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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님의 서재입니다.

잘 살았소이다.(힘들었지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퓨전

완결

별별조니
그림/삽화
조니
작품등록일 :
2018.05.03 08:29
최근연재일 :
2020.01.03 13:00
연재수 :
171 회
조회수 :
82,725
추천수 :
345
글자수 :
882,289

작성
18.08.24 08:00
조회
381
추천
1
글자
12쪽

68. 병사에 대한 대우

DUMMY

[1598년 음력 2월 17일에 고금도로 수군 군영을 옮겼다. 백성들을 모아 올 농사를 짓게 하니 군사들이 사기가 크게 올랐다. -난중일기-]


울산왜성 전투의 충격으로 마루와 하루는 다시 화약 만드는 일로 돌아왔다. 말없이 후방에서 화약을 만드는 일을 주로하고 병기를 관리하거나 나르는 일을 도와주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나 다른 점은 다친 사람이 있다는 것뿐.


다들 묵묵히 화약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갑갑했던지 마루가 먼저 입을 열었다.


“켄타 다리는 좀 괜찮아?”

「다리야 뭐 그냥 그렇지... 하하 어쩐지 그 전면전에서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게 이상했어!」

「그래도 조심해야지 아직 다 나은 건 아니잖아.」

「그래. 아직 챙겨야지.」

“에휴...이 아저씨들 말고 젊은 애에게 이렇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다니 쯧쯧.”

“얘, 총 맞은 상처가 썩지 않도록 오늘은 그만하고 의원에게 찾아가거라. 그거 보통 상처 아니던데...”


울산왜성 전투이후 양측의 육군 전력은 서로 막대한 손상을 입은 채 눈치싸움만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 병사들이 널려있었고 군영에서는 매일같이 밤낮으로 이들이 신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으으윽. 윽윽.”

“윽윽. 살려줘...”


켄타는 평소보다 일을 일찍 끝마친 뒤 친구들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겨우 다친 병사들을 관리하는 곳으로 걸어왔다. 그곳에 도착하니 이마나 팔다리 살가죽이 찢어진 사람부터 켄타보다 더 심각한 중상을 입은 사람들도 있었다. 몇몇 이들은 절망적인 표정을 지으며 살아남은 것이 오히려 더욱 고통스러워 보였다.


“여기, 이전에 울산서 허벅지에 총을 맞은 사람입니다. 한 번 보살펴주시죠.”

“예, 거기 기다리고 계시오.”


의원은 켄타와 친구들을 구석에서 기다리도록 한 다음에 고통에 몸부림치는 중증환자들부터 치료를 했다. 피가 멈추지 않는 곳은 지혈을 한 다음 이런저런 약초들을 섞어서 치료를 했다.


두 명의 의원들과 몇몇 병사들 그리고 여인들이 다급하게 움직이며 치료를 진행했지만 부상당한 병사들이 수백이니 그 속도가 무척이나 더뎠다. 게다가 거기에 있는 병사들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 일하다 말고 찾아오는 병자들도 있었다. 이전에 다쳤던 병사들도 계속해서 추가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쏟아져 들어오니 치료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시간이 무척이나 길었다.


“예, 저기가서 기다리고 계시오.”

“예, 저쪽에 가서 기다리고 계시오.”


서둘러 상처를 치료했지만 불어나는 사상자들을 모두 만족시키며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때문에 기다리는 사람이나 치료받은 사람이나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게 도대체 뭡니까!”

“환약이지 뭐요?”

“아니 무슨 환약이 이렇게 생겼습니까? 그냥 생 약초나 다를 것이 없는데!”

“그렇게 불만이면 직접 만들어 드시오! 매일 수백 수천의 부상자들을 관리하는데 제대로 된 약을 만들 시간도 없소!”

“당신 그러고도 의원 맞소!”

“어허! 이 사람이! 지금 의원께서 바쁘시니 참고 물러나시오!”


불만이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으나 지키고 있는 병사들과 주변에서 신음하고 있는 다른 병자들을 바라보며 마음을 가라 앉혔다. 전쟁 중에 누군들 그렇지 아니할까?


하지만 켄타와 친구들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졌고 때문에 점점 화가 들끓기 시작했다. 의원은 켄타를 지나치고 켄타보다 늦게 온 사람부터 치료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심한 상처를 입고 찾아온 자라 그런 줄 알았으나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의원은 켄타를 눈에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었다.


모두들 참고 있었으나 마루는 이를 참을 수가 없어 의원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아니! 이보시오! 왜 먼저 온 우리들을 뒤로하고 나중에 온 사람들만 치료하고 있는 겁니까?”

“저 사람들이 상처가 더 깊지 않소?”

“하? 참나. 조총에 맞은 상처보다 무릎 반 뼘 까진 것이 더 큰 상처입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 하셔야지!”

“거 참 시끄럽네! 지금 치료중인 거 보이지 않소!”


마루는 화가 나서 상처에 약을 바르고 있는 의원을 불러 세웠다.


“여기 보세요! 여기 이렇게 사람이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 기다리고 있지 왜놈이 말이야!”

“뭐라고요?”

“왜놈을 왜놈이라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해? 조선 사람이 먼저지 왜놈이 먼저겠소?”

“근데 이 사람이!”


짝!

자신의 친구를 왜놈이라고 무시하며 같은 아니 더 심한 상처를 입은 병사를 뒤로 하고 다른 사람들부터 먼저 챙기는 그런 차별적 진료를 하는 의원을 향해 뺨을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악! 아야! 이게 지금 뭐하는 짓이오!”

“뭐하는 짓이긴 사람 살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 사람을 그렇게 차별하면 됩니까!”

“차별이라니! 당연히 조선 사람이 먼저인 것을 저런 우리를 공격하고 노략질하는 놈들과 같은 족속을 치료하는 게 얼마나 역겨운지 아시오?”

“뭐야? 그래도 이 사람이!”


마루는 또 다시 의원의 뺨을 내려치려고 했으나 친구들이 달려와 팔을 붙잡았다.


「참아! 참아! 이런다고 좋을 거 없어!」

「맞아. 화내지마!」

“이거 놔! 내 친구들 무시하는 저 놈을 그냥!”


마루는 몹쓸 말을 한 그 의원에게 무척이나 화가 났고 정신 차리게 만들어주고자 의원을 때리려 했다.


“죄송하므니다!”


갑자기 멀리서 앉아있던 켄타가 의원을 향해 고개 숙여 사과를 했고 이 모습을 쳐다본 마루는 어이없어했다.


“켄타! 네가 왜 미안해 해! 너는 나쁜 일본병사들이 아니잖아! 너는 우리나라를 위해 화약을 만들고 병사들에게 창칼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 줬던 사람이잖아! 조선군영에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받쳐 전장에 참여한 귀화인 아니! 조선인이잖아! 그런 네가 왜 저런 못된 의원을 향해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는 건데!”

“아니야! 나는 괜찮아! 죄송하므니다!”

“야! 사과하지 마! 너 아무 잘못도 없잖아!”


켄타의 사과와 마루가 말하는 켄타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 의원은 그제 서야 자신이 오해했음을 이해했고 고개숙여 켄타와 마루에게 사과를 했다.


“아이고, 내가 잘못했네. 이렇게 무릎 꿇고 사과하겠네.”

“진작. 그러셨어야지.”

“하하, 괜찮스므니다. 상처나 봐주세요.”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하는 의원을 마루와 켄타는 용서해주었다. 진심어린 사과를 한 다음 의원은 켄타의 상처를 자세히 살펴본 다음에 바르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


“그래. 상처가 잘 아물고 있군 그래도 뼈가 다시 붙을 때 까지 되도록 왼쪽 다리는 사용하지 말게.”

“알게쓰므니다.”

“그리고 이건 소나무가루와 이것저것을 섞어서 만든 약이네. 이 약을 자기 전에 바르고 자면 상처가 썩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거야.”

“네, 감사하므니다.”


약을 받아든 켄타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아저씨들이 쉬고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근데, 도대체 일본사람들을 왜 이렇게 못살게 구는 거야? 아니 이제 귀화한지 오래되었으니까 조선인이나 다름이 없는데 말이야!”

「하하, 적들이 조선 사람들을 못살게 만든 것이 영향이 크겠지. 좀 섭섭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

“그래도. 나라를 위해 같이 싸운 병사인데 주변의 시선과 대우를 보면 가끔 홀대하는 게 너무 짜증난다고!”

「홀대는 우리들만 받는 것이 아닌걸.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아무런 대우도 못 받고 죽은 이름 모를 조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렇게 전쟁터에 나간 가족을 잃은 집들은 또 얼마나 슬프겠고 말이야.」

“그 말을 들으니 또 그렇군? 어휴, 나라님은 병사들 처우 좀 개선해 주지! 아무리 전쟁 중이래도 말이야!”


조선의 형편은 넉넉하지 못했다. 때문에 모든 병사들이나 의병들에게까지 하나하나 보상을 해줄 아니 제대로 밥을 줄 여력도 되지 못했다. 하지만 병사들에 대한 처우만 나쁜 것이 아니었다. 장수들에 대한 처우 또한 그렇게 좋지 않았다.


“그래? 병사들과 무기들을 성공적으로 고금도로 옮겼느냐?”

“그렇습니다.”

“그래, 다들 힘들 테니 따뜻한 시래기 국에 밥을 넉넉히 먹이도록 하여야.”

“넵,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병사들과 지역 백성들에게 밭을 갈고 올 농사를 지을 준비를 잘 시켰느냐? 날씨도 꽤 포근해져서 슬슬 농사지을 준비를 해야 할 터인데.”

“예, 장군님께서 직접 지시하고 지켜보시는 가운데서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며 밭을 갈기 시작했고 이를 지켜보던 병사들 역시 크게 사기가 올랐습니다.”

“음, 그거 아주 좋은 소식이로구나!”


이순신은 고금도로 군영을 옮겼다. 그는 지친 병사들을 직접 위로하고 고금도와 인근 지역의 백성들의 터전을 직접 살펴보며 올해 농사를 시작할 것을 권유했다. 이에 백성들은 이순신의 뜻을 기쁘게 따랐고 병사들 역시 어찌 보면 단순하고 당연한 일일지 모르나 이순신의 사소한 격려에 사기가 크게 올랐다.


임금에 대한 믿음은 의심이 중간 중간 섞여있었지만 이순신을 향한 백성들과 병사들의 믿음은 언제나 확고했다. 과거부터 지역 백성들을 홀대하지 않고 진심으로 다가갔으며 농사를 장려하고 어려울 때 도와주는 장수였기에 전라도에서 농사를 짓는 백성들은 이순신을 존경하고 사랑했다. 또 누구보다 앞장서서 전장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부하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니 그를 싫어하는 병사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저 선조와 몇몇 대신과 관료들만이 그를 시기하고 질투할 뿐이었다.


“오늘도 보람차게 하루를 마무리 짓는군요.”

“하하, 그러게 말일세! 참으로 보람 있는 일들을 많이 했어.”

“그런데 말입니다. 궁금한 게 있습니다, 통제공.”


갑자기 무신이었던 안위가 이순신에게 궁금한 것이 있어서 여쭤보았다.


“안위야 뭔데 그러냐?”

“장군께서는 왜 아무런 보상도 대우도 하지 않는 나라를 위해 싸우시는 것입니까?”

“하하,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다니 임금께서 나에게 고기를 내려주지 않았더냐?”

“그건 어차피 통제사영감께서 병약해 먹지도 못하는 거 억지로 보낸 거고 그 왜에는 늘 질책만 받고 목숨 걸고 조선 바다를 지킨 큰 공들에 대해 아무런 보상도 어떠한 대우도 받지 못하졌지 않습니까? 그 수많은 임금의 호위무관들은 상도 많이 받았는데 말입니다! 정작 목숨 받친 장군께는 오히려 모질게 굴었던 이 나라 임금과 조정이 아닙니까?”

“그래... 그것은...”


안위의 진지한 눈빛과 태도에 이순신의 표정은 무겁게 변했고 왜 자신이 이 나라를 위해 싸우는지 부하무관에게 들려주었다.


“내가 만약 임금이 싫다고 조정에서 마땅한 대우를 하지 않는다고 이 싸움에서 포기한다면 어찌되겠느냐? 저기 저 힘없는 백성들에게 적들이 총칼이 겨눠지고 수많은 약탈과 죽임이 이루어지겠지. 그렇지 않겠느냐?”

“예...”

“나에게 있어서 그런 보상? 해주지 않아도 좋다.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후대의 백성들이 내가 옳았다는 것을 인정해 줄 테니 역사가 증명해 줄 테니 말이다. 그러면 너도 정여립의 모반사건 때 안위 네가 정여립의 조카라는 이유로 유배당하지 않았더냐? 너 역시 이 나라에 증오가 많을 터인데 왜 칼을 나라가 아닌 적들을 향해 꼿꼿이 겨누고 있는 것이냐?”

“저 역시 통제공과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허허, 그렇구나?”


이순신은 안위의 손을 꼭 쥔 채 말을 꺼냈다.


“결국에는 그런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옳게 생각하는 일을 하면 그게 옳은 것이다. 백성을 지키는 일이 어찌 그릇된 일이겠느냐. 너도 나도 그리고 이름 모를 병사들과 의병들도 모두 다 같은 생각으로 이 나라를 지키고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순신은 이런 말을 하면서 그동안 고통스러웠던 일들 부당한 일들이 생각나서 눈가가 촉촉해져 있었다. 안위 역시 자신의 흉터 진 과거를 되새기며 눈물을 흘렸다.


“대단한 것이야. 이렇게 계속 싸우는 것도. 결국에는 이 지겨운 왜적들과의 싸움도 곧 끝날 것이고 말이야.”


이순신은 안위의 손을 잡고 밤하늘을 바라보며 남은 전쟁에도 백성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을 또 다시 다짐했다.


나라를 지킨다는 것이 다 그런 것인가.


작가의말

나라를 지켜주시는 분들이 있었고

지금도 나라를 지키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가 평화롭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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