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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16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09.08 08:00
조회
335
추천
1
글자
11쪽

79.북쪽의 세력다툼

DUMMY

[1605년 음력 3월 조선의 북쪽 지역. 부잔타이가 이끄는 울아국에서 9000명의 병사를 이끌고 동관을 함락했다. 조선은 이 병사들을 물리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고 대패하기도 했다. 부잔타이는 동해여진을 약탈하기도 한 자고 누르하치를 멸하려 한 적도 있었으나 이 때까지만 해도 누르하치와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다.]


“장군! 장군!”

“아니? 갑자기 아침 일찍 무슨 소란이냐?”

“빨리 밖으로 나와 보세요! 아주 큰일이 났습니다!”


오늘 날 아침 함경도 북쪽에 위치했던 동관이라는 국경지역에 갑자기 수많은 적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성을 둘러쌓다. 처음에는 여진족이 이탕개의 난 이후로 다시 대규모로 쳐들어 온 것으로 생각했으나 여진족은 아니었다. 다름 아니라 동해여진에 대해 욕심을 품고 있었던 울아국의 부잔타이가 뜬금없이 조선의 북쪽 국경을 공격해 온 것이다.


〖쳐라!〗


갑작스런 수많은 병사들의 공격으로 동관은 처참하게 함락이 되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소식은 곧바로 조정에 전달이 되었다.


“전하! 지금 동관에서 9천에 가까운 홀적(울아국의 적들)이 나타나서 동관을 함락하고 인근 지역을 혼란케 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뭐라? 9천이나 되는 홀적들이 국경을 넘어 동관을 함락했다? 홀온(울아)에서 왜 이토록 갑자기 우리 조선을 공격한 것이냐?”

“그것이 신들이 추측하건데 동해여진에 대한 세력 확장을 실현하기 위해서 먼저 조선을 공격한 것이라고 사료됩니다만...”

“과인은 오랑캐들이 국경을 침공했다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소! 지금 당장 병사들을 소집해서 홀적들을 멸족시킬 수 있도록 하시오!”


조선 조정에서는 재빨리 이곳저곳에서 잘 훈련된 병사들을 소집했다. 하루라도 빨리 혼란에 빠진 북쪽 지역을 다시 되찾기 위해서 몇 주 동안 분주하게 병사를 모으고 훈련을 시켰다.


“아빠! 아빠! 할부지! 할부지!”

“그래! 아이고 우리 손자 귀여워 죽겠네. 그래 아부지가 좋냐? 아님 할부지가 좋냐?”

“할부지가 더 좋아요!”

“뭐? 아람이 이 녀석! 자식 키워봤자 다 소용없네!”

「푸하하. 고놈 말하는 것 좀봐! 마루가 마루 아버지랑 하는 게 똑같아!」

「그러게 말이야? 크흐흐흐」


밭일을 마치고 나서 쉬고 있는 동안 5살이 된 마루의 아들 아람이와 친구들, 가족들이 함께 웃고 떠들고 있었다. 전쟁이 끝이 나자 일본인 친구들 역시 가끔 군영에 불려가기는 하지만 정착을 하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아람아! 평화형이랑 소미동생이랑 저 쪽으로 가서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거라! 아빠랑 아저씨들은 다시 일을 해봐야 되요.”

“네! 아부지! 형아 나비 잡으러 가자!”

“그래! 잘 따라와! 소마 너도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고!”


마루는 자신의 아들을 켄타의 아들 평화와 소우스케의 딸 소미와 함께 놀고 있으라고 말을 한 다음 친구, 가족들과 함께 다시 밭일을 하러 나섰다.


“이야, 별 차이 아닌 것 같은데 2년 차이가 많이 크긴 크네. 켄타? 네 아들 평화랑 우리 아람이랑 덩치 차이 좀 봐? 키 차이가 두 뼘 가까이 되겠는 걸?”

「뭐, 그거야 그렇지? 그나저나 소미는 갈수록 소우스케의 형수님을 닮아가는 거 같아?」

「헤헤, 우리 딸이 이쁘장하긴 하지!」

「그나저나 켄타랑 마루는 둘째가 생겼다면서?」

“응! 이게 다시 별별 잡역을 다 하다보니까 애 하나 키우는 것도 힘들긴 한데, 그래도 형제, 자매는 있어야 될 거 같아서.”

「맞아! 나는 조선에 정착한 김에 자식을 다섯은 낳고 싶어!」

「이런, 켄타 저 욕심꾸러기. 마누라 힘든 건 생각도 안하냐?」


따뜻한 봄에 밭에서 모두들 열심히 일하고 돌아갔다. 그런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는지? 갑자기 대로에 붙어있는 한 장의 대문이 있었다. 하루와 친구들도 궁금해서 앞으로 나아가 읽어보았다.


“어디보자. 뭐라고 쓰여 있는 거야? 병사 어쩌구저쩌구.”

“에이그. 그렇게 글씨도 못 읽으면서 어떻게 무과에 합격한다고.”

“그럼 아버지는 읽으실 수 있으세요?”

“어? 아니...”


그러던 중에 한 평양성 아전이 와서 붙어있는 대문을 친절하게 읽어주었다.


“아이고, 저녁에 또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오셨구나. 자 제가 읽어 드릴테니 잘들 들으시오! 요 근래 북쪽의 동관이 홀적 오랑캐들에 의해서 함락을 당하고 북쪽 국경 지역이 혼란하게 되었답니다. 해서 홀적들을 무찌르기 위해 말을 잘 타는 병사들을 모집한다고 합니다. 말 잘 타는 사람들은 자원해서 평양성 군영에 오셔서 훈련을 받으시오! 라고 써 있습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자원들 하시오.”


평양성의 농민들은 그때서야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고 쓸데없는 상상을 한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모두들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마루는 달랐다. 뭔가 팍! 하고 머리에 내용이 박혔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루는 자신의 생각을 가족들에게 말했다.


“아버지 제가 한 번 지원해볼까요?”

“뭐? 너 말도 타본 적 없잖아? 그런데 무슨 수로 말을 타고 달려오는 오랑캐들을 네가 무찌르겠니?”

“에이! 제 활솜씨 모르세요? 말을 못 타도 활로 멀리서 쏴서 격파하면 되죠!”

「근데, 마루야 너 활은 조총보다 훨씬 못 쏘잖아.」

“음... 그건.”

“아들! 이 아버지가 너 무관 된다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만 이건 도가 너무 지나쳤다. 아니 말을 한 번도 타본 적 없는 놈이 무슨 놈이 오랑캐들을 무찌른단 말이야? 괜히 갔다가 좋은 꼴 못 본다. 이건 나 아니더라도 어머니나 며느리도 반대할 사항이야! 그러니까 헛된 꿈을 버리고 현실을 좀 보렴.”


마루의 아버지 만득이는 아들에게 훈계를 줬고 하루도 옆에서 친구의 무모한 생각을 만류했다. 마루는 시무룩해졌지만 자신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너무 억지스러운 주장이었음을 알고 더 이상 입 밖으로 자원입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루가 자원입대 하지 않은 것은 오히려 잘 된 선택이었다.


몇 달 뒤 5월에 어렵사리 병사를 모으고 훈련을 시켜서 기병대를 이끌고 조선은 울아국의 병사들을 격파하기 위해 나섰다. 3천명의 기병들은 의기양양하게 오랑캐의 뿌리를 뽑아버리겠노라 나섰다. 그런데


“기습이다! 적들이 주변에 매복되어있다.”

“다들 당황하지 마라! 진영을 유지하며 싸워라!”


조선의 병사들은 매복에 빠졌고 고작 수백 명의 병사들에게 대패했다. 만약 마루가 말도 못타면서 자원입대 했다면 그는 가족들과 영원히 작별했을 것이다.


「아저씨들 들었어요? 글쎄 홀적을 물리치겠다고 나선 조선 병사들이 기습을 당해서 엄청 많이 전사하고 대패한 뒤 돌아왔데?」

“거봐! 마루야 네가 갔으면 어떻게 되었겠니? 아버지 말 듣기를 잘했지?”

“어휴.. 생각 만해도 끔찍하네요. 움직이지도 못하고 저세상으로 가버렸겠죠...”



그 뒤로 조선은 울아의 적들을 몰아내기 위해 수많은 희생과 노력을 기울였고 힘들게 국경을 지켜냈다.


이러한 울아와 부잔타이에 대한 이야기는 만주지역에 있던 누르하치에게도 재빠르게 전달이 되었다.


〖군장님! 울아의 부잔타이 추장이 이번 봄에 조선의 국경을 침공했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부잔타이녀석 그렇게 될 거였으면 가만히 있는 조선은 뭐 하러 쳐들어갔지, 추장이라는 놈이 한심하기는. 그래도 부잔타이가 그렇게 행한 것은 동해여진을 먹고자 하는 마음에서였겠지?〗

〖아무리 그래도 같은 동족이 공격당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 지요?〗

〖먼 친척과도 같은 동족이니 조금 마음에 걸리는 게 있기는 하지. 하지만 나중에 동해여진도 우리가 정복하고 통합해야 될 지역이 아니더냐? 그런 동해여진을 부잔타이가 약하게 만들어준다면 우리야 어부지리와 같지.〗


누르하치와 그를 따르는 장수들은 누르하치의 세력 확장과 더불어 급변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도 부잔타이가 예전에 몽골 놈들과 손잡고 군장님을 멸망시키려 했던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 부잔타이 녀석은 믿은 놈이 못 된다는 것은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우리에게도 도움 되는 일이 하고 있으니 지켜보고 있자꾸나. 허나 나중에 바로 우리들을 기분 나쁘게 하는 짓을 한다면 그 땐 바로 울아를 정복해 멸망시켜 버릴 것이야.〗


울아국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어느 정도 누르하치와 부하들의 의견이 모아지게 되자 다음에는 조선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왔다.


〖그럼, 이번에 울아의 공격을 받은 조선에 대해서 군장님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조선? 조선에 대해서는 아직 딱히 뭐라고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 않구나. 근래에 그들이 우리에게 크게 뭘 잘못한 것은 없지 않더냐?〗

〖하지만 예전에 군장님께서 친히 조선이 일본 군사들에게 공격을 당했을 때 병사를 보내겠다고 했으나 이를 거절했습니다. 이것은 군장님이 자존심을 깎아 내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어요!〗

〖맞습니다! 게다가 일본과의 전쟁이 어느 정도 끝나가자 조선은 갑자기 자신들의 북쪽 국경을 혼란케 한다면서 우리들을 토벌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이 때 저희도 피해를 좀 입었죠.〗


누르하치의 부하들은 과거 임진왜란당시 지원군 요청을 거절한 조선의 모습. 강화협상 당시인 1594년에 여진족을 공격했던 조선의 과거이야기를 꺼내며 누르하치에게 조선이 이런 짓들도 했는데 왜 가만히 있냐고 여쭈었다.


〖허허, 조선이 우리 뜻을 거절한 것은 명나라의 눈치를 본 것이겠지. 나라가 망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그 당시 가장 거대한 제국의 의심을 받으면 어찌 되었겠느냐. 물론 우리야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렇다고 조선이 크게 잘못했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러면? 저희를 공격했던 과거 일들에 대해 서는요?〗

〖그거야, 분하기도 하고 우리에게 고통을 남겨줬으니 복수심도 들기야 하겠지. 허나 우리가 먹을 것이 없어졌을 때 무단으로 조선 국경을 넘어 그들을 괴롭혔던 과거도 있고 이탕개 녀석이 난을 일으킨 적도 있었어. 그렇게 조선 북쪽을 황폐케 만들고 약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너무 먹을 것이 없을 때 소금과 식량을 원조해 줄 것을 요청하면 조선이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겠지만 우리에게 쌀이나 잡곡 소금이나 간장 등을 전해주어 우리들을 살려주지 않았더냐? 따라서 우리의 과오도 있고 조선이 그동안 잘 해준 것들도 있으니 조선에 딱히 무력을 행할 생각은 없구나.〗


누르하치는 조선에 대한 입장을 마친 다음에 자신이 진정으로 점령, 정복해야 되는 대상을 소리쳤다.


〖우리가 지금 점령해야 될 것은 조선과 울아국 따위가 아니다. 우리가 진정 지금 해야 되는 일은 빨리 해서여진의 남은 지역들을 정복하고 통합한 다음 다시 금나라를 세우는 것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와 조부를 죽인 명나라를 함락시키는 것이 우리 여진이 최종 목적 이니라!〗


조선과 일본 사이에 평화가 지속되고 있는 동안 조선과 만주지역 사이 그리고 여진족과 북쪽 여러 민족사이의 세력다툼은 오히려 난감하고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점점 동북아시아 대륙에서 복잡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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