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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농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하늘은 죽고 누런하늘이 일어나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워농소리
작품등록일 :
2023.08.14 17:01
최근연재일 :
2023.09.15 00:1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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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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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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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장-9화 괴물ㄴ아

DUMMY

“이상하네요, 장승범 환자분.”

“승범이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음..문제라면 문제인데..”

승범이 입원한 지 어느 덧 사흘차 아침이 되었다. 회진을 돌던 의사는 승범의 침대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보시면, 오른 어깨에 베인 상처가 있어야 하는데 흔적도 없습니다. 그리고 햄스트링에 깊게 찔렸던 곳 역시도 흉터 하나없이 꿰맨 실밥만이 보인단 말이죠.

준휘가 웃으며 대답했다.

“승범이가 회복이 조금 빠른 편입니다. 전에도 미술시간 판화칼에 찢기고 베이 자잘한 상처들도 2~3일내로 흔적도 없이 사라지더라구요.”

“그런 작은 상처들은 아이때면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이 번엔 예리한 칼에 깊고 넓게 베인 깊은 상처들이었습니다. 심지어 뒷 허벅지의 상처는 오염도 심해서 소독하는 데도 오래걸렸죠. 그랬던 상처들이 이렇게 흉터는 고사하고라도 씻은 듯이 이렇게 사라진 건 말이 안됩니다.”

의사는 표정을 찡그리며 계속,

“내력이 심후한 고수들의 경우, 상처와 내상의 회복이 스스로도 빠르고 타인에게 내력을 주입해 신체의 회복속도를 빠르게 만들어 줄 수 있기는 합니다만, 혹시 관장님이나 다른 분께서 기 치료를 하셨습니까?

“그럴 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환자분의 상태는 당장 일상생활을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입니다. 실밥만 뽑고 퇴원하셔도 될 정도구요.”

“저 그럼 밖에 나가도 되요?

“퇴원수속만 마치시면 당장 오늘부터 모든 활동이 가능합니다.”

“아잣!!!!”

승범은 이 답답한 병실을 나갈 기대감에 빠져 방방 뛰었고, 그 뒤에 이어진 의사의 혼잣말을 듣지 못했다.

“거 참.. 살면서 처음보는 케이스네. 이건 회복력이 빠른 정도로 설명이 될 수가 없는데.”



승범은 첫 날, 자기가 가방을 던져 놓았던 방 침대에 드디어 몸을 뉘였다.

“와, 3일이 지나서야 돌아올 줄은 진짜..”

고3인 호연과 아서는 결국 허락을 받지 못해 동네로 돌아갔고, 호철은 준휘의 허락하에 도장이 빈 시간엔 수련을 해 가면서 친구을 지키다 승범의 퇴원수속을 마친 오늘에야 동네로 돌아갔다. 함께 점심을 먹은 후인 방금 전에.

'병원에서 나온 건 좋은데, 혼자있을라니 너무 심심한걸...? 그리고 왜 이렇게 몸이 가볍지?'

준휘와 승철은 원래 계획대로 집으로 돌아갔도, 넓은 숙소에는 오직 승범만이 홀로 있었다.

"아 심심해!"

괜한 쓸쓸함에 친 소리는 약하게 울려서 돌아왔다.

'아 호철이를 괜히 오늘 가라했나? 아니야, 3일이나 더 머물러주면서 자기네 과 모임도 안갔는데.'

침대 위에서 뒤척이는 승범. 사실 퇴원 후, 승범 역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승범이 아무것도 못함을 억울하다며 토로했고 며칠만이라도 더 머무르게 해달라고 억지를 부렸다.

처음엔 반대하는 시늉을 하던 준휘는 승철의 중재로 2박 3일의 자유를 주고 떠났지만, 삼촌치고는 너무 쉽게 허락했다. 무언가 찝찝함을 승범은,

'소연이는 어제 여행에서 돌아왔었지. 원래 약속대로 내일 만나면 되겠지? 여자애랑은 뭘 해야 하지... 아, 뭘 해본적이 있었야지..인생 첫 데이트인데...'

남은 목적이 소연과의 첫 데이트를 위해서였기에 이내 그 찝찝함은 잊혀졌다.

첫 연애여서 뭘 어찌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승범이 본 SNS나 너튜브의 지식에서는 여자는 데이트코스가 중요하다고 했다.

'장승희한테 물어볼까? 아냐..그 성격에 놀려먹을 게 뻔하지.'

승범은 생각을 하필이면 침대에서 하다가, 깜빡 졸고 말았다.



'학교나 가 볼까?'

시간이 흘러 잠에서 깬 승범은 비몽사몽로 꿈에서의 캠퍼스데이트를 회상했다.

'아 근데 왜 소연이만 나온 게 아니고, 장승희도 나오냐고! 젠장 꿈자리 사납네.'

사실 은정과 호연도 같이 꿈에 나왔지만, 애써 머릿속에서 지우려하는 승범이었다.

"왜 아직도 침대에서 비비고 있니? 지금이 몇신지 알아? 아주 내가 안깨우니까 낮이 밤같지!"

"으악!!!"

"아 깜짝이야.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딱!

승희는 승범의 머리를 손으로 후려쳤다.

"아, 왜 머리를 때려! 나 환자야 환자!"

"정신이 아파? 머리도 좋은 놈이 좀 나빠지면 어때! 근데 안 어울리게 웬 환자타령이래?"

"그게..어휴 됐다!"

"어디서 꾀병이야, 기껏해야 경공연습하다가 다리나 삐끗하는 거 말고는 네가 다칠데가 어딨니?"

승범은 순간 움찔했지만, 다행히 승희는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승범을 나무랬다.

"얼른 일어나! 서울갔대서 뭐라도 하고 있는 줄 알고 대견해 하던 내가 정신이 나갔지, 니가 그럼 그렇지! 잠 아니면 게임. 어휴!"

"아 일어난다고! 내가 여깄는 건 어떻게 안 거야?"

"니 여자친구. 아? 너 살빠졌냐? 뭔가 슬림한데?"

"조금 빠진 거 같긴 한데 모르겠네. "

"조금이 아닌 거 같은데? 턱선이 아예 달라.”

“그래봤자 1~2키로겠지. 근데 소연이는 너 거기 간 김에 하루 더 있다온댔는데?

“그래서 하루 더 있다 왔잖니?"

"오래 집을 비웠으면 집으로 바로 가야되는 게 상식아냐? 옷차림 보니까 바로 이리로 왔지?"

"수련도 오랫동안 안했더니 근질거리기도 하고, 사랑하는 내 동생하고 대련도 하러왔지~근데 10kg는 빠져보이는데 아무리 봐도, 팰 곳이 작아졌어."

"야."

승범은 한숨을 쉬며,

"누가. .누구랑..대련을 한다고?"

얼빠진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승희를 가리키고 그 다음은 자신을 가리키자, 승희는 웃으며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뭔 말도 안되는 소리야?!"



드넓은 황건파의 도장.

새파란 색 배경에, 승희와 승범이 입은 노란 색 도복은 무언가 겉도는 느낌이었다.

"삼촌도 참, 차라리 나무바닥이 더 운치있다니깐 폼도 안나는 파란 보호바닥이 뭐람. 그치 동생아?"

“혼잣말 해 놓고는 대답해주길 바라지마라.”

'장승희'

승희의 도복에는 검은 색 글씨로 이름이 새겨져있었고, 승희가 던져 준 승범의 도복 역시 이름이 적혀있었다.

"난 제대로 권각법을 배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데, 내 도복은 대체 왜 있는 건데?"

"너도 황산파 장문인의 가족이잖아. 그래서 기본은 배우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더라?"

"그거랑 지금 나도 모르는 내 도복이 여기 있는 건 대체 무슨 상관인데?"

"너한테 기본기 한 두개 정도는 수련시키시려고 그렇게 벼르던 삼촌이 미리 만들어 놓으신 지 몇년 됬어. 예전부터 너한테 무공 가르쳐주시려고 얼마나 기대하셨는데."

"하나도 배운 거 없어.."

".........뭐?"

"없다구..나 계속 나름 바빴단 말이야."

승희의 분위기가 무겁게 바뀌어갔다."

"그러니까."

"...."

"분파 와 있는 동안,"

"..으응"

" 삼촌이 엄청 기대하신 것과는 반.대.로."

"........"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느끼는 승범이었다.

"아무것도 안했다는 거지..그렇지...?"

승희의 목소리는 자신이 폭발 직전임을 말해주었다.

"당장 옷갈아입고 와. 이 게으른 자식아. 넌 말로는 안되겠다."



"한 수 배우겠습니다."

".....한 수 배우겠습니다."

인사를 마친 남매는 각자의 파이팅포즈를 취했다.

정석적인 황건권의 자세를 잡고 있는 승희와 대비되게, 승범의 자세는 어디서 보고 따라하는 듯한 어정쩡한 복싱자세였다. 그리고 이상할 정도로 승범의 도복은 최소 두 사이즈 이상 커 보였다.

"누나 근데 잠깐만."

"맞기 싫다고?"

"그건 당연히 싫긴 한데, 애초에 둘이 대련을 하는 게 말이 된다 생각해?"

승희의 눈썹이 순간 꿈틀했다. 승범의 입장에선 짚고 넘어갈 만한 것이라는 걸 승희도 모르지는 않는다.

만일 승희가 전력으로 승범을 대한다면 승범은 1초도 되지 않아 피범벅이 될 것이다. 아니지, 형태라도 유지하면 기적이다.”

"....그래서? 안 맞겠다고?"

"누나가 빡돌았을 때, 내가 하지말자고 안할 사람이야?"

"당연히 아니지, 넌 나하고 대련을 피할 수는 없을거야."

"...그냥 패겠다는 말이랑 뭐가 다른데?”

"팬다니? 참교육이란 말 모르니?”

“이런 식으로 날 패온 게 한 두번도 아니고, 어차피 해야 되는 건 나도 알아.”

“그럼 잠자코 맞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승희는 매트리스 표면이 찢어 질 정도로 강하게 바닥을 박차고 몸을 번개처럼 날려 승범의 턱을 향해 굉장한 스피드로 종권을 질렀다. 승범의 눈에는 날아오는 승희의 실루엣만이 어렴풋이 보일 정도로 빨랐다.

하지만 더 빠른 속도로 뒤로 박차고 뛴 승범의 턱에는 절대 닿지 않았다. 헛주먹을 날린 승희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몸이 왜 이리 가볍고, 말을 잘 듣지? 이상하긴 한데?

“잠자코 맞...아니지, 제대로 대련하면 금방 끝날거야.”

“방금 그 주먹을 맞았으면 내 턱뼈 부서져.”

“내 특기 잊었나 보네, 티 안나게 패는 거!”

승희는 왼발을 앞에 둔 채, 몸을 돌려서 오른발을 후려차며 강한 풍압을 날렸다.

“크흑!”

승범은 강한 풍압을 견디기 위해 순간적으로 양 다리에 힘을 주었고, 승희는 경공이 봉인된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돌진했다.

“명치!”

승범은 반사적으로 자세 그대로 뒤로 넘어지며 몸을 비틀었다.

퍼엉-

또 종권은 허공을 갈랐고, 승희의 분노가 그라데이션으로 올라가는 중, 눈 앞에 펼쳐진 모습에 그녀는 순간 끓어오르던 분노가 식어버렸다.

과거 무술인들이 치욕으로 느끼던 회피기술인 바닥 옆구르기. 나려타곤.

그 나려타곤이 지금 승희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얼씨구? 이겐 굴러다녀? 안 창피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승범은 태클 자세로 일어나고는 승희가 처음 서 있던 자리로 안경이 날아갈 정도의 빠른 속도로 날아들었다. 그리고 아까 승희가 발 아래있던 매트리스의 작게 찢긴 부분을 잡아 올렸다.

찌이이이이익-

파란 색 매트리스표면은 길게 결대로 찢어져 승희가 서 있는 자리까지 찢어졌다. 그 승희의 발 밑까지 찢어진 순간에 승범은 찢어지고 있는 표면들 들어올리면서 잡아당겼다.

뚝-샤악-

승희의 양 발이 붙어있던 파란 표면은 그녀의 발 밑을 살짝 넘은 곳에서 끊어졌고, 승희 째로 파란 표면은 들어올려졌다. 그리고 빠르게 표면이 승희의 발 밑에서 빠지자, 승희는 공중에서 균형을 잃었다.

'어..어..?'

당황한 승희가 시선은 아래에서 앞으로 돌리자, 무언가 노란 무언가가 승희를 덮쳤다.

퍼억-

“꺅!”

자신의 도복이 얼굴에 덮인 채 넘어진 승희의 뒤를 잡은 승범은 그녀를 흰색 띠로 한번에 팔까지 단단히 묶었다.

“이거 뭐야! 야! 야!”

승희는 당황한 채 버둥거리다 이내 조용해졌다.

“누나 미안, 나 내일 첫데이트야. 다치면 안된다구!”

누나가 단단하게 띠로 묶인 것을 확인한 승범은 바닥에 떨어진 안경을 주워들었다.

승범의 도복상의가 얼굴에서 흘러내려린 승희는 의외로 복잡한 표정이었다.

“내일 소연이 만나?”

승범이 안경을 쓰고, 미안한 듯,

“응, 그래서 맞으면 안되.”

“그래서 필사적으로 싸운거니?”

승희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게 나긋나긋했고, 이는 순간 승범을 첫 승리의 쾌감에 취하게 만들었다.

“당연하지, 누나가 냉정하면 내가 어떻게 이겨. 그 동안 몇 백번을 맞는 동안 오늘 처음으로 이긴건데.”

“이겼다고?”

“못 움직이게 제압했잖아. 그럼 내가 이긴거지.”

“우리 동생, 대련도 처음으로 이기고, 내일은 첫 데이트도 하네? 인생이 새로워서 행복하겠다, 그치?”

서서히 음산해지는 분위기를 읽지 못한 승범은 서서히 내려온 안경을 고쳐 올리며, 여전히 신나있었다.

“정식 대련은 처음이니까, 아직 대련에선 무패아냐? 누나도 0승일 수가 있구나~”

“그럼 새로운 걸 계속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인생은 배우는 거라고 하던데.”

“그럼! 이번엔 뭘 처음으로 해볼까? 승리의 인증샷?”

승범은 일상복에 놓고 온 폰을 챙겨와 승희가 비치게 셀카를 찍었다.

승희는 점점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승범은 더욱 확실한 인증샷을 찍고 싶었는지


넘어져 있는 승희의 몸에 발을 올리고 셀카를 찍으려 했다!!!!!


뚜욱-!

승희는 승범의 띠를 힘으로 끊어버림과 동시에 오른손을 축으로 두고 왼발로 승범의 어깨를 찍어찼다.

퍼억!

“악!”

찍어찬 반동으로 공중에 뜬 승희는 이번엔 승범의 가슴을 밀어찼다.

팍! 꽈앙!

1초도 걸리지 않는 동안, 공중에서 화려한 발차기를 한 승희. 그녀는 히터로 더운 도장에서조차 한 방울의 땀도 흘리지 않았다.

공격 후에도 새처럼 공중제비를 돌아 사뿐하고 아름답게 착지한 승희와 대비되게도 승범은 도장 벽으로 밀려나 머리를 부딛쳤다.

“야이...........”

승범은 눈 앞에서 흐려지는 승희를 보며, 입으로라도 항전했다.

“괴물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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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장-12화 23.08.30 11 0 13쪽
12 1장-11화 “라이터 좀 빌려주실래요?” 23.08.28 17 0 13쪽
11 1장-10화 사실 원래 애초에 재능은... 23.08.25 12 0 12쪽
» 1장-9화 괴물ㄴ아 23.08.23 15 0 13쪽
9 1장-8화 내 형이란 인간은..... 23.08.21 16 0 14쪽
8 1장-7화 사자는 토끼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한다. 23.08.18 13 0 13쪽
7 1장-6화 먀아아......... 23.08.16 12 0 13쪽
6 1장-5화. 호연이 여자로 어떻게 느끼세요? 23.08.14 15 0 13쪽
5 1장-4화 23.08.14 20 0 13쪽
4 1장-3화 23.08.14 17 0 13쪽
3 1장-2화 23.08.14 15 0 13쪽
2 1장-1화. +2 23.08.14 25 1 12쪽
1 서장. 프롤로그. +2 23.08.14 15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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