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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720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09.03 08:38
조회
352
추천
1
글자
12쪽

74.북쪽의 새로운 강자

DUMMY

[1599년 누르하치는 해서(海西)여진의 하다거점 멸망을 시작으로 타 지역으로의 본격적인 세력 확장과 여진족 통합을 시작한다.]


〖적장을 끌고 오너라!〗


압록강 넘어의 만주지역에서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여진족은 원래 건주여진, 해서여진, 야인여진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누르하치는 건주여진의 군장이었다. 그동안 해서여진은 4개의 근거지를 이루며 중심이 되는 족장이 이끄는 체제였다. 하다, 호이파, 울하, 예어 네 개의 지역을 거점으로 분할 된 체제를 유지하고 있던 여진이었는데, 누르하치가 병사를 이끌고 해서여진의 하다를 멸망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누르하치 네 이놈! 감히 네 놈이 우리 하다를 무력으로 침범하느냐?〗

〖침범? 침범하기 전에 네놈들이 지역 사람들을 잘 보살폈어야지? 힘도 기르지 않고 매일 명나라 눈치만 보면서 살아갔던 네놈들이 지금까지 한 것이 도대체 뭐가 있느냐? 해서 내가 직접 여진을 통합하고자 이렇게 오늘날 하다를 공격한 것 이니라!〗

〖크하하, 이봐 누르하치 마치 왕이라도 된 것처럼 구는구나? 가소롭다.〗

〖가소롭기는? 나는 여진을 통합하고 정말로 왕이 자리에 오를 것이다. 여봐라! 하다의 족장녀 석 목을 쳐라!〗


요란한 칼바람과 함께 검붉은 피가 하늘로 높게 솟구쳤고 하다의 족장 머리가 땅에 툭 하고 떨어졌다. 이로써 누르하치의 본격적인 해서여진 통합이 시작되었다.


〖축하드립니다. 이제 군장님의 영향력이 해서여진에도 뻗치기 시작했군요!〗

〖흠, 그래. 이제야 뻗치기 시작한 거지.〗

〖예? 무슨 불만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내 나이가 이제 마흔이다. 헌데 이제야 해서여진 통합을 시작했다니 참으로 늦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허나 그렇다고 서둘러서 다른 지역까지 통합하려고 대규모 전투를 한다면 지금까지 이룬 것이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어! 일단은 호이파, 울하, 예어 지역의 족장들의 상황을 잘 살펴보고 나중에 어느 지역을 칠지 결정하자고! 일단 오늘은 먹고 마시며 쉬도록 하여라!〗


누르하치는 이제 마흔 살이 되었다. 인생의 전성기가 시작될 나이이기도 하지만 이제야 해서지역의 통합이 시작된 것에 조금은 아쉬움이 있는 듯 보였다. 하루 빨리 여진족을 통합해서 국가를 세우고 칸이 되고 싶어 하는 누르하치는 죽기 전에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라며 술잔을 들었다.


〖다들 오늘 고생 많았다! 오늘의 전투승리를 기점으로 앞으로 함께 여진을 통합해 나가자!〗

〖우와와와!〗

〖오늘은 다들 먹고 마시며 밤새 즐기도록 하자! 건배!〗

〖건배!〗


하지만 누르하치의 세력이 점점 커질수록 주변 국가인 조선과 명나라의 긴장은 점점 커져나갔다.


“전하,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노이합적(奴爾哈赤=누르하치)이 해서지역의 여진족 중 한 지역을 멸망시켰다고 하옵니다.”

“뭐라? 노이합적이 말이더냐?”

“그러하옵니다. 전하.”


조선 조정에서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신경을 덜 쓰고 있었던 여진족에서 그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에 놀람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헌데 노이합적이라 하면 과거 임진년 왜란이 일어났을 때 우리에게 두 차례나 기병대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자가 아닙니까?”

“예, 맞습니다.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자가 이제는 부족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듯 보입니다.”

“전하, 여진족이 세력을 키우기 전에 먼저 병사를 보내 세력을 꺾으셔야 하옵니다.”

“잠시만 기다리시오. 허면 임진년에 노이합적이 얼마나 많은 병사를 지원해 주겠다고 했는지 기억하는 자가 있소?”


궁궐 안에서는 정적의 시간이 흘렀고 그에 대한 정보가 기억난 관리중 하나가 조심스럽게 선조에게 말을 올렸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신이 기억나는 내용으로는 2만의 대군을 지원해 주겠다고 서신을 보낸 것이 기억이 나옵니다.”

“뭐라? 2만? 노이합적이 정말로 2만의 기병을 지원해 준다고 했소?”

“그러하옵니다. 전하.”


누르하치가 과거에 2만 명의 기병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듣고 모든 대신들은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혀를 차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전하, 아뢰옵기 황망한 말씀이오나 신의 생각으로는 지금은 노이합적을 대적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옵니다.”

“아니? 정대감? 그건 또 무슨 해괴한 말씀이시오? 우리 조선이 오랑캐를 이길 수 없다 그 소리요?”

“그렇습니다. 저도 마음 같아서는 저 오랑캐 놈들 쳐부수고 싶지 않겠습니까? 헌데 지금 우리는 전쟁을 끝내고 막 1년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수십만의 백성들의 전쟁 중에 왜적들의 손에 죽어나갔고 또 수십만의 백성들이 굶주려 죽었거나 병에 걸려 죽었습니다. 총 농지의 7할의 황폐화되었고 때문에 아직도 인육을 먹는 등 전후 폐허가 된 우리영토가 아직 다 회복되지도 않았습니다. 전하 신이 청하옵건데 우선은 우리 백성들을 구휼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하옵니다.”

“저도 좌상의 생각과 같습니다. 일단은 우리의 쇄한 국력을 회복하고 여진족들의 동향을 좀 더 살펴본 다음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사료되옵니다.”

“좌상과 병판 생각이 그러하다니... 내 그 뜻에 따르겠소. 우선 백성을 구휼하고 농지를 다시 살리는데 주력하도록 하시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조선 조정은 여진족의 누르하치가 본격적인 여진통합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두려움이 생겨나고 있었다. 임진왜란 때에도 2만이라는 막대한 병력을 지원해 주겠다고 직접 찾아왔던 누르하치가 이제는 그 세력을 건주여진을 뛰어넘어 해서여진까지 그의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니 경계해야 할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두렵기 시작한 것은 명나라 조정역시 마찬가지였다.


『그 소식 들었습니까?』

『무슨 소식인데 그리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계신지요?』

『노이합적 이야기 말입니다! 노이합적이 해서여진의 한 지역을 멸망시켰답니다. 자신의 구역으로 만들어버렸다고요!』

『뭐라고요? 노이합적이 해서여진을 본격적으로 점령하기 시작했다는 겁니까?』


명나라 조정에서는 조선보다 누르하치와 관련된 일이 더 민감했다. 그 이유는 명나라의 여진족을 대하는 방법에 있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우리 명나라는 여진족이 말썽을 부리지 않게 하기위해서 정말 많은 방법을 써왔죠.』

『그렇소. 그 중에서 가장 잘 먹혔던 방법은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며 싸우게 하는 방법과 우리 명나라를 약탈하지 않고 황제에게 충성을 받치면 공물을 나눠주는 방법이 있었소이다.』

『노이합적역시 그 공물을 받는 방식으로 세력을 막대하게 키운 사례가 아니겠습니까?』

『맞소. 헌데 여기 젊은 관료들은 잘 모르는 일이 있는 듯해서 과거 노이합적과 명나라 사이에 있었던 불화를 하나 이야기 해주겠소.』


한 나이 많은 관료가 젊은 관료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 명나라와 누르하치 사이에 있었던 비극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니?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이건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닐세. 노이합적의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우리 명나라의 잘못이지. 과거에 우리 명나라에서 누르하치가 있는 건주여진 지역을 크게 정벌하러 나선 적이 있었네. 우리는 수많은 건주여진의 장정들을 죽여서 명나라를 넘보지 못하게 만들려고 했지. 그 전투에서 엄청나게 많은 사내들을 죽였는데 문제는 그 사내들 사이에 노이합적의 아버지와 조부가 있었다는 것이지.』

『예? 우리 명나라가 노이합적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죽였단 말입니까?』

『그렇소. 때문에 우리조정에서는 노이합적을 달래고자 많은 공물을 줬고 이에 노이합적도 노여움을 풀어줬지. 문제는 노이합적이 계속해서 우리 황제에게 충성심을 보내서 다행이긴 했으나 오히려 우리가 나눠준 공물로 그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소. 해서 건주여진에서 가장 약했던 노이합적이 세력을 확장해서 건주여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군장이 되었고 이제는 해서여진까지 그의 세력을 확장하며 여진족을 통합하려고 하고 있는 것이오.』


그렇다 과거 누르하치는 건주여진에서 가장 세력의 약한 부족을 이끌고 있었다. 헌데 어느 날 갑자기 명나라 대군이 그의 지역을 정벌하러 온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누르하치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명나라 병사들의 손에 죽게 되었다. 누르하치는 너무나도 화가 나서 눈이 뒤집어질 지경이었고 세상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명나라 장수들은 이를 일찌감치 눈치 챘다. 따라서 누르하치를 달래고자 평소보다 더 많은 공물을 나눠주었고 이에 누르하치는 이들의 용서를 받아주었다. 그러나 누르하치는 이를 잘 이용해서 오히려 명나라로부터 많은 공물을 뜯어내고 자신의 세력을 키워나갔다. 그 결과 건주여진에서 가장 세력이 커졌고 건주여진이 군장이 된 다음에 이제는 해서여진까지 정벌할 만큼 막강한 위세를 떨치게 되었다.


이에 명나라에서는 자신들이 나누어준 공물들로 저렇게까지 성장해버린 누르하치를 이제는 쉽게 대적할 수도 없어 어찌 처리할지 골머리를 썩이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하하, 그래도 이건 너무 큰일입니다. 우리가 나눠준 공물로 저렇게나 성장해 요동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우리 힘으로 저자들을 쉽게 꺾을 수 없다는 것이네. 노이합적 세력이 너무나도 강성해졌어. 아울러 최근에 조선에 군대를 보내고 큰 손실을 입은 터라 저들을 대적한 정도로 잘 훈련된 병사들을 소집할 수 있을지의 여부도 의문일세. 또 어설프게 저들을 정벌하려고 했다가는 노이합적이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죽음을 물어 역으로 우리를 몰아갈 수도 있네. 현 상황에서 우리는 노이합적에게 대적할 힘도, 명분도 없는 상황이야.』

『그래도 서둘러서 이를 논의해 노이합적이 더 세력을 뻗치기 전에 손을 봐야할 거 같은데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잘 훈련된 병사들을 모아서 요동지역에 배치를 시키고 꾸준히 감시를 해야 되겠지. 헌데 나도 이 점이 염려가 되어 여러 차례 황제에게 상소도 올리고 대궐에서 신하들과 함께 논의할 것을 요청했으나 번번이 황제께서 이를 거절하시기에 나도 어찌할 수 없는 처지라네.』


명나라의 나이 많은 신하는 이 점이 염려스러워 누르하치와 관련된 이야기를 상세히 적어 매주 상소를 올렸으나 이전과 달리 매우 게을러진 황제는 쉽게 답변을 주지 않았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나라는 제대로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군장님?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그래, 무엇이더냐? 내 뭐든지 알려주겠다.〗

〖군장님께서는 어찌하여 여진을 통합하시려 합니까? 예전에 여진을 통합하고 영광스러웠던 금나라 시절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으나 그것 말고도 이유가 더 있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누르하치는 들고 있던 술잔의 술을 모두 마셔버린 다음에 술잔을 손으로 꽉쥐면서 답변을 했다.


〖내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다.〗

〖네?〗

〖너는 그 때 어렸을 때라 잘 기억을 못하겠지만 우리 부족지역을 쳐들어온 명나라 군사들의 손에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목숨을 잃었다. 해서 나는 그런 명나라를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나는 그들의 사과로 나눠준 막대한 공물로 세력을 키웠고 하나씩 부족들을 통합하며 세력을 키워 지금 여기까지 왔다. 나는 반드시 여진을 통합해 막강한 국가를 세워 저 명나라에게 복수를 명나라를 멸망시켜 버릴 것이다!〗


누르하치는 손에 힘을 주어 힘줄이 잔뜩 올라왔고 술잔이 부들부들 떨렸다.


쨍그랑!

술잔이 깨지고 누르하치의 왼손에는 피가 뚝뚝 떨어졌다. 누르하치의 눈에는 젊은 시절 겪었던 사건에 대한 분노가 다시금 이글거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누르하치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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