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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만은
작품등록일 :
2016.10.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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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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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

DUMMY

그렇기에 정작 그가 실행에 옮긴 행동은, 최성민의 몸뚱아리를 이용한 문 밖의 안전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일이 아니었다. 살짝 우려스런 어조로 말을 뱉어내며 오히려 최성민을 문과 떨어뜨려놓기 위해 손짓까지 서슴치 않고 문 너머의 위험을 알리는 것이 그가 기존의 계획 대신 선택한 행동이었다.

단지 데자뷰가 가져다 준 느낌만으로, 혹은 데자뷰가 제멋대로 개조한 계획을 본받아, 지금껏 구축해 온 모든 계획들을 일순 싸그리 철수시키고 말소시켜버린 것이었다.

물론 그렇다해도 얼마든지 처음의 계획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딱히 거창하게 포장된 말로 '철수다 뭐다', '말소니 뭐니' 를 외치며 최성민의 목숨을 담보로 한 계획에 뭔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에는 살짝 모호했지만, 어차피 지금의 상황이 담긴 '깜짝 상자' 의 뚜껑은 이미 비스듬한 모양새로 반쯤 열려버린 상태였다.

이걸 완전히 열어버릴지, 아니면 다시 닫아버릴지는 그 틈새로 보이는 피에로 인형의 '이후'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란 뜻이었다.

데자뷰가, 아니, 뇌가 직접 나서서, 모든 상념에 빨간색의 물감을 덧칠해놓고 존재감을 부각시킨 위험 경보를 선택한 것이 만약 옳은 판단이었다면, 상자는 활짝 열어젖혀져 그 안의 우스꽝스런 광대를 당당히 세상에 내보일 것이고, 만약 옳지 못한 판단이었다면, 상자는 꽁꽁 묶여 어딘가에 쳐박힌 채 다시는 빛도 보지 못할 정도로 봉인될 터였다.

쉽게 말해, 데자뷰가 뜯어고친 계획을 그대로 이행한다하더라도 실패 시의 패널티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실 따지고보면 이것도 '초반부의 실패' 라는 조건이 내걸린 기회였기에, 중반부의, 그러니까 필연적으로 만나게 될 몬스터와의 대면 시엔, 자그마한 실수라도 곧장 생사의 문제로 직결될 수 있는 위험한 계획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앞으로 우후죽순으로 발생할 수많은 기회들 중 하나의 갈랫길에 해당되는 낡고 오래된 기회가 더는 쓸모가 없어지게 될 뿐인 일이었다. 처음의 계획으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와는 또다른 성질의 기회가 더 이상 생겨나지 말란 법은 없다는 것이다.

몬스터의 공격을 받음으로써, 또는 단 하나의 실수로 인한 생명의 문제가 두드러지게 드러나면서, 그에 걸맞는 새로운 기회가 알게모르게 튀어나올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는 소리였다.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갖가지 보험을 들어놓는 궁극적인 이유와 어느정돈 일맥상통하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었다.

한서준의 말과 손짓에 따라,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일단 그가 있는 계단 앞까지 다가온 최성민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한서준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그 이유를 말한들, 뜬금없이 '데자뷰 현상이 문제를 새롭게 가꾸고 있다.' 라는 말을 무턱대고 뱉어내지는 못하니, 한서준은 일단 적당히 둘러댈 수 밖에 없었다.

"아까··· 방에 있었을 때, 뭔가가 절 습격했습니다. ···한 번의 공격이었지만, 꽤 등골이 오싹오싹 해지더군요. 아마 피하지 못했다면 지금 전 이 자리에 있지도 않을 겁니다. 아무튼······ 그게 아직 바깥을 돌아다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니 신중을 기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네? 그거 혹시··· 막 그, 뿔 같은 거 몸에 막 붙어있는 놈 아니었어요? 그··· 그, 시커먼··· 음, 좀 이상하게 생긴 놈이요! 분명··· 아! 머리하고 팔에 기다란 뿔이 자라있는 놈! 기억나요?"

그저 지금의 상황을 얼버무리기 위해 대충 던진 말이, '의외로 심각한 내용이었던가' 라는 생각이 절로 떠오를 만큼, 잔뜩 굳어진 얼굴로 되려 여러가지의 질문을 자신에게 날리는 최성민에게 잠깐 멍한 표정을 보여주던 한서준이 이내 설레설레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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