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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앤별 작가님의 서재입니다.

1940-나는 아직 할 말이 남았다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완결

별앤별작가
작품등록일 :
2023.01.10 22:05
최근연재일 :
2023.04.04 10: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2,643
추천수 :
83
글자수 :
205,848

작성
23.02.0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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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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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2쪽

열 세 번째 이야기

DUMMY

1919. 2월. 일본.


"아직도 아무 말 없어?"


일본 경찰은 며칠 전 잡아들인 조선 유학생들을 계속해서 주시했으나 그 어디에서 독립 선언서는 찾아낼 수 없었다.


"예,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 유학생들은 누구 하나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또 몸 안에 감춰둔 것 하나 없습니다."


"흐음......"


일본 경찰에게 붙잡혔던 유학생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결국 일본 경찰들은 그가 일본에서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도록 조선으로 돌려보냈다.


****


하지만 여전히 유학생에 대한 의심을 놓지 못한 일본인은 유학생 뒤로 사람을 붙혀 감시했다.


조선으로 돌아온 유학생은 제 뒤로 일본 경찰이 붙은 것을 느끼고선 한동안 그들의 눈치를 살피며 쉽게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사흘 뒤, 일본인들의 감시가 약해지자 그는 집 안 뒷간에서 먹었던 독립 선언서를 토해내며 몸 속에 감춰두었던 2.8 독립 선언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다행히 멀쩡히 있군. 이제 슬슬 움직여볼까?”


어느새 일본인의 의심이 줄어들자 그는 급히 몸을 움직여 조선의 33인 민족 대표를 찾아갔다.


****


유학생이 33인 대표 장소로 향하는 길에는 여전히 일본 경찰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학생을 주시하던 경찰이 유학생을 향해 총을 들려는 순간 누군가 그의 목을 내리쳤다.


“으윽······”


“쉿.”


일본 경찰의 목을 내리친 사내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쓰러진 일본 경찰을 끌고선 인기척 하나 없는 다른 자리로 옮겨냈다.


그리고선 조용히 제 칼을 꺼내 경찰의 목을 베어냈다.


그에 일본 경찰의 피는 사내의 옷과 얼굴을 붉혀냈다.


하지만 사내는 제 얼굴에 뭍은 피를 닦아내고선 그 자리에서 조용히 사라지며 도현을 찾아갔다.


"일단 유학생분은 무사히 들아갈 수 있도록 자리는 만들어드렸습니다."


도담단 거처는 불빛 하나 존재하고, 어두컴컴한 장소였다.


그리고 그 어두운 빛 아래 도현이 존재했다.


"고생했네. 우리가 그들의 길을 열어주지는 못해도 가시는 길을 보호해줄 수는 있지. 그보다 자네 옷도 좀 갈아입게. 그러다 다 들키겠어. 일본 경찰 죽였다고 자랑이라도 할텐가?"


그에 도원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


33인 민족 대표 거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선생님."


조선의 민족 대표를 맡고 있던 이들은 오늘 회의를 위해 모여 있었다.


"누가?"


"그 일본에 갔다 잡혀온 유학생분입니다."


"그래? 어서 들어오시라 하게."


"예."


"오시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고생이 많았구려."


"아닙니다."


"그런데 어찌 우리를 찾아온 것이오?"


"보여드릴 게 있어서입니다."


그리고는 그는 머리에 감춰주었던 2월의 독립 선언문을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이것이 이번 저희가 보여준 2월의 독립 선언문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조선에서 보여주어야 합니다. 선생님!"


"자네!"


유학생의 대답에 대표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대답했다.


"아니, 타지의 어린 학생들마저 이렇게 독립을 위해 노력하는데 우린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부끄러움을 느낀 민족 대표들은 서둘러 준비하던 평화 시위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오늘 당장 그 선언서를 써봅시다. 우리가 대표자로 나오면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에, 최남선(후에 친일민족행위자로 변절) 기초, 만해 한용운 선생께서 추가된 독립선언서가 제작하였다.


"예, 맞습니다! 선언서를 작성해보죠."


그리도 대표자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우리는 오늘 우리 조선이 독립국이며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합니다."


"이를 세계만방에 알려 인류 평등의 큰 진리를 환하게 밝히며, 이를 자손만대에 알려 민족의 자립과 생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원히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표자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반만 년 역사의 권위에 의지하여 이를 선언하며, 이천만 민중의 정성을 모아 이를 두루 밝히며, 영원한 민족의 자유와 발전을 위하여 이를 주장하며, 인류가 가진 양심의 발로에 뿌리박은 세계 개조의 큰 기운에 발맞추어 나아가기 위하여 이를 제기하니, 이는 하늘의 명백한 명령이며 시대의 대세이며 전 인류 공동 생존권의 정당한 발로이기에 세상의 어떤 힘도 이를 막거나 억누르지 못할 것입니다."


점점 그의 목소리는 높아지며, 분노를 보여주었다.


민족 대표는 여전히 그들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의 희생이 되어 유사 이래 수천 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민족의 압제에 뼈아픈 고통을 당한 지 이미 십 년이 지났습니다."


그에 기다리고 있던 이들의 분노도 점점 끓어올려지며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했다.


그리고 민족 대표자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이어져갔다.


"그 동안 우리의 생존권을 빼앗겨 잃은 것이 그 얼마이며, 정신상 발전에 장애를 받은 것이 그 얼마이며, 민족의 존엄과 영광에 손상을 입은 것이 그 얼마이며, 새롭고 날카로운 기운과 독창력으로 세계 문화에 이바지하고 보탤 기회를 잃은 것이 그 얼마이겠습니까!"


화가 끓어올라온 대표자는 말을 잠시 멈추었고, 천천히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슬픈 일입니다."


그리고 그곳의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민족 대표자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오랜 억압과 울분을 떨치고 일어나려면, 현재의 고통을 헤쳐 벗어나려면, 장래의 위협을 없애려면, 땅에 떨어진 민족의 양심과 국가의 체면과 도리를 떨쳐 얻으려면, 각자의 인격을 정당하게 발전시키려면, 가엾은 아들딸들에게 괴롭고 부끄러운 현실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자자손손에게 영원하고 완전한 행복을 안겨 주려면, 가장 크고 급한 일이 바로 민족의 독립을 확실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천만 겨레마다 마음속에 칼을 품은 듯 굳게 결심하니, 인류 공통의 성품과 이 시대의 양심이 정의라는 군사와 인도주의라는 창과 방패로 호위하고 도와주고 있는 오늘날, 우리는 나아가 싸우니 어느 강도를 꺾지 못하겠습니까!"


"물러가 일을 꾀하니 무슨 뜻인들 펴지 못하겠습니까!"


그리고 또 다시 목소리 높여 이야기를 이어갔다.


민족주의 단체는 여전히 말을 이어갔다.


"병자수호조약 이후 때때로 굳게 맺은 갖가지 약속을 배반하였다 하여 일본의 배신을 죄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 제국주의의 학자들은 강단에서, 통치배들은 실생활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대대로 닦아 온 찬란한 위업을 식민지로 삼아 문화민족인 우리를 야만족같이 대우하여 다만 정복자의 쾌감을 탐할 뿐이요,"


"우리의 오랜 사회 기초와 뛰어난 민족의 성품을 무시한다 해서 일본의 무도함을 꾸짖으려는 것도 아닙니다."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격려하기에 바쁜 우리는 남을 원망할 겨를이 없습니다."


"현재를 꼼꼼히 준비하기에 급한 우리는 묵은 옛일을 응징하고 잘못을 가릴 겨를이 없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는 오직 자기 건설이 있을 뿐이지, 결코 남을 파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 자신의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것뿐이지, 결코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으로 남을 시샘하여 쫓아내고 물리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얽매여 있는 일본 제국주의 통치배들의 부귀공명의 희생이 되어 압제와 수탈에 빠진 이 비참한 상태를 바르게 고쳐서 억압과 착취가 없는 공정하고 인간다운 큰 근본이 되는 길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 자신의 새로운 운명을 개척하고자 하는 것뿐이지, 결코 묵은 원한과 일시적 감정으로 남을 시샘하여 쫓아내고 물리치려는 것이 아닙니다."


"낡은 사상과 낡은 세력에 얽매여 있는 일본 제국주의 통치배들의 부귀공명의 희생이 되어 압제와 수탈에 빠진 이 비참한 상태를 바르게 고쳐서 억압과 착취가 없는 공정하고 인간다운 큰 근본이 되는 길로 돌아오게 하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우리 민족의 요구에서 나온 것이 아닌 우리나라의 침략·강점이었으므로, 그 결과는 마침내 위압으로 유지하려는 일시적 방편과, 민족 차별의 불평등과, 거짓으로 꾸민 통계 숫자에 의하여 서로 이해가 다른 두 민족 사이에 영원히 화해할 수 없는 원한의 구덩이를 더욱 깊게 만들고 있는 오늘날의 실정을 보십시오!"


민족대표가 독립선언서를 낭독해 읽으면 학생들이 태극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전세계 사람들에게 우리의 독립의지를 보여줄 수 있도록 평화시위를 하자!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민족주의 대표자들은 유학생과 서로 악수를 건네며 그를 보내었다.


****


유학생이 떠나가고 민족 대표자 중 부수장이 입을 열었다.


"정말 저 자와 약조한 대로 움직이실 겁니까?"


"글쎄. 우선 급한데로 말을 하였으나 무엇이 옳은 선택일까?"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정말 자네는 이 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하나?"


"그건......"


"우선 상황을 좀 지켜봅시다."


"...... 예, 그리 하죠."


방금 전만 해도 눈 앞에 있던 유학생 앞에서는 독립선언서를 맹세하며 독립 선언서를 외쳤던 민족 대표자들은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 속에 머물고 있었다.


****


삼판통 인력거공업소. 인력거 도담단 거처.


"유학생분은 조심히 돌아갔습니다.


도원이 도현에게 찾아가 유학생의 안전을 보고했다.


"일본인의 시선이 줄어들고 있나보구나. 어쩌면 우리가 움직여야할 순간들이 다가오는 것 같아."


그에 도현은 거사를 준비하던 글을 멈추며 도원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맞습니다. 그런데 소문에 의하면 민족대표자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무슨 소문?"


"민족대표자들이 그동안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일본과 한 패라는 이야기도 있고, 그들이 살아 남기 위해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


"흐음...... 의심을 놓지 않는 것 역시 좋겠구나."


"그럼 우선 제가 민족 대표자와 만나보겠습니다. 도련님의 정체가 밝혀진다면 오히려 이번 거사에 문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틀린 말도 아니다.


자신의 정체를 아는 이는 오직 도원과 상욱 뿐이었다.


정말 소문대로 민족 대표자들 사이에 배신자가 존재한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될 일이었다.


"알겠소. 그럼 부탁하겠소."


"예, 다녀오겠습니다."


****


달밤에 피어로으는 안개, 또는 달빛이 안개처럼 뿌옆게 보이는 달안개가 하늘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늦은 시각 그들을 밝혀주었던 처소 안에 불이 꺼지면서 도원이 들어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 촛불은 작게 켜지며 민족대표자가 도원을 마주했다.


"아니오. 오느라 고생 많았소. 자네 조직 이야기는 많이 들었소. 고맙소."


"아닙니다. 저 역시 선생님 덕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거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 같아서 왔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낮 일본에서 다녀온 유학생을 만났네."


"예. 들었습니다."


"그 자를 만났나?"


"아니요. 그런건 아니지만 주위를 주시하다보니 듣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가? 우선 그 어린 학생이 내게 2월의 독립 선언을 보여주더군. 그리고 우리 역시 멈출 수 없어 우리의 독립선언서를 만들었네."


"그럼 언제 거사를 이을 생각이십니까?"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네."


"누구는 우선 정해진 날인 고종 황제의 장례식 날인 3월 3일에 하자고 하였지만 동학으로부터 비롯된 천도교의 대표 15인은 장례식 날 운동하는 것은 승하하신 황제에 대한 불경이라 반대했고, 이에 전날인 3월 2일로 하자고 의견이 모여졌으나 이 날은 일요일이었기에 16인의 기독교 대표자들은 이 날이 주일이라며 반대하더군."


그리고선 민족대표자는 도원의 눈을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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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서른 아홉 번째 이야기(완) 23.04.04 42 1 13쪽
39 서른 여덟 번째 이야기 23.04.01 30 1 11쪽
38 서른 일곱 번째 이야기 23.03.30 28 1 11쪽
37 서른 여섯 번째 이야 23.03.28 28 1 12쪽
36 서른 다섯 번째 이야기 23.03.25 26 1 11쪽
35 서른 네 번째 이야기 23.03.23 29 1 11쪽
34 서른 세 번째 이야기 23.03.21 31 1 12쪽
33 서른 두 번째 이야기 23.03.18 33 1 11쪽
32 서른 한 번 째 이야기 23.03.16 25 1 11쪽
31 서른 번째 이야기 23.03.14 29 1 12쪽
30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 23.03.11 29 1 11쪽
29 스물 여덟 번째 이야기 23.03.09 47 1 12쪽
28 스물 일곱 번째 이야기 23.03.07 31 1 11쪽
27 스물 여섯 번째 이야기 23.03.04 30 1 11쪽
26 스물 다섯 번째 이야기 23.03.02 29 1 12쪽
25 스물 네 번째 이야기 23.02.28 28 1 13쪽
24 스물 세 번째 이야기 23.02.25 33 2 11쪽
23 스물 두 번째 이야기 23.02.23 33 2 12쪽
22 스물 한 번째 이야기 23.02.21 38 2 12쪽
21 스무 번째 이야기 23.02.18 50 2 12쪽
20 열 아홉 번째 이야기 23.02.16 35 2 12쪽
19 열 여덟 번째 이야기 23.02.14 33 1 11쪽
18 열 일곱 번째 이야기 23.02.11 36 2 11쪽
17 열 여섯 번째 이야기 23.02.09 39 2 11쪽
16 열 다섯 번째 이야기 23.02.07 36 1 12쪽
15 열 네 번째 이야기 23.02.04 38 2 11쪽
» 열 세 번째 이야기 23.02.02 45 2 12쪽
13 열 두 번째 이야기 23.01.31 42 2 11쪽
12 열 한 번째 이야기 23.01.28 53 3 12쪽
11 열 번째 이야기 23.01.26 5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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