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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722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09.10 07:00
조회
303
추천
1
글자
12쪽

81.정미년 통신사(1)-험난한 여정

DUMMY

[1607년 음력 3월부터 몇 주간 조선통신사는 뱃길을 따라 대마도, 이키섬, 시모노세키를 지나 오사카의 동쪽지역 효고까지 해로를 따라 이동을 했다. 그리고 효고에서부터 육로를 따라 오사카에 우선 도착을 했다.]


“부디 우리 일본으로 가는 500명이 넘는 정식 인원들을 비롯한 조선의 사람들 모두가 무사히 에도에 잘 들르고 한양으로 기원할 수 있도록 보살펴주시옵소서.”


통신사 일행은 출발하기 전에 바다에 제사를 올렸다. 혹시라도 큰 파도를 만나거나 기상악화로 인해서 배가 침몰되기라도 하면 망망대해에서 처참하게 물에 빠져 죽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선의 사신들은 간곡하게 제를 올려 무사귀환을 희망한 뒤 배를 타고 대마도로 이동을 했다. 비록 지금은 부산에서 쾌속정을 타면 3시간도 안 걸리는 여정이지만 이 당시에는 무척이나 위험했고 빨리 가더라도 하루 이틀은 걸리는 여정이었다.


「아이고 오셨습니까?」

“그렇소. 당신의 대마도주 평의지 맞소?”

「그렇습니다. 뱃길은 괜찮으셨습니까?」

“말도 마시오. 파도가 제법 높아서 엄청 힘들었습니다.”


대마도주 소 요시토시는 조선의 사신들을 극진하게 맞이했다. 이 때의 조선 사신들은 통신사라는 명칭이 아니라 ‘회답겸쇄환사’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그 이유는 아직 일본에 대한 확실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통신사라는 명칭 대신 일본의 요청에 회답을 하고 일본에 강제 억류된 억울한 백성들을 쇄환하기 위한 사신이라는 의미로 저런 명칭으로 사신을 보낸 것이다. 이 회답겸쇄환사는 이후 추가적인 2차례 통신사 역시 같은 명칭으로 통신사를 파견한다.


소 요시토시의 극진한 대우와 함께 정사 여우길과 부사 경섬을 비롯한 통신사 일행은 뱃길로 인한 피로를 풀기위해 누웠다. 그리고 계속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있는


조선 통신사는 배를 이용해서 오사카의 동쪽 지역인 효고까지 나아갔다. 하지만 그 과정이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우웩! 우웪!”

“아이고, 자네 원래 일본사람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근데 배 멀미를 다하고 희한안 일이야.”

“하하... 제가 일본사람이었긴 해도 원래 육지 사람인지라 읍! 으엑!”


하루는 임진왜란 때 조선으로 건너 온 뒤로 단 한 번도 배를 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배에서 심한 멀미를 했다. 하루뿐만이 아니라 평생을 육지에서 살았던 대다수의 조선 사신들 역시 배에서 멀미를 했다. 하지만 배 멀미는 일본으로의 여정에서 하찮은 경우에 불과했다.


“정사님! 정사님!”

“왜 그러느냐?”

“저기 뒤에서 우리를 따라오던 배들 중 한 척이 부숴져 졌습니다요!”

“뭐야? 배가 뒤집어져? 서둘러 가서 사람들을 건져 올리도록 하라!”


갑자기 통신사 일행이 타고 있던 배들 중 하나가 거센 파도에 그만 바닥이 깨지고 부숴져서 바다에 가라앉은 것이다. 가라앉은 배에 타고 있던 사신들과 선원들은 서둘러 부숴진 나무판자를 붙잡고 살려 달라며 애원했다.


“살려주시오! 살려주시오! 어푸푸!”

“푸하! 살려줘요! 제발!”

“자! 밧줄을 붙잡으시오! 빨리!”

“밧줄을 더 가져오너라!


다행스러운 것은 배가 가라앉아서 굉장히 위급한 상황이 벌어졌으나 다른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의 재빠른 대처로 바다에서 익사당한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사신단은 안도의 한 숨을 쉰 뒤 계속해서 바다로 나아갔다. 시모노세키를 거쳐서 일본 혼슈(本州)의 다양한 지역을 따라 계속 육지와 바다를 번갈아 밟아가며 전진해 나갔다.


“아이고! 또 며칠을 바다 위에서 고생을 하니까 아주 힘들어 죽겠군!”

「먼 길 오시느라 노고들이 많으셨습니다. 자 일단 숙소로 이동하시죠.」

“그럼. 흐음!”


조선통신사는 한 지역에 내려서 숙소로 천천히 이동해 나갔다. 모두가 험난한 바다에서 고생을 했던 터라 얼굴이 창백해졌고 피로가 가득해서 어깨가 축 쳐져 있었다.


“이야! 일본에도 까치가 있네? 신기하다!”

“예? 일본에 까치가 있어요? 어디요?”


일본에 까치가 있다는 사실에 하루는 서둘러 하급사신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정말로 까치들이 날아다니고 있었고 하루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왜? 일본에 까치가 있으면 안 될 일이라도 있느냐?”

“아뇨, 그게 제가 일본에 있을 때만해도 까치라는 것은 일본에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뭐? 그게 정말 사실이냐? 그럼 어찌된 것이지? 전쟁 중에 전리품으로 까치라도 들고 왔던 건가?”


그렇다. 원래 일본에는 까치가 없었다. 까치는 원래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대륙에만 있던 새였다. 일본은 아시아 대륙과 멀리 떨어져 있던 섬나라로 까치가 이동하지 못하는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임진왜란 전에는 일본에 까치가 한 마리도 없었다. 하지만 전쟁 중에 일본에서 본 적 없던 까치를 바라본 장수들 중 누군가가 전리품으로 까치도 포획해서 일본 혼슈로 데려온 것이다.


“세상에 귀여워라. 여기에도 조랑말이 있구나? 마치 제주도에서 조선 팔도로 보내오는 조랑말들과 비슷하게 생겼네?”

“예? 어디요?”

“저기를 보거라! 아주 똑같이 생겼어?”


하루는 또 다시 조랑말을 쳐다봤고 또 다시 놀라워했다. 자신이 일본에 지내면서 저렇게 생긴 말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죄송하지만 저렇게 생긴 말들도 일본에 살면서 단 한 마리도 본 적이 없습니다.”

“뭐? 그럼 저 조랑말들도 일본에 원래 있던 동물이 아니란 소리야? 살다 살다 까치뿐만이 아니라 조랑말들 까지 훔쳐와! 이 왜놈들을 그냥!”

“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자네가 왜 사과를 해! 자네도 엄연히 조선 사람이고 조선의 통역관이야. 내가 아주 에도에 도착하면 일본 왕한테 가서 따질 테니까 두고 보라고!”


일본에 있던 조랑말들 역시 사실은 조선 본토에 있던 제주마들을 포획한 것이었다. 일본에 있었던 일반적으로 거대했던 말들과 달리 체구가 100센티미터에서 130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는 제주도의 조랑말들은 장수들에게 신비로운 동물이었고 소와 닮은 말이라는 의미로 우시우마(牛馬)라고 칭하며 잔뜩 포획해서 혼슈로 가지고 온 것이었다.


사신단들은 여관에 들어왔고 일본식 가이세키 정식 진수성찬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야! 오늘도 아주 푸짐한 식사가 대접되어 있습니다.”

「하하, 맘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이 지역 수산물과 특산품들이 주가 된 요리입니다. 남쪽 지역에 가서 더운 지역에서만 자라는 과일도 구해왔습니다.」

“그래요? 감사합니다. 그럼 다들 수고들 많았고 식사들 하십시다.”


각종 회와 해산물요리들이 보기 좋고 깔끔하게 차려져 나왔으며 조선에서 보기 힘든 열대과일들도 조금씩 올라왔다. 조선 사신들은 모두 배부르게 식사를 했고 숙소에서 그동안에 쌓인 피로들을 천천히 녹여냈다.


“자! 계속해서 이동하죠.”


조선통신사는 바닷길을 따라 힘들게 서쪽으로 이동을 해나갔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바닷길의 종착점인 혼슈의 효고에 도착을 했고 조선의 사신들은 당분간 배를 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엄청 기뻤다.


「지금부터는 육로를 통해서 오사카, 교토를 지나 에도막부까지 여러분들을 안내하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리겠소.”


조선통신사는 각각의 지위에 따라 가마를 타거나 말을 타거나 걸어서 오사카성으로 이동을 했다. 오사카성에 가까워지자 많은 일본인들이 뛰쳐나와 역대 최고의 규모를 자랑했던 1607년의 조선통신사를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오사카성이 보이기 시작하자 모두들 복식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조선의 악기로 조선음악을 연주하며 위엄을 떨치며 행진해 나갔다.


「이야! 저게 뭐래? 저 끝없는 행렬 좀 봐봐?」

「조선? 저기 조선이라고 적혀있는 거 같은데?」

「우와! 그럼 조선에서 저 많은 사신들이 우리 일본을 방문 한 거야? 놀랍고도 신기하다!」

「그러게 복장도 그렇고 연주하는 음악이나 악기들도 그렇고 다들 새롭네?」

「아무래도 오사카성에 가는 거겠지? 그지?」


일본인들은 조선통신사의 엄청난 규모와 듣지 못했던 장엄한 조선음악에 압도되어 입을 떡 벌리고 대로를 따라 나아가는 조선통신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일본사람들은 조선통신사의 모습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반면에 조선통신사는 무척이나 화려한 오사카성의 모습에 매료되고 압도되기 시작했다.


“야야, 하루야. 저게 정말로 일본의 성의냐?”

“예, 저게 진짜 오사카성 맞아요. 풍신수길이 지었던 오사카성이 맞습니다. 제가 거의 20년 전쯤에 지나왔을 때와 거의 비슷하네요.”

“으어억! 정말이냐? 성벽도 높고 성의 높이도 만만치 않은데? 게다가 지붕의 크기나 지붕 위에 금박 장식들 좀 보거라! 한양에 있는 대부분의 궐들은 될 것도 아니구나.”

“쳇! 왜놈들이 성이 저렇게나 웅장하고 아름답다니! 뭔가 우릴 꾀기 위한 속셈이 있을 것이야!”

“헤헤, 아니에요. 그런 건 없을 겁니다. 게다가 오사카성은 제가 일본에 살면서 본 성들 중에서도 가장 큰 성이니까요. 저도 다시 보는 데 정말로 으리으리하군요.”


조선통신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었던 열도에서 가장 화려한 성을 보면서 감탄을 터뜨렸고 질투심이 들기도 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본이 왜놈이라고 무시했던 일본이 조선이 감탄을 할 정도로 화려한 문명을 꽃피우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거대한 천수각과 화려한 장식들 높은 겹겹의 성벽과 해자. 조선통신사는 겉으로는 근엄한 모습을 보이며 오사카성에 입성했으나 계속 눈동자를 돌리며 신비로운 오사카성의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오사카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사신단의 정사와 부사, 종상관 공들과는 앞으로의 일정과 관련 되서 전할 말이 있사오니 잠시 성 중심에 있어주시고 나머지 분들을 성안에서 인사를 나누신 뒤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오사카성에서 공적인 인사를 간단히 나눈 뒤 하루는 하급사신들과 함께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로 돌아와서는 잠자리에 누운 채로 하급사신들이 일본에 대해 궁금한 점들이 생긴 것을 하루에게 하나씩 질문했다.


“근데, 하루야 대판(오사카)에서 강호(에도)까지는 얼마나 걸릴까?”

“글쎄요. 저도 에도는 가본 적이 없습니다. 에도보다 훨씬 서쪽에서 농민으로 지냈거든요.”

“그래? 그러면 하루는 출신지가 어딘지 궁금하구나. 출신지 좀 알려 주거라.”

“제 출신지요? 저는 나가시노에서 태어났습니다.”

“나가시노? 그게 어디인데?”

“나고야 동쪽에 있습니다. 앞으로 조선사신이 갈 길을 보면 교토를 지나 나고야 그리고 오카자키를 거쳐서 한 참 동쪽으로 이동하면 에도에 도착할 겁니다.”

“오호 그래?”


앞으로의 일정과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눈 다음에 또 며칠 뒤 먼 길을 나서야 하기에 통신사의 하급사신들은 서둘러 잠에 들었다.


반면 하루는 부모님과 하나를 만날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에 흥분 되서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벌써 오사카야! 조금만 더 가면 나고야고! 이제 몇 주만 더 기다리면 부모님과 하나를 만날 수 있어!」


하지만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졌다. 곰곰이 조선통신사의 육로일정을 곰곰이 생각을 해보자 비극적인 결과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맞다. 조선 사신들은 나가시노를 거치지 않잖아... 오카자키에서 동쪽으로 가면 나가시노인데 남쪽으로 간다고...? 젠장! 여기까지 와서 일이 좌절되는 건가? 흑..흑..어쩌지?」


나가시노를 바로 코앞에 두고 다른 길로 예정이 되어있는 통신사의 여정. 과연 하루는 나가시노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작가의말

과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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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정미년 통신사(6)-조선귀국 18.09.15 312 1 13쪽
85 85.정미년 통신사(5)-나쁜남자 18.09.14 319 1 14쪽
84 84.정미년 통신사(4)-공식일정 18.09.13 316 1 12쪽
83 83.정미년 통신사(3)-불효자 18.09.12 307 1 16쪽
82 82.정미년 통신사(2)-스쳐지나감 18.09.11 297 1 12쪽
» 81.정미년 통신사(1)-험난한 여정 18.09.10 304 1 12쪽
80 80.국교회복과 뜻밖의 기회 18.09.09 358 1 15쪽
79 79.북쪽의 세력다툼 18.09.08 337 1 11쪽
78 78.쇼군이 된 이에야스 세자를 막는 선조 18.09.07 327 1 13쪽
77 77.마테오 리치와 게으른 황제 18.09.06 348 1 13쪽
76 76.나라의 배신 18.09.05 370 2 13쪽
75 75.세키가하라 전투 18.09.04 370 1 12쪽
74 74.북쪽의 새로운 강자 18.09.03 353 1 12쪽
73 73.흉흉한 소문(2) 18.09.02 376 1 13쪽
72 72.되찾은 평화와 아기 18.09.01 388 1 12쪽
71 71.전후처리 18.08.31 377 1 12쪽
70 70.마지막 해전 18.08.29 38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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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6.나라를 위해서라면 18.08.19 417 1 11쪽
65 65.전쟁의 광기 18.08.07 433 1 12쪽
64 64.필사즉생 18.08.05 426 1 15쪽
63 63.하늘과도 같으신 어머니(2) 18.08.04 413 2 11쪽
62 62.하늘과도 같으신 어머니(1) 18.08.03 435 1 12쪽
61 61.재입대 18.08.02 459 1 12쪽
60 60.칠천량해전 18.07.31 440 1 14쪽
59 59.백의종군 18.07.29 426 1 12쪽
58 58.전쟁은 끝날 것인가?(2) 18.07.28 415 1 13쪽
57 57.전쟁은 끝날 것인가?(1) 18.07.27 428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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