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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농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하늘은 죽고 누런하늘이 일어나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워농소리
작품등록일 :
2023.08.14 17:01
최근연재일 :
2023.09.15 00:18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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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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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30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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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장-12화

DUMMY

“응?”

승범은 진짜로 의아한 듯 물었고, 그 반응에 소연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누가 그러더라구, 모델같은 여자애가 자기한테 번호를 따갔다구.”

“누가?? 에이 나 그정도 아냐.”

“그 정도 맞아!”

소연의 두 눈의 물기가 점점 오르려는 순간이었다.

”아아, 웬 키 큰 누나가 처음엔 담배를 빌려달라더니, 친구가 안온다고 나한테 전화기를 빌려쓰긴 했어,그리곤 곧 친구들 만나더니 가던데? 그게 다야.”

“....그래?”

“응, 내가 뭐하러 거짓말을 해. 그리고 나 그 정도 아니라니깐 그러네.”

“그 정도 맞아 자기야.”

아까보단 소연의 표정이 한결 편해보였다.

“근데, 자기야 나 달라진 거 없어?”

“그대로인 거 없냐고 묻는 게 낫지 않을까?”

“짖궂어!”

입술이 한 움큼 나온 소연이었다.



“쟨 오소연인데?”

까페의 직원 한 명이 자리를 정리하며, 사장과 담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게 누군데?”

“아, 형. 저랑 같은 고등학교 나온 애요.”

“귀엽던데? 그리고 사적에서만 형이라 하라고 이 녀석아. 근데 앞에 남자가 완전 넘사벽이더라.”

직원은 겸언쩍게 머리를 긁었다. 창백한 하얀 피부에 잡티하나 없는 그는 승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충분히 지나가다 돌아 볼 수준의 미남이었다. 최소 대학 과 내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청년일 것이라.

“그러게요 사장님, 테라스에 앉아있으니까 평소보다도 여자손님들 엄청 몰리더라구요. 커플로 들어온 여자분들도 이 자리 계속 쳐다보고. 진짜 급이 달랐어요.”

오늘의 하루 매출을 승범이 있는 시간동안 올린 사장은 싱글벙글했다.

“감사하지. 여기가 대학가 아니냐? 그래서 남자직원들을 훈남들로 쫙 깔아서 여자손님들의 매출을 노렸잖냐. 원래는 호석이 네가 일하는 시간이 매출이 늘 최고였는데..오늘은 아니어서 좀 자존심 상했겠다?”

“아유, 저도 저를 압니다. 서울은 넓긴 하네요. 제가 고등학교에서는 언제나 탑이었는데, 그 정도로는 절대 저 남신에게 절대 못비벼요.”

호석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우리 호석이 스스로 잘 생긴건 알더니, 겸손한 모습도 있네?”

“저런 외모가 제 친구들 중 있었으면 좋죠, 여자만나러 갈 때 데려가면 편해지잖아요.”

“정 그러면, 그 여자분한테 친구하게 해 달라 하지 그러냐?”

“음..오소연이 상대면 여러가지로 위험해서 안되요 사장님.”

“그 친구가 왜? 되게 순하고 청아하던데?”

“남친이면 어차피 제가 물어보는 게 게이취급 받을거고, 그냥 남자 지인이면 게이일 가능성도 높아서 제 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가만히 있는게 나아요.”

사장은 의아해졌다.

“그 친구 여자좋아하니?”

“음, 그런 비슷한 소문도 있긴한데, 소연이 어머니께서....”

호석은 순간 말을 멈추었다.

“왜?”

“음..확실한 건 아니라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근데 이상하게 저 남자, 이상하게 친근해요.”

“너 진짜 남자 좋아하는 거 아니지?”

“아, 형!”




영화관에 도착한 두 사람.

소연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승범은 분명 어제 온 길이건만 제대로 찾지 못해 헤멨고, 영화시간 5분이 지나서야 상영관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미리 승희가 예매까지 다 해주지 않았더라면.....

......................

“자, 이렇게 해서 예매하는 거야. 과정 다 봤지? 결제 안 할테니까 이제 너도 한번 해봐.”

“오케이...어? 인원수..영화관...영화선택...의경대1호점이랑 특관 의경대점이랑 같은덴가?”

“니가 해봤어야지 인간아...... 이번까지는 내가 해 줄테니까 다음에 모르면 또 물어봐!”

“태어나서 두 번쨰로 고맙다.”

“너 이래놓고 내일 길 헤메서 늦으면 죽인다.”

.......................

승희가 예매한 자리는 제일 뒷쪽의 커플석,

갓 스무살이 된 건 마찬가진데 대체 승희는 어떤 연애를 해 온 걸까.

멈칫한 소연은 또 얼굴이 빨개졌다. 이제 소연의 얼굴은 그냥 빨간 톤이 원래의 색인듯 하다.

승범은 소연의 원래 톤인 흰 얼굴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소연이 멈칫한 지도 모른 채, 승범은 먼저 자리에 앉는다.

승범이 자리에 앉자 소연은 잔뜩 경직되어 앉는다.

소연은 이상하게 자리가 어색하다,

'왜 이렇게 딱딱하지..?”

분명 자리에 앉았는 데, 옆자리에 승범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묘하게 시선이 높다.

그 순간 조명이 꺼지고 오프닝장면이 상영을 시작한다..

영화의 오프닝 크레딧이 다 나오고, 영화가 시작되려는 순간, 승범은 조용히 소연을 부른다.

“자기야.”

“응.. 왜..?”

“거긴 내 다리 위야.”

소연은 얼굴이 더 빨개지며 옆자리로 미끄러지듯 앉았고 고개를 푹 숙인다.

이번만큼은 승범도 얼굴이 빨개졌다.

두근-두근-두근-

'뭐..뭐야, 심장이 왜 이리 빨리 뛰어?'

영화의 강한 음향속에서도 서로의 심장소리를 듣는게 가능한 커플이었다.



영화가 시작된 지 30분 째,

커플은 아까 그 상태에서 미동도 없었다.

둘 다 얼굴이 빨개진 채 눈만 들어 영화를 보고있지만, 그게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아오 장승희, 로맨틱코미디라며..뭔 스킨십씬이 이렇게 진해...'

약간 민망한 영화씬을 보던 눈을 피하는 척 하며 승희 쪽으로 살짝 돌려보는 승범의 시선. 역시나 승희의 시선도 승범의 그것과 마주치자, 재빠르게 음료수를 찾는 척하면서 눈들을 돌리는 풋풋한 모습이었다.

그러다 음료수를 먼저 잡은 승범의 손을 소연이 위에서 잡았다.

'아...'

그대로 굳어버린 승범은 손을 슬쩍 뺐지만, 승범의 손을 잡은 소연이 힘을 주어 그의 손가락들을 움켜쥔 모양새가 되었다.

'나 미쳤나봐...'

영화는 그 순간 스킨십씬을 지나, 진한 베드신으로 흐르고 있었고, 둘은 그 자세 그대로 영화가 끝나는 순간까지 굳어있었다.



“여..영화 재밌었다 그치?”

“으...으응!”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꺼졌던 조명이 켜지고 나서야 승범은 긴장이 풀렸는지, 소연에게 가볍게 말을 걸었다.

'아이고..이거 손가락에 피가 안 통하는 거 같은데...'

승범은 아직도 손을 잡힌 채 있었고, 소연과 손을 잡고 있다는 설레는 감정은 그대로지만, 뭔가 이렇게 어영부영 어색하고 이상하게 잡고있기는 싫었다.

“소연아.”

두근-두근-두근-

잡힌 승범의 손 위 소연의 자그마한 손에선 소연의 심장박동이 그대로 전해오는 듯했다. 승범은 다른 손으로 소연의 손을 잡고,

“잠깐만.”

소연은 자신이 승범의 손을 너무 꽉 잡고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인지했다. 그래서 손에 힘을 풀었지만, 승범의 다른 손은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

“아...”

덥석-

승범의 손이 소연의 손을 제대로 잡았다.

“난 이 쪽이 더 좋아, 자기는?”

소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승범의 손을 깍지를 껴서 잡았다.

“앞으로는 이렇게 잡아줘. 이게 제일 좋아.”

어느 덧 첫 데이트의 중반부, 이 풋풋한 연인들은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보았다, 달콤하게.



손만 잡고,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힐끔거리며 웃는 두 사람.

저러면서 어색하지 않고, 달콤할 수 있다는 걸 다른 사람들은 알까?

방금 전, 레스토랑에서도 거의 말이 없던 두 사람이었다. 그저 서로를 마주보았고, 많은 이야기없이 식사했지만, 그 어떤 대화의 분위기보다 화기애애했다. 손을 뻗어 서로의 손을 잡고, 서로를 마주보며 배시시 웃는 모습은 그 어떤 사탕보다도 달콤했다.

식사를 마친 후, 승범은 승희가 마지막으로 알려 준 술집으로 향했다. 승범은 많을 것을 바라진 않겠지만, 그 역시 남자다. 오늘 소연이 마음의 준비를 했긴 바란다.

아니 사실은,

소연이 더 바라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은 그렇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러 가는 길이다.



엣취!!!!!!!!!!

의경대학교 내부를 홀로 돌아다니던 승희에게 갑자기 오한이 들었다.

“아씨, 뭐야.”

'이상한 기척들이 승범이 옆에 있네? 음...처리할까?'

'소연이인가.. 근데 소연이 기가 이렇게 컸던가?'

'음? 뭔가 작은 기가 자꾸 쏘아졌다가 사라지는데?'

승희가 왜 의경대학교에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승범과 최근의 대련이 기억난 승희는 생각했다.

'뭐..나한테 그 정도 일격을 날릴 전투센스면, 저딴 쭉정이놈들한테 맞지는 않겠지. 내 할 일이나 하자.'

라며 신경을 끄고 대학탐방을 계속했다.



“아 근데,”

승범이 어제부터 궁금했던 내용을 술 기운을 빌어 자연스럽게 묻는다.

“장승희가 자꾸 소연이가 짝사랑이 길었다는데,”

승범의 옆에서 행복하게 눈웃음짓던 소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변했다.

'아..승희.......그렇게 안봤는데.......................입이 왜이리 가벼웟!'

“예전에 오랫동안 좋아한 사람 있었어? 나도 짝사랑은 몇 번 했는데, 소연이도 그런거 같아서 되게 잘 통하는 기분이더라.”

소연은 갑자기 억울해지는 기분이다.

'이 눈치라곤 밥말아먹은 둔탱이같은 남자의 여자친구라니..'

소연은 얼굴이 새빨개졌지만, 용기를 내서 말을 돌리지 않았다.

“너야.”

“그래, 소연이 너도 나같이..뭐?”

“너라고. 이 답답아!”

“.......”

“그때 고백할 때도, 살짝 흘렸잖아. 전부터 좋아했다구.”

“그..그건 알지.”

물론 승범은 고백을 받은 순간의 기억이 없다. 눈치껏 둘러대는 게 언제까지 먹힐 지 모르겠다.

“그게 중2 봄때부터야. 좀만 더 있으면 6년이라구..”

승범은 당혹스러움과 미안한 마음에 입을 열지 못한다.

“혹시 6년 전에 새끼고양이를 구해서 여자아이한테 건네 준 걸 기억하니?”

“아..응! 당연하지!”

승범이 그 사건을 기억 못 할 수가 없다. 고양이 구조직후 승희에게 죽도록 얻어맞았고, 며칠 뒤 그 사건을 빌미로 또래 양아치들에게 습격을 당해서 며칠 간 의식을 잃었던, 그의 인생에서 제일 큰 사건의 도화선이었으니.

“승범이 넌.”

소연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나에겐 왕자님이야. 6년의 세월동안 순간을 빼면 그 순간을 한 번도 잊어본 적이 없어.”

잊고 있었던 소녀의 얼굴. 그 얼굴이 소연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 앞에 어른거렸다. 작고 귀여웠던, 단아했던 소녀의 얼굴과 지금, 다시 청순해진 소연의 얼굴은 어릴 적 그대로였다.

“....!”

모든 것이 떠 오른, 특히 고양이를 건네주었을 때, 빨개진 소녀의 얼굴이 지금 눈 앞에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그 얼굴이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승범의 입술에 무언가 닿았을 때, 승범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야, 아까 그 새끼랑, 그 년 얼굴 기억했지?”

욕설을 뱉으며 두 연인을 말하는 불량배의 광대는 베인 흉터가 돋보인다.

“자퇴한 뒤론 연락도 없던 놈이, 우리를 간만에 불렀다는 건, 껀수가 크겠지?”

“XX, 당연하지. 이따 둘이 술 취해서 나오면, 둘 다 덮쳐서 아지트로 끌고 가. 보수는 그 때 줄게.”

“크흐흐..간만에 파티냐?”

“맛있어 보이더라...! 야 보너스로 저 계집은 우리가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

“ 그건 맘대로 해, 아니지? 저 장승범이 앞에서 마음대로 해줘. 그리고 얕보지말고 정신 못 차릴 순간에 덮쳐야 된다? 저 새끼 뭔가 이상해.”

주헌은 쉬지않고 패거리에게 주의를 주었다.

“칼 맞은지 일주일도 안됬는데 멀쩡하잖아? 병원에 숨어서 들었는데, 상처하나 없다더라.”

“그건 네가 섬광비도도 야매로 배우고, 제대로 수련도 안해서 약해서잖아. 아까도 기습하겠다고 몇 번 던진 나이프가 다 사라졌잖냐?”

“아무리 빗맞았어도 베인 상처가 다 사라지는 게 말이 된다 생각해?”

“누나가 그 유명한 장승희라며.”

“괴물 동생이니, 피 색깔이 파란 색일수도.”

“그리고 아까 던진 나이프에는 내 내력이 제대로 실려있었다고, 분명 죽일 각오로 던진건데 무언가에 튕겨나왓어.”

“반탄강기?!”

“야, 그런 고수를 우리보고 상대하라고?”

“아니야, 저 놈 내력은 보잘 것 없어, 경공이 수준급인 것 말곤 아무것도 없다고.”

“그럼 쉽지. 우리 멤버중에 경공이 좋은 친구도 있으니, 저 놈은 도망 못 가.”

주헌과 낯선 무리들이 승범과 소연을 습격할 계획을 짜고있는 때였다.

쉬이익-


“아아악!!!내 눈!!!”

보너스를 운운했던 사내는 자신의 눈부위를 잡고 바닥을 뒹굴었다.

“누구야!”

본능적으로 무언가 날아온 위치를 직감한 주헌이 소리쳤지만 바라본 자리엔 아무도 없었다.

“어...?윽....”

주헌의 뒤에서 목에 바늘을 겨눈 한 가녀린 여인.

머리를 비녀로 쪽맨 채 말없이 서 있는 그녀는,

소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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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장-15화 평생 내 종이 되겠다는 서약을 받으면? 23.09.06 6 0 12쪽
15 1장-14화 조금 급작스럽지만 오늘...? 23.09.04 7 0 12쪽
14 1장-13화 “이제 집에 가자.” 23.09.01 10 0 13쪽
» 1장-12화 23.08.30 11 0 13쪽
12 1장-11화 “라이터 좀 빌려주실래요?” 23.08.28 16 0 13쪽
11 1장-10화 사실 원래 애초에 재능은... 23.08.25 12 0 12쪽
10 1장-9화 괴물ㄴ아 23.08.23 14 0 13쪽
9 1장-8화 내 형이란 인간은..... 23.08.21 16 0 14쪽
8 1장-7화 사자는 토끼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한다. 23.08.18 13 0 13쪽
7 1장-6화 먀아아......... 23.08.16 12 0 13쪽
6 1장-5화. 호연이 여자로 어떻게 느끼세요? 23.08.14 15 0 13쪽
5 1장-4화 23.08.14 20 0 13쪽
4 1장-3화 23.08.14 17 0 13쪽
3 1장-2화 23.08.14 15 0 13쪽
2 1장-1화. +2 23.08.14 25 1 12쪽
1 서장. 프롤로그. +2 23.08.14 15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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