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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농소리 님의 서재입니다.

푸른하늘은 죽고 누런하늘이 일어나리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워농소리
작품등록일 :
2023.08.14 17:01
최근연재일 :
2023.09.15 00:18
연재수 :
2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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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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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3,636

작성
23.08.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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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장-4화

DUMMY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아하하하.”

골목길 저 멀리에서 표독스럽게 비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 가출팸 전 엄마, 오.소.연.이 얌전하다구?”

비웃던 여인이 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워졌을 때, 승범과 호철은 순간 눈을 의심했다.

소연과 똑같은 방식의 화장, 같은 색의 빨간 머리에 비슷한 키, 누군가 두 여인은 자매라 해도 의심이 들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거라곤 입고있는 오토바이 수트와 쏘아나오는 듯한 예리한 눈빛 뿐!

여인은 계속 웃음을 지으며,

“너희들 진짜 재미있네? 쟤가 어떤 앤지 알아?”

여인은 소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야! 오소연! 그만 정신차리고 나 좀 보지?”

그러던 와중에도,

“중얼중얼중얼”

소연의 상태는 얼굴 색만 돌아왔을 뿐, 아까 전보다 심하게 굳어있었다.

잠시 벙 찐 여인이 소연을 가리키며 물었다.

“야 덩어리랑 곰탱이, 저거 왜..왜 저래?”

“아깐 취해보였는데, 지금은..글쎄다?”

“말을 터 본게 오늘이 처음인데 우리가 뭔들 알겠냐.”

“친구야, 저 소연친구 뭔가..무서운데??”

소연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염불을 외고 있었다.

“나 오늘 세수안해.........세수안해........세수안해........세수안해......”

여인이 참다 못해 소연의 귀에 소리를 질렀다.

“야! 오소연! 클로이! 엄마!”

소연의 눈의 초점이 돌아왔고, 비로소 평소의 멍한 눈빛으로 돌아왔다.

“어, 응? 승범이는? 엄마...?엄마?!”

말을 해 본 적이 거의 없을 뿐, 호철과 승범은 그녀를 꽤나 자주 마주쳤던 약 1년간 소연의 눈은 늘 멍했다. 지금처럼 순간적으로라도 날카로운 눈빛이 지나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조아해, 왜 자꾸 날 찾아오는 거야.”

“성 붙여서 말하지 말라 했을 텐데?엄마?”

“아해야, 이제 엄마라 부르는 건 그만하라고 했잖아.”

“거 그 친구 이름 어감 특이하네. 성을 붙여도 떼도 특이해.”

“닥쳐, 덩어리”

호철은 깐족대다 말로 얻어맞고 시무룩해졌다.

“엄마가 여기있는 거 듣고, 밖에서 내가 세 시간을 기다린 보람이 있네.

쟤넨 알아? 엄마가 가출팸 빙홍의 리더였던거? 우리들을 전부 다 데리고 나온...너 자꾸 뭘 보고 있는건데?”

소연은 말하는 중에도 계속 곁눈질로 승범의 눈치를 보았고 그 것는 아해의 눈에 자꾸 거슬리게 했다. 그래서 본인에게 집중하지 않다는 사실에 점점 화가 났지만, 곧 무언가를 깨달았다.

“야, 곰탱이.”

호철은 시무룩해있었고, 승범은 여자 둘은 이미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호철을 신나게 놀려댔다. 아해가 입꼬리를 올리며 승범을 불렀다.

“야, 장승범!”

“응?”

“역시...”

눈꼬리가 올라간 아해는 음흉하게 웃었고, 순간 승범의 표정이 굳었다.

“잠깐만, 넌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이 주변에 장승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장승희는 장승희고, 나는 어떻게 아냐고.”

“글쎄? 엄마, 아니 오소연에게 묻는 게 좋지않을까~”

승범은 순간 혼란에 빠졌다. 그도 그럴 것이 소연과 승범은 오늘, 그것도 방금, 저 작은 술집에서 처음 말을 텄고, 심지어 단 둘이서 섞은 말은 몇 마디 되지도 않았다.

“난 얘 오늘 처음 친해졌어. 착한 애 핑계대지 말고 제대로 말해!”

“난 오늘 처음이란 말에 웃어야 하니? 착하다는 말에 웃어야 하니?”

그렇게 둘의 실랑이, 아니 아해의 일방적인 조롱과 비꼬기는 계속되는 듯 했다.

“엄마, 저 것들이 뭔데 엄마한테 저따구로 건방져?”

어둠 속에서 남자들이 걸어나왔다.

하나.둘.셋.아니 일곱.

“내가 기다리랬잖아. 나도 엄마가 있지 않겠니?”

“날 더 이상 엄마라 부르지 말라했잖아!”

“어? 클로이아냐?”

“맞네, 클로이. 오랜만인데?”

“엄마, 클로이 손봐주러 온 거야?”

사내 중 한 명이 음흉하게 씨익 웃었다.

“아서라, 저 놈이 장승범이란다.”

“그 괴물네 동생?”

“약골이라고 소문났지 않았나?”

“그게 뭔 상관이야! 장승희가 없는 지금, 누구든 손보면 되는거 아냐?!”

분위기가 심상치않음을 느낀 호철은 조용히 내공을 끌어올리고 승범에게만 들리게 조용히 목소리를 보냈다.

“승범. 내가 시간을 끌면, 술집으로 뛰어들어가서 승희를 불러라. 승희한테 저 놈들은 아무 것도 아니다.”

“나도 저 정도는 싸울 수 있어!”

“개소리마라. 객기는 곧 죽음이야.”

“둘이서 그만 속삭이지?!”

아해가 갑자기 뒤로 돌아섰다.

“돌아가자.”

“?!”

“엄마? 왜?”

“눈 앞에 클로이가 있는데?”

“야 이 돌대가리들아, 클로이가 누구랑 저 술집에서 술을 먹었겠냐?”

“지금 나온 남자 둘 아냐?”

“쟤네들 관상을 봐라, 누가 봐도 '나 오늘 술 처음먹어봐요'하지?”

“그치?”

“그럼 술집엔 또 누가 있지 않을까? 아무리 클로이라도 겁도없이 장승희의 동생에게 강제로 술을 먹이진 않을거니까.

아해는 일행들에게 시선을 돌리며 생각을 좀 하라는 듯이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툭툭쳤다.

“괴물 장승희가 지 동생을 과보호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이 동네에서, 겁도 없이 그에게 술을 먹여도 아무 일도 없을 유일한 한 사람은?”

그 말을 듣는 순간, 7인의 사내들의 낮빛이 하얗게 질렸다.

“엄마, 빨리 가자.”

“우리가 잘못 생각한 거 같아”

아해는 어둠속으로 걷던 중, 고개만 돌려 승범과 소연을 훑었고, 광소를 터트리며 어둠속으로 사라졌다.

부릉- 바아아ㅏ앙-

그렇게 아해는 사라졌지만, 다른 7개의 오토바이들의 엔진소리가 급하게 들리는 건 내 착각이려니 한다.



“술 깻지? 들어가자, 은정이가 지금도 다 죽이고 있어.”

“아, 응.”

소연은 다시 평소같은 얼굴로 돌아와 두 남자의 뒤를 따랐다

“....저기”

“응?”

“왜?”

“아무것도..안물어봐도 괜찮아?”

승범과 호철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씨익 웃었다.

“뭐하러.”

“들어봤자 뭐가 달라져, 넌 승희랑 은정이 친구 소연이잖아.”

“그럼 된거지.”

소연은 얼굴을 푹 숙인 채 두 사람을 따라 술집으로 들어갔다.



“승철이형!”

승범은 승철에게 달려들어 안겼다.

“술 냄새난다 으휴.. 얼마나 마신거야?”

“형이 여기 갑자기 웬 일이야. 졸업식 직전에 갑자기 일생겨서 다시 올라갔다고 들었는데?”

“야! 오빠한테 술냄새 묻히지 말라고!”

“아 저 악마는 취해서도 난리야.”

이미 승철의 등에는 승희가 엉겨붙어 승범을 나무랬지만, 승범에게 면박을 줄 자격은 승희에게도 딱히 없었다.

“승희야, 너한테서 나는 술냄새가 더 심하다...”

“이잉~오빠앙”

평소보다 콧소리가 심해진 승희는 승철의 등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남매는 사실 아까 졸업식이후 사진을 찍는 순간에 승철이 갑자기 사라져 매우 실망했었다. 그 정도로 쌍둥이에게 승철은 큰 형, 큰 오빠 이상의 존재였고, 그와 졸업식에서 셋이서 같이 사진을 찍는 것은 로망이자 큰 소원이었다.

“자기야! 우리 셋이 사진 좀!”

“사장님! 카메라 좀 빌려주세요!”

은정은 센스있게 술집에 구비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그 들을 찍었고, 그 것은 세 사람의 행복한 미소와 함박웃음으로 멋지게 꾸며졌다.

훗날의 승철이 앞으로의 미래를 알았더라면,

이 사진이 세 사람의 마지막 사진임을 알았더라면,

저렇게 행복하게 웃을 수 있었을까.



'아으..골이야.'

승범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형 온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 데..뒤에가 왜 기억에 안나지?”

'내가 일찍 일어났나? 혹시 아직 새벽인가? 악마강림 이벤트 시간인데?”

고개를 들어 시계를 본 승범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8시 30분? 진작에 일어나라고 두들겨 패서 깨워도 모자랄 양반이 왜 오늘은 조용하지?'

“우웁...”

승범은 화장실로 뛰었다.

에에ㅔㅔㄱ-

한 차례 속을 비워낸 승범은 조용히 주방으로 나갔다.

“일어났니?”

“형이랑 누난요?”

“승철이는 어제 너희 잠깐보고 다시 서울로 올라갔고, 승희는 새벽부터 여행간다드라.”

“진짜로 갔어요?????”

“미리 이야기 안했니?”

'어제 술자리에서 여자 여섯이서 갑자기 꺄꺄거리면서 겨울바다 어쩌고 하더니 그걸 또 다음날 가네. 음..........아 뭔 상관이야! 그 악마가 집에 없다는 게 중요하지! 크크큭 '

12년 만에 누나와 처음으로 떨어진 승범은 해방감에 입이 귀 밑에 걸렸다.

“아, 그리고.”

“네?”

“내일 밤에 삼촌 올거야. 이제 너한테도 간단한 호신무공정도는 가르친다고 했어.”

“....눼”

“승범아.”

“네, 이모.”

“승희처럼 인간의 한계를 넘으란 게 아니야. 이제 서울에서 학교를 다녀야하는 데, 아직 기숙사를 갈 지, 통학을 할 지 정하지 않았잖니?”

“그렇죠.”

“서울은 여기보다 넓어서, 사건사고가 많아. 그러니 너도 너 자신정도는 지켜야지.”

“저 이미 예전같이 약하진 않아요.”

“이미 어제 치고받은 이야긴 들었단다.”

“네...? 누난가요? 아 누나도 모르는데? 이모가 어떻게?”

“어제 호철이랑 주원이가 왔다 갔단다. 널 부축하고는 말이야.”

“네...?”

“아 그리고, 내 조카, 다 컸드라? 깔깔깔”

우웅-

승범의 핸드폰이 울렸다.

소연의 메시지였다.

'어..? 나 얘 번호 없을 건데?'

승범의 메시지함에는 소연의 프로필이 맨 위에 있었고, 옆에는 숫자가 2로 되어 있었다.

승범은 소연의 메시지함을 눌렀다.


일어났어?

아직 자?ㅋ


아,응 일어났지!ㅋㅋㅋㅋㅋㅋㅋ


어제 많이 마셨던 거 같던데,

해장해야징!.


으응. 그렇지..!

지금 식사 기다리고있어ㅎㅎ


어느 새 이모는 옆에서 흐뭇한 미소를 띄며, 승범의 폰을 훔쳐보고 있었다.

“아씨 깜짝이야! 이모! 사생활! 사생활!”

“어머나~ 어제 집 앞에서 다 보여준 사람이 그런 말을 해도 되나~?”

“어제 내가 뭐 했어요? 기억이..”

“승희가 웬일로 너보다 먼저 집에 들어오더라? 곧 재밌는 일이 생길거라면서.”

“재밌는..일요?”

이모의 말을 요약하면,

승희가 자기 방 창밖을 보면서 자꾸 이모를 부르더란다.

창 밖을 보니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승범의 등이 보였고 그 건너에 작은 빨간 머리 소녀가 보였단다. 둘은 몇 분간 이야기를 하더니 소녀가 갑자기 혼자서 비명을 지르더란다.

“나 기억 하나도 안나는데...? 뭐지??뭐지???”

패닉에 빠진 승범을 무시하고 ,이모의 묘사는 끝나지 않았다.

“갑자기 그 아이가 네 목도리를 잡아당겨, 둘이 얼굴부터 포개지고..”

“예?!”

“그 아이는 누구니? 애가 당차더구나.”

“아...으...아아...으...”

그리고는 승범이 자신에게 그대로 쓰러지자, 한 손으로 허리를 잡고 어꺠에 걸쳐서 시야에서 사라졌다 했다.

“난 그러고 우리 조카 오늘 아침에나 들어오는 줄 알았지?!”

“아, 이모!”

“그러더니 얼마 안지나서 호철이랑 주원이가 널 부축해서 왔지. 얼마나 아깝던지.”

승희가 '내 동생이 고자라니'라고 중얼거린 굳이 말하지 않던 이모였다.



털썩-

승범은 메슥거리는 속조차 잊어버린 채, 침대에 쓰러졌다.

“으아아아아아아!!!”

승범의 절규.

따지면 승범이 잘못한 건 없다.

그치만 승범은 이제 갓 스무살.

그는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한번도 없는 모솔이다.

아, 이제는 아닌가?

우웅-


내 남친님 오래자네 ㅋㅋ

나 어제 말한 것처럼 애들이랑 여행왔어,(기차풍경사진) 이쁘지? 겨울 설경이 너무 예쁜 거 같아


승범은 미칠 거 같았다.

'남친'이라는 소연의 메시지는 이모의 증언이 현실임을 알려주었고, 이 상황이 의식이 되니 어떻게 답장을 해야 할 지 ,또한 더욱 어떻게 답장을 해야 할 지 머리가 터져나갈거 같았다.


네 빨간 머리랑 설경이랑 따로 노는 거 같다

승범은 보내놓고나서도 아차싶었다.

아무리 승범이 늘 짝사랑만 했다 한들, 소연의 메시지에선 꿀 향기가 가득함을 못 느낄정도까지 둔한 건 아니다.

모솔청년이, 아니 어젯 밤까지 모솔이었던 청년이 이성의 호감을 듬뿍받는 상황이 익숙할 리 없다.


내 머리 색 이상해? 바꿀까..


아냐아냐! 저... 그래 흰색 눈이 너무 눈부시게 비쳐서 그래!


승범이 네가 바꾸라면 바꿀게..


상처받은 소연, 허둥거리는 승범.

승범은 침대에서 바둥거리며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누가 좀 도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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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장-5화. 호연이 여자로 어떻게 느끼세요? 23.08.14 15 0 13쪽
» 1장-4화 23.08.14 20 0 13쪽
4 1장-3화 23.08.14 16 0 13쪽
3 1장-2화 23.08.14 15 0 13쪽
2 1장-1화. +2 23.08.14 24 1 12쪽
1 서장. 프롤로그. +2 23.08.14 15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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