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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1940-나는 아직 할 말이 남았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1.10 22:05
최근연재일 :
2023.04.04 10: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2,631
추천수 :
83
글자수 :
205,848

작성
23.03.0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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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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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DUMMY

"그러니까 우리가 나서야합니다. 이렇게 암태도소작쟁의가 사회문제로 대두되어 세인의 관심을 끌게 되었으니 분명 일제는 쟁의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재에 나설겁니다. 우리가 그들을 보호해야합니다."


상욱의 제시에 도원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도 우리 인력이 부족합니다."


"지금 상황에도 충분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8월 30일 목포경찰서장실에서 일제 관헌측을 대표한 전라남도경찰국의 고가(古賀) 고등과장의 중재로, 지주 문재철과 소작인을 대표한 박복영이 참석한 후 큰 타협을 보았습니다. 보십시오."


그리고선 상욱은 그동안 받아온 타협 4개항을 동지들에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 대문에 1년간에 걸친 쟁의는 소작인측의 승리로 일단락되었습니다. 그에 암태도소작쟁의는 전국으로 또는 전라남도지방, 특히 서해안 도서지방의 소작쟁의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어찌 모르십니까? 재령의 쌀 생산량의 약 7할이 일제에 의해 반출되어 농민 생활이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겁니까? 분명 그들에게 사고가 터질지 모릅니다."


그에 조용히 모두의 의견을 듣고 있던 도현이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인력을 보내드릴 순 없습니다. 상욱 동지가 대표로 동지들과 함께 그 분들에게 가보세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소작 쟁의 뿐만 아니라 노동 쟁의도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도현 역시 조용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 이 나라의 사람이자 사람들을 지키는 의병이었다.


하지만 선뜻 나설 수 없는 것이 제가 수장이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의병들이 먼저 나서서 입을 열어주니 도현은 여전히 존경스러운 상욱동지가 고마우면서도 죄송했다.


그럼에도 이 순간에는 대표자로서 도현이 의견을 제시했다.


"민중들이 직접 일어나 자신의 생존권을 지키려는 운동이며, 민족적 · 계급적 차별을 폐지하려는 투쟁입니다. 그래서 농민 · 노동자들의 투쟁은 사회주의 운동으로 이어지거나, 일제의 통치 기관이나 민중 수탈 기관에 대한 무력 공격으로 확대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 쪽은 도원 동지가 가보세요."


하지만 현재 그들의 임무에도 큰 무리가 있었기에 반대하는 사람들 역시 존재했다.


"수장님!"


그럼에도 도현은 조용하면서도 차가운 시선으로 입을 열었다.


"일주일입니다. 저 역시 일주일만 시간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도현의 행동에 더 이상 의병들이 입을 열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수장님."


그에 상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연화는 씁쓸한 표정과 함께 작은 미소로 상욱을 마주했다.


****


그리고 어느새 조금도 이지러진데 없는 둥근 달빛 아래 의병들이 하나 둘 배 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오시자마자 가시네요."


동지들을 배웅하던 연화가 상욱에게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아...... 죄송합니다."


"되었습니다. 이제는 기대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상욱은 살며세 웃으며 대답했다.


“걱정하는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 반드시 그리해주세요.”


그리고 상욱은 작은 미소와 함께 배에 올라타며 연화의 마지막 모습까지 바라보았다.


****


수평선 너머 햇귀가 비추기 시작하면서 대기 중이던 의병들이 하나 둘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원이 상욱에게 다가서며 입을 열었다.


"농민 쪽은 도원이 맡았으니, 이 곳은 상욱 동지가 맡는 게 좋겠소."


"알겠소. 모두 무사하시길 바라겠소."


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의 위치로 돌아섰다.


현재 의병 수가 부족했던 의병들은 서로 각각이 나누어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에 농민은 도원, 어민은 도원이 맡는 등 서로의 위치에 돌아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다로 향한 상욱은 어부에게 입을 열었다.


"암태도 섬은 어떠합니까?"


그에 어부가 대답했다.


"목포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 거리에 암태도라는 섬이 있소. 타지역에서 왔소?"


"예, 요즘 먹고 살기가 힘들어 조금이나마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바다로 왔습니다."


"그나마 여기는 낫지. 저 섬은 돌이 많고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어 암태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13km2(총면적 39km2) 규모의 적지 않은 논밭이 섬 사람들을 먹여 살려 왔소. 하지만 지금은 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거의 다 왔소."


어부는 알 수 없는 대답과 함께 배를 멈춰섰고, 지산은 배에서 내려 섬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논밭 위에 존재하는 이들은 모두 농민들의 것은 아니었다.


"도원 동지, 저기도 문씨 집안의 것이라고 합니다."


도원을 뒤따라 왔던 동지들은 각각의 집안에 들어서 상황을 듣고 지산에게 보고했다.


그리고 또 다른 동지 역시 지산에게 돌아와 대답하는 것은 동일했다.


암태도 땅의 대부분은 문씨와 심씨 성을 가진 몇몇 집안의 것이었다.


농민들은 무려 수확량의 70~80%를 소작료라는 이름으로 그들에게 수탈당하였다.


대부분의 농민들은 저항하지 못한 채 그렇게 살아온 것이었다.


농민들에게 저항은 곧 땅을 떼이는 것을 의미하였고, 일제의 탄압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3 · 1 운동 이후 암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이런. 상황이 심각한 것 같소."


지산이 입을 열며 여전히 논밭을 다루는 이들에 한숨을 내쉬었고, 다른 의병들 역시 주변을 살피며 대답했다.


"아무래도 수탈당하고 억압받던 암태도 청년들을 상대로 청년회를 조직하는 게 좋겠습니다. 그들에게도 많은 분노와 억울함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농사는 자신들이 짓는데 가져가는 것은 없다며 저희에게 말해주더군요."


"그런 것 같네. 우선 문씨 집안과 심 씨 집안이 알지 못하도록 해야하는게 좋겠소. 그 전에 농민들이 믿음을 얻는 것이 좋겠소."


"예."


"그럼 각자 농민들 일을 도우며 힘을 모읍시다."


그들은 각자의 약조와 함께 각자의 길로 돌아가 농민들에게 향하였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들어온 상욱입니다."


"으응? 젊은 사람이네요."


"예, 맞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뭐 우리가 뭘 할 수 있다고. 농사는 지어 봤습니까?"


"시켜만 주시면 금방 따르겠습니다."


"안해봤구나."


"아이, 그래도 금방 따라합니다."


하지만 농민에게 들어오는 양이 없는 만큼 농민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그들에게 좋을 것은 없었다.


그래서 농민들은 의병들에게 차가웠다. 그럼에도 의병들은 웃으며 농민들을 도와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 사람. 아직도 일하네."


늦은 시각이 되어도 여전히 일하는 의병들에 농민들은 하나 둘 모이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그리 차갑게 대했는데도 저렇게 열심히 하네."


"그러게. 괜히 미안해지구만."


"그런데 어째. 어차피 먹을 거 하나 없는 우리가 밥 그릇 하나 더 내밀어주어야하는데."


"그렇긴 하지만 저들도 불쌍하잖아. 저들도 배고파서 이곳에 왔을텐데."


"그렇긴 하지만......"


점점 마음이 약해진 농민들은 결국 하나 둘 밭으로 내려가 의병들에게 입을 열었다.


"오늘 일은 그만하고 밥이나 먹읍시다."


농민 한 명이 상욱에게 다가갔다.


"? 저희 말입니까?"


"그럼 여기 당신들 말고 또 누가 있소?"


"어허, 차갑게 말하지 말래도!"


농민들 사이 농담을 하며 지산에게 입을 열었다.


"이제 그만 멈추고 밥이나 먹읍시다. 일을 내일 우리와 함께 이어서 하고."


"정말입니까?"


"그렇소. 이제 그만 돌아갑시다. 그 동안 차갑게 굴어 미안했소."


"아닙니다. 오히려 죄송할 뿐이지요."


그러면서 농민들은 손을 내밀고, 그들의 손을 잡고 의병들은 웃으며 올라섰다.


"그런데 그대들은 어디서 왔소?"


"아, 서울에서 왔습니다."


그에 걸음을 멈춰선 농민이 입을 열었다.


"서울은 악탈이 더 심했을텐데 괜찮소?"


"거기서 제 사람들을 많이 잃었고, 또 많이 지켰습니다."


"아...... 그랬군. 마음 고생이 심했겠소."


"...... 아닙니다."


그러자 농민은 다시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우리도 여기서 농사 지은 것을 빼앗기면서 굶어 죽는 일은 번번했소. 저 박 씨는 자식들 밥 한 번 먹이지 못하고 가족을 잃고, 저 윤 씨네 자식은 이제 겨우 10살인데 매일 공부 한 번 못하고 아비 따라 농사나 짓고, 내 자식 역시 그러하고......"


그리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이들이 농민들을 향해 달려오고, 또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만 살펴도 알 수 있었다.


농민들과 함께 농사를 짓는 이들은 그들의 자식이었고, 또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에 지산은 여러 생각에 잠기며 의병들과 회의를 시작했다.


"이곳에 젊은이들이 너무 많소. 차라리 그들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고, 그들을 키워 우리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어떻겠소?"


"좋은 생각입니다. 하지만 그러할 자금이 있습니까?"


"우선 수장님께 의견을 보내야겠소."


상욱은 도현의 거처로 글을 보냈다.


'수장님. 암태도에 도착은 했으나 이곳 상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이고 농사를 짓는 이들의 먹을 것은 그 어떠한 것도 없습니다. 차라리 이들을 위한 학교를 운영하며 그들을 키워 우리의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


상해.


"수장님. 서찰이 왔습니다."


상해에 있던 라온은 서찰을 받고 현진에게 다가왔다.


"그래? 어디 한 번 보지."


현진은 지산이 보낸 글을 확인하고 입을 열었다.


"자금을 보내야겠네."


"자금이요?"


"암해도라는 섬에 농민들을 대상으로 사람을 늘리려는 것 같은데 자금이 부족한가보오."


"그렇습니까? 다들 많이 바쁘신가봅니다."


"그렇겠지. 각자 맡은 일이 있으니."


"수장님은...... 잘 계신답니까?"


머뭇거리며 입을 연 라온에 현진은 작게 미소를 지으며 농을 담았다.


"자네, 그게 목적이었구만?"


“아닙니다. 그저 동지들이 계시려면 수장님 역시 계셔야하니까 물어본 겁니다.”


"흐음, 궁금하면 물어볼까?"


"아닙니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라온의 뒷모습에 현진은 여러 생각과 함께 씁쓸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다 다시 정신를 차리며 도현의 서찰에 답장을 보내었다.


"자네 서찰을 받았네. 하지만 우리도 현재 사용되고 있는 군자금으로는 자네가 원하는 자금에 부족할 듯 싶네. 우선 가능한대로 보내긴하겠지만 더 사람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리고선 서찰을 도현에게 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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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 23.03.25 26 1 11쪽
35 서른 네 번째 이야기 23.03.23 29 1 11쪽
34 서른 세 번째 이야기 23.03.21 30 1 12쪽
33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3.03.18 33 1 11쪽
32 서른 한 번 째 이야기 23.03.16 24 1 11쪽
31 서른 번째 이야기 23.03.14 28 1 12쪽
30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3.03.11 28 1 11쪽
29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3.03.09 47 1 12쪽
»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3.03.07 31 1 11쪽
27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3.03.04 30 1 11쪽
26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3.03.02 29 1 12쪽
25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3.02.28 28 1 13쪽
24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3.02.25 33 2 11쪽
23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3.02.23 33 2 12쪽
22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3.02.21 37 2 12쪽
21 스무 번째 이야기 23.02.18 50 2 12쪽
20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3.02.16 34 2 12쪽
19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3.02.14 33 1 11쪽
18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3.02.11 36 2 11쪽
17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3.02.09 39 2 11쪽
16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3.02.07 36 1 12쪽
15 열 네 번째 이야기 23.02.04 37 2 11쪽
14 열 세 번째 이야기 23.02.02 44 2 12쪽
13 열 두 번째 이야기 23.01.31 41 2 11쪽
12 열 한 번째 이야기 23.01.28 53 3 12쪽
11 열 번째 이야기 23.01.26 56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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