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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농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하늘은 죽고 누런하늘이 일어나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워농소리
작품등록일 :
2023.08.14 17:01
최근연재일 :
2023.09.15 00:18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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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수 :
113,636

작성
23.08.2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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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장-11화 “라이터 좀 빌려주실래요?”

DUMMY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승범이 정신을 차려 보니, 낮선 천장이 보였다. 어둡지만 처음 보는 조명기구, 벽을 따라 이동한 시선, 그리고 눈에 들어온 건...

'허?!'

그의 놀람과 비례할 정도로 승범의 눈이 찢어질 듯 켜졌다.

시선 속의 소연은 승범의 허리를 껴안은 채 새근새근 잠이 들어 있었다. 이불 위로 슬쩍 보이는 맨투맨 티셔츠는 소연의 명치를 중심으로 세로로 찢겨 있었다. 조금 등이 불편해 몸을 살짝 뒤척이자,

“웅..우음..”

소연이 잠꼬대를 하며 더욱 강하게 안겨왔다.

'뭐..뭐야..무슨 상황이야...'

승범은 너무 놀라 움직이지 못했고, 그 상태 그대로 머릿속이 하얘졌다.

...........................

...........................

누나의 명령대로, 약속시간의 15분전에 미리 나와있는 승범.

약속장소인 인경대앞역의 X번 출구는 늘 수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승범은 그 사람들 중에서 여러가지 의미로 눈에 띈다.

지금, 승범은 인생 최대의 긴장상태에 있다. 너무 떨린 나머지 꺼진 가로등 주변을 느린 걸음으로 빙빙돌고 있고, 작게 움직여서 보기 힘들지만, 같은 손 같은 발이 동시에 나가고 있다. 걸을수록 소연의 생각이 떠오르는 승범은 가로등에 기대 하늘을 향하여 시선을 돌린다.

일반적이지 않은 시선을 끌 수도 있는 어색한 행동들이지만, 사람들에게는 그 행동따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어제 승희와의 데이트(?) 첫 코스는 남자전문 미용실이었고, 아무렇게나 기른 긴 머리는 신경 쓴 듯한 중단발이 되었다. 거기다 승희가 심혈을 기울인 코디는 헤어스타일부터 양말에 신발까지 적용되었고 ,코트만이 졸업식과 같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분위기를 풍겼다.

..........................

“어제 메이크업이랑 경락마사지를 해놔서 그런가, 기초화장이 소름돋게 잘 먹는데?”

“아직 멀었어? 아까 누나가 눈썹 깎은 거 눈에 들어가서 아파.”

“그래? 렌즈 밑에 눈썹 끼면 진짜 아픈데? 눈 크게 떠! “

훅-!

“좀 낫니?”

“아우, 좀 낫다. 아직 멀었어?”

“기다려봐! 하이라이팅까지 끝났고, 이제 아이새도랑 쉐딩만 남았어.”

“그게 뭐여? 아 뭐 이리 할게 많아!”

“남자화장은 티가 안나야 되서 손이 더 많이 간단다. 알겠니?”

......................

“야, 봤어?”

“와..대박.”

“아이돌이야?”

“속눈썹 봐, 눈빛도 날카로워.”

“하늘보고 있는 게 저렇게 고독해 보일 수가 있니? 화보아냐?”

승범 본인은 아무 것도 느꼈지 못했지만, 아니 느낄 정신이 없겠지만 자신은 많은 인파들의 시야를 은근히 잡아끌고 있었다.

오늘의 승범은 승희가 무려 하루를 공들여 완성한 예술품이었다.

....................

“와씹........뭐야 이거?”

“뭔데? 오바하지마 쫌, 저기 거울 좀 봐도 되냐?”

“어...응...여기”

“안 어울리게 왜 말을 더듬어?......응?”

'약올리기도 점점 진화하는구나..망할 장승희'

“니 사진은 언제 여기다 붙여놨냐?”

“......너야”

“.....뭐?”

“... 진짜 너라고. 나 아냐.”

......................

승희는 하루 사이에 자신을 초월하는 예술품을 빚었다.

“저기요..”

승범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무시했다.

'후..또 사이비인가..왜 많은 사람 중에 늘 나만..”

“저기 진짜 죄송한데요..”

이번엔 승범의 팔소매를 약하게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아, 소연이랑 만나야하니 여길 떠날 수도 없고..'

승범은 '관심없다'라고 말하기 위해 뒤를 돌았다.

그랬는데,

분명 쫒아내려 했는데,

승범보다 눈높이가 높은, 시원한 인상의 미녀가 앞에 서 있었다.

“저 진짜 이런 거 처음 말해보는데요.”

'...정신차리자, 어떤 마교는 이렇게 미인계로 접근한다고 했어.'

“라이터 좀 빌려주실래요?”

“네?!”

“아니면 담배 한 개피라도 빌려주세요, 꼭 갚을게요.”

순간 어이가 없어진 승범은 그래도 친절하게 대답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담배를 안 피워서요.”

“아..그래요..”

'그럼 그렇지..내 인생에 저런 미녀랑..'

“그러면 저 혹시 전화 한 통만 해도 되나요? 제가 친구랑 역 근처에서 만나기로 하고 장소를 못 정했는데 배터리가 다 됬어요.”

“아..네, 그래요.”

무언가 어색하고 떨리는 여자의 목소리, 승범은 별 생각없이 순순히 전화기를 건네주었고, 여자는 무언가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고, 여자는 4번 정도 발신음이 들린 후 전화를 끊고 전화기를 돌려주었다.

“친구가 전화를 안 받네요. 혹시 그 쪽도 누구 기다려요?”

'예쁘긴 진짜 예쁘다. 태어나서 본 직접 본 여자 중에 제일 예뻐.'

“아, 네.”

“음..혹시 여자친구?”

“어떻게 아셨어요?”

여자의 눈 끝이 순간 떨렸지만, 승범은 눈치채지 못했다.

“뭔가 분위기있게 서 있는 모습이 그래보였어요. 이런 미남이 여친이 없을리가 없잖아요?”

“네? 미남이요? 누구요?”

“되게 겸손하시다, 스스로도 알고 계시잖아요.”

여자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고, 승범은 태어나서 처음 듣는 말에 당황했다.

“야! 지숙아! 강지숙!”

지숙의 일행인지, 세 명의 여자들이 역 출구 입구에서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지숙은 손을 틀어 그녀들에게 인사를 하더니,

“저 친구들이 왔네요. 혹시 이름이 어떻게?”

승범은 아직 스무 살, 부르면 대답을 무조건 해야하는 줄 아는 순진한 소년이다.

“장승범이요.”

“전 강지숙이에요, 그럼.”

뭔가 이상한 통성명을 한 지숙은 친구들에게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떠났고, 승범은 잠시 상황파악을 위해 골똘히 생각했다.

'미남이라고?'

시선 앞 가게의 통유리에는 많이 보던, 그렇지만 완전히 다른 사내가 하나 서 있었다.

쿨뷰티로 유명한 승희가 숏컷을 하면 이런 느낌일까? 아닐 것이다. 뭔가 그 안에 풋풋하지만 날카로운 남성미가 풍겨나와야 이야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사내가 본인임을 아는 승범에겐 유리 속 자신에게 누군가 미남이라고 칭찬해주는 것을 아직 어색하고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렇게 잠시 상황파악을 하느라 정신이 나간 승범의 시야에 빨간 색 머리가 들어왔다.

'소연이다!'

승범은 설레고 반가운 나머지 그 빨간 머리가 서 있는 자리로 뛰어갔다. 뛰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승범을 본 빨간 머리 소녀는 순간 놀래서 욕을 할 뻔 했다.

“아 깜짝이야! 아 어떤 새..저한테 왜 이러세요..”

그녀는 승범의 모습을 보고는 목소리가 급격히 작아지며 부드러워 졌다.

'소연이가 아니네.'

초롱초롱한 눈으로 승범을 보는 소녀는 무언가를 기대했다.

“혹시 저한테 하실 말이..”

“아, 죄송합니다.”

'아, 여기 의경대지. 특이한 머리색이나 스타일은 많겠구나..'

실망한 소녀를 뒤로 한 채, 시계를 보던 승범의 눈에 한 소녀가 강하게 들어왔다.

아니라고 하기엔 너무나 소연과 닮았지만 이미지가 도저히 소연이라 할 수 없는 정도로 귀염상에다가 청순한 느낌이 흘렀고, 머리색마저 칠흑같은 검정이었다.

'쟤는 아니겠지. 눈치도 날 모르는 눈치고. 쟤가 소연이면 참 좋을텐데 아쉽네.'

승범의 예상대로 그녀는 승범과 잠시 눈이 마주치더니, 곧 눈을 피했다.

시간은 약속시간 5분 전, 승범은 처음 기다리던 자리에서 그녀를 계속 기다렸다.




약속시간이 5분이 지났다.

약속 당일에는 아침에만 연락을 하고, 끊은다음 약속시간에 만나라는 승희의 조언에 따라 승범은 아침 이른 시간에 약속을 확인 후, 지금까지 메시지를 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기다림의 설렘이 너무나 컸는 지, 5분이 지난 지금은 머릿속에 오만가지 잡생각이 그를 괴롭혔다.

'뭐지? 오는 길에 사고가 났나? 아니면 늦는 스타일인가? 장승희한테 물어봐? 어쩌지?'

우웅-


자기야ㅎㅎ

나 도착했는뎅....

어디야? 늦어?ㅠ


나 15분전부터

기다렸징~ㅋㅋㅋㅋ


X번출구에서??!


웅! 거기서!ㅋㅋㅋ


이상하다..ㅠ

나 지금 십분째 서 있는데,

혹시 어디야?


나 가로등에 기대있어

여기에 나 혼자야ㅋㅋㅋ


한 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 폰을 보던 시선을 들어 주변을 둘러보던 승범은 양손으로 폰을 쥔 채로 승범을 바라보는 아까 본 검은머리 소녀에게 다가갔다.

“혹시 소연이니?”

소녀는 굳어버린 채 입만 벌리고 있었다.

'설마 했는데 아닌가...'

승범이 다시 뒤돌아선 순간이었다.

“아..으..어..”

소연의 목소리다!

승범은 몸을 빠르게 돌려 그녀를 강하게 껴안았다.

“소연아!”

하얗게 굳어버린 그녀는 더 강하게 굳어버렸다.



“자기야.”

검은 머리 소녀는 간신히 목소리를 짜내었다.

“응, 소연아.”

기분이 좋아진 승범은 그녀가 소연임을 확신했다.

“뭐야..어떻게 된 거야..”

“...?”

“원래도 내 눈에는 세상에서 제일 잘생겼지만..”

“헤헤”

“어떻게 남자가 승희보다 더 예쁜건데?”

“뭐?”

“승희가 말 안해..? 난 승희가 자기 꾸며주러 간다고 톡해서 어느 정도는 꾸몄을 걸 예상했었단 말야, 근데 이건 변한 정도가 아니잖아.”

소연은 떨리는 목소리를 진정시키지 못했다.

“나 아까 눈 마주쳤을 때, 진짜 연예인인 줄 알고 떨려서 눈 피했단말야, 주변에선 계속 너 이야기 하는 것도 다 들리구. 근데 그게 내 남친이라니...”

“에이, 장승희가 나 변신시킨다면서 하루동안 고생한 건 맞는 데, 연예인이라니.. 사람들이 욕해.”

“자기야.”

“응 소연아?”

“호철이가 너무 겸손하게 '저 공부 못합니다'하면 어떤 기분이야?”

“ '저게 돌았나, 재수없네'정도?”

“지금 자기 모습은 호철이 성적 수준이야.”

“어...?”

“히힛.”

조금씩 떨림이 잦아드는 소연은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나 한 번만 내가 하고싶은 말 질러도 되, 자기야?”

“응...? 아..응.. 어떤거?”

지른다는 표현이 소연답지 않아 뭔가 이상하게 돌아감을 느낀 호철이었지만, 때는 늦었다,

“꺄아악!!!!!!!!!!!!!!!!!!!!”

승범은 갑자기 너무 크게 소리를 친 소연때문에 너무 놀라서 굳어버렸다.

“나 로또맞았다!! 여기 있는 남신이 내꺼다!!!!!”

흥분한 소연은 평소와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고, 굳었던 승범은 그런 소연을 뒤늦게 말렸다.

“왜그래 소연아! 쉿쉿 사람들이 욕해.”

“욕하라 그래! 이 게 웬 떡 이 야!”

흥분해서 방방뛰는 소연, 그를 말리는 승범. 두 연인은 모든 행인의 시선을 다양한 의미로 잡아끌고 있었다.




출구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한 테마까페.

3층 높이의 높은 천장과 탁 트인 시야의 고풍스런 분위기의 각자 다른 의자와 탁자들.

그 까페의 테라스에 우리에게 익숙한 두 연인이 서로 마주본 채 앉아있었다.

“....”

“이제 진정이 좀 되?”

소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새빨개진 얼굴을 하고 커피잔만 보고 있었고, 승범은 그런 소연을 보면서 훈훈하게 웃고 있었다.

“....아 너무 창피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몇몇은 그 들을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자꾸 쳐다봐..아까 소리지른 걸 본 사람들인가봐..나 의경대 다녀야 하는데..나 학교 어떻게 다녀.”

“에이, 여기서 멀었잖아, 사람들 기억도 못할거야!”

“...그럴까?”

“그럼!”

“....고마워.”

실제로도 사람들의 시선은 소연이 아니었지만, 그 의미를 소연이 알면 길길이 날 뛸 거니깐 넘어가도록 하자.

“근데 자기야.”

“응. 자기야.”

소연이 좀 익숙해진 승범이 호칭을 바꾸자, 색이 돌아오던 소연의 얼굴색은 도로 새빨간 사과빛이 되었다.

“내가 자기 기다리면서 자기에 대해서 들은건데...”

“응, 어떤 거?”

순간 소연의 표정이 굳어졌고, 승범에게 조심히 물었다.

“모델같이 예쁜 여자가 자기 번호를 따갔다는 데, 그게 무슨 말이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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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장-13화 “이제 집에 가자.” 23.09.01 10 0 13쪽
13 1장-12화 23.08.30 11 0 13쪽
» 1장-11화 “라이터 좀 빌려주실래요?” 23.08.28 17 0 13쪽
11 1장-10화 사실 원래 애초에 재능은... 23.08.25 12 0 12쪽
10 1장-9화 괴물ㄴ아 23.08.23 14 0 13쪽
9 1장-8화 내 형이란 인간은..... 23.08.21 16 0 14쪽
8 1장-7화 사자는 토끼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한다. 23.08.18 13 0 13쪽
7 1장-6화 먀아아......... 23.08.16 1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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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장-4화 23.08.14 20 0 13쪽
4 1장-3화 23.08.14 17 0 13쪽
3 1장-2화 23.08.14 15 0 13쪽
2 1장-1화. +2 23.08.14 25 1 12쪽
1 서장. 프롤로그. +2 23.08.14 15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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