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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408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08.03 08:00
조회
433
추천
1
글자
12쪽

62.하늘과도 같으신 어머니(1)

DUMMY

[나에게 어머니는 하늘이었다. -이순신-]


[이순신의 어머니는 초계변씨는 이순신이 한양으로 압송당해 고문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뒤 아들 걱정에 여수에서 한양으로 배를 타고 이동하다가 탈진을 하고 그만 사망하게 된다. 옥에서 풀려나온 효심이 깊었던 이순신은 이 사슬을 전해 듣고 오열했다고 전해진다.]


“여해, 내가 정말로 미안하네. 내가 자네를 의심했기 때문에 조선의 수군이 박살이 나버렸고 결국 조선의 상황이 풍전등화같이 되어버렸어. 내 평생을 같이 지내온 친구인 자네를 어찌 의심하여 자네가 수차례 모진 고문을 받게 만들었단 말인가! 네 정말로 미안 하네 이렇게 고개 숙여 사과드리네.”

“아닙니다. 서애 대감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당시 조정에서 거의 모든 대신들과 주상전하가 저를 의심할 정도로 제 스스로 판단해서 오만하고 경솔하게 행동했던 점도 무시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무사히 살아서 나오지 않았습니까? 너무 걱정하지마시죠.”


유성룡은 고문을 받다가 풀려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오는 이순신을 맞이하며 눈물을 흘렸다. 자신이 진작 임금에게 반대하는 의사를 내서 이순신을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들어서는 안됐는데 한 나라를 지킨 장수가 거의 죽다 살아난 모습을 하며 겨우 걸어 나왔기 때문이다.


이순신의 얼굴은 반쪽이 되어 있었고 헝크러진 머리와 여기저기 멍들고 피범벅이 된 상처들은 그가 마치 무덤에서 살아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순신의 눈빛만큼은 감옥에 들어갔을 때 보다 더욱 작렬하고 굳세게 빛나고 있었다.


“어디어디, 몸은 괜찮은가? 세상에 빨리 가서 약부터 바르자고 이거 상처가 덧나면 클 일 나겠네.”

“네, 너무 걱정하지 마시죠. 상처에 약을 대충 바르고 오랜만에 같이 저녁이나 드십시다.”


유성룡은 이순신을 부축해서 자신이 집으로 데리고 가서 하급무관들과 함께 이순신에게 약을 발라주었다. 이순신은 아픈 기색을 하나도 내 보이지 않았다.


유성룡과 이순신은 재빠르게 상처 치료를 마친 뒤 근처 주막에 들러서 죽 한 숟가락을 떴다. 이른 저녁밥이었다. 오랜만에 따끈한 죽 한 숟가락을 입에 밀어 넣자 그동안 고문으로 쌓였던 피로가 모두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정말, 죽만 먹어도 괜찮겠나? 닭이나 꿩고기라도 조금 시켜서 먹어야 기력을 차리지 않겠어?”

“예, 저는 괜찮습니다. 그리고 몸이 약해져서 고기를 소화시킬 능력이 아직은 안 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이 죽도 정말 맛있네요.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니 너무나도 좋습니다.”


서로 밥을 먹고 있는 데 갑자기 한 병사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누군가를 다급하게 찾았다. 여기 저기 골목골목 집집마다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면서 누군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아이, 어디 가신 거야. 오늘 나오셨다면서.”

“누구를 그렇게 찾고 있는 게냐?”

“아, 영상대감 그것이 이순신장군님을 찾고 있죠. 어? 여기 계셨네요...”

“그래, 무슨 일인데 그렇게 온 도성을 돌아다니면서 나를 찾고 있던 것이냐?”

“아, 그것이... 사실은”


전해야 될 이야기를 말을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괜찮다. 말해 보거라 무슨 일 때문이냐?”

“그것이 장군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ㅁ?”


이순신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자 그 다음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방금까지 먹었던 죽 몇 숟가락이 모두 거꾸로 소화될 거 같은 느낌이 들었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장군님께서 억류되어 고문을 받는 다는 소리를 들으시고 배를 타고 여수에서 이곳으로 찾아오시다가 강화도를 좀 지나서 그만... 앓고 계시던 지병이 악화되셔서 그만 배 위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세상에...”


옆에서 듣고 있던 유성룡도 표정이 어두워졌다. 방금까지만 해도 모진 고문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던 그의 굳센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눈의 초점이 중심 없이 이리저리 눈동자가 움직였고 눈가는 점점 촉촉해졌다.


이순신은 어딘가를 재빨리 찾아가봐야겠다는 생각에 밥 먹는 것을 그만 두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으나 너무나도 애통했기에 세 걸음 앞으로 걸어간 뒤 그 자리에 오열하며 쓰러져 버렸다.


“으아아아아! 으아아아아! 어머니... 어머니!”


이순신은 하늘을 향해 큰 소리로 어머니를 수차례 외치다가 그만 쓰러져버렸다. 유성룡은 서둘러 이순신을 일으켜 세웠지만 이순신의 의식은 이미 끊어져있었다.


“이보게 여해! 여해! 정신 좀 차려보게! 여해! 여봐라 빨리 이순신을 옮기 거라! 빨리! 여해! 정신 좀 차려보게!”


이순신은 서둘러 유성룡이 살고 있는 곳으로 업혀 들어왔고 서둘러 지역의 의원이 찾아와서 이순신의 상태를 살폈다.


“걱정하지 마십쇼. 맥이 부정확하긴 하지만 심한 정도는 아닙니다. 염려가 되는 것이라면 장군님의 상처가 아직 다 아물지 않은 것이 더 걱정이 됩니다.”

“그게 사실인가? 정말로 괜찮은 건가?”

“그렇습니다, 대감. 너무 당황해서 그런 것입니다. 제가 환약을 처방해 드릴 테니 장군님이 깨어나시면 따뜻한 물과 함께 이 환을 한번에 2개씩 먹게 하시면 됩니다.”


의원은 잠깐 밖에 나가 약방에서 동글동글한 환약을 쳐방한 뒤 가져와 유성룡에게 전해주고 인사를 한 다음 돌아갔다. 유성룡은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쉰 뒤 밤잠을 설치며 이순신 곁에서 간호를 했다. 이순신은 식은땀을 흘리며 끙끙거리긴 했지만 늦은 새벽이 되어서는 호흡이 안정되었고 오랜만에 편하게 잠을 잤다.


해가 떠올랐지만 유성룡은 이순신을 깨우지 않았다. 안그래도 고문으로 몸이 약해졌는 데 곧바로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었다니 몸도 고생이지만 그 마음이 얼마나 힘들지 오랜 친구로써 잘 알았기 때문이다. 점심이 지나고 해가 기울어져가기 시작하자 이순신의 몸에 다시 힘이 돌아왔고 눈을 떴다.


“윽윽.”

“오, 정신이 좀 드는가?”

“여기는 어딥니까...”

“걱정하지 말게. 내 집이야. 자 우선 물이랑 이 환약 좀 먹게나.”


이순신은 유성룡의 손에 들려있는 대접의 물을 천천히 받아마셨고 쓴 약을 입에 집어넣어 질겅질겅 물과 함께 씹어 넘겼다.


“결국에는 못난 아들 혼자만 이렇게 살아남았군요.”

“너무 자책하지 말게나. 어머니도 자네가 멀쩡히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기뻐하시고 계실게야.”

“그렇지만 어떻게 바다에서 싸우는 아들놈보다 먼저 바다에 갇혀 돌아가실 수가... 그 늙고 병든 몸을 이끄시고 하루빨리 아들을 만나고 싶으셔서 몸이 감당하기 힘든 바닷길을 건너오시다가...”

“여해...”


유성룡은 이순신의 등을 토닥여주면서 그의 어머니의 죽음을 위로해주었다. 하지만 평생을 몸받혀 효도하고자 했던 어머니께서 자식걱정에 몸과 마음이 상하시며 바다에서 밤낮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셨다니... 이순신은 자신의 불효 때문에 어머니가 죽었다고 생각해 그의 눈에서는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이고! 드디어 한양에 도착했구만!”

“다들 수고들 많았어! 오늘은 푹 쉬자고! 그래야지 또 열심히 화약을 실은 수레를 힘껏 나를 거 아닌가?”

“자자, 다들 먼길 오느라 수고들 했네. 자네들 숙소는 저 총각이 안내해 줄 걸세.”

“하하, 알게쓰므니다.”


같은 시각 하루와 마루가 자신들이 나르는 화약들과 함께 한양에 도착을 했다. 이들은 잔뜩 지친 몸을 이끌고 한 젊은 관료의 안내에 따라 작은 기와집들이 붙어있는 숙소로 이동을 했다.


“아이고, 역시 한양이 숙소부터 틀리긴 틀리다? 안 그래?”

“그러게 말이야? 하하하, 아주 바닥도 매끈매끈한 게 여기서 자면 허리도 안 아프겠다!”

“자, 여기서 잠시 쉬고 계세요. 여인들이 저녁밥을 가져다주실 겁니다.”

“네, 감사하므니다. 자 쉬십시다.”


사람들이 몸을 풀고 난 뒤 다른 것은 신경 쓰지도 않고 바닥에 드러누워서 쉬기 시작했다.


“뭐야! 안온다고 해놓고 언제 쫓아온 거야?”

“어?”

“갑자기 옆 숙소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찾아와 봤더니 형들이었구먼!”

「이야, 바로 옆집에서 지내고 있었구나.」

「당연하지!」


뭔가 시끄러운 소리가 나자 옆집에서 젊은 사내 하나가 뛰어나와서 두리번거리다가 휙 소리가 나는 곳으로 들어왔다. 역시 만능통역사의 아들 예상처럼 평양성에서 봤던 그 형들이었다.


“결국에는 전쟁에 참여하는 거야?”

“뭐, 그렇게 되었지.”

“근데, 형들 나 아버지랑 오랜만에 한양으로 온 김에 여러 대감님들 만나러 갈 건데 같이 갈래?”

「누구누구 만나려고?」

「유성룡 대감이랑 정탁 대감이랑 뭐 이정도?」

「그래? 그 분들이면 우리들한테 도움 주신 분들이잖아? 당연히 가야지!」


하루와 친구들 그리고 마루는 벌떡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아니? 밥도 안먹고 어딜 그렇게 가려고 하니?”

“유성룡 대감님과 정탁 대감님 만나러요!”

“그래? 허허, 힘들지도 않나 늦지 않게 돌아와라. 내일도 일해야 되니까.”


누워있던 마루의 아버지 만득이가 고개만 들어 어딜 가냐고 물어보았고 답변을 듣자마자 다시 머리를 바닥에 대고 쉬었다.


어드는 옆집에서 아버지를 불러온 뒤 형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주변 사람들에게 유성룡이 지내고 있는 집이 어디냐고 길을 물으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렇게 수백 보를 걷고 나니 유성룡이 살고 있는 집이 나왔다. 오랜만에 자신들에게 도움을 준 대감님을 만난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다.


“이리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

“아이고, 누구십니까?”

“명나라에서 온 만능통역사와 평양성의 항왜들이라고 전해주시오. 그러면 알아들으실 겁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근데 먼저 오신 손님이 계셔서 오늘 다른 분들이 오는 걸 허락하실지 모르겠네요.”

“다른 손님이라니?”

“예, 이순신장군님께서 옥에서 풀려나신 다음에 대감님 댁에서 묵고계십니다. 그리고 장군님한테 좋지 않은 일이 있으시기에. 그래도 일단 한 번은 여쭙고 오겠습니다.”


이순신이 유성룡의 집에 머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밖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크게 놀랐다. 그 전설적인 조선의 장수가 지금 바로앞에서 유성룡과 함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노비는 재빨리 방으로 가서 유성룡에게 밖에 새로운 손님들에 대한 사실을 전해주었다.


“대감님 밖에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명나라에서 온 만능통역사와 평양성의 항왜라는 데 지금 이순신장군님의 마음이 좋지 않으시니 그냥 돌려보낼까요?”

“그렇게 해주시게.”

“아닙니다. 멀리서 오신 분들인데 들어오게 하시죠. 저는 괜찮습니다.”

“정말 괜찮겠나? 그럼.”


노비는 문을 열고 큰소리로 외쳤다.


“들어오셔도 괜찮답니다!”

“아이고, 대감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이야 장군님 처음 뵙겠습니다. 명나라에서 온 통역관입니다.”

“장군님 뵙게 되서 영광이므니다.”

“하하, 장군님한테 안 좋은 일도 있다고 하시고 저희는 안부 차 잠시 들른 거뿐이니 이야기만 짧게 나누고 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만능통역사는 방안에 들어가는 것은 거절했고 마루에 걸터앉아 이야기만 하고 돌아가겠다고 말을 했다. 우울한 이순신을 사이에 두고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갈지...


작가의말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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