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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농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하늘은 죽고 누런하늘이 일어나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워농소리
작품등록일 :
2023.08.14 17:01
최근연재일 :
2023.09.15 00:18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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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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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636

작성
23.09.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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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장-15화 평생 내 종이 되겠다는 서약을 받으면?

DUMMY

“엇...?”

붉은 실은 마치 살아있는 붉은 실뱀처럼 리더의 목에 또아리를 틀었다.

“컥!”

리더는 바둥바둥대며 목에 감긴 실을 끊어내려 했지만, 그럴 수록 어마어마한 내력이 담긴 건지, 그 가느다란 실은 서서히 더 강하게 조여왔다

“보면 안될 것을 봤으면,”

“끄어...어...엌”

“못 본체 하거나, 입을 닫는 거야. 안 그러면 이렇게 되는 거잖아?”

넉넉하게 감겨있던 붉은 실은 어느 덧, 손목굵기정도로 목을 조여왔고, 리더는 서서히 의식이 흐려졌다.

“너넨 뭐하니? 살고 싶은 놈들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충성을 보여.”

멀리서 들리는 소연의 목소리는 민철을 지목했다.

“거기 두뇌회전이 빠른 너, 너는 아무것도 하지말고 가만히 있는 게 좋을거야.”

소연의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수많은 나이프와 회칼들이 리더의 몸으로 쏟아졌다.



“이름이 뭐니?”

소연이 청년에게 웃으며 물었다.

“김민철입니다. 누님.”

“머리가 좀 굴러가던데?”

“과찬이십니다. 오히려 cctv가 있는 걸 아시고도 그런 행동을 하신 그 대담함이 존경스럽습니다.”

“누가 좀 보면 어때? 살인멸구라는 편한 방법이 있는 걸?”

피식하며 비웃은 소연은 민철을 압박했다.

“솔직하게 말해. 충성이니, 생존이니?”

“충성하기 위한 생존입니다.”

“야, 그 반대겠지, 나 듣기 좋으라고 별 소릴 다한다?"

"그럴 리가요, 누구 앞이라고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멀리서 말하는 거 들어보니 너 머리굴리는게 맘에 쏙 들더라, 네가 얘네 참모니?"

“예. 그렇습니다 누님.”

“리더놈까지 송사리인 집단이 어떻게 이따위 빈틈덩어리 행동들을 해오고도 지금까지 숨이 붙어있는지, 안 그래도 궁금했거든.”

“그래서 작업하나 끝날 때 마다 멤버 몇몇을 잡범으로 위장시켜 교도소로 피신보내거나, 현장을 무술인들의 전투로 보이게끔 조작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네가 헬하운드의 머리네?”

“그래선지, 경찰의 수배는 저에게만 내리더군요. 저희가 의뢰를 받은 걸 안 경찰은 의경대에 무술계팀과 일반 강력계팀이 위장하고 며칠째 잠복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의뢰는 제 조언이 없이 리더의 단독적 지휘아래 이루어졌지요.”

“넌 왜 수배를 당했니? 일반인들을 건드려서?”

“예, 그걸 제 지시라 생각하는 듯 합니다. 실제로 제가 지휘하긴 했구요.”

“잘 들어보니, 지휘는 하지만, 네가 의뢰를 받지는 않나봐?”

“전 그저 참모일 뿐입니다. 먹물쟁이라고 늘 무시를 당해왔다보니 의뢰에 대한 결정권은 제게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정부가 무술인들의 세계는 자정작용에 맡긴다지만 일반인들이 피해를 입는 사건이 반복되면 결국엔 경찰이나 군이 나서기에 뒷처리라도 깔끔했어야 했습니다. 누님에 대해 듣고 나서는 확신은 없지만, 누님도 이건 알고 계시는 듯 해 보였습니다..”

“눈치가 확실히 있구나? 한번 가정해보자 민철아. 만일, 오늘 의뢰를 네가 직접 지휘했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저였다면 이 의뢰, 거절했습니다.”

"그런 가정을 내가 물었던가? 네가 직접 지휘했다면?”

“시체의 신원이 달랐겠죠.”

순간 소연의 눈썹이 꿈틀였다.

“누구로?”

“누님, 의뢰대상 장승범, 그리고 장승희 중 최소 두 명은 지금쯤 차갑게 식어있었을 겁니다.”

소연의 눈매에 순간 살기가 올랐다.

“너희 따위의 실력으로 나를 죽일 자신이 있었나보지?”

소연은 갈무리했던 기를 폭발적으로 방출했고, 서 있던 헬하운드 전원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중 내력이 약한 몇명은 거품을 물거나, 소변을 지렸다.

휴게소의 상인들과 직원들 역시, 가슴에 이유모를 답답함을 느낄 때쯤,

“누님..우선 고정하십시오. 누님에게 덤비겠다는 말이 아닌, 제 능력을 말씀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어렵게 버티며 서 있던 민철의 말에 소연은 방출했던 기를 순식간에 거두었다.

“민철이..자신감과 용기가 대단하구나? 그 말을 내 앞에서 한다는 거는 목숨이 두 개인 놈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래도 생각없이 말을 꺼낸 것 같지는 않으니까 계속 어필해봐.”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말하겠습니다. 우선, 누님을 살해하는 건, 저희로는 죽어도 불가능합니다.”

“잘 알고있네.”

“하지만 소문의 장승희라면, 가능할 거라 봤습니다.”

그 순간, 소연의 입가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저였다면 누님의 남자친구분을 유인해서 납치했을 겁니다. 지금까지 듣고 봐온 성격을 봤을 떄, 뛰어난 경공을 제외하면 평범이하의 무공수위를 가진 오지랖이 넓은 정의감이 넘치는 사내입니다. ”

“제대로 봤구나? 그 정의감에 내가 반했지.”

소연은 얼굴을 발그레 붉히며 승범을 떠올렸다. 난도질난 리더의 시신을 밟고서 짓는 소녀의 표정은 도저히 이 배경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겨우 고양이로 판 함정에 스스로 빠져들어, 다리와 팔에 큰 부상을 입을 정도로, 대책이 있는 타입 역시 아니기에, 그 정도의 사내를 위험에 빠뜨리는 건 제겐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운 일입니다.

자신의 남자에 대한 뒷담화나 다름없는 냉정한 평가를 들은 소연은 속이 뒤틀렸지만, 딱히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끝까지 듣기로 마음먹는다.

'약간이라도 허세나 자기과시가 보이면, 찢어죽여주지.'

“처음 의뢰가 들어왔을 때도, 임주헌과 리더의 관계가 아니었다면, 우리 헬하운드에게 표적이 될 정도의 인물이 아닙니다. 얻어 낼 것에 비해 위험성이 굉장히 크거든요.”

“그 위험성의 중심은 나야? 승희야?”

“의뢰 전에는 장승희, 지금은 누님이죠.”

“분하지만, 맞는 말이야.”

“괴물 장승희. 중학교 때 자기보다 몇 살 이상 많은, 동네 양아치부터 자퇴팸까지 상처하나 없이 전부 박살을 내놓고, 지금은 그 때보다 상상도 못하게 강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그 여자가 문제였습니다. 이성적으론 절대로 받아선 안 될 의뢰였지만, 리더가 동창인 임주헌의 체면을 살려주겠다는 이유로 굉장히 적은 비용에 의뢰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나마 구실은 장승범의 근처에 미녀가 많다는 부분이어서 장승범을 이용해 그녀들을 납치하는 것도 계획의 일부로 있었습니다. 예쁜 여자는 여러모로 돈도 되고,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다는 게, 리더의 시커먼 속내였거든요.”

“너는 아닌 것 처럼 말하지마. 어차피 계획은 네가 짜잖아?”

“저런 머리를 쓸 필요가 없는 계획까지 제가 짤 정도로 전 한가하진 않았습니다. 조직 내 모든 머리쓰는 문제는 전부 저를 거쳐야 했거든요.”

민철은 쓰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데이터에 없었나봐.”

“누님의 데이터까지 있었다면 이 의뢰는 리더라는 소인배가 처음부터 받지를 않았을 겁니다. 단, 만약 이미 의뢰를 받은 상황에서 누님의 존재를 제가 있는 상태에서 미리 알게 되었다면 오히려 누님의 존재가 큰 기회였을겁니다..”

"어떻게?"

"누님과 장승희는 싸우게 만드는 겁니다."

마른 침을 삼킨 민철은 힘겹게 말을 이어나갔다. 민철이 아무리 강심장이라 한들, 언제든 자신의 목을 뽑아버릴 수 있는 고수 앞에선 한 없이 긴장되는것이 당연하리라.

"우선 장승범을 납치 후, 그의 혀를 자르고 눈을 뽑습니다. 그리고 제가 직접 그를 우연히 발견한 것 마냥, 누님의 인상착의를 이야기하며 여인에게 습격당했다고 하면,"

"승희가 날 죽이겠지,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제일 잔혹한 방식으로 말야."

"제 계산에 따르면, 장승희의 무공이 아무리 소문대로라 한 들, 제가 들은 누님의 무공수위면 아무리 장승희래도 일방적으로 승부가 날 수 없고, 종이 한 끝 차이로 승부가 나지 않을 까 싶은거죠. 승부가 나고, 둘 중 하나가 죽으면 헬하운드 모두가 승자를 집단으로 일제공격하면 '세 명 전부, 혹은 최소 두 명은 제거할 수 있지 않을까' 란 계산이었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거기까지 계산했다고?”

“그리고, 겨우 그 나이에 상상할 수 없는 고강한 무공을 갖고 계시며, 개인적으로 놀이공원을 소유하고 계신다는 건, 최소한 어떤 무술단체의 중요한 소속원 혹은 고수의 자제분일 것이니, 아무리 장승희라 한 들 누님을 쉽게 제거할 순 없지않겠습니까?

말을 마친 민철은 어느 새 소연에게 목을 잡혔다.

"누..누님?"

"어느 정도 머리굴리는 데, 자신이 있을 만 했구나. 네 놈이 말한 정보는 틀린 것도 있지만 , 대부분 맞았고, 그 중 위험한 것도 있었지. 묻자, 이 모든 것은 아무런 사전정보없이 전부 유추한 거지?"

"저는 누님의 정보를 들은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무슨 수로 사전정보를 수집하겠습니까?"

소연은 민철의 목을 잡고있던 손을 약하게 밀었다.

"흥, 네가 말한 정보들 중 틀린 부분 하나만 짚고 넘어가자. 그 전에, 넌 이제부터 이 오소연의 친위대인 헬하운드의 리더이자, 내 두뇌야. 곧 넌 이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될 거구."

"영광으로 여기어 온 몸이 부서져라 충성하겠습니다."

"빈 말은. 승희는 내 학교 친구야. 그래서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은 네 예상들과는 다른 게 많아."

소연은 쓰게 웃었다.

"만약 승희가 날 죽이겠다 마음먹으면 아직은 5분도 못 버텨. 아직은 말이야."

“그 정도입니까..?”

“나랑 승희의 무공은 어마어마한 격차가 있어. 내가 기를 이렇게 대놓고 방출해도 승범이 근처에서 방출하지 않는 이상, 승희는 나를 놔둘거야.”

“장승희는 동생을 끔찍히 생각하지 않습니까?”

“나 정도의 고수도 장승희에게는 동생을 지키면서 싸우는 데, 큰 위협이 안 되거든. 실제로도 지금 승희는 계속 기를 읽고 있을걸? 너네가 생각한 거 보다 굉장히 과보호하는 누나야 걘. 후후”

“그럼 제가 궁금한 부분, 딱 하나만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음..네가 맘에 들었으니, 평생 내 종이 되겠다는 서약을 받으면?”

“이미 전 충성을 맹세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누님이야말로 이 강호에서 아무 연줄도 없는 채 잔혹한 범죄집단의 참모로 살아가던 제가 높이 서게 해 주실 저의 주군이십니다.”

“그 절박함까지! 좋아, 마음에 들었어!”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뭐가 궁금한데?”



승범은 소연의 발소리에 몰래 하던 폰을 황급히 주머니에 넣고는, 차 문이 열리자 소연에게 어색하게 웃음을 보였다.

"자기야, 오래 기다렸어?"

"응..응? 아냐! 얼마 안 기다렸어."

"아까 그 삼촌이 일이 생겼대."

"일? 무슨 일?"

"그런게 있대, 그래서 다른 삼촌이 운전해 주실거야. 그쵸? "

"네가 승범이구나."

민철은 어느 새 운전석에 앉아 뒷자리를 향해 인사했다. 아까까지 보이던 칸막이는 아무래도 접어 넣을 수 있는 모양이다.

"아, 안녕하세요. 가까운 거리도 아닌 데, 운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차피 우리도 거기서 스케줄이 있단다, 너무 민폐라 생각하지 말고, 마음 편히 뒷자리에서 한숨 자렴. 칸막이는 다시 올려줄게.

"그래도 데려다 주시는 데, 제가 커피라도 사다 드릴게요."

"방금 누ㄴ....소연이가 다른 삼촌 들 것까지 전부 대접해서 마시고 오는 길이란다. 커플이 둘 다 마음씨가 곱구나."

"아이, 삼촌두.."

소연은 얼굴이 빨개졌고, 그를 본 민철의 등에는 식은 땀이 흘렀지만, 그는 살고 싶었기에 내색하지 않았다.

"그럼 출발한다."

"삼촌"

"응 소연아?"

"칸막이는? 승범이 좀 자야되, 피곤할거야,."

어느새 승범의 품에 쏙 들어간 소연은 눈만 꺼내놓은 채, 민철을 째려보고 있었다.

민철을 속이 철렁함을 느끼며 운전석에 연결 된 CCTV의 전선을 소연의 시야 안에서 끊었고, 그 후에 칸막이를 올렸다.

'역시, 머리가 좀 있어야 부리기가 편하네. 쟤는 오랫동안 쓸 만 하겠어'

다시 아래로 손이 내려가는 소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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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장-12화 23.08.30 1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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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장-10화 사실 원래 애초에 재능은... 23.08.25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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