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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95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08.07 08:00
조회
429
추천
1
글자
12쪽

65.전쟁의 광기

DUMMY

[남녀노소 상관없이 조선 사람들의 목을 모두 베어와라! -도요토미 히데요시-]


[우리 조선 사람들을 잡으면 빠짐없이 코를 베어 위엄을 보였기 때문에...-징비록-]


조선 조정에서는 이순신이 단 열두척이 배로 2명의 전사자 만을 낸 채 수많은 적들의 목을 베고 서른 척의 적선을 격파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 반면에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있어서 이 소식은 이번 전쟁 역시 그의 뜻대로 흘러가지 많은 안을 것임을 암시했다.


정유재란이 발발하고 수개월이 지났다. 경남일대에 있었던 일본의 영주와 장수들은 왜성을 쌓아서 장기항전을 준비했고 조선과 명나라의 군대들은 직산(천안부근)전투에서 승리하여 일본군의 진격을 막아 충청도 위로 올라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또한 명량해전 이후 일본군의 사기가 꺾인 이후로 바다길 역시 막혀버린 지 오래였다.


전쟁은 또 다시 양측에 막대한 피해만을 남긴 채 서로 지쳐만 가고 있었다. 양측 모두 배불리 먹지 못하고 지겹도록 전선을 지키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힘겨운 가을이 흘러 지나갔다.


「이순신이 구루지마 가문의 수군을 몰락시켜 버렸고 직산에서도 패배를 했어!」

「그렇습니다. 태합전하.」

「이런 바보 같은 놈들을 봤나! 어떻게 우리 측 숫자가 더 많은 전투에서 질 수가 있는 것이냐! 또 육지에서까지 저지를 당하다니! 멍청한 놈들! 한심한 놈들! 이런 젠장!」


늙고 초라해진 히데요시 역지만 아직까지 그의 정복전쟁에 대한 욕망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광기가 가득해 졌다. 그의 눈빛은 이제 지옥에서 올라오는 마귀들의 눈빛과도 같았고 그의 갈라진 목소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조선 정벌을 통해 무언가를 얻어내고 자 함이 드러나 있었다.


「이제 조선의 도공들도 조선의 동식물들도 다 필요 없다! 다 필요 없어! 지긋지긋 하다 조선! 그 명나라보다 훨씬 작은 땅을 우리가 갖지 못해서 안달을 하고 있으니! 에잇!」


쨍그랑! 우광쾅쾅

히데요시는 갑자기 일어나서 찻잔을 다다미 바닥에 새게 내려 던졌다. 그 다음 다반을 발로 힘껏 차 어질러 버렸다.


「남자, 여자, 노인, 아이 할 거 없이 보이는 조선 사람들의 목을 모조리 베어 열도로 본토로 보내오도록 하여라!」

「주군, 그게 갑자기 무슨!」

「이제 내게 필요한 건 조선인들의 고통밖에 없어! 목을 많이 베어오는 자들에게는 내 은을 나누어 줄 테니 보이는 데로 다 잡아 죽이라고 그래! 너무 많아서 내가 있는 성까지 보내기 힘들다면 코라도 베어서 보내오라고 해라!」

「주군 그래도 그렇게 무차별적으로 하면 적병들의 더욱 분노하여...」

「됐다! 뭘 그리 말들이 많아! 내 명을 거부하는 자들 역시 조선 놈들과 마찬가지로 목 베어 죽여 버릴 것이다!」


히데요시는 광기 가득한 목소리로 사악한 명령을 내렸다. 도저히 멀쩡한 사람의 머리 속에서는 나올 수 없는 명령이었다. 하지만 그런 명령을 전해 받은 조선에 주둔한 일본병사들은 많은 포상을 준다는 사실에 앞 다퉈 조선 사람들의 코를 베어버렸다.


「그 말 들었어? 조선 사람의 목을 가지고 오면 태합전하께서 포상을 주신데?」

「에이, 이제 평범한 사람들 죽이는 것도 하기 싫어. 여기서 얼마나 많은 비명을 듣고 고통 스러웠는줄 알아?」

「죽이기 싫으면 안 죽여도 괜찮을 걸? 코만 베어와도 포상은 주신다고 했으니까?」

「정말? 코만 베어도 된단 소리지?」


죽이는 것이 아니라 코만 베는 것이니 죄책감도 덜 들어서였을까? 일본병사들은 앞 다투어 자신들의 힘이 미치는 하삼도의 조선 백성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코를 베기 시작했다. 일본병사들을 피해서 지내고 있던 숲과 산속의 허름한 집들까지 모조리 찾아가서 코를 베었다.


「일루와! 어딜 도망가 조선 놈!」

“꺄악 살려주세요. 저희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렇게 쫓아오세요!”

「안 죽인다니까! 안 죽인다고! 도망 가지마! 코만 베고 살려줄게!」

“으악! 하지 마! 죽이지 마!”


도망가는 조선 백성들을 붙잡은 일본병사들은 조선 사람들의 머리채를 강하게 잡아당긴 다음에 칼로 코를 도려냈다. 조선 사람들은 자신들이 코가 잘려나가는 모습을 보고 고통스러워 몸부림을 쳤다. 코 베기를 마친 일본 병사들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조선 백성들을 그대로 힘차게 내 던져버렸다.


“으악! 내 코! 어어어! 으어억!”

「헤헤, 넌 이제 쓸모없어! 내 볼일을 끝났으니 알아서 잘 가봐!」

“이게 무슨 짓이야! 이게 무슨 짓이냐고!”

“윽극,,. 진정해! 읍, 일단 살아남은 게 어디야. 왜놈들 심기를 건드렸다가 이번엔 진짜로 죽이면 어떡하려고! 윽윽, 일단 너무 아프지만 참고 돌아가는 거야.”

「헤헤, 넌 오늘 몇 개나 베었냐? 난 다섯 개 베었다.」

「고작 다섯 개 베었냐? 나는 일곱 개 베었다고!」


일본 병사들은 자신들이 벤 코의 개수를 세면서 누가 더 많이 베었는지 비교를 했다. 코가 베어진 조선 백성들은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일본병사들에게 원통했으나 너무나도 나약했기에 저항할 수도 없었다.


「하하, 이제 잘들 만드는구나? 어떤 비율로 숯, 황, 염초를 석어야 되는지 잘들 이해를 했어!」

“이제 조총 쏘는 법뿐만 아니라 화약 만드는 법까지 사야가 장군님한테 익혔으니 저승사자가 덤비러 와도 하나도 안 무섭습니다.”

「헤헤, 감사합니다. 화약 만드는 것도 생각보다 재미있네요.」

「네! 후방에서 전투 보급물자 만드는 것도 정말 의미 있는 일이구요!」

“아니야. 나는 좀 더 적극적으로 전투에 나가서 적들을 쓸어버리고 싶다고!”


사야가 장군은 화약을 보급해준 하루와 친구들 마루와 아저씨들에게 화약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줬다. 비록 마루가 생각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화약 만드는 일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조총부터 시작해서 신기전과 진천뢰 각종 화포와 총통들까지 화약이 사용되지 않은 무기들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그런 상황에서 화약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조선군 안에서는 큰 힘이 되었다.


마음에 들던 안 들던 화약을 만드는 것은 정말로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살려주시오! 살려주시오!”

“아이고, 저희들 좀 도와줘요!”


갑자기 조선군이 머물고 있는 군영에 고통에 울부짖는 조선백성들이 걸어 들어왔다. 이들 중 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걸어오고 있던 자들은 모두 코가 베여있는 자들이었고 멀쩡한 사람들이 겨우 이들을 이끌고 도움을 청하러 이곳까지 걸어온 것이다.


“아니? 이게 몇 번째야?”

“다들 괜찮아요? 아이고 상처 좀 봐! 빨리 의원들을 불러오게! 당장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치료를 해야겠어!”


코가 베여 너무나도 아팠던 자들은 그만 자리에 주저 않았고 서둘러 군영에 있던 의원들이 와서 소독과 지혈을 하며 상쳐난 부위를 치료했다.


“으아악! 쓰스쓰! 읍!”

“많이 쓰라려도 조금만 참으시오! 덧나고 더 크게 다치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하오!”

“참어라 잉? 조금만 더 참어!”


소독과 지혈을 하느라 그 고통이 온몸으로 전해져 왔고 코가 베인 사람들은 몸부림을 쳤다. 이러한 조선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사야가와 하루 소우스케와 켄타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상처 치료가 끝나자마자 이들은 코 베인 자들 앞에 가서 도게자를 하며 사죄의 인사를 올렸다.


“죄송하므니다!”

“정말로 죽을죄를 지어쓰므니다!”

“뭐야? 왜놈들이야? 당장 내 저놈들을 그냥!”

“어허어허, 진정하시오 이 분들은 투항을 하고 우리 조선군을 밤낮으로 도와주는 분들이오?”

“그래도 왜놈은 왜놈!”

“어허, 도와주시는 분 이래잖아?”


코가 베여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던 한 조선인은 벌떡 일어나서 가장 앞에 있었던 사야가의 뺨을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하지만 사야가는 입을 꾹 닫고 한 번 더 고개를 땅에 숙인 채 사과를 할 뿐이었다.


“그 마음 잘 이해합니다.”

“알긴 뭘 알아! 똑같은 왜놈들이지!”

“비록 지금 저희들은 조선인으로 귀화했지만 제 동족들이 조선인에게 사과를 끼친 것을 이렇게 고개 숙여 사과를 드리므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쇼.”

“예, 용서 부탁드리므니다. 평생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몸에 내드려서 죄송하므니다.”

“허, 참. 뭐 그렇다면아 알겠습니다...”


코 베인 조선인은 한 대 더 내려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코를 벤 자들도 아니고 어차피 무의미한 것을 알았기에 그만 화를 누그러뜨렸고 이들의 용서를 받아주었다.


며칠 뒤 일본으로 소금에 절인 수만 개의 코를 실은 자루들이 도착을 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수많은 피비린내 나는 코들을 바라보며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푸하하하하! 이것 좀 봐라! 이것 좀 봐! 이게 정말 모두 조선인의 코란 말이냐? 진짜 이 모든게 조선 사람들의 코라고?」


갑자기 히데요시는 코를 하나씩 들어 세어갔다.


「하나 둘 셋...아흔 아홉, 백! 아이고! 많다. 정말 많아! 아직도 백 갑절도 넘게 코가 남아 있지 않느냐? 우하하하하! 우하하하하하! 이게 다 코라고! 자들 봐라! 이게 내 골머리를 썩혔 던 조선 놈들이 코란다! 잘 봐라! 똑똑히 봐라!」


히데요시는 한 손 가득 코를 들으면서 하늘을 향해 손을 들어 올리며 코를 던져 바닥에 흐트렸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하며 히데요시는 계속해서 웃었다. 그 웃음은 누가 봐도 미친 노인과도 같았다. 그 순간의 그의 눈빛, 그의 행동, 그의 말투 모든 것이 그가 예전이 히데요시와는 다른 사람이 된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우하핳! 후하하하핰칵핰! 좋구나. 너무나도 좋아! 그래! 마치 내 손안에 조선이 들어온 것처럼 기분이 좋구나!」


그렇게 한참동안 코를 만지면서 놀던 히데요시는 갑자기 표정이 굳으면서 명령을 내렸다.


「그래. 아직 이정도 가지고 기분 좋아하면 되겠느냐. 여봐라! 이 코들을 모두 묻어라! 코무덤을 만들란 말이다!」

「예? 네네, 알겠습니다.」

「우리 일본 뿐만 아니라 조선과 명나라에도 이렇게 내가 그들을 손에 집어 넣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코무덤들을 만들어야 겠지 않겠느냐? 조선인들뿐만 아니라 명나라 사람들의 코를 베어서도 코무덤을 만들어야 될 테고! 당장 힘을 내서 진격을 하라고 그래! 일 년 안에 명나라까지 먹어버리라고 말이야! 끄하하하하!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끄하카하카핰캏! 내가 죽기 전에 그렇게만 된다면 말이야!」


히데요시는 정말로 사악하게 웃었다. 정말로 미친 듯이 웃었다. 그의 광기는 날이 갈수록 심해져만 갔다.



유성룡은 하삼도 지역을 순찰하면서 너무나도 한스러웠다. 코가 베인 채 도움을 청하러 찾아온 백성들의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눈물이 나왔다. 게다가 어던 고을의 백성들은 모두 코가 없이 지내고 있었다.


“나라가 힘이 없으니 백성들이 모두 이렇게 고통을 받고 있구나! 원통하다! 저 왜놈들을 제 때 막아내지 못해 너무나도 원통하다! 너무나도 죄스럽다! 백성들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심어주었기에 너무나도 백성들에게 죄스럽다! 하늘이시여! 도대체 언제쯤 이 나라를 다시 평화롭게 만들어 주시렵니까? 하늘이시어 이 나라 백성들의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를 들어주시옵소서! 하늘이시어! 하늘이시어!”


유성룡은 한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하늘을 바라보며 한참을 울부짖었다. 그 뜻을 하늘이 들어 줬으면...


작가의말

코무덤... 실제로 5만명이 넘는 코가 묻혀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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