서 머리 희끗한 장발의 노인이 떠올랐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


"너··· 너 이 새끼······."


"오, 몸이 작아지고 있구나. 정신을 잃으면 어리게 되다니, 신기한 몸일세."


내가 약해진 틈을 타서 나를 죽이려고 찾아온 건가?


나는 손에 박힌 아카시의 칼날을 그녀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작아진 내 손은 그녀의 목을 베지 못하고 그녀가 나를 향해 뻗은 팔목을 베었다.


그녀의 팔에는 나와는 다른 붉은 선혈이 흘렀다.


분명히 엄청 쓰라리고 아플 텐데 그녀는 눈 하나 깜짝 않고 나를 응시했다.


내가 들어올린 손을 가만히 잡아 내려놓고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은 잠시 자고 있거라. 너를 이런 곳에서 죽게 두지 않겠다.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네가 필요하니까."


"누가··· 너 좋으라고······."


뚝.


마치 기계의 전원이 버튼 하나로 꺼지는 것처럼 눈앞이 새까매졌다.


아무것도 말할 수 없었고 숨을 쉬는 법도 잊었다.


아마 잠에 들었다고 생각한다.


*


"허억!"


갑자기 예고도 없이 눈이 번쩍 뜨였다.


마지막에 눈을 감았던 장소가 전장 한복판이었기에, 행여나 적의 공격이 닥쳐올 것을 대비해 무의식적으로 정면으로 있는 힘껏 주먹을 뻗었다.



그러나 주먹은 허공을 갈랐다.


"헉, 헉, 헉."


그 곳에서 쉬지 못했던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


정면에 보이는 것은 내 주먹과 그 너머의 낯선 하얀 천장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어딘가에 누워 있다는 얘기가 된다.


가만히 등의 촉감을 집중해보니 푹신한 매트리스가 있는 것이 침대 위인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장소가 피냄새가 가득한 전장이었는데 이곳은 너무나도 조용하고 깔끔한 건물 냄새가 났다.


"여기는, 어디지?"


상황을 파악하려고 몸을 움직이려는데.


덜컥, 하고 뭔가가 내 몸을 칭칭 감고 있었다.


"뭐야? 이거."


질긴 가죽으로 된 복띠 같은 게 몸 위에서부터 다리까지 몇 겹이나 칭칭 감겨 있었다.


이 광경은 어디 실험실에 끌려 들어가는 실험 재료한테나 할 법한 처치인데.


"납치된 건가?"


그러고 보니까 마지막에 나를 찾아온 어떤 여귀족이 있지 않았던가?


그녀의 짓인걸까?


"커억!"


조금만 몸을 움직였는데 입 밖으로 피가 터져 나왔다.


아직 내상이 치료된 게 아닌지 뒤늦게 후폭풍이 찾아왔다.


오장육부가 뒤틀어질 것 같은 끔찍한 고통은 둘째치고 근육통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리고 아까부터 머리 아래쪽으로는 감각이 없다. 손 하나 까딱하는 것도 힘들다.


살아 있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진즉에 죽었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였는데.


"그 여자가 나를 살린 건가?"


나한테 뭔가 바라는 게 있다고 했다.


그러니까 그녀가 나를 살려서 어디엔가 가뒀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일단 실험실일지도 모르는 이상 일 치르기 전에 어떻게든 빠져나가야 했다.


"아카시. 아카시?"


불러봤지만 대답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마족들 베다가 내구도가 다 닳아서 부러져버렸지 참.


"에라이, 씨발 좀 뭐라도 움직여라!"


어떻게든 움직이기라도 해야 빠져나갈 수 있을 것 아냐!


드르륵


갑자기 문이 열리고 바깥쪽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정신이 든 게 들켰나?


나는 서둘러 눈을 감고 최대한 고통을 억눌러 정신을 잃은 척 했다.


또각 또각 또각


성인 여성의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


가까이 다가왔을 때, 있는 힘껏 이 가죽 노끈을 풀어 기습을 먹여주리라.


"어머. 또 각혈을 했네. 이런 몸상태로 어떻게 살아 돌아온건지."


어?


어디에선가 들어본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이 목소리를 어디에서 들었더라?


"이런 몸상태가 될 때까지 만신창이가 되도록 마족들과 맞서 싸운 거겠죠. 그 덕에······."


이 목소리는 아카데미에 와서 들었던 적이 있었다.


"아즈엘카?"


"꺅!"


내가 눈을 떠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의 교장, 아즈엘카가 화들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내가 아카데미를 떠나기 전에 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아니, 그보다 조금 살이 빠지고 초췌해진 것 같기도 하고.


눈을 뜬 찰나, 애틋하게 나를 바라보면서 내 이마를 쓸어넘기려고 손을 내밀었던 걸 급하게 치우고 멀찍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상당히 얼굴이 새파랗게 질릴 정도로 창백해져서는 심장쪽을 움켜쥐고 숨을 헐떡였다.


"깨, 깨어났어요? 어, 언제부터?"


"방금. 그보다 당신도 그 녀석한테 잡혀온 거야?"


"네? 그 녀석? 잡혀 왔다뇨.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뭐?"


얘기를 하다가 문득 내가 지금 헛다리를 제대로 짚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반응이 영문을 모르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여기는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의 보건실이에요. 당신은 수술을 받고 여기로 옮겨진 거라구요."


"아르토리아 아카데미?"


여기가? 그런 것 치고는 처음 보는 곳인데.


그러고 보니 고문실이나 실험실이라고 하기에는 날카롭게 제련된 수술 도구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찬장 안에 들어 있는 약품이나 인체 모형, 그리고 검붉은 피가 묻어 있는 다량의 붕대들.


아마 저건 나를 치료하느라 사용된 붕대들일 거다.


경위가 없던 나머지 착각하고 있었던 건가.


그렇다면 정말로.


"돌아온 거야?"


믿기지 않았다.


그 지옥에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처를 입고 피를 흘려도 꾸역꾸역 어떻게든 돌아왔다는 말인가?


"네."


아즈엘카는 살며시 내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왔어요."


아르토리아 아카데미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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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 내기 23.03.10 19 0 12쪽
44 44. 살풍경 23.03.09 22 0 11쪽
43 43. 나름 잘 되어가고 있는 듯한 23.03.08 35 0 12쪽
42 42. 1교시 대환장 파티 (2) 23.03.07 29 0 13쪽
41 41. 1교시 대환장 파티 23.03.06 17 0 11쪽
40 40. 기습 23.03.05 19 0 14쪽
39 39. 용암 근처에서 노숙 23.03.04 22 0 13쪽
38 38. 탈락자는 아카데미 퇴출 (3) 23.03.03 20 0 12쪽
37 37. 탈락자는 아카데미 퇴출 23.03.02 28 0 10쪽
36 36. 종 쳐 (2) 23.03.01 34 0 10쪽
35 35. 종 쳐 23.02.28 31 0 10쪽
34 34. 정신교육과정 불나방 23.02.27 18 0 9쪽
33 33. 망나니 테스트 (2) 23.02.26 27 0 10쪽
32 32. 망나니 테스트 23.02.25 20 0 10쪽
31 30. 참교육 23.02.24 20 0 14쪽
30 30. 짹짹 23.02.23 22 0 14쪽
29 29. 할 일 투성이 23.02.22 18 0 16쪽
28 28. 적과의 불편한 동거 (4) 23.02.21 21 0 14쪽
27 27. 적과의 불편한 동거 (3) 23.02.20 23 0 13쪽
26 26. 적과의 불편한 동거 (2) 23.02.19 20 0 11쪽
25 25. 적과의 불편한 동거 23.02.18 23 0 11쪽
24 24. 결산 보고 23.02.17 24 0 11쪽
» 23. 낯선 천장이다 23.02.16 24 0 12쪽
22 22. 마무리는 용사의 몫 23.02.15 22 0 19쪽
21 21. 아이리스 아마게돈 23.02.14 25 0 17쪽
20 20. 배로 갚는다 (3) 23.02.13 23 0 15쪽
19 19. 배로 갚는다 (2) 23.02.12 22 0 18쪽
18 18. 배로 갚는다 23.02.11 24 0 10쪽
17 17. 뒤통수 얼얼하네 (2) 23.02.10 27 0 17쪽
16 16. 뒤통수 얼얼하네 23.02.09 28 0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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