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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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상하군요. ···총성이 그렇게 심하게 울렸는데, 정작 저건 꿈쩍도 하질 않으니······ 혹시 귀가 안들리는 것 아닙니까?"
최성민은 둘째 치더라도, 한서준이 몸을 숨기는 데에는 장장 5초란 시간이 소모되어졌다. 칼날을 날렸어도 두 번, 어쩌면 세 번은 더 날려도 될 정도로 충분하고도 넘치는 시간이란 것이다. 그러나 몬스터, 즉 Silence 는 공격 전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하는 자세 그대로 조용히 앉아있을 뿐이었고, 그 광경은 마치 한서준이나 최성민에게 그다지 큰 관심이 없어보이기까지 하는 광경이었다. 혹은 단 한 번의 칼날로써 확실히 아래의 인간들을 죽일 수 있다고 확신했기에,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든 일단은 살아남았다는게 더 중요한 일이었다.
몬스터를 맞이할 달콤한 간식거리를 수십, 수백여가지로, 나아가 그런 향을 뿌려댈 수 있는 맹독성 쿠키를 만드는 방법을 강구해볼 기회가 새로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그러게요. ···음, 귀가 안들린다는 특징은 생각도 해본 적이 없어요. 그냥 저 몬스터가 신경을 안쓰는 것 같기도 하고······ 형님이나 저나 확실히 죽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렇다면은··· 여태껏 저 놈은 자신의 공격을 한번 이상 막아본 놈을 만나본 적이 없다는 소리겠지요. 이건 우리들에게 꽤 다행스런 일이에요. ···어쨌거나 저 놈에게 한 방 먹여줄 기회는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형님. 어제 제가 반말 해도 된다고 했잖아요. 형님은 그냥 편하게 말하세요. 일일이 높일 필욘 없어요."
금방이라도 방아쇠를 당길 것만 같은 분위기를 피워내면서도, 한편으론 한서준을 향해 약간 장난스런 표정을 지어보인 최성민이 다시 진중하게 말을 이어붙였다.
"아니면··· 저 놈은 그저 우연히 이곳에 있었고, 우연히 우리들을 발견해 검은색의 칼날을 날렸으며, 그걸 우리들이 우연히 피할 줄은 예상도 하지 못했기에··· 칼날을 날린 순간부터 멀어져 있던, 아, 아니지. '애초에' 아무 관심도 없던 저 놈의 신경이, 아직 우리들이 살아있음을 눈치채지 못하게 만든 것일지도 모르죠. ···물론 관심이 없다는 끝마무리는 어떻게 생각해도 똑같은 결말이지만요. 그래도···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꽤 아귀가 들어맞지 않나요? 살짝 기분은 나쁘더라도요."
허나 모든 걸 '우연' 이란 넉살 좋은 단어로 치부해버리기엔, 방 안에서의 습격과, '그 집' 이란 특정 장소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최성민의 그러한 추측을 한꺼번에 싸잡아 붙잡고 늘어졌기에, 사실 저 추측은 일고도 고려해볼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하나 쓸모 없는 추측이었지만, 앞서 생각했듯이, 한서준의 말문을 열어냈던 '공격하지 않는 이유' 는 현재로썬 딱히 아무런 필요성도 없는 궁금증이었다. 뭘 어떻게 생각해도 결국 답은 '관심이 없다.' 와, '귀, 혹은 눈이 정상 작동 하지 않는다.' 이렇게 귀결되기만 할 따름인지라, 결국 몬스터의 의중을 파악할 이유가, 또 굳이 그렇게 해야 할 필수적인 의무가 그 어디에도 없다는 소리이기도 한 까닭이었다.
그렇기에, 차라리 간단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간단하게 머릿 속을 비워두는 편이, 좀 더 유연하게 몬스터의 다음 행동에 대응할 수 있는 효과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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